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년의 삶 / 홍속렬
노년에는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를 갖고 너털웃음을 웃으며
문화적 삶을 위해 공연장에도 가고 미술관을 찾아 여행도 하며
그렇게 좋아하는 축구장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찾아 여행 떠나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삶?
그런 꿈을 꾼 적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오직 일에만 열중했던 일
벌레었기 때문이고 그럴만한 정신적 공간적 여유도 없었던 것이
내 삶의 전부였다
이제
나이에 비해 은퇴가 무척이나 늦은 시기에 하였기 때문에
은퇴라기보다는 이제 쉴 때가 되어 쉬는 시간이라 말하는 편이
가장 쉬운 표현이리라
그러나 평생을 쉬어본 적이 없기에 쉬는 것은 일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일이란 걸 몸으로 깨닫게 된다.
검정고무신 벗어 양손에 들고 앞만 보고 냅다 달려온 길이라 표현하는
나의 글 에서는 진정 쉰다는 일은 일한다는 것과 동일한 언어인 것이다.
선교사로 일하며 현지인 마을에 살며 말동무도 차 한잔 함께
할 대상도 없는 곳에서 살아가며 하루 세 시간 운동 가르치는 나머지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는 것이 필요한 싯점에서 다행히 젊어서부터 좋은
습관을 길러 시간을 잘 선용할 수가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음악에 심취하여 하루 살다 보면 시간도 유용하게
보내고 마음의 양식도 풍부해지며 고독과 외로움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가 있었다
이제 일을 놓고 시간적 정신적 여유 아래 늙어 가는 미덕은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는 일. 지루해하거나 시간 보내기를 힘들어한다면
잘못 살아가는 것
많은 시간 안에 독서를 하고 음악을 듣고 나이 들어 생각하는 것들을
글로 써서 페북에 올려 읽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로 인해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그런 여유를 갖는 노년의 삶이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