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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부경고등학교 축구부 원문보기 글쓴이: 이승곤(39회)
2012년 왕중왕전 64강(대 전북 이리고)전 간단 review...
여러가지 사정으로 경기종료 5분전에야 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ㅠ.ㅠ
스코어는 3대3...
안선진감독의 표정을 보니 기가 차다 못해 허탈해 하는 듯한 냉소를 머금고 있더군요....
전반 5분만에 상대의 프리킥이 수비벽을 맞고 굴절되며 선취골 허용...
10분여 경 신일수의 동점골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나...또 다시 상대의 코너킥에 의한 실점....
하지만 부경고도 김태훈의 코너킥에 의한 손기련의 동점골로 다시 승부는 원점...
치열한 공방전속에 전반 종료 직전 박지민의 가슴트래핑에 의한 멋진 슈팅이 상대 골문을 가르지만
선심의 이해할 수 없는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달아닐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됩니다...
코칭스태프가 강력히 항의하지만 신출내기 선심의 명백한 오심은 정정되지 않습니다...
후반... 지언학의 그림같은 중거리포로 드디어 승기를 잡은 부경고...
하지만 38분경 주심의 노골적인 페널티킥 판정이 평상심을 지키던 부경고 진영을 일순 초토화 시키고 맙니다...
(안선진감독의 표정을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승부차기...
흩뿌리는 비를 원망하며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수문장 임홍현이 두차례의 상대 킥을 멋지게 선방하며 가슴 졸이던 승부차기의 악몽에서 벗어납니다...
부경고 對 대구공고
일시 : 10월 28일(일) 12시 00분
장소 : 안산 시낭운동장
결과 : 2 대 0 승
전반 : 0 대 0
후반 : 2 대 0<득점-박지민(05분,도움-한지원) 박재우(42분)>
출전선수
GK 임홍현
DF 김승주 손기련 정준현 이상하
MF 정동윤 신일수 한지원 지언학
FW 김태훈(후40.박재우) 박지민
밤늦게까지 흩날리던 빗방울이 아침 이슬처럼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자취를 감춥니다...
맑게 개인 하늘...
가을의 외투를 한꺼풀씩 벗겨가던 길가의 낙엽들이 전날의 세찬 비를 웅변하듯 탈색된채 거리를 뒹굽니다...
32강 상대는 전년도 왕중왕전 챔피언인 신갈고를 물리치고 올라온 대구공고(대구,경북리그 3위)...
이변의 주인공이 된 대구공고를 맞는 부경고의 부담감은 약간은 무거운 짐에서 벗어난 듯 한 느낌입니다...
(대구공고와는 연습경기에서 6대 3으로 이긴 전력이 있습니다...)
전반전
부경고의 선축...
4.4.2 포메이션으로 대형을 구축한 대구공고의 일선에서의 압박 플레이가 매우 거세게 부경고 진영을 어지럽힙니다...
치열한 미들 공방전속에 13분경 박지민과 김태훈이 상대 진영 중앙을 파고들며 기습적인 중거리포로 먼저 선방을 날립니다...
김태훈의 첫 슈팅은 힘의 균형추를 급격히 부경고로 쏠리게 합니다...
점점 살아나는 부경고의 패싱플레이...
17분경...김태훈의 아크서클 정면에서의 슈팅이 아쉽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합니다...
잇따른 김태훈의 슈팅에 놀란 대구공고는 비세를 직감한 듯 원톱만을 남겨둔 채 전원 자기 진영에 견고한 성을 쌓고 부경고의 예리한 창을 기다립니다...
24분 절호의 골 기회가 부경고에 찾아옵니다...
상대 진영 좌우를 크게 흔들던 부경고의 공격에 일순 대구공고의 우측에서 엷은 빈틈이 세어나옵니다...
그 엷음을 파고들던 정동윤의 벼락같은 슈팅을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자...
정면에서 쇄도하던 지언학의 오른발에 그대로 걸려들지만....
'아~~~~"하는 비명은 짧은 단발마가 되어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밖으로 튕겨나가 버립니다..ㅠ.ㅠ
골운을 탓해야하는 탄식이 메아리가 되어 경기장을 울립니다...
26분경 한지원의 그림같은 중거리슛이 상대 골문 우측 모서리를 배드민턴의 헤어핀처럼 스치듯 벗어나며
아쉬움을 더합니다...
골이 터지지 않을수록 초조한 건 우리 부경고...
이후에도 김태훈과 한지원이 골문을 정조준하며 슈팅을 날려보지만 거센 수비벽에 무위에 그치며 후반을 기약합니다...
전반전 슈팅수 6 대 0...일방적인 부경고의 공격...
후반전
전열을 가다듬고 선수들이 어깨동무하며 힘차게 화이팅을 외칩니다...
대구공고는 전반 초반과 마찬가지로 다시 공세적인 전술로 부경고에 맞섭니다...
대구공고 백태현감독의 일종의 전술인 듯... 전후반 초반에는 공격에는 공격으로 맞불을 놓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수비에 치중하며 승부차기를 노리는 시간의 압박을 통한 심리전을 펼치는 듯 합니다...
상대의 심리 전술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선취골은 이른 시간에 나와야 하는 건 자명한 이치...
패싱플레이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때
상대의 압박을 깨는 가장 효율적인 장면은 세트피스에 있습니다...
이 부분은 선수들의 창의적인 경기력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
'우측면의 히어로' 지언학이 해냅니다....
상대 진영 왼쪽을 박지민과 짧은 패싱을 주고받으며 골박스안으로 진입해 들어갈 찰나 상대의 파울을 이끌어냅니다...
골박스 모서리 바로 앞...
키커로 김태훈이 홀로 섭니다...
순간 김태훈의 크로스가 적당한 속도와 높이로 비행하며 반대편 사각지역에 있던 한지원의 머리에 정확히 박힙니다...
한지원의 헤딩 볼은 골라인 바로앞에 기다리던 박지민에게로 바운드 되며 떨궈지는데....
얼음장처럼 침착한 박지민의 발리 슈팅이 잠들었던 사자의 포효를 이끌어내며 부경고 영웅의 부활을 알립니다!!!!
지면 바로 탈락인 토너먼트 경기 선취골은... 대구공고의 거센 반격을 이끌어냅니다...
대구공고는 8분경 총알같은 중거리포로 부경고의 골문에 첫 포문을 쏘지만 임홍현의 선방에 분루를 삼킵니다...
다시 시작된 일진일퇴의 공방전...
24분경.. 이번에는 오른쪽 윙어 정동윤이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의 파울에 걸립니다...
위치만 바뀌었을 뿐 첫 골 장면과 거의 같은 지점....(골박스 정면 오른쪽 앞...)
왼발의 이상하가 직접 골문을 노려보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며 추가골의 기회가 아쉽게 달아나 버립니다...
1분뒤 대구공고의 우리 진영 좌측면에서의 크로스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며 골문안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빨려 들어가는 볼을 임홍현이 가까스로 쳐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1골차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스코어...
뒤지는 팀에게는 그래도 커보이지만...앞서고 있는 팀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추가골을 노리며 공세를 늦추지 않는 부경고는 28분,29분 정동윤과 박지민의 잇딴 찬스가 무산되며 다시 한번 애꿎은 발만 동동 구릅니다....
30분...상대 진영에서의 코너킥...
김태훈의 날카로운 코너킥이 골문앞 빈공간에 떨어지자 공격에 가세한 손기련이 타이밍을 맞추며 쓰러지듯 발리슈팅을 날립니다...
하지만 슈팅한 볼을 바운드되며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 버립니다....ㅠ.ㅠ
아쉬운 듯 얼굴을 감싸쥐며 다시 부리나케 수비진영으로 내달리는 손기련의 분노의 몸짓에서 선수들의 승리를 향한 굳은 의지를 느낐음은 비단 저 뿐 만이 아니리라 믿습니다...
경기 종료 40분경...안선진감독의 용병술이 다시 한 번 번득입니다...
김태훈을 빼고 박재우(2년,13번)를 투입합니다...
박재우의 포지션에 관중석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집니다...(본래 주포지션은 오른쪽 윙백...)
결론적으로 안감독의 복안은 수비강화가 아닌 추가골에 대한 강한 의지였습니다...
(이겨도 그냥 이기지 않겠다...최강 부경고에 걸맞은 완벽한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메시지가 선수들에게 강력히 전달됩니다...)
윙포워드 정동윤이 김태훈이 빠진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들어오고 그자리에 박재우가 자리합니다...
경기 막판.... 힘과 스피드가 뛰어난 박재우를 활용한다는 계획은 불과 1분 뒤 거짓말처럼 현실화됩니다...
우리 진영 좌측면에서 상대의 공세를 차단한 김승주의 공간 패스가 센터라인에 대기하던 박재우의 앞에 그대로 떨궈집니다...
앞에서는 대구공고의 수비수가 달려옵니다...
감각적인 볼터치로 먼저 볼을 터치한 박재우는 달려오던 수비수옆으로 볼을 살짝 굴리며 수비수의 모션을 빼앗고 숨막히는 스피드 대결을 펼칩니다...
그러나 먹이를 노리는 박재우의 놀라운 스피드와 침착한 드리블은 시낭경기장을 일순간 정적에 빠트립니다...
그와 동시에 중앙에서 박지민의 맹렬한 대시가 같이 시작됩니다...
박지민은 중앙수비수를 따돌리며 좌측면으로 벌려가며 현란한 몸짓으로 골키퍼의 판단을 흐려지게 합니다....
그 순간 35미터를 넘게 치달으며 골박스 안으로 무혈입성한 박재우의 황금의 왼발이 번개처럼 공간을 가르며 박지민의 움직임에 엉거주춤한 골키퍼의 모션을 농락하 듯 상대 골망을 출렁입니다...
그토록 고대하던 추가골....
세상이 온통 꽃가루로 흩날리는 듯 황홀한 세러머니로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선수와 관중들 모두 부둥켜 안으며 확신에 찬 듯 승리를 기뻐합니다....
(박재우 선수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그림이었습니다...더불어 '위대한 조력자' 박지민의 플레이는 왜 박지민인가를 다시 각인시키는 황홀한 플레이 그 자체라 평가할 만 합니다!!!)
마무리하며
다가오는 수요일 16강전 상대는 경기 남부 1위 팀인 경기(군포) 용호고...홈이나 다름없는 팀입니다...
우리 부경고와는 올 초 양산에서 두차례 연습경기를 가지며 모두 승리를 한 전력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느낀거지만 사실 왕중왕전은 이벤트에 가깝습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심혈을 기울여 왕중왕전을 의도적으로 띄우며 내년 전국체전 출전권과 상금, 그리고 한국대표 자격을 부여하는 당근책으로 유혹을 하지만 추수가 끝난 각 학교 3학년 졸업생들의 플레이는 곳곳에서 파열음을 냅니다...
(만족보다는 불만족인 선수들이 훨씬 많습니다...소위 축구 명문고라 자처하던 팀들의 이탈이 눈에 띕니다...)
그러나 우리 부경고 3학년 선수들의 움직임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킵니다...
개인이 아닌 모교의 명예를 가슴에 동여멘 우리 3학년 선수들...
모교에 커다란 졸업 선물을 해주고픈 강렬한 의지가 선수들 플레이에서 용암처럼 뜨겁게 분출됨을 느낍니다...
아까라까의 위대한 전통을 기꺼이 짊어지며... 후배선수들을 독려하는 그대들의 눈부신 투혼에
다시 한 번 고맙고 감사함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우리 3학년 후배선수들....
우리 부경고 동문들은 반드시 승리만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대들이 꺾이지 않는 부경의 혼을 온몸 가득 불태울 때 뜨거운 눈물을 가슴으로 흘리며 치열한 삶의 의미를 다시 반추하곤 합니다....
그대들은 우리의 후배이지만 또한 우리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불멸(不滅)의 부경고 2012년 멤버들"....여러분들의 최선을 다하는 눈부신 플레이....
다시 한 번 더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한 번 더 여러분을 볼 수 있다는 게... 그게 그냥... 행복할 따름입니다...
첫댓글 경기를 직접보는듯 하네요..잘 읽었습니다.
헐 ~~ 대구공고도 최선을 다한 경기였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열정이 대단하세요 잘 읽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