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 3월 16일에는 부고 22회 홍광의 목사님을 만났다. 홍 목사님은 현재 연동교회(서울 종로구 연지동 136-12)에서 복지원 원목으로 시무하고 있다. 교회본당 뒤쪽에 새로 교회 부속건물로 건축한 ‘가나의 집’ 300 호실 그의 사무실에는 서류가 산더미 같이 쌓여있었다.
"선배님, 어서 오세요."
이렇게 노숙한 목사님으로부터 선배님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괜찮았다.
"역사적인 연동교회를 방문하게 되어 감회가 깊습니다. 물론 목사님 만난 일도 반갑구요."
나는 기자처럼 수첩을 들고 몇 가지 질문을 하겠다고 덤볐다.
"네, 네,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이런 때는 선배라는 게 매우 유리했다.
"먼저 서울사대부고 기독인들의 모임에 대해 얘기 해 주세요.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모임인가요? 성우회와 신우회는 다른 모임입니까?”
"말씀 드리지요. 오래 전 부고 기독학생반 출신들의 모임인 성우회가 만들어졌습니다. 성우회로 모이다 보니 숫자가 많아지고 연락망이 어려워져서 같은 기끼리 모임을 만들자해서 만들어진 것이 신우회입니다."
"그러면 신우회 회원은 성우회 회원이 될 수 있는 것이고, 성우회 회원은 또 신우회 회원이 되는 것이군요."
서울사대부고는 기독교계열의 학교는 아니다. 그런데도 기독교인들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 기독교의 모태라는 평양에서 기독교를 접한 선조들의 자손들이 유난히 부고에 많았다. 우리 15회 동기들 중에 또는 몇몇 선배님들은 평양이나 간도지방의 용정 등지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있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현재 기독교를 리드하는 목사님들 중에 부고 출신들이 많다. 학계에서, 학교에서, 교회에서 훌륭하게 섬기고 있다.
"신우회가 구체적인 모임을 갖게 된 것은 16회 김중은 목사님이 광나루에 있는 장신대(장로교 신학대학)에 총장으로 부임 하고부터입니다. 이때 선후배님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일이 어려우니 각 졸업기별로 모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서 신우회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신우회가 조직되니 우선 동기끼리 연락이 수월해지고 더 가깝게 모이게 되었습니다. 신우회는 기별로 모여 예배를 드리는데 1년에 한 번씩 전체 예배모임을 갖습니다. 제1회 신우회 모임에서는 김중은(16) 목사님이 초빙되어 말씀을 주셨고 이어서 문광순(12) 목사님, 한동대 김영길 총장(10)님도 오셨습니다. 작년에는 신우회 모임을 못 가졌고 올해 5월 2일에는 필라델피아에 계신 김호중(15) 목사님을 모시게된 거지요.”
"신우회 회원은 몇 명쯤되나요?"
"구체적인 숫자는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신우회 모임에 250명정도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신우회는 어디에 적(현주소)을 두고 있나요?"
"제가 지금 성우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제가 연동교회를 40년 이상 섬기고 있으니 연동교회는 마치 우리 집 안방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제가 있는 연동교회가 모임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한 10년 정도를 이곳 연동교회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렇다면 성우회나 신우회가 연동교회에 신세를 지고 있는 형편이네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저희 교회가 서울의 중심에 위치 하고 있으니까 교통이 편리하고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잇점이 있어서 그리 되었습니다. 이런 모임을 주선하는 일이 저희 교회의 일이기도 하고요. 하하하"
홍 목사의 훤한 이마 만큼이나 그는 너그럽고 넓어 보였다.
"이번 신우회 예배모임에 15회이신 김호중 목사님이 오시게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목회를 하시는 분이니 여러가지로 다른 경험을 하셨으리라 믿어 말씀이 기대됩니다.”
"5월 2일 신우회 모임에는 몇 명 정도가 올 것 같습니까?"
“평균 100명에서 150명 정도는 모이는데, 그날은 아마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 같습니다. 우선 15회 선배님들이 적극적이거든요. 제 앞에 성우회 회장님으로 봉사하신 분이 이승관 선배님이셨습니다. 워싱턴 디씨에서 목회하시는 15회 최승운 목사님께도 가르침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면 그날 모임 장소를 볼 수 있을까요?"
"아, 네, 안내 해 드리겠습니다. 신우회 모임을 본당에서 갖는 것보다 이곳 별관에 있는 열림홀에서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본당은 800석이라 신우회가 모이기에는 좀 휭 할 것 같아서요."
연동교회 본당 뒤에 붙여서 지은 '가나의 집'은 7층 건물로 연동교회의 사회복지관으로 노인학교, 저소득층복지, 어린이교육, 장애자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었다. 이곳의 '열림홀'은 계단식 강당으로 예배는 물론 무대에는 연주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조명 음향 등 최첨단 컴퓨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계단식 열림홀 강당은 바로 친교실로 이어진다. 친교실은 '다사랑'이라는 카페가 있어서 음료수나 간단한 스넥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의 수익금은 연동교회 선교기금으로 보태진다. 다사랑 카페는 교회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가 있다. 이 교회 권사님이 운영 하신다는데 깔끔한 모습이셨다. 저녁식사로 센드위치와 과일 스넥을 준비해 줄 것을 미리 예약 해두었다.
"6시부터 친교의 시간으로 하고 예배모임은 7시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두들 직장인들이라 좀 늦습니다."
홍목사님이 저녁을 내시겠단다. 마침 홍 사모님이 수요예배차 나오셔서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가나의 집' 앞 손 칼국수의 맛은 별미였다.
본당에서의 수요예배는 인상적이었다. 수요예배라 그런지 회당의 반 정도가 모였다. 남자 집사님들로 구성된 특별찬양과 담임목사님이신 이성희 목사님의 말씀도 좋았다.
연동교회는 벽돌로 건축되어 외부나 내부가 벽돌 요새같았다. 이 건물은 내가 가끔 나갔던 을지로와 장충단 공원 사이에 있는 경동교회와 많이 닮아 있었다. 교회가 오래 된 것도 비슷하고. 건축물은 동숭동 자리에 세워진 예술마당의 건축물들과 비슷했는데 확인은 안 했지만 '공간'의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 아닌가 싶었다.
117년의 연륜으로 오랜 전통을 가진 연동교회는 한국기독교의 살아있는 역사였다. 그날 훔쳐온 주보(제118권 11호 / 2011년 3월 13일)를 보니 봉헌(주일헌금)통계가 68,120,350 원. 6백 아니 6천8백1십2만3백5십 원이었다.
첫댓글 임수자 동기님,
홍광의 목사님을 만나서 좋은 대화를 나누셨군요.
여러가지로 요긴하게 도와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흠.
수자씨 필체에는 좀 특이 한데가 있읍니다.
특이하다기 보다는 나름의 맛이 있고 그 맛이 좀 각별 하달까?
년전의 수필같은(?) 글을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수자씨의 글 내용을 읽기보다는 그 필체의 친근함,또는 재미있음에 한동안 빠지게 됩니다.
성철 스님말씀처럼 달을 가르키는데 손가락 끝만 보는격이랄까?
좌우지단간, 몇달 서울에 체류하신다니 천천히 그 맛의 근원을 탐색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백정현님, 5월2일 저녁 6시 연동교회 신우회 예배모임에 오시지요.
이승관님은 물론 오시리라 믿습니다.
부고동문들의 예배모임인지라 흥미롭습니다.
연동교회에서 성탄축하 예배를 봐 온지 오래 됐습니다.임 수자씨도 같이 할렐루야를 불렀지요.13회 변 선배가 실수하던 그때를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더군요.15회 친구들 모두 오셔서 은혜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승관님, 기독학생반을 기억합니까? 안방자, 홍성진, 안연순, 엄선용,이승관,이용희, 최승운 등이었지요.
영어성경을 배운다고 동숭동에있는 스코필드 박사 댁에도 갔습니다. 어느날은 스코필드 박사 집에 당시 주한미국대사 매카나기씨가 왔습니다. 홍성진이 그때 '아루루의 여인'훌륫 독주를 했지요. 스코필드박사는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임수자 동기님,
제 개인사정으로 4/26-5/13 한국여행을 무기연기 합니다.
따라서 이번 5월 2일 저녁 6시 연동교회 신우회 예배모임은 취소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