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카페, 우리는 여느날과 다름없이 끊임없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서로에게 하고있었다
"나 여자친구 생겼어"
"조금있다가 만나기로 했는데, 떨리네"
"아....."
남자가 말했을때, 여자는 진심으로 축하했다
"진짜 잘됐다 야 내가 드디어 너 연애하는걸 보는구나"
잘됐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진심과 사실이 꼭 일치하진 않는다
축하 하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었다면
당황스러움 불같이 생겨난 질투와
말이 안 되는 배신감과
세상이 다 도망간 거 같은 허전함은 한발 늦게 확인한 사실이었다
"아... 미안..진짜미안... 근데..."
훼방 놓고 싶지 않다는 진심과 뒤늦게 알게 된 사실 사이에서
전쟁과도 같은 시간을 보낸 뒤 여자는 마침내 남자에게 고백했다
"이건 순전히 나 좋자고 하는 말이니까
듣고 그냥 욕하고 잊어버려.
어차피 이젠 너랑 친구도 못할 것 같아서 그래"
"내가 너 좋아했나 봐.
진짜 진짜 너 축하해주고 싶은데..
네가 다른 여자 만나고 웃으면서 통화하고 그런걸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어"
"........."
"먼저 일어날게"
밤 늦은 시간 집 앞 골목길에서
그 고백을 들은 남자의 얼굴은 여자보다도 더 어두워졌다
그 표정을 본 여자의 얼굴엔 설명 못할 희망 같은 것이 번졌다
그리고 그만큼의 죄책감도
"그런 말을 지금 하면 어떡해
내가 그 동안 너 얼마나 좋아했는데"
남자는 그 말까지 하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캄캄한 시간이 지나고 여자가 다시 물었다
'우리 그럼 이제 다시 못 보겠지?'
남자는 대답하지 못했고
여자는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울기 시작했다
남자는 주저하다가 여자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네 옆에 누가 나타난 후에야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밤 늦게 함부로 전화할 수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
그 동안 너한테 욕심을 내지 않았던 건
그 동안 네가 내 것이었기 때문이었구나
잡을 수도 없고 보낼 수도 없다
안아줄 수도 없고 떠날 수도 없다
첫댓글 아정말 잘봤어용+ㅁ+ 감성 촉촉한 화보 감사합니다
생각이 많아지네용.
우옹...ㅠㅠㅠㅠㅠ 정말 잘 만드셨어요~!^^*ㅎㅎㅎ
아..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정말 감성 촉촉해지는 글과 장면 하나하나를 담게 되네요
요런 쌀쌀해지는 가을도 아닌 겨울도 아닌 날씨에.. 괜시리 생각한켠이 깊어집니다^^
너무좋아요
대사들과 장면들이 노래에 맞물려 짠하니 들어오네요. 아- 마지막 결말이 또 현실적이라서 더 가슴이 아픈 것 같아요. 정말 예쁜 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