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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데오 2 | 2020
색지에 색연필 | 54 x 39 cm
'색연필 작가' 윤오순 "할매 화가" 개인전,
<내가 사랑하는 말들> 展을 다녀왔습니다.
"할매 화가"라는 호칭은
작가님이 포스터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스스로를 지칭했던 '표현'입니다.
우연히 전시 포스터를 보게 되었고,
"파스텔인가?" 아니면 "색연필인가?" 했고
분명 "여성 작가일거야~" 짐작했습니다.
그런데ᆢ "할매 화가야~"라는
자기 소개에 조금 놀랐습니다.
자그마한 키, 꼿꼿한 자세,
초롱초롱한 눈망울, 드문드문한 주름살,
그리고 귀엽게 '쟁쟁거리는 목소리'로 판단할 때,
'70대 초중반? 후반은 아닐거야~'라고 생각했는데ᆢ
두 번째로 '깜짝' 놀랐던 것은,
치매로 자식들 고생시킬까봐, 75세에 시작하여
12년째 그림을 그리셨다, 는 말씀이었습니다.
속으로 진짜, "허걱~"이었는데,
표정을 참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포스팅을 하고 싶다" 고 허락을 받고,
작품들을 하나씩 사진으로 담는데ᆢ
맞춤 액자가 고급스러운데,
작품 가격이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물어보았더니,
"내 그림을 누가 돈 주고 사겠어.
액자 값만 받으면 되지." 라 '주장'하시어
액자 값이 작품 값이 되었답니다.
작품을 사진에 담으면서,
속으로 한참 웃었는데ᆢ
작품 제목이 그저 '천진(天眞)'합니다.
<외가집 가는 길> 그림에는
어미 말과 새끼 말이 힘차게 달리고 있고,
(말에게도 '외가집'이 있는 것을 겨우 깨달았네요.)
<집 나가면 개고생한다> 그림에는
말을 끌고 오는 여자 기수가 있는가 하면
어린 말에게 속삭이는 어미 말이 있네요.
그리고ᆢ
<우리 그냥 강북에서 살자> 그림에는
새끼 말을 달래는 듯한 어미 말이 그려져 있는데,
혹시 강남으로 이사가고 싶어하는 자식분들에게
간곡하게 하시는 말씀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말 또한 '강북'이 있을 수는 있죠.)
나름 재미나게 사진을 찍고나서,
이제는 '작가 프로필' 차례가 되었는데
처음에는 '사진 찍기'를 크게 거부하셨고,
미리 보여드린 '색연필 작가' 강경숙 포스팅의
작가 사진을 상기시켜 겨우 찍었습니다.
(참 어색해 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작가 약력'이 있으면 좋겠다, 고 말씀드리니,
"약력은 무슨 약력?" 하시며 손사래를 치시는데ᆢ
마침 며느님 분(?)이 도톰한 '도록'을 주시길래
냉큼 받아들면서 인사하고 나왔습니다.
그런데ᆢ 집에 와서 도록을 살펴보니,
커버 빼고 42페이지 분량의 도록인데
첫 번째 페이지에는 '작가의 말'이 실려있고,
다음의 39쪽은 그림들(41점)이 실려있으며,
마지막 두 페이지는 '공쪽'입니다.
그런 이유로ᆢ 작가 소개는,
'색연필 작가' 윤오순 "할매 화가"는
75세에 색연필화를 시작한 12년차 작가이다, 가
전부입니다.
관람 기회가 드문 '색연필화' 전시입니다.
살아있는 동물을 사랑하는 시선으로 담아
작품에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직접 관람"을 권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 전시 포스터
• 윤오순 작가
도록에서 '작가의 말'을
옮겨왔습니다.
*
<내가 사랑하는 말들>
나는 말이 좋다.
키 크고 늘씬한 서양 말은
말할 것도 없이 근사하고 멋지지만,
조그맣고 꺼병한 조랑말,
당나귀. 노새까지 다 사랑한다.
그 작은 몸등 위에 가득 짐을 실은 채
타박타박 산길을 오르는 걸 보노라면
가슴속 자르르 측은지심이 든다.
세상에 태어나서 숨을 쉬고 움직이는,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사랑스럽고 예쁘다.
그래서 그려본다.
그들이 움직이는 순간,
그 모양이 나에게 꽃히면,
그 찰나를 찍은 사진을 보면,
안 그릴 수가 없다.
똑같이는 못 그러도
비스름만 하면 나는 희열을 느낀다.
그래서 자꾸만 그리고 또 그려본다.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리고...
2023.02 윤오순
• '인사1010 갤러리' 전경
이제, 전시를 봅니다.
출입문을 기준하여 왼편으로 관람하였고,
주어진 캡션 정보에 충실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ㆍ포스팅하였습니다.
• ( 작품 제목 ) | ( 작품 연도 )
( 작품 크기 )
'작품 매체(medium)'는 '색지에 색연필'이고,
'작품 크기(size)'는
'높이(Height) x 넓이(Width)'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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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전경 (부분)
• 끝까지 가보자 | 2019
27 x 39 cm
• 쌍둥이는 귀여워 | 2022
55 x 37 cm
• 외가집 가는 길 | 2022
39 x 54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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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대단하십니다. 인상도 참 좋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