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진보는 實在하는가.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제와 어제 양일간에 걸친 이루어진 사전선거 투표율은 기존의 선거와 비교해보면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사전투표에 대해 여야가 아전인수식 평가를 하고 있다. 여당은 샤이진보가 사전투표에 다수 참가한 결과라고 보고 있고, 여당은 정권에 분노한 시민들이 정권심판을 하기 위해 사전투표에 많이 참가한 결과라는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원순의 자살로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결과가 향후 정치판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결과가 대선에 그대로 이어져 대선에서도 같은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있지만 정치라는 것은 생물처럼 늘 움직이는 것이고 민심이라는 것은 바람이 불면 마구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11개월 남은 대선과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서울시장 선거일뿐이고 대선은 대선이라는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사람들마다 의미를 달리 부여하고 있지만 서울시장 선거에 승리하는 정당이 대선에서 승리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서울시장 선거 이후 정치 경제 안보에서 특별한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쭉 이어질 것이라고 여야 모두가 인식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여야는 어떠한 무리수를 두더라도 이번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나고 있다. 시민들 역시 정치성향 지역적 연고에 따라 자신의 표심을 선거를 통해 분명하게 표시하려고 하고 있다. 보수우파 성향과 좌파성향의 지지층이 총결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당은 친문, 친노, 친김대중 표를 하나로 결집하고 침묵하던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끌어내어 투표가 이루어지면 승리 또는 빅빙의 선거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이 기대하는 것은 샤이진보 즉 침묵하는 진보성향의 시민의 적극적 투표다.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친문, 친노, 호남출신의 표를 대부분 가져 갈 것으로 보이고 문재인 정권 출범 당시 문재인을 지지하고 극소수 중장년층인 샤이진보라는 사람들의 표도 모두 여당에 표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이 말하고 있는 샤이진보라는 것은 문재인 정권 출범 당시 문재인을 지지하고 극소수 중장년층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출범 당시에 문재인을 지지하였던 극소수 중장년층이 지금도 문재인을 지지하고 여당을 지지하는가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문재인을 적극 또는 비판적 지지하는 극소수 중장년층의 비율은 20% 내외 정도다. 나머지 80%는 변심을 하였기 때문이다. 여당이 말하는 서울시민 중 샤이진보는 1만 명 정도 또는 5천 명 정도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샤이진보라는 사람들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극소수의 샤이진보에 대해 여당도 말하지 않고 있고 샤이진보라는 말하는 사람들도 입을 열고 있지않지만 이들의 실상은 친문, 친노, 호남출신이라는 특성과 대부분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엄밀히 따지면 여당이 말하는 샤이진보는 없고 친문, 친노, 호남출신만 있는 것이 되고 샤이진보라는 것은 실체가 없는데도 여당이 만들어낸 유령이라는 것이다. 여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문재인 정권심판이라는 거대한 명제 앞에서 샤이진보라는 유령을 창조하여 자신의 편이길 바라는 몸부림이 측은하다.
사진 출처: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