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나오시마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던지 다음을 또 기약한다.
계절을 달리하여 결이 비슷한 친구와 동행하던지 아들과 함께 다시 다녀올까 한다.
하여 모든 일정이 예정대로 마음대로 되지 않아 아쉽고 씁쓸하기도 하며 안타깝기도 했던 마음을 털고 나니
"그래, 어차피 여행은 돌발상황을 수반하는 것이려니"로 여기고 홀가분하게 기본 루틴의 조식으로 "위베이스"호텔과 작별을 한다.
그리고 아침결의 "리쓰린" 공원으로 향한다.
예전에 개인여행으로 찾아들었을 때는 4시간을 할애하며 리쓰린 공원에 푹 빠져 한가롭게 즐겼다.
하지만 공원이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정원이 맞는 표현일 것 이라는 생각이어서 그때는 차도 마시기도 하고
자그마한 배의 유람-예약 필수-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숲속길 삼매경에 빠져 들었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러나 공항으로 찾아들기 직전에 할애된 시간은 겨우 한시간 정도라 그야말로 재빠르게 리쓰린을 스캔하여야 했고
간간이 각자에 걸맞는 촬영과 시간소요를 감당해야 했다.
물론 리쓰린의 명물 "소나무" 탐방은 기본이지만 4백년 가까운 다이묘 정원의 진수를 맛보기엔 엄청나게 부족한 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풍광과 설명을 충분히 전달해준 가이드 "박명희"씨에게는 고마움을 전한다.
어쨋거나 천만 그루의 소나무와 계절마다 다른 풍광을 선사할 리쓰린 정원은
시운산을 배경으로 6개의 연못과 13개의 인공산이 존재하고 그 인공산의 한 부분은 여성형의 산이기도 하여
예전에는 중요 부위로 인식되는 곳에서 사람의 손으로 물을 흘려내려 보냈다고 하나
지금은 그 자리에 인공폭포를 만들었다고 한다.....참 대단한 일본인들이 아닐 수 없다.
그중에 정말 놀라운,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라 불리우는 "학과 거북 소나무"는 그야말로 압권이기도 하다.
110개의 돌을 쌓아 거북이를 표현하고 그뒤에 학이 나는 듯한 흑송을 배치하였는데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흑송은 솔잎이 억세고 빳빳하다고 해서 만져보았더니 빳빳한 정도가 아니라 정말이지 에너지가 팍팍 느껴지더라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조경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찾아들어 감탄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는 후문.
그렇게 짧지만 강렬한 회유식정원回遊式庭園- 연못을 돌며 정원을 감상하는 - "리쓰린 공원"을 뒤로 하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다카마스 공항으로 이동을 하면서 눈길로는 자그마한 소도시 다카마스의 정취를 눈에 담는다.
이미 좌석 배치를 선점해놓은 센스있는 가이드 "박명희"씨 덕분에 마지막까지 알차게? 시간을 건사하고 들어선 공항.
그야말로 아날로그 천국을 맛보게 되고 수동으로 진행되는 출국 절차에는 다들 기진맥진.
게다가 일일이 무게를 재는 여직원의 하이톤 목소리와 그짐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는 강철 체력에 다들 기함을 하고
어째 여직원들에 저런 일을 시키냐고 볼멘 소리를 해댔어도 그녀들은 아주 즐겁게 그 일을 하고 있는 듯 보여
개인적으로 안타깝지 않았으나 일행들 중에는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 역시 개개인의 직업을 존중한다면 그런 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듯.
그렇게 다늦게 다카마스 공항 구역으로 들어가 다들 면세구역을 찾아댔으나 역시 작은 공항이라 면세점은 소규모.
그래도 "로이스"초컬릿이랑 과자 등등 다카마스를 상징할 선물들을 사느라 바쁜 발걸음과 눈길들을 뒤로 하고
그동안의 여정을 돌아보고 나는 이 여행에서 무엇을 얻었나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이미 다녀 온 곳이니 새삼스럽게 여행지에 대한 감회 보다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달라졌고
가이드 박명희씨가 개인적으로 미처 생각치 못했던 사실 하나를 일깨워주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싶었다.
이름하여 일본의 "우키요에-세밀화-"가 유럽화단과 고호에게 영향을 미친 사건의 시발점에 관한 해석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사항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퍼지게 된 계기가 조선의 도공들 덕분이라는 설 말이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들에 의해 막사발류 작품이 일본에서 대접을 받고
유럽으로 수출까지 하게 되면서 그 그릇들을 포장하기 위해 쓰여진 포장지가 "우키요에" 였다는 것.
거기까지는 아는 사실이었으나 시발점을 도공들로 잡는다는 생각은 미처 해보지 못했던지라
가이드 박명희씨의 개인적인 놀라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대단한 관점이자 시점이라는데 공감을 하였다.
그 일본의 민화를 비롯한 세밀화를 보게 된 유럽 화단은 물론 네덜란드 출신 "빈센트 반 고호"가
일본의 따듯한 색감에 반해 일본으로 가고 싶어했지만 여건이 녹록치 않아 일본의 환경과 비슷한 장소 프랑스 "아를"에
거주를 하며 고호만의 "노란색"을 창조해냈다는 썰....놀라운 발견같은 것이었다.
과정은 몰랐으나 아마도 일본의 영항을 받은 것은 틀림 없다는 기존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기분.
덕분에 그녀가 다시 보이기도 했다...그것이면 충분했다, 여행의 보람은 말이다.
그렇게 감탄을 하며 인천공항으로 돌아와 설렘의 뒤끝을 잡고 집으로 돌아와 그래도 역시 내집이 최고야.
간단한 정리를 마치고 긴 수면을 청한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수면은 제로지대를 헤맨다.
조용한 수면에 익숙한지라 집 떠나 맞는 수면은 거의 날밤 수준인 채로 여행을 해대는 이 무모함.
그러나 어쩔 수 없는고로 집에 돌아와서야 완전한 수면이 적용된다는 말씀.....
그렇게 애정을 가진 두번째 나오시마는 이제 안녕이다.
여하튼 예술가들이란 존경의 대상이다.
언저리를 건너온 쥔장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들만의 자유로운 영혼들이 좋다.
그리고 우리에게 부여하는 것을 새롭게 받아들이며 나의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것도 좋다.
그래서 예술이란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이 길고도 긴 우주의 작품인지도 모를 일이다.
암튼 그래도 나름 즐겁고 재미있긴 했고 사람들의 면면을 새롭게 보게되는 시점도 있었다.
역시 여행을 해봐야 이면이 보인다고 각자 따로 또같이 여행을 하다가 여섯명이 뭉쳐서 함께 다니기는 처음이라
일행들의 성향을 더욱 잘 알게 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개인적으로 바쁜 9월의 스케줄들이 마무리 되고 나면
10월의 국내 여행과 10월 중순의 오키나와 여행도 기대되기는 마찬가지.
2023년에 남겨진 후반부 일정들이 어쩐지 풍요로울 것 같다는 생각도....
첫댓글 부디 풍요한 여행들이 계속
이어지시길~~~!
땡큐여요..
일단 여행은 기분좋아질 요소.
그곳이 어디이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