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원죄 없이 잉태하신 성모님
성녀 베르나데타
베르나데타는 원죄 없으신 성모 마리아를 사랑하는 늘상 묵주기도를 올리는 어린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성모송을 외며 나무를 하고 있을 때에 이상한 바람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이가 놀라서 쳐다보니 바위의 움푹 패인 동굴이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며 그 한가운데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귀부인이 서 있었습니다.
베르나데타는 당황하여 꿈이 아닌가 하고 두 눈을 비볐습니다. 그러나 꿈이 아닌 현실이었습니다. 그분의 머리 주위에는 찬란한 빛이 둘러져 있었으며 햇빛에 반사되는 옷은 눈같이 희게 빛났으며 그분의 자태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머리와 어깨에는 흰색 너울이 드리워져 있었고 허리에는 푸른 색 띠를 매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반지나 목걸이를 지니지 않았고 다만 늘어뜨린 묵주를 갖고 있었는데, 기도를 하는 듯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베르나데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인은 미소를 머금으시고 나에게 마치 어머니가 자녀를 부르는 것처럼 좀 더 가까이 오라고 손짓하셨습니다. 나는 눈을 비비고 깜박이며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때 부인의 옷자락이 바람이 나부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지만 나도 모르게 호주머니에서 묵주를 꺼내어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 귀부인은 다시 그곳에 나타나셔서 베르나데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이 세상에서 너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할 수 없지만 저 세상에서는 그렇게 해주겠다.”
이후에도 부인은 열여덟 번이나 베러나데타에게 나타났습니다. 베르나데타는 신부님이 요구한 대로 그 부인께 물어보았습니다.
“당신이 누구신지 제게 가르쳐 주세요!”
부인이 미소를 머금고 대답하였는데 그것을 베르나데타는 기록하였습니다.
“그분이 나타났을 때에 나는 세 번이나 그분이 누구신지를 물었습니다. 그분은 기도하는 자세로 두 손을 모아 하늘을 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원죄 없이 잉태한 어머니이다.’
이름을 밝힌 부인은 이렇게 큰 소식을 세상에 전하고 베르나데타에게 미소 지으신 다음 아무 작별 인사 없이 떠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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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8년 베르나데타에게 나타나신 분은 성모님이셨습니다. 4년 전인 1854년 12월 1일, 교황 비오 9세는 성모 마리아를 원죄에 물들지 않고 성자를 잉태하셨다는 무염시태 교리를 선포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교황이 선포한 교리에 오류가 없음을 증명하시기 위하여 동정 성모님이 루르드에 그 모습을 드러내시어 스스로를 ‘원죄 없이 잉태하신 성모’ 라고 선포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