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지인(婦孺之仁)
아녀자나 어린애의 어짊이라는 뜻으로, 도리를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婦 : 아녀자 부(女/8)
孺 : 어린애 유(子/14)
之 : 의 지(丿/3)
仁 : 어질 인(亻/2)
출전 : 목민심서(牧民心書) 율기육조(律己六條)
간교한 소인배들은 군자가 설령 단호하게 내치더라도 한두 번쯤 그러다 말 것이라 여긴다. 그러다 그게 통하지 않으면, 그 집안사람들 가운데 만만한 사람을 상대로 일을 꾸민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소인배들의 집요함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게 얼마나 힘든지는 다산의 말로도 짐작할 수 있다.
목민심서(牧民心書) 율기육조(律己六條)에 나온다.
我位旣尊, 自我妻子,
皆壅蔽欺, 負之人也.
내 지위가 높아지면 내 아내와 자식들부터 모두 나를 가리고 속여 저버리는 사람이 된다.
妻無不敬夫, 子無不愛親, 夫豈有壅蔽欺負之心哉?
남편을 공경하지 않는 아내가 없고, 아비를 사랑하지 않는 자식이 없는데, 어찌 가리고 속여 저버리는 마음이 있겠는가?
知道者鮮, 或爲顔私所牽, 或爲貨賂所誘, 干謁於是乎行焉, 玆所謂婦孺之仁也.
그러나 도리를 아는 사람이 드물어서 안면에 이끌리기도 하고 뇌물에 넘어가기도 해 청탁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아녀자나 어린애의 어짊이다.
或以膚受之譖, 除去某吏;
或以蟠木之容, 推譽某佐;
或云某甲之訟, 輿情稱冤;
或云某乙之獄, 官決有誤.
살갗에 와 닿는 하소연을 하며 아무 아전을 없애라 하고, 굽어 쓸모없는 나무를 아로새기듯 아무개를 칭찬하며 추천하고, 아무개의 송사에 대해 여론이 원통해 한다고 말하고, 누구의 옥사에 대해 판결이 잘못됐다고 한다.
凡奸人在下者, 百計鑽刺, 以行反間, 則仁妻穉子, 墮其術中, 自以爲公誦, 不覺其私訐. 余見若是者多矣.
무릇 아래에 있는 간사한 자들이 온갖 꾀를 내어 찌르고 들쑤시며 이간질을 하면, 인정 많은 아내나 어린 자식은 그런 술수에 넘어가 스스로 공정한 의론이라 여겨 자기도 모르게 사사로이 고자질한다. 나는 이런 일을 많이 보았다.
▶️ 婦(며느리 부)는 ❶회의문자로 妇(부)의 본자(本字), 妇(부)는 간자(簡字)이다. 시집와서 빗자루(帚)를 들고 집안을 청소하는 여자(女)로 아내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婦자는 '며느리'나 '아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婦자는 女(여자 여)자와 帚(비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帚자는 손에 빗자루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빗자루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帚자에 女자가 결합한 婦자는 집 안을 청소하는 여자를 표현한 것으로 '며느리'나 '아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시집온 여자들의 삶이 엿보이는 글자이다. 그래서 婦(부)는 ①며느리 ②지어미 ③아내 ④여자 ⑤암컷 ⑥예쁘다 ⑦정숙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내 처(妻),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시어머니 고(姑)이다. 용례로는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남의 아내가 된 여자를 부녀(婦女), 여자가 지켜야 할 떳떳하고 옳은 도리를 부덕(婦德), 주로 부녀들이 짓고 부르는 민요를 부요(婦謠), 부인의 공덕이나 공적을 부공(婦功), 여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부도(婦道), 여자의 권리를 부권(婦權), 여자의 말씨를 부언(婦言), 여자의 몸 맵시를 부용(婦容), 아내와 동성동본인 겨레붙이를 부당(婦黨), 길쌈이나 바느질 따위의 부녀자들의 일을 부직(婦職), 고모부에 대하여 자기를 일컫는 말을 부질(婦姪), 아내의 아버지를 부공(婦公), 처남인 자기자신으로 주로 편지에서 매부에게 자기를 가리킬 때 쓰는 부제(婦弟), 장인인 나로 편지나 글 따위에서 사위에 대하여 스스로를 가리킬 때 쓰는 부옹(婦翁), 남편과 아내를 부부(夫婦), 한 집안의 주인의 아내를 주부(主婦), 간악한 여자를 간부(奸婦), 요사스러운 여자를 요부(妖婦), 갓 결혼한 색시를 신부(新婦),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고부(姑婦), 남편이 죽어서 혼자 사는 여자를 과부(寡婦), 범절이 얌전하고 용모와 재질이 뛰어난 신부를 가부(佳婦), 잔치나 술집에서 손님에게 술을 따라 주는 일을 업으로 삼는 여자를 작부(酌婦), 여자의 말을 무조건 옳게 쓴다라는 뜻으로 줏대 없이 여자의 말을 잘 듣다는 의미의 말을 부언시용(婦言是用), 며느리 늙어 시어미 된다는 뜻의 말을 부로위고(婦老爲姑), 남자로서 여자처럼 편벽되고 좁은 성질을 일컫는 말을 부인지성(婦人之成), 여자의 소견이 좁은 어진 마음을 일컫는 말을 부인지인(婦人之仁), 평범한 남자와 평범한 여자를 일컫는 말을 필부필부(匹夫匹婦), 땔나무를 하는 아이와 물을 긷는 여자라는 뜻으로 보통 사람을 뜻하는 말을 초동급부(樵童汲婦),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이에 따름으로 가정에서의 부부 화합의 도리를 이르는 말을 부창부수(夫唱婦隨), 오륜의 하나로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부부 사이에는 인륜상 각각 직분이 있어 서로 침범하지 못할 구별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부부유별(夫婦有別), 정혼하고 배우자가 죽어서 시집도 가보지 못하고 과부가 되었거나 혼례는 했으나 첫날밤을 치루지 못해 처녀로 있는 여자를 일컫는 말을 망문과부(望門寡婦), 악처는 남편의 일생을 망칠 뿐 아니라 가정의 평화를 파괴하고 자손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미침을 일컫는 말을 악부파가(惡婦破家) 등에 쓰인다.
▶️ 孺(젖먹이 유)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아들 자(子; 어린 아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需(수, 유)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孺(유)는 ①젖먹이 ②어린애, 아이 ③아내, 처자(妻子: 아내와 자식을 아울러 이르는 말) ④어리다, 연소하다 ⑤따르다, 친근(親近)하다 ⑥사모(思慕)하다 ⑦흘레하다, 교미(交尾)하다 ⑧(알을 까서)기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나이 어린 남자를 이르는 말을 유자(孺子), 돌아간 부모를 사모한다는 말을 유모(孺慕), 젖먹이를 달리 이르는 말을 유영(孺嬰), 유아乳兒 즉 젖을 먹는 어린아이를 달리 이르는 말을 유해(孺孩), 아녀자나 어린아이의 어짊이라는 뜻으로 도리를 알지 못한다는 말을 부유지인(婦孺之仁)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仁(어질 인)은 ❶형성문자로 忈(인)과 忎(인)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二(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두 사람이 친하게 지냄을 뜻하는 데서 어질다의 뜻으로 쓰인다. 공자(孔子)가 특히 仁(인)을 도덕의 중심으로 삼은 후로는 자기에게는 엄하게 하지만 남에게는 어질게 하는 정신을 인(仁)이라고 설명한다. ❷회의문자로 仁자는 ‘어질다’나 ‘자애롭다’, ‘인자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仁자는 人(사람 인)자와 二(두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仁자에 쓰인 二자는 ‘두 사람’이라는 뜻을 위해 쓰인 것이다. 仁자는 본래 두 사람이 친하게 지냄을 뜻했던 글자였다. 그러나 공자가 仁을 도덕의 중심으로 삼은 후부터는 인간의 근본적인 마음가짐을 대표하는 글자로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仁(인)은 (1)공자가 주장한 유교의 도덕 이념, 또는 정치 이념 오상(五常)의 하나로 모든 덕의 기초로서 공자는 이것을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설명하고 일반적으로 사랑 또는 박애가 그 내용으로 됨. 천도(天道)가 발현하여 인이 되고, 이를 실천하면 만사 모두 조화, 발전된다는 사상임 (2)애정(愛情)을 타에 미침. 곧 어짐, 착함, 박애(博愛) (3)식물의 씨에서 껍질을 벗긴 배(胚), 배젖의 통틀어 일컬음 (4)세포(細胞)의 핵(核) 안에 있는 작은 구형(球形)의 구조. 핵 하나에 한 개 또는 몇 개 들어 있고 리보 핵산과 단백질을 함유하여 단백 합성을 하는 것으로 생각됨. 비교적 큰 입상체(粒狀體)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질다, 자애롭다, 인자하다 ②감각이 있다, 민감하다 ③사랑하다 ④불쌍히 여기다 ⑤어진 이, 현자(賢者) ⑥인, 어진 마음, 박애(博愛) ⑦자네 ⑧씨 ⑨과실(果實) 씨의 흰 알맹이, 속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랑 자(慈), 어질 량/양(良), 어질 현(賢)이다. 용례로는 마음이 어진 사람을 인자(仁者), 어질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인자(仁慈), 어진 임금을 인군(仁君), 타고난 성질이 어질고 착함을 인선(仁善), 인덕이 있고 수명이 긺을 인수(仁壽), 인덕의 감화를 인화(仁化), 어질고 후덕함을 인후(仁厚), 어진 덕을 인덕(仁德), 어질고 명철함을 인명(仁明), 인자스러운 마음을 인심(仁心), 어질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인애(仁愛), 어질며 은혜가 있는 일을 인혜(仁惠), 어진 마음으로 사랑을 베풀어 구제함을 인휼(仁恤), 어진 것과 의로운 것을 인의(仁義), 어질고 덕망이 있는 성인을 인성(仁聖), 성질이 어질고 순함을 인순(仁順), 어질고 착하지 아니함을 불인(不仁), 너그럽고 어짊을 관인(寬仁), 어질다고 소문난 명성을 인문(仁聞), 친소의 차별없이 널리 평등하게 사랑하는 일을 동임(同仁), 복숭아씨의 알맹이를 도인(桃仁),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마음가짐 곧 어짊과 의로움과 예의와 지혜를 인의예지(仁義禮智), 어진 사람은 널리 사람을 사랑하므로 천하에 적대할 사람이 없음을 인자무적(仁者無敵), 인과 의와의 도를 인의지도(仁義之道), 의를 위하여 나서는 어진 사람의 용기를 인자지용(仁者之勇), 어진 사람은 도리에 따라 행하고 양심에 거리낌이 없으므로 근심을 하지 않는다는 인자불우(仁者不憂), 인자는 의리에 만족하며 생각이 깊고 행동이 신중함이 산과 같으므로 자연히 산을 좋아한다는 인자요산(仁者樂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