겨울 밤 꿈속 어머니
개암 김동출
창밖엔 추위가 신음 소리하던
간밤 초저녁에 선명한 꿈을 꾸었다
고향 마을 논둑에서 연 날리던 꿈
한지로 만든 방패연 날리고
동생은 꼬리 달린 가오리연 날렸다
보리밭둑에서 신나게 연 날리다
방패연은 회오리바람에 연줄이 끊겨
뒷산으로 팔랑팔랑 도망치고
가오리연은 팽나무 끝에 걸려
살려달라 팔랑팔랑 꼬리를 흔들었다
"아, 이를 어짜노!" 소리치며
물동이 이고 삽작을 들어서는
어머니를 부르다 그만 잠이 깼다.
돌담장 감나무 울타리,
고향집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였다.
드르렁드르렁, 아내의 코 고는 소리
밤은 새벽으로 물들어가는데
한겨울밤 희미한 호롱불 아래
여섯 남매의 내복이며 양말을 깁던
어머니 생각에
빠알간 동백꽃 눈감은 겨울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쉰둘에 이별하신 내 어머니
나의 간절한 그리움의 성화로 꿈속에서 다녀가신 것 같다.
첫댓글 감상합니다
이렇게 멋진 시를 선물하신게지요.
어머님도 사랑하는 아들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다녀 가셨을까요?
귀한 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