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桃花女와 비형랑의 이야기
第二十五, 舍輪王. 謚眞智大王. 姓金氏. 妃起烏之安. 知刀夫人. 大建八年丙申卽位(古本云十一年己亥誤矣) 御國四年. 政亂荒姙. 國人廢之. 前此. 沙梁部之庶女. 姿容艶美. 時號桃花浪. 王聞而召致宮中.
신라 제25대 사륜왕의 익호는 진지 대왕이고 성씨는 김 씨이시고, 왕비는 지오안의 딸 지도부인이었다. 대건 팔년 병신년에 즉위하셨다. 고본에는 11년 기해년이라 했는데 잘못이다.) 나라를 다스린 지 4년 정사가 어지럽고 거칠었으며 음란한 짓걸이들이 많아져 나라 사람들이 폐하여졌다. 이에 앞서 사량부에 사는 서녀가 있었는데 자태가 요염하고 예뻐 그 당시 사람들이 도화녀라고 불렀다.
왕이 이 소리를 듣고 그녀를 궁중으로 불러들여
欲幸之. 女曰. 女之所守. 不事二夫. 有夫而適他. 雖萬乘之威. 終不奪也. 王曰. 殺之何. 女曰. 寧斬于市. 有願靡他. 王戱曰. 無夫則可乎. 曰可. 王放而遺之. 是年王見廢而崩. 後二年其夫亦死. 浹旬忽夜中. 王如平昔.
그녀와 상관하려고 하므로 도화녀가 말하기를 여자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 것이 정조를 지키는 바이고 남편이 있는데 다른 남자를 택하는 것은 아무리 제왕(萬乘)이라 할지라도 빼앗지 못하는 것입니다. 라고 했다. 왕이 말하기를 너를 죽인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라고 했다.
도화녀가 말하기를 차라리 시정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일만은 엿보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했다. 왕이 희롱하며 말하기를 남편이 없다면 어찌하겠는가 했라고 물었다. 도화녀가 대답하기를 그것은 그럴 수가 있습니다. 하니 왕이 그녀를 보내주었다. 이해에 왕이 붕어하셨고 폐위되셨다. 그런 후 2년이 지나서 도화녀의 남편 역시 죽었다. 십여 일이 지난 어느 날 왕이 한밤중에 홀연히 옛날처럼
來於女房曰. 汝昔有諾. 今無汝夫. 可乎. 女不輕靡. 告於父母. 父母曰. 君王之敎. 何以避之. 以其女人於房. 留御七日. 常有五色雲覆屋. 香氣滿室. 七日後忽然無瘲. 女因而有娠. 月滿將産. 天地振動. 産得一男.
도화녀의 방에 나타나시어 네가 예전에 대답하기를 네 남편이 죽어 없으니 지금은 되겠느냐. 하였다. 도화녀가 가벼이 응하지 않고 부모님에게 말씀을 드리니 부모님이 말씀하시기를 왕의 말씀을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하고 딸 도화녀에게 왕이 들어있는 방으로 들어가라고 하셨다. 왕께서 7일 동안 머무르는 동안 오색이 빛의 구름이 집을 덮었고 방안에 향기가 가득했다. 7일 후에 홀연히 왕이 자취를 감추었다. 도화녀는 태기가 있었다가 달이 차서 해산하려 할 때 천지가 진동하더니 한 사내아이를 낳았다.
各曰鼻荊. 鎭平大王. 聞其殊異. 收養宮中. 年至十五. 授差執事. 每夜逃去遠遊. 王使勇士五十守之. 每飛過月城. 西去荒川岸上(在京城西). 率鬼遊. 勇士伏林中窺何. 鬼衆. 聞諸寺曉鐘各散. 郞亦歸矣. 軍士以事來奏.
그 아이의 이름은 비형이라고 했다. 진평대왕은 이상하게 여겨 그 아이를 궁중으로 불러들여 기르게 했다. 비형의 나이가 15세가 되자 왕은 그를 집사로 삼았다. 비형은 매일 밤마다 멀리 달아나서 놀곤 하니 왕이 용사 50인을 붙여 지키게 했다. 매일 월성을 날아 넘어 다니고 서쪽 황천 언덕 위(경주 서쪽)로 달려가서 귀신들의 무리를 데리고 놀았다. 숲속에서 용사들이 그를 엿보았더니 귀신들은 절에서 들리는 새벽 종소리를 듣고는 각각 흩어져 버렸고 비형도 돌아오곤 했다.
용사들이 비형의 이런 행위를 왕에게 아뢰니
王召鼻荊曰. 汝領鬼遊. 信乎. 郞曰然. 王曰. 然則汝使鬼衆. 成橋於神元寺北渠(一作神衆寺,誤云荒川東深渠). 荊奉勅. 使其徒鍊石. 成大橋於一夜. 故名鬼橋. 王又問. 鬼衆之中. 有出現入間. 輔朝政者乎. 曰有吉達者.
왕은 비형을 불러 말하기를 네가 귀신들과 노는 것이 사실이냐? 비형은 그러하옵니다. 라고 대답했다. 왕이 대답하기를 네 말이 사실이라면 귀신들을 불러 신원사의 북쪽 개천에다 교량을 놓아라.(혹은 신중사라 하나 잘못이다. 혹은 황천의 동쪽 심랑深渠이라 한다.)하였다. 비형이 칙명을 받들고 귀신들이 돌을 옮기고 다스려 하루 밤사이에 큰 다리를 놓게 되므로 이를 귀교라고 이름을 붙였다. 왕이 물었다. 귀신들 가운데 인간으로 변해서 조정의 일을 도울 자가 있겠느냐? 하시니 비형이 대답하기를 길달이라는 자가 있긴합니다.
可輔國政. 王曰與來. 翌日荊與俱見. 賜爵執事. 果忠直無雙. 時角干林宗無子. 王勒爲嗣子. 林宗命吉達. 創褸門於與輪寺南. 每夜去宿其門上. 故名吉達門.
그자는 정사를 도울 만합니다. 했다. 왕은 그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 다음날 비형이 그와 함께 와 왕에게 보였다. 왕은 집사의 직을 길달에게 하사하니 과연 충직함이 짝이 없었다. 이때 각간 임종은 아들이 없었으므로 왕명으로 길달을 아들로 삼으라 명하셨다. 임종이 길달을 명하여 여륜사의 남쪽에 문루를 세우도록 명하고 밤마다 그 문 위에 가서 자게 명하였다. 그래서 이문을 길달 문이라고 했다.
一日吉達變狐而遁去. 荊使鬼促而殺之. 故其衆聞鼻荊之名. 怖畏而走. 時人作詞曰. 聖宰魂生子. 鼻荊郞室亭. 飛馳諸鬼衆. 此處幕留停. 鄕俗帖 此詞以辟鬼.
하루는 길달이 여우로 변해서 도망가니 비형이 귀신들을 시켜서 잡아 죽였다. 그런 이후부터는 귀신의 무리는 비형의 이름만 들어도 두려워 달아났고 그때의 사람들은 글을 지어 이르기를 성제의 혼이 나으신 아들, 비형의 집이 여기로구나, 날뛰는 잡귀들아, 이곳에 함부로 머물지 말라, 하고. 향 속에 이런 글을 벽에 붙여 귀신을 물리쳤다.
**勅 조서 칙서 칙. 廢 폐하다 그만두다 폐. 娠에 배다 신. 諾 대답한다는 것이랑. 斬배다 끊어버리다 참. 靡 쓰러지다 미 쏠리다 미. 瘲앓다 병 종. 狐여우 호. 艶 곱다 염. 收거두다 수. 授주다 수. 窺엿보다 규. 渠도량 거 크다 거. 鍊쇠불린 연. 俱함께 구. 詞말씀사 알리다 사. 怖두려워할 포. 帖 비단에 적은 표제, 휘장 첩. 遁달아나다 둔. 促재촉하다 촉, 다가오다 촉. 馳달리 치, 뛸 치.
*三國遺事 卷 一
*번역: 박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