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구단운영이 적자이냐 흑자이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구단운영의 특징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세계에서 프로야구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 중 대표적인 국가 미국은 프로야구 구단이 따로 독립된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와 같다. 즉 홈 구장을 찾는 팬들의 입장료 수입을 주요 기반으로 하여 각종 기념품과 행사 그리고 트레이드와 구장 광고 수입, 방송료를 기본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따라서 구단은 그 지역 자체에서 자생적인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애틀란타 브레이브즈같이 터너 그룹의 자회사 성격으로 있는 구단도 있지만 분명 브레이브즈가 CNN과 관계를 가지고 CNN홍보를 하는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의 회사는 우리나라 같이 문어발식 경영을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계열사 라고 하더라도 재정적으로 완전히 독립되어 있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구단은 적자운영을 하면 살아남기 힘들다.
최근 메이저 리그 구단 2개가 퇴출된다는 소식도 적자를 보고는 구단운영이 불가능한 미국식 시스템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프로야구 구단들은 엄청난 적자를 보고있는데도 계속 운영되고 있는것일까?
지난해 선수협 활동때 구단주들이 모여서 이렇게 집단성토를 했다.
" 더 이상은 구단운영 못하겠다. 이렇게 엄청난 적자를 보고있는데 더 어떻게 하란 말인가."
그러면서 직장폐쇄라는 초강경수를 들고나왔다.
그러나 사실 구단주들은 이런말을 해놓고도 속으로는 일시적인 직장폐쇄는 할지언정 구단운영을 포기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것이 우리나라 프로야구 구단의 특징이다.
우리나라 구단은 대기업 홍보의 성격이 가장 강하다. 기업이 홍보하는데 쓴돈을 낭비라고는 하지 않듯이 구단운영에 들어간 돈은 사실 구단주들의 말처럼 후하게 배푼것이 아니라 홍보비용으로 쓴것이다.
티브이 광고 몇분 나가는 것이 수억이다. 그런 광고 몇개만해도 수십억, 거기다 신문, 잡지에 나가는 광고는 효과도 미미하다. 누가 신문보면서 광고를 유심히 보겠는가.
하지만 프로야구는 다르다. 매일 스포츠 뉴스 시간에 '어느어느팀 아무개' 라고 나오며 게임에 이기든 지든 대기업의 이름이 전국으로 매일같이 퍼져나간다.
더우기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야구에 관심이 많은 팬들이다. 기업 홍보의 효과는 극대화 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이름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수십만명의 프로야구 팬들의 머리속에 되뇌어지고 각인되어진다.
이 엄청난 홍보수단을 어느 대기업이 포기하겠는가.
플레이오프에 한번 올라가면 그야말로 대기업은 입이 쩍 벌어지는 것이다. 수천의 관중들이 프라임타임(7~9시)에 대기업의 이름을 연호한다.
이런 효과는 수십억을 줘도 발휘하기 힘든 광고효과인 셈이다.
LG 의 경우에도 프로야구 구단의 높은 인기와 인지도에 힘입어 럭키금성 이라는 회사 이름을 LG로 성공적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대기업이 회사명을 바꾸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엄청나다. 그렇게 엄청난 돈을 쏟아붇고도 성공을 보장못하는 매우 위험한 작업임에도 LG 는 프로야구 구단 덕을 톡톡히 본셈이다.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선수협 활동은 꾸준히 계속되어 왔지만, 구단측은 분명 내년에도 적자라는 핑계로 선수들의 처우개선과 팬서비스의 개선, 그리고 구장의 편의시설 확충을 미룰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