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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로 쓰다보니 울분과 격정으로 복받쳐오르고, 그러다보니 쓸 내용이 많아져서 글로 씁니다.
왜 한국인은 한복을 잘 안입을까요? 일본처럼 '특별한 날'에 입는 정도도 아니라, 결혼식 날 어머니들이 한복 입는 정도 빼고는 어디서든 구경하기도 힘들까요? 그리고, 그런 주제에 외국에 홍보하기로는 단아함이 어쩌고 실용성이 있는 옷이 어쩌고 저쩌고 잘도 지껄일까요? 아마 그런 설명 하는 사람도 실제로는 단 한 번도 입어보지도 못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말이죠?
사실, 이것은 단순히 '한복'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한국인'들이 자랑으로 생각하는 '문화'와 '전통'이라는게 과연 있기는 한가... 라는 무시무시한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밖에 없지라. 아니 이게 뭔 개소리여~~ 한국이 이제까지 그나마 해외에 자랑했던 것이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지닌 단일민족과 그 풍부한 역사에서 뻗어나오는 문화와 전통 아녀~~~ 라고 깜짝 놀라실 분도 있겠죠.
하지만 그거야 말로 사실은, 개소리에요. 너무나도 측은한 개소리죠... (하아..)
근대 한국인은 과거로부터의 '전통'이 철저하게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죠. 일본의 2ch 혐한 찌질이나 할 소리라고요? 갸들 중 그런 얘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거랑은 상관없이 사실이에요.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떄문에 (그것도, 국가 차원에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토록 오래동안 반만년 드립 문화민족 세뇌를 해왔지요.
즉, 사실은 이래요.
우리에게 남아있는 전통의 '잔재'들은 몇 가지 명절, 몇가지 풍습, 몇 가지 생활태도 등,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에요.
그나마 그런 특수하고도 형식적인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럭저럭 기억하기 가장 쉬운..) 전통의 잔재들을 제외하고는요, 일상에 있어서 '한민족적인 것'이 무엇이 남아있는지 생각해보면 예로부터 음주가무 좋아했다는 정도 빼고는 사고방식, 신념, 가치관 등 모든 점에 있어서 오늘날의 우리는 근대에 철저하게 서구를 기준으로 옛 것을 말살하고 개조된 결과물에 불과해요.
이게, 오늘날 세대의 생활방식이 서구화 되고 있다~~ 라는 차원의 문제를 떠나, 1950~60년대 사이를 기점으로 그 이전과 이후 세대 모두 한국인들은 "과거"와 "전통"으로부터 철저한 결별을 고했걸랑요.
우리의 역사, 문화, 전통 등은 물론, 요즘 높으신 (그리고 학력과는 전혀 무관한 차원에서 기본 상식과 생각의 품격의 레벨에 있어 천하고 쌍놈같고 무식하기 짝이 없는) 양반들이 어서 줏어들은 수준으로 재잘거리는 '국격'이니 '브랜드가치'니 등이 중요시 되는 이유는 사실, 요즘 우리가 좀 먹고살만해지니까 문득 우리가 하는 행동을 돌아보니 벼락부자 된 썅놈들 하는 수준 밖에 안되더라.. 하는 개탄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함이 커요. 우리가 근본없고 천박한 단순한 졸부 쉣들이 아니라, 사실은 잘 살게 된 만큼이나 오랜 전통과 문화를 지녔기에 부유해진 만큼 그 부에 어울리는 품격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걸랑요.
(요즘 부모들 자기 자식들 가르치는 꼬라지를 보면 그딴 싸가지 없고 버릇없고 무례하고 뉘우칠 줄 모르는 썅놈으로 키워먹고 있는데 잘도 그렇게 되겠다.. 싶지만요)
사실, 요즘 불거진 "국새사건"이야말로, 전통과의 단절 속에서 만들어지거나 발명된 '가짜 전통'을 위안으로 삼으며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공허한 '근본없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가장 여실히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사건의 내막이야 잘 알려져있지만, 그 의의를 요약버젼으로 기술한다면 대충 이래요.
조선시대로부터 내려오는 격조높은 국새제작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여 대한민국의 자랑거리로 삼겠다는 생각은 말하자면, 과거 한반도인의 전통이 대한민국으로 승계되어 이어져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 실로 소박한 욕망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죠. '4대 국새'라는데서 알 수 있지만, 이런 것에 우리가 신경쓰기 시작한 것은 정말로 비교적 최근의 일이에요. 그 이전은 그딴거 없어요.
근데 이걸 워째요. 일제시대 이후로 조선조에서 사용하던 그런 수 많은 기술, 예법, 무예 등등 많은 전통적이고 문화적인 요소들이 복원이 요원할 정도로 완전히 상실되어 역사속으로 흩어져버렸걸랑요.
늘 그랬던 것은 아니죠. 해방전후만 해도 옛 조선조에서 소중히 여기던 많은 전통 및 문화를 기억하고 있던 사람들이 잔뜩 살아있었던걸요. 하지만, 그 시대에 우리는 뭘 했나요. 근대국가를 이루는 것만이 살길이며, 그것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들을 내던지고 해체하고 파괴해나가면서 초스피드로
산업화를 이루는 것이 목표였어요. 문화니 전통이니 브랜드가치니 등등, 아무 것도 모르던 가난한 시절에는 그저 돈벌이를 위해 다들 미친듯이 눈에 핏발이 서있다는 것이 '경쟁력있는 민족'으로서 자랑거리였었죠.
근데 좀 먹고살만해지니까 조또 후회되는거에요. 세상 살아가는데 있어 벼락부자들 우습게 보는 것처럼, 갑자기 부유해진 국가 따위야 존니 자존심과 자부심 세워본들 세계레벨에서는 조또 우습게 보거든요. 사실 요즘도 국가적 브랜드가치를 따질 때 한국은 여전히 일본에 비하면 지명도에 있어서 듣보잡 수준이거등요. (그나마 월드컵 이후에 조금 나아졌지만...) 그에 비해, 일본은 애초에 과장되었을지언정 쩌는 수준의 상품화 및 홍보를 해왔기 때문에 조또 모르면서도 그저 일본이라면 하앍거리는 쟈포네스크들을 만들어낼 정도로 국제적인 레벨에 있어서는 우리가 인정하든 말든 이미 동아시아의 대표국가에요.
사실, 조금 여유를 갖고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식민지 시절에 흩어져버린 많은 것들을 어느 정도는 다시 모아서, 먹고 살만해진 오늘날에 다시 복원하여 고고한 품격을 지닌 옛 문화유산을 도로 살려낼 수 있었을텐데... 근데 할 수 없죠. 외국인들이 한국인 방문한 후에 나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심심하면 "빨리빨리~" 외쳐대는 사람들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미친듯이 성질급하게 돈버는데 혈안이 되어있다는 것이 자랑거리였었으니.. 그것만이
애국이고 잘나게 사는 길이라고 믿었던 덕분에 이젠 남은게 없어요.
그러다보니 이거 큰일났다.. 싶어서 뒤늦게 '유형문화재'니 '무형문화재'니 하는 식으로 국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을 관리하려고 들게 된 것이 대충 박통때 시절이에요.
하지만, 요즘도 우리 문화부는 뭐에요. 문화부장관이라는 것은요, 정치싸움하던 집단이 권력을 쥐게 되었을 때 똘만이들에게 그럭저럭 보상은 해줘야 겠고, 게다가 어느 정도 유명은 해진 똘만이라 그럴 듯한 감투는 줘야 하는데 도저히 중요한 자리는 내 줄수 없는 그런 2류 인사들에게 적당한 감투 하나 골라줄 때 내려주는 자리걸랑요. 정치9단이라고 자처하는 노탐들린 돼지새끼들의 눈으로 볼 때에는 자기네 당 내의 "방송인 출신"이나 "유명해진 여자정치인"이 보통 그래요. 방송인 출신이라, 혹은 여자라, 대중들의 눈에 훨씬 많이 노출되어 유명해졌으니 뭔가 그럴듯한 보상은 해줘야 하는데, 정말로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자리를 내줄 수는 없으니까 대충 골라서 주는게 문화부장관 자리걸랑요. 아니면, 과거 경력 중에 교수니 선생이니 하는 경력이 있어서, 실질적으로 문화와 문화정책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무식쟁이라고 해도 어쨌든 '그래도 교수니 선생이니 하는 경력이 있으면 뭔가 문화랑 관련있지 않나...?' 싶어서 대충 주는 자리가 문화부장관 자리에요.
그 사실을 증명하듯, 이제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문화부장관이 집권당, 혹은 청와대가 관심쏟는 정치적인 이슈와는 별개의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이어져야 하는 중요한 장기적인 관리요소로써 '문화'를 바라보고 그에 걸맞는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을 편 예는 단 한 차례도 없지라. 문화부는 잊혀질 위기에 있는 것을 살려내고, 오늘날 새로운 문화를 장려하고, 그 양자의 융합을 통해 한 국가의 문화적인 가치 및 품격을 책임진다... 는 장렬한 의식따위 있을리가 없죠. 문화부는 기본적으로 문화를 '옛 것을 끌어다붙여 적당히 상품화해서 돈 벌게 만드는 것' 내지는 '국민들 눈요기해줄 이벤트 만들기' 2가지 밖에 하는 일이 없어요.
당연히 문화재관리 - 유형이든 무형이든 - 개판 수준이에요.
그러다보니,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장인들... 좋을 것 같죠? 적어도 어느 정도 지원은 나오니까요. 근데 그러한 지원을 받는 만큼 끝없이 성과를 내도록 압박을 받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런데, 이건 뭐 애초에 권력을 쥔 쪽에서 적극적으로 문화에 대한 정책을 펼쳐서 좀 뭔가 성과를 낼 환경을 만들어주던가, 그게 아니면 차라리 큰 권한을 위임을 해서 자기들 재량으로 뭔가를 이루도록 하던가.. 둘 중 하나는 해줘야지 뭘 하든 말든 하죠. 쓸데없는 이벤트로 내다버릴 돈은 많은 주제에 뭔가 프로젝트 일구려면 예산 없다고 지원도 안해주는 주제에 성과는 내라고 하니 ..
사실이 그래요. 옛 것에 대한 안목을 존중하고, 그것에 대해 정말로 자부심이 있고, 그런 자부심이 있는 만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그나마 젊은이들이 장인의 뒤를 이어 한국 전통문화를 보존하겠다는 멋진 꿈을 키우지.. 이건 뭐 애새끼 낳는대로 대가리속에 집어넣는거라고는 등쳐먹고 속이고 사기치고 상처입히고 짓밟아서라도 남들보다 잘나고 돈 많이 벌라고 가르치는 내용에, 스타크래프트, 게임, 연예인과 쎾쓰 밖에 없는데 뭔 놈의 문화가 있나효.
그래도 무형문화재 지정받은 체면은 있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 종종 그런 장인들이 유혹에 빠지게 되는게 바로 이번 국새사건과 같은 사기극이에요. 제대로 지원은 없는 주제에 폼나는 것은 하고 싶어서 보채는 인간들이 있고, 일찌감치 유혹에 빠져들게 된 장인이 있고.. 그 결과 나오는 것이 이런 국새 사기극이죠.
원천기술? 있을리가 있나. 그런 기술 가진 사람들이 죽기 전에 데려와서 그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그 후계자들을 섭외해주고, 그런 것이 가치있음을 강조해주며 육성하고 보호해줘야 그런게 남아있지. 이건 뭐 지금까지 좆또 해준거 없으면서 원천기술이 사실은 없었다는게 충격이라니... 미리 예고하지 않은 예언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지만 솔직히 전 사실, 국새 새로 만든다는 소리 들었을 때 부터 "그런 전통기법이 그대로 남았을리가 없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레알임. 그러더니 아니나 다를까... ㅋ
그게, 한국 사회가요, 모든게 다 이래요. "문화"에 대해 우리가 자랑삼는 모든게 실은요, 이런 "사기극"이에요.
경복궁은 뭐냐? 자격루는 뭐냐? 수 많은 유물은 뭐냐? 그것들은 유물이죠. 유물이 곧 전통은 아니걸랑요. 지금 우리는 쓰지 않지만 어쨌든 옛 사람들이 남겼으면 다 전통이 되진 않걸랑요.
한국인이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정말로 마주치고 만나게 되는 전통이 뭐가 있는가 함 세볼까요?
1) 명절때 집에 내려가고, 제사나 차례 지낸다
2) 그렇게 살다 죽으면 상가에 찾아와 애도해준다
.. 이거 2개에요. 시골이라면 마을의 경조사 때 축제를 함께 한다.. 정도가 남아 있으려나?
그 외엔 사실 남은게 없어염. 진짜임. 레알... 전통적인 옛 모습으로 남길만한 가치가 있던 절경이나 관광지? 요즘엔 다 모텔촌 먹자촌이에요. 그나마 해방 이후에 다시 오랜 세월을 이어가며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었던 것들? 신식상가니 건축이니로 싹 갈아엎었죠. 옛날에 하던 짓 그대로 해요. 그러면서 광고에선 '랜드마크' 운운해요. 지랄하네. 랜드마크라는게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줄 아나?
그것들 말고 다른 전통 많지 않냐고요.
말씀드리는데요, 그것들 중 대충 80% 이상은 일제시대 아니면 최근에 만들어진 것들이랍니다. 정말로 우리가 생각하고 싶어하는대로 유구한 역사에 발맞추어 계속해서 살아남아 있는 그런, 우리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우리만의 독특한 풍습?
그런거 사라진지 오래에요.
우리는 사실, 우리가 생각하고 싶어하는 만큼 뚜렷하고, 오래되고, 유구한 정체성을 지닌 민족이 아니에요.
우리는 신생 민족이랍니다. 1940~50년대 즈음에 '한민족'은 태어났어요. 그나마 과거로부터 내려오던 것들은 우리 손으로 스스로 내다 버렸지요. 그리고, 이제 와서 생각하니까요 우리는 '고아'가 되어버린거에요.
조또 허무해요. 근본이 없어요. 그래서 뭔가 사실 존니 멋지고 깔썀한 과거가 내려온 유서깊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하죠. 실은 환빠들 우후죽순처럼 80년대 이후 돋아나는 이유도 여기 있어요.
그 결과가 수 많은 만들어진, 발명된, 원래 기억 위에 덧씌워진 '가짜 기억들'이에요.
이것을 알고 강렬하게 의식해야만 사실, 신생 민족으로서 새로운 문화, 새로운 전통, 새로운 '우리'를 규정하는 방식...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요.
첫댓글 저도 공감. 저도 저거에 대해서 할말 진짜 많은데... 귀찮음....ㅠㅠ 총통님을 존경한다능. 열받아도 쓰기 귀찮은법인데 장하심. ^^
제가 사는 덕국엔 축제가 수백개가 행해지고 있음. 남녀노소 다 참여함. 늙은이도, 젊은이들도 다 참여한다는 말씀. 이런나라에서 살면서 한국에서 전통 어쩌구 저쩌구 드립하는걸 보면 한숨 푹푹 쉰다능. 안그래도 공부 힘들어 죽겠는데 한국이 이러니 더 힘 빠진다능.
한국현대사의 특이한 점에 대해 몇가지 더 고려할 점이 있다고 봐요. 전통문화가 현대에 존재하는 양식을 구분하는 방법이야 무척이나 다양하겠지만, 좀 무리하게 유형화를 해 보자면, 민족국가가 전통이라 여기는 것을 발굴하여 보존하는 방식이 일단 떠오른다고 봐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의 잔존이라고 보는데... 전자가 유럽이나 일본같은 사회에서 근대국가를 건설하면서 민족적 정체성을 부여하고 사회를 통합키위해 만들어낸 것이라 여겨지지만, 상당부분 사람들이 실제로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주의깊게 발굴한 부분은 있죠. 이게 전통이다! 했는데, 뭥미? 해버리면 난감하니까...
만들어진 전통론을 기본적으로 인정하지만, 그것이 만들어지는 것이 정치적이라면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이 필요한거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받아들일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일테죠. 이것이 근대국가의 보존이라고 한다면, 잔존은 말 그대로 잔존... 중국의 상해에야 전통문화가 형해화되거나, 아니면 근대적으로 보존이 되거나 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저기 청해성 깊은 산속에는 아직도 전통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을거라는 것, 그럼으로서 그러한 전통문화가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것일텐데... 전통이라는 것이 사실 근대국가의 민족형성과 무관할 수 없다고 본다면, 이것을 전통이라 할 수 있나는 좀 모호...
하여튼, 그런 것들이 포섭되어가면서 전통이 될 것이겠죠. 지금도 인정받는 개념인지 모르겠는데, 마치 민족체와 비슷한 '전통체'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이런 형태를 '잔존'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하여튼 전통의 현재에 있어서의 존재라고 한다면 근대국가가 이미 전통화하여 보존하고 있거나, 아니면 그것이 아직도 잔존하여 보존이 될 가능성이 존재해야겠죠. 지금 크웨사님의 문제의식은 한국에는 그런 가능성이 전부 사라졌다는 이야기일텐데...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를 떠나서 여기에 대해서 몇가지 고려할 부분을 첨언하고 싶어서 댓글을 시작했네요.(이제 본론인가...) 뭐 본론이라지만, 간단간단하게만 짚고 넘어가자면...
1. 일제지배로 인한 단절을 이야기않을수 없죠. 그 일본이 자랑이라고 여기는 전통은 누가 "발명" 하고 보존했는가 한다면 물론 에도중후기에 그 기원을 둘수는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메이지정부 이후라고 할 수 있을테죠. 국민국가의 형성을 압축적으로 하는 과정에서, 그 역시 압축적이라는 한계가 있었을수는 있지만, 지금 일본에 그러한 전통이 상당히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럭저럭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텐데, 한국은 조선이 그런거 챙길새 없이 망해버렸고, 일제가 그런거 챙겨줬다고 할수는 없죠.(물론 연구같은건 꽤 했다고는 하지만)
2. 그런 상황에서, 신생한국정부가 그런것을 보존할 역량이 있었는가? 하는 부분은 고려할 부분은 있겠죠.(제국주의적 관점이라고 까이려나...) 극심한 정치적 대립에, 외세의 간섭이 개국초부터 일상화 되었고, 거기에 전쟁까지 치른 나라가 그런 것들을 보존하는데 어느정도까지 자원을 투입할 수 있었는가는 생각해볼 부분은 있겠죠. 당연히 의지의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지만, 의지로 넘어설 수 있는 조건이었냐 아니냐는 생각해 봐야 한다는 이야기랄까요...
궁금한게 대부분의 식민지 전적을 가진 국가들은 어떤가여.
아예 자국어조차도 잊어버리는 경우도있고.
3. 그런 상황에서 한국은 압축성장을 했죠.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참 많은데... 위에 말씀드린 시기의 엇갈림이란 문제와 결부시켜 볼 때, 이런 압축성장이 전통문화와 제로섬으로 작용한 부분은 크웨사님이 이미 언급하신 대로일겁니다. 성장하기 위해서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야 한다! 이런 주장은 사실 박정희만이 아니라 손문이래 근대를 지향한 아시아의 "민족지도자" 들도 즐겨 인용한 레퍼토리이기에, 특별히 한국만의 문제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전통이라는 것이 보존해야 할 가치로서 인식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과거의 굴레로서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인식은 아시아의 소위 "선각자" 들이라면 상당수가 했던 것인지라... 다만 한국의 경우는 '전통'적인 이유로 교육율이 미친듯이 높아버리는 바람에 그런 "깨친 사람들" 의 생각에 인민들이 너무 기민하게 반응해버렸달까요? 그런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자기 마음속에서 전통을 자발적으로 지워버릴 각오가 되어있던 조선인민들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그것은 위에 말씀드린, 전통문화의 "잔존" 가능성을 없어지게 하는 방향으로 작용을 했다고 저는 봅니다. 당연히 시골마을에서 그래도 옛모습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현대 한국의 많은 문학작품에도 드러나듯이 그런 모습과 새로운 모습들 사이의 갈등은 매우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테죠. 문학작품에서는 둘 사이의 화해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일 거라고 봅니다.
아이러니컬(님이 보기에는 필연적일지도)하게도 압축성장이 "성공" 하는 바람에 그러한 전통문화가 보존될 여지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는 거죠. 인도네시아는 이제부터 성장하면서 전통문화 보존하면 장땡이죠. 그러나, 한국은 이미 그런거 없어져버렸... 이것도 님이 말씀하신 부분이지만... 극단적으로 말할때, 유의미한 전통문화를 지녔다고 할 수 있는 나라중 압축성장에 성공한 나라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는 정도인지라, 아마 한국에서의 전통상실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이 아닐까 하고 저는 봅니다.
싱가포르가 독자적 문화전통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홍콩이나 대만은 옆에 중국이라는 화수분이 있으니까... 그외의 대륙이나 지역에선 압축성장같은거 성공한 나라 자체가 없고... 이런 부분들로 인해 한국사회에서 전통이란 것은 실질적으로 그 흔적 자체가 멸실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은가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상당부분은 중언부언이지만...
앙겔루스님 리플도 같이 퍼갈게요 ㅋ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죽기전에 살려놔야지 이제와선 죽은 자식 좆 만지기;
죽기 전에 살릴 수 있었는가 어땟는가 하는 건 우리나라의 근대화라는 골치아픈 주제로 넘어가니 공부 안한 제 머리론 어떻게 풀어낼 수가 없지만여
로마인은 로마인이고 이탈리아인는 아탈리아인이것죠..
저만 이런 생각한게 아니었군요...전 제 생각이 틀렸으리라 짐작,세뇌했지요.
오랜 기간 풍부한 배경지식이 없이는 쓸 수 없는 명문입니다.
저는 쥐어 짜도 서른줄도 못 넘었을 거에요.
음 안그래도 가졌던 의문 중 하나가 뭔가 부실해 보이는 전통등이였습져 외국에 나가 야그해봄 마땅히 설명 해줄 축제도 없고 딱히 생각나는게 없더군여 ㅡ.ㅜ 아울러 그 긴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서 가볼만한 유적지도 그렇게 많지도 않고 ㅠㅠ 환빠질 할땐 그나마 어디 탓할데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ㅠㅠㅠㅠ 뭔가 씁쓸하긴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이런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요즘 들어 나라에선 한류니 뭐니 드립을 치지만 왠지 모르게 부실해 보이는(실제로도 부실한) 문화 콘덴츠가 아쉬울 따름입니다. 물론 그런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자세도 아주 한정/경직되어있고요 ㅠㅠ
우리 이러지 말고 스타크래프트와 양키 팝송을 배끼는 한류의 첨병 아이돌들을 배경으로 신한국 문화를 만들어 봅시다! 아자!!
크웨사님 답지않게 너무 비관적입니다 ;ㅅ;
비관적일만도 합니다 정말 공감입니다 비관적일수밖에요. 우리나라 문화라는것이 재미도없고 남는것도 없는 느낌 아닙니까 옆나라 중국이나 일본에비해 정말 재미없습니다 일제에 지배만 안당했더라면 많은 유형무형 문화재가 보존되어 문화레벨도 높앗을텐데 우리나라는 30위쯤 된다더군요 30위라니.. 200여개의 국가중에 30위라고한다면 높아보이겟지만 주요국가들과 비교해보면 터무니없이 낮은..
평소에 생각하던거 딱 그대로 쓰셨네요. 캐공감합니다.... 이건 정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죠
아아 총통님의 위엄이다/// 좋은글 잘보고가영 ㅇㅅㅇ
아아... 총통님 찬양합니다. /-.-/
우리의 휼룡한전통 = 호상일때는 술먹고 논다 ㅎ
너무 전율이 일어나서, 몇 년만에 댓글을 답니다. 이럴수가...
(요즘 부모들 자기 자식들 가르치는 꼬라지를 보면 그딴 싸가지 없고 버릇없고 무례하고 뉘우칠 줄 모르는 썅놈으로 키워먹고 있는데 잘도 그렇게 되겠다.. 싶지만요)
그딴 싸가지 없고 버릇없고 무례하고 뉘우칠 줄 모르는 썅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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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딱 넌데?
너가 정확하게 저것에 딱 들어맞는 인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