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어느 초가을이었다.. 칠전동 대우 아파트에 손님을 모셔드리고 나오는 길목 버스 정류장에서 한 20대 중반의 여성 손님을 태웠다. 손님은 명동에 가자고 했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경춘가도를 질주하던중 음악을 듣던 손님은 조심스레 나에게 질문을 하였다. "아저씨, 택시 하시기 전에 뭘 하셨어요." "제가 택시한지 얼마 안된 걸 어떻게 아셨어요?" "아저씨는 택시 하실 분이 아니신 것 같아서요." 내 얼굴에 뭐라고 씌어졌단 말인가...?? 나는 그 동안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고려산업개발에 16년 근무하다 사표내고 외주 업체로 등록하여 사업을 하던중 올 봄 고려산업개발의 부도로 그 동안 설비 투자한 3억원과 살던 아파트,처갓집마저 법원 경매로 넘기고 고향인 춘천으로 다시 이사온 일, 전세 돈이 없어 형님 집 13평 아파트에 조카와 함께 다섯 식구가 같이 살고 있는 일... 춘천에 와 막노동과 세일즈하며 가가호호 방문하며 물건을 팔던 일... 업친데 덮진 격으로 집사람이 춘천에 와 음식점 일하러 다니다 눈길에 미끄러져 다리 골절상을 입어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는 일... 신용불량에 월급마저 압류돼 50%밖에 못받고 있는일. 그리고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우리 딸이 전교에서 3등을 해 장학금을 받아온 일 까지 솔직하게 다 얘기했다. 듣고 있던 손님도 내 지난 삶이 안타까웠던지 자기 집안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어릴적 아버님이 친구와 함께 동업을 하던 중 친구가 돈을 챙겨 미국으로 도망가 버렸던 것이다.. 그후로 부친은 채권자에게 도망 다니느라 계속 가족들과 떨어져 살았고 어린 시절 어렵게 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하였다.. 그래서 지금도 아버지를 만나면 서먹서먹하다고 하였다.. 차는 이야기하던 동안 어느덧 명동입구까지 왔다... 손님은 차비로 만원권 지폐를 냈다.. 나는 잔돈을 계산하고 있는데 손님은 차문을 열고 내리면서, "아저씨.. 힘내세요.. 아저씬 재기해서 꼭 성공 하실거예요!!" 하면서 그냥 내리는 것이다.. 적은 돈도 아니고 7,000원이나 하는 돈을 놓고 간 손님에게 다급하게 소리를 쳤다.. "손님, 잔돈 받아 가세요." 그러나 그 손님은 많은 오가는 인파에 섞여 명동 입구 건널목 쪽으로 사라렸다... 차를 몰아 건널목으로 다가가 다시 한번 잔돈을 주려고 시도하였으나 손님은 손짓으로 됐다는 신호를 보낸다. 나는 가슴이 찡함을 느꼈다.. 세상이 아무리 야박해도 이런 분도 있구나..... 그러나 고맙기도 하지만 내 가슴이 착잡해 지는건 왜일까? 언제부터 내가 주위분들의 도움울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단 말인가? 비록 사업에 실패해 어려운 처지에 있지만 이건 내모습이 아니다. 현대그룹에 16년 근무면서 남들은 평생 사장표창 한번 받기도 힘든데 난 세번이나 받지 안았는가. 그 정렬 그 패기로 세상 무슨 일이든 못할께 어디 있겠나. 아니다. 내 인생 이대로 끝난게 아니다. 난 내 인생에 잠시 슬럼프에 빠진 것일 뿐이다. 언젠가는 다시 일어설 그날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하든 한점 부끄럼 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 내 몸이 건강하고 처와 자식이 있는데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 얼마나 많던가. 그녀는 잠시 방황하고 있는 나를 새로이 다짐하게 했다. 다음날 커다란 돼지저금통 한 마리를 사서 차 안에 비치해 놓았다, 나부터 솔선수범 차원에서 콜비 쳔원과 장거리요금 10% 그리고 손님이 놓고 내리신 잔돈을 돼지저금통에 넣기 시작 하였다. 이것이 불우이웃 돕기모금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 나는 지금도 돼지저금통장을 보면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나 고마움의 인사를 하고 싶지만 이름도 연락처도 모른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녀의 모습이 기억 속에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깝다. 지금도 가끔 손님을 모시고 칠전동에 가면 그녀가 생각난다. 이 글을 쓰며 더더욱 그녀가 보고 싶다..
첫댓글 아직도 어느 한구석의 세상은 밝은곳이 많습니다
음악감상님,사업했던님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격는 현실이지요,님도 다시금 일어설수 있을겁니다. 그무엇보다 행동의 철학을 행하고 계시니까요......
행동의 철학에 올인합니다. 바른행동이고 가식없는 행동이라야 하겠지요.
음악감상실님으로 인해 제가 한층 더 밝은 사회를 보게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젠가 꼭 다시 일어서실 겁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달리는 음악감상실님 홧팅..
음악감상실님의 보고싶은 그녀와 음악감상실님 같으신 분이 계시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 밝습니다.
저두 그녀가 보고싶군요..... 춘천가면 만날 수 있으려나... 하늘의 인연이라며...
뵙지는 못했지만 마음이 너무 따뜻한 남자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늘 만사형통하시길 기원합니다.
울님들 감사합니다. 격려해 주시는 님들을 생각해서라도 꼭 성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ㅎㅎㅎㅎ
누구나 마음속 깊은곳에 보고싶은 그녀를 한두명씩 묻어두고 살지요 ... 아 ~~ 나의 그녀도 보구싶다 ...
me too ^^
첫댓글 아직도 어느 한구석의 세상은 밝은곳이 많습니다
음악감상님,사업했던님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격는 현실이지요,님도 다시금 일어설수 있을겁니다. 그무엇보다 행동의 철학을 행하고 계시니까요......
행동의 철학에 올인합니다. 바른행동이고 가식없는 행동이라야 하겠지요.
음악감상실님으로 인해 제가 한층 더 밝은 사회를 보게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젠가 꼭 다시 일어서실 겁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달리는 음악감상실님 홧팅..
음악감상실님의 보고싶은 그녀와 음악감상실님 같으신 분이 계시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 밝습니다.
저두 그녀가 보고싶군요..... 춘천가면 만날 수 있으려나... 하늘의 인연이라며...
뵙지는 못했지만 마음이 너무 따뜻한 남자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늘 만사형통하시길 기원합니다.
울님들 감사합니다. 격려해 주시는 님들을 생각해서라도 꼭 성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ㅎㅎㅎㅎ
누구나 마음속 깊은곳에 보고싶은 그녀를 한두명씩 묻어두고 살지요 ... 아 ~~ 나의 그녀도 보구싶다 ...
me to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