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콩 농사를 지으면서 어떤 분은 300평당 400kg이상 수확을 하고, 어떤 분은 100kg도 수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서리태와 메주콩 공히 300평당 500kg가량 수확을 하시는 분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기술센터 등에서 권장하는 표준 재식밀도(단작 이랑간격 60cm, 포기간격 20cm, 두 알 파종, 후작 이랑간격 60cm, 포기간격 10~15cm, 두알 파종)나 표준시비량(질소:인산:가리=3:3:3.4kg, 300평당 콩 전용복비 2포 시비)를 따르면 결코 다수확을 할 수 없습니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밝히는 다수확 비결을 보시면 쉽게 이해될 것 입니다.
첫째, 표준 재식거리보다는 최소한 20%, 많게는 30%이상 넓게 심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광합성이 잘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광합성이란 입의 엽록소가 햇빛을 받아들여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당을 생산하는 과정입니다. 이 당이 생육과정에서 소비될 것은 소비되고 남는 것이 최종적으로 콩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광합성이 잘 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밀식하지 말고 넓게 심는 것이 좋습니다. 콩잎이 햇빛을 잘 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무턱대고 넓게 심으면 주수가 너무 적어 수량에서 손해를 보게 됩니다. 가장 적절한 재식거리는 콩이 최대로 자랐을 때, 다시 말해 최대 번무기때- 개화가 되고 10일후쯤- 콩 골이 살짝 보일까 말까하는 수준이 되는 것입니다.
<태광> <대원> <황금>등 보급종을 심으신다면 이랑간격 75~80cm, 포기간격 20cm, 두알 파종, 재래종 서리태는 이랑간격 80cm, 포기간격 30cm, 두알 파종으로 심게 되면 이 정도 수준을 맞출 수 있습니다. 콩 대가 작은 <대풍>이나 <새올>등은 이랑간격 60cm, 포기간격 20cm가 적절합니다.
광합성은 생산하는 기관이 있고, 생산은 하지 않고 소비만 하거나, 저장만 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생산기관은 잎이 있고, 소비기관은 뿌리, 뿌리혹박테리아, 줄기, 저장기관은 꼬투리, 콩알 등이 있습니다. 콩을 너무 좁게 심어 잎이 햇빛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소비기관인 뿌리나 뿌리혹박테리아, 줄기 등에서 광합성 산물인 당을 대부분 소비하게 됩니다. 당연히 저장기관인 꼬투리나 콩알로 보내줄 것이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수량이 떨어질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지요. 다시 말씀드리면 콩을 조금 넓게 심어 광합성의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맞춰 광합성 산물이 저장기관인 콩알로 많이 가게 하는 것이 다수확의 첫 번째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무기영양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합니다.
질소, 인산, 가리, 칼슘, 마그네슘, 황등이 여기에 해당하는 무기영양입니다. 이런 무기영양은 콩을 잘 자라게 하고(질소), 뿌리활착 증진, 분지 촉진은 물론 광합성을 잘 되게 하거나(인산), 광합성 산물의 전달을 잘 하게 하거나(가리), 콩 꼬투리가 잘 열게 하는(질소, 칼슘)등의 각자 고유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300평당 400kg의 콩을 생산하려면 성분량 기준으로 질소 37kg, 가리 12kg, 칼슘 9kg, 인산 및 마그네슘 각 4kg, 황 2.8kg을 콩이 흡수해야 합니다. 질소는 많이 공급됐는데 인산이나 가리가 부족했다면 인산, 가리가 수량의 제한요인이 돼 다수확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인산이나 가리, 칼슘, 마그네슘 등은 밑거름이나 웃거름으로 주면 그 균형을 맞추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인산의 경우 밑거름으로 300평당 용과린 2포, 가리는 염화가리 1포, 칼슘과 마그네슘은 2~3년에 한번 석회를 300평당 150kg정도 주면 됩니다. 황은 우리 토양에 많이 함유돼 있을 뿐만 아니라 용과린을 주면 기준량을 충족합니다. 여기에 빗물에 유실, 용탈이 잘 되고, 개화기 이후 많이 필요로 하는 가리는 웃거름으로 꼬투리 달릴 시기에 NK비료 10~20kg을 주면 됩니다.
어려운 것은 질소 공급입니다. 콩은 뿌리혹박테리아가 공생하면서 질소를 스스로 만들어주는 작물입니다. 일반 콩을 심으면 300평당 약 12kg 정도를 뿌리혹박테리아가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토양내의 유기물을 미생물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지력질소가 10kg 정도를 공급해 주지요. 문제는 질소시비를 많이 하면 뿌리혹박테리아가 제대로 붙지 않아 질소 공급이 어렵다는 점이죠. 이 점이 바로 콩 다수확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대부분의 작물은 질소를 많이 공급하면 다수확이 되지만 콩만은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화학비료인 요소를 많이 시비하더라도 콩이 흡수하는 양은 고작 1.5kg을 넘지 않습니다. 많이 주면 많이 줄수록 콩 대만 무성해져 증수를 하는데 해만 줄 뿐이죠.
따라서 400kg이상을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300평당 37kg의 질소를 콩이 흡수토록 하려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중 가장 손쉬운 것은 퇴비를 많이 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유기물 함량이 높아져 지력질소의 공급이 배가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퇴비를 주는데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그 효과 또한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농협 등에서 나오는 부산물 퇴비를 300평당 1t가량 주려면 최소한 300평당 1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또 지력질소의 공급이 확대되는 수준도 15kg 정도에 불과해 수량을 아주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는 미흡합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제가 하는 일입니다만, 콩 종자에 광물질 특수처리를 해서 재배하는 것이죠. 광물질 특수처리를 하게 되면 뿌리혹박테리아의 질소 공급량이 평균 12kg이던 것이 25~30kg 정도로 확대되기 때문입니다. 비용은 300평당 3만원 안팎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특수처리를 해서 질소 공급을 확대한 상태에서 인산과 가리, 석회 등을 적절하게 주어 균형을 맞추어 주면 300평당 400kg이상의 다수확 기반이 만들어 지게 됩니다.
셋째, 개화기 이후 물 관리를 잘 해줘야 합니다. 아무리 위 두가지 부분을 잘 지켰다고 하더라도 물관리를 못해주면 허사가 되고 맙니다. 그러면 어떻게 물을 줘야 하고 물 관리를 안 해주면 왜 다수확이 되지 않을까요?
그건 아주 간단합니다. 8월 들어 비가 오지 않으면 10일에 한번 스프링쿨러를 돌려 물을 주거나, 논의 경우 골에 4~5시간 물을 대줬다 빼주는 것입니다. 콩이 성숙되는 9월말까지 이런 물 관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콩의 경우 전제 광합성의 양의 70%, 전체 질소요구량의 70%, 전체 요수량의 80%가 개화기 이후에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 때 적절하게 수분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광합성이 잘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뿌리혹박테리아의 질소고정과 토양으로부터의 양분 흡수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다수확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해 논콩의 수확량은 좋은 데 반해 밭콩의 수확량의 그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도 바로 개화기 이후 두 달 동안 거의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란 점을 상기하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남으실 것입니다. 왜 진흥청이나 기술센터에서는 다수확을 할 수 없는 방법을 표준재배법이라고 권장하고 있느냐는 의문입니다. 그 점은 표준재배법이란 다수확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균생산량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재배법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려 300평당 200kg안팎의 수량을 겨냥한 재배법이란 이야기가 되겠죠. 그리고 또 하나는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나라의 토양 환경이나 작형이 크게 변화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보리 후작으로 콩을 심었는데 반해 지금은 양파나, 마늘 후작으로 콩을 심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보리에 비해서는 양파나, 마늘이 엄청 퇴비나 비료를 많이 쓰죠, 이런데다 진흥청의 표준재식거리대로 콩을 심게 되면 콩이 웃자라 광합성이 거의 되지 않습니다, 수량도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겠죠. 그런데 이런 시대 변화를 표준재배법에서는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여하튼 위에서 말씀드린 이 세 가지 부분만 잘해주신다면 콩 재배를 해서도 여러분도 얼마든지 300평당 400kg이상의 수확량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부수적으로 콩 순지르기나 제초 등도 필요하겠고, 새 피해 예방책도 따라가야 하겠지만 그것은 쉽게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니 만큼 이런 원리를 알고 콩 재배를 하시면 다수확은 손쉽게 되는 것이죠.
참고로 말씀드리면 새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새는 휘발유 냄새를 싫어합니다. 그래서 콩 종자에 폐유를 무치거나, 휘발유 냄새가 나는 지오릭스 유제를 발라 파종하시면 새 피해를 거의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기농업을 하시는 분은 어렵겠지만 그 외의 분들은 농약 잔류 위험도 없는 만큼 이 방법을 쓰시면 될 것입니다.
순지르기는 콩의 파종시기를 조금 늦춰 콩 본엽 5엽이 나올 때 새순을 따주는 정도만 해주셔도 될 것입니다. 그러면 분지가 많이 생기죠. 너무 일찍 파종을 하면 순지르기를 두 번 이상(서리태는 무조건 두 번)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만큼 중부나 남부지방은 6월10~20일 전후, 북부나 고도가 높은 산간지대는 6월1~10일 전후 파종하시면 될 것입니다. 물론 콩대가 작은 대풍이나 새올 콩은 순지르기를 하실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자연과 콩 홈페이지(zeomax.com) 참고]
출처 : [http://cafe.daum.net/gookiksuho/JuGI/101]
첫댓글 콩 농사 잘하는 방법과 관리법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