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고양이가 많다면서요? 어디 가면 볼 수 있나요?” 한 편의점 주인에게 물으니 고개를 갸우뚱한다.
“고양이가 많지는 않고요…. 저쪽 카페들로 가보세요. 길고양이 밥 주는 데가 있어요.”
청사포에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삼는 이가 많다거나 길고양이가 유독 많은 건 아니다. 여느 포구 마을이 그렇듯이 버려진 생선 따위를 노리며 마을 골목마다 숨어 사는 길고양이들이 자주 눈에 띄는 정도다. 그러니 고양이 섬으로 이름난 일본의 아오시마나 폐탄광마을에서 고양이 테마 마을로 거듭난 대만의 허우통처럼 어디에서나 길고양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아닌 셈이다.
눈길을 끄는 건 최근 마을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의 낌새다. 올 초부터 일부 젊은 층이 운영하는 카페와 식당을 중심으로 매장 앞에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상자 겸 쉼터를 마련해주는 곳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청사포 입구부터 선착장 앞 도로까지 가게 5~6곳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카페 일다, 카페 청사포와 봄, 카페 청사포역, 카페 스왈로우, 음식점 모리구이집 등은 고양이와의 공생을 선택했다. 급식상자 안에는 사료를 담은 그릇과 물그릇이 놓여 있고, 간판이나 담벽을 깜찍한 고양이 상징물로 장식한 곳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