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4월12일 수원 봉녕사
주한대사 초청 ‘한국불교문화 체험행사’ 진행
리투아니아·핀란드·유럽연합·태국 등서 참석
사찰음식 맛보고 요리사 찾아 “굿 쿡!” 인사
차·붓다볼 명상하며 “놀라운 경험…한 번 더!”
사회부장 도심스님 “마음 평화, 세계 평화로 이어지길”
각국 주한대사들이 가족 손을 잡고 사찰을 찾았다.
4월12일 수원 봉녕사에서 붓다볼 명상을 체험하는 모습.
“놀라운 경험(Amazing)” “한 번 더(One more)!”
각국 주한대사들이 가족 손을 잡고 사찰을 찾았다. 넥타이도 풀었다.
편안한 자세로 좌복 위에 앉아 다함께 ‘옴’ 소리를 냈다.
붓다볼도 머리에 덮어썼다. 붓다볼이 자아내는 깊은 울림 따라
생각도, 동작도 잠시 멈췄던 대사들은 소리가 사라지자 얼굴에 천천히 미소를 띠었다.
명상을 마친 뒤 “한 번 더!” 소리가 나왔다.
한 주한대사는 “정말 의미있고 놀라운 경험”이라며
“마치 내면의 존재를 만진 느낌이었다(Touch my being)”고 표현했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국제팀이 ‘주한대사 초청 한국불교문화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사회부장 도심스님(사진 가운데)을 비롯한
국제교류위원 스님들과 각국 대사들, 가족들의 기념촬영 모습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부장 도심스님) 국제팀이 4월12일 수원 봉녕사에서
‘주한대사 초청 한국불교문화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리투아니아, 유럽연합, 이스라엘, 태국, 핀란드 주한대사들이 참석했다.
대사들이 편안히 쉬어가는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가족들도 초대했다.
대사들의 배우자와 자녀, 예비사위도 사찰을 찾았다.
사회부장 도심스님, 사회국장 진효스님, 국제교류위원 정범스님,
남전스님, 혜민스님, 문종스님은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언어도, 종교도 다르지만 그간 해외 교류활동을 해오며 몇몇 대사들과 안면이 있었다.
한 대사가 “익숙한 느낌이다”라고 인사하자,
도심스님은 “불교에서는 이를 ‘인연’이라고 표현한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부처님 사상은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걸 의미한다”라며
“오늘 이 자리가 마음의 평화에서 지구의 평화로 쭉 이어지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도 환영인사를 전했다.
진상스님은 “자국과 한국의 가교역할을 하는 바쁜 일정 중에도
청정하고 아름다운 봉녕사에 온 여러분들을 환영한다”라며
“꽃피는 봄날, 건강한 음식과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지혜를 채워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사회부장 도심스님은 “오늘 이 자리가 마음의 평화에서
지구의 평화로 쭉 이어지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도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지혜를 채워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봉녕사 정현스님이 대사들에게 사찰을 안내하고 있다.
대적광전 안 불화를 보고 있는 대사들.
불상을 찍고 있는 모습.
대사들은 불교를 알아가는 데 적극적이었다. 시작부터 질문이 이어졌다.
“what is 비구니?”
일정은 사찰순례로 시작됐다. 봉녕사는 800여 년의 역사가 이어져온 승가교육도량이다.
대사들은 불교를 알아가는 데 적극적이었다. 봉녕사 정현스님이 도량을 소개하자,
시작부터 대사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비구니가 뭐냐” “출가자 수는 늘고 있냐” “교육과정은 어떻게 되냐”
“달라이라마는 한국불교에 어떤 영향을 미쳤냐” 등의 질문이 오갔다.
정현스님은 승가를 이어가기 위한 역대 스님들의 노력과 법력,
조각난 메모지에 삶의 지혜를 써놓은 전시물 등
승가의 역사와 정신, 소박한 생활상을 차례로 설명했다.
발걸음은 대적광전에서 오래 머물렀다.
대사들은 대적광전 불상과 80화엄변상도가 조성돼있는 벽화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다.
정현스님이 “마음이 예쁜 사람은 부처님의 미소가 보일 것”이라고 말하자,
핀란드 대사가 곧바로 “나는 보인다(I see)”라고 답해 함께 웃기도 했다.
사찰음식도 체험했다.
웃으며 사찰음식을 먹고 있는 대사 가족들.
식사를 마친 뒤 요리사를 직접 만나길 요청, 눈을 맞추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차명상 시간에는 ‘상상 다실’이 열렸다.
차를 우려내는 봉녕사 율주이자 불교다례 및 차명상마스터 적연스님.
차를 마시고 있다.
웃으며 느낀점을 나누는 대사들.
사찰음식도 체험했다.
봉녕사 효석스님은 대사들에게 이날 상차림을 통역없이 직접 설명했다.
두부 사이에 나물을 넣은 두부 샌드위치, 두릅과 연근,
미나리로 만든 전 등 총 15가지로 차려졌다.
“정말 건강하다(Very health)” “훌륭한 요리사다(Good cook)” 반응이 곳곳에서 나왔다.
식사를 마친 뒤 대사들은 요리사를 직접 만나길 요청, 눈을 맞추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차명상 시간에는 ‘상상 다실’이 열렸다.
봉녕사 율주이자 불교다례 및 차명상마스터 적연스님은
차를 우려내고 마시는 모든 과정을 설명한 다음, 나를 행복하게 한 사람,
힘들게 한 사람을 상상 속 다실로 초대해 축원을 건네라고 안내했다.
명상이 진행된 10분 동안은 몰입을 위해 사진촬영도 중단됐다.
고요한 분위기에 잠들어버린 대사도 있었다.
주한대사들은 느낀 점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한 참가자는 “친절하고도 이색적인 명상이었다”라며
“나를 행복하게 한 사람과 힘들게 한 사람을
똑같이 자비롭게 대한다는 게 인상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일상이 너무 바쁘다보니
몸도 마음도 무거워 명상을 잘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적연스님은 “차명상은 현재 자신의 상태를
가장 빠르게 점검할 수 있는 수행방법”이라며
“차뿐만 아니라 모든 경우에 적응 가능하니, 커피를 마실 때 밥을 먹을 때
지속적으로 적용해보며 마음의 평화를 찾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붓다볼 명상.
붓다볼을 머리에 쓰고 있다.
봉 망치로 두드리자 깊은 진동이 울렸다.
이스라엘 대사가 명상을 체험한 뒤 한 번 더!”라고 외치고 있다.
사뭇 차분하던 차명상 체험과 달리, 붓다볼 명상 시간에는
웃음과 호기심, 진지함이 뒤섞인 분위기가 나왔다. 넥타이도 잠시 풀었다.
좌식이 불편한 대사를 위해 의자도 제공됐다.
대사들은 봉녕사 선정스님의 진행에 따라
붓다볼을 일제히 머리에 쓴 다음, 봉 망치로 붓다볼을 두드렸다.
붓다볼의 깊은 진동소리는 일시적으로 생각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 더 깊은 자아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이스라엘 대사는 다른 일정으로 인해 분주한 와중 참석했지만,
명상을 체험한 뒤 가장 먼저 “한 번 더!”라고 외치며 “아니, 하루종일 하고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치 나의 존재, 나의 본질을 만진 듯한 놀라운 경험”이라며
“고요함 속에서 무엇이든 괜찮은 나를 만났다.
내가 어떠한 모습이든 나는 그저 나일뿐”이라고 표현했다.
이밖에도 대사들은 불교 가치를 언급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유엔 대사는 “한국불교를 빼놓고선 한국을 이해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바쁜 일상에서 한숨 쉴 수 있도록 뜻깊은 경험을 하게해줘 감사하다”고 했다.
핀란드 대사는 “마치 피난처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며
“좋은 추억 만들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한대사로 부임 후 종교중재를 맡으며 불교를 처음 접했는데,
불교야말로 가장 진보적이고 사회적 힘을 가지고 있는 공동체라고 생각했다”라며
“불교 사상이 더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했다.
향후 협력과 교류활동을 더욱 활발히 하자고 제안하는 대화도 오갔다.
한국 사찰의 건축, 음식 등 이날 모든 게 새로운 경험이었다던 리투아니아 대사는
“경건한 장소에 초대해줘 감사하다”라며 “한국은 다종교사회임에도
종교간 평화와 공존을 유지하는 게 신기했는데,
언제 한번 이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태국 대사도 “태국으로서는 한국불교와의 우애 증진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며
“앞으로 협력관계가 더 커지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스님들은 “힘들면 언제든 다시 봉녕사로 도망오라”며
“수원이 멀다면 사찰은 어느곳에나 있다”라고 배웅했다.
웃으며 도량을 걷고 있는 대사들.
핀란드 대사가 공양에 앞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