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덬이 간밤에 잠이 안 와서 찾아본 정보.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옷 고증임을 먼저 밝혀둡니다.
조선시대 왕후는 시집 갈 때 예복을 여러 벌 입음.
사극에서 많이 보이는 적의(꿩옷이란 뜻. 실제로 꿩이 자수로 박혀 있음)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니 패스.
(사극에서 적의+대수머리를 한 모습)
원덬이 공유하고 싶은 복식은
노의(露衣) 임.
노의는 적의보다 한 단계 격이 낮은 '대례복'으로서 상류층 여성들의 '외출복'이기도 함. (그래서 '이슬 로/노'를 쓰는 것 같음)
조선 후기 왕실의 혼례는 왕이 왕후가 있는 별궁에 와서 예를 올린 후,
왕후를 데리고 궁으로 돌아감으로써 마무리가 되는데
노의는 바로 이 궁으로 돌아가는 길에 입는 대례복임!
위 그림이 장렬왕후가 인조와 함께 궁으로 돌아가는 반차도임!
(정확히는 '인조장렬후국장도감도청의궤-반차도')
그래서 이때 장렬왕후가 뭘 입었느냐면...
1. 먼저 속옷격인 속적삼+속곳을 입음.
사진으로는 저렇게 간단하게 나와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렇게 입었을 거임...ㅎㄷㄷ
2. 저고리 1 + 치마 1
시대에 맞게 품이 넉넉함.
3. 저고리 2 + 치마 2
그 위에 또 저고리와 치마를 입는데,
위에 입는 저고리와 치마가 더 격이 높은 걸 볼 수 있음.
저고리는 길이가 더 길어졌고,
치마는 금박을 입힌 대란치마임.
4. 저고리 3 + 치마 2
하지만 거기다 또!!! 저고리 3을 입음.
저고리와 치마 둘 다 '자적색'이란 건데,
자적색은 고귀한 색이라서 왕비, 대비 정도 돼야 입을 수 있음.
에효.. 이제 끝?
5. 중삼
어림없지!
얇은 중삼을 또 입어줌. 가디건 같기도 함.
그리고 드디어....
6. 노의
대망의 '노의'가 나옴.
컴퓨터로 보니까 사진이 좀 작은데...;;;
모바일로 보면 더 잘 보일 거야!
원삼보다 훨 심플한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음.
운봉문(구름+봉황 무늬) 금박을 화려하게 입히고, 깃은 둥근 모양.
전체적으로 대홍색을 썼고, 파란 태수를 씀으로써
조상들이 늘 신경 썼던 '음양'의 조화를 꾀했음.
조선 전기에는 대(허리띠)를 쓰지 않고 그냥 입었는데,
인조대에서는 대를 씀.
적의만큼은 아니어도 엄청 화려하고 품위 있는 옷이었다!!!!!
제작비 때문인지 사극에서는 잘 고증이 안 됨 ㅠㅠㅠㅠㅠ
근데... 이것도 끝이 아니었으니!!!
7. 너울
고귀하신 왕비 전하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너울을 또 씀.
역시 고귀한 자적색을 썼음.
이렇게 꽁꽁 싸매고 궁으로 들어감.
다행히 시집 간 날은 12월임.
아 근데 원덬은 궁금했음.
그럼 저 너울 속에서도 대수머리를 했을까?
근데 그러면 너울 때문에 다 망가지지 않을까?
애초에 삼각형인 머리에 너울이 제대로 써지기나 할까?
고증에 따르면 너울 속에서 대수머리를 하지 않고,
'낭자쌍계'라는 머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함.
낭자쌍계란 두 가닥 머리를 벌여놓은 형태이며 관례 전의 머리라는데 찾아보니
와우...
근데 합쳐보니 선녀 같고 이쁜 듯?
하여튼 그렇다고 한다.
원덬에겐 생소한 대례복이라 가져와봤음.
모든 공은 이 모든 걸 고증하고 제작하신
단국대학교 전통의상학과 김남희, 최연우 님께 바칩니다.
첫댓글 와 진짜 흥미롭다 순식간에 읽음
신기하다...진짜 조선시대 한번만 구경해보고싶어
와 여름에는 쪄죽겠다
와 땅으로 가라앉겠다
와 흥미로워
우와 전통의상학과가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