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뜨릴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맞닿은 우연이,운명이,숙명이 너무나 재밌었기에.
택시는사랑을 싣고.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버스 창문 밖으로 빗물이 방울지어 떨어진다.
손을 뻗어 창문을 만지는 순간 내 눈에서도 빗물과 같은 눈물이 또르르르 흘러내린다.
아아,그래.오늘만은 울어도 되잖아.오늘만은 울어도 약해지지 않아.
"어휴-죄송합니…"
누군가 내 발 밑에 굴러온 빨간 사과를 주우며 내게 죄송하다고 말을 하다가 내 얼굴을 보고는 흠칫한다.
나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저 그 누군가의 발끝만 보며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그리고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엄마!미쳤어?제 정신이야?이제 그만 좀 할 수없어?대체 왜 그래,뭐가 불만인거야?
재혼만 6번째 결혼만 7번째야!이번 새아빠는 또 어떤 사람이야?뻔하지!다 늙은 할아버지겠지.
그렇게 돈많은 늙은이 옆에서 꼬리 살랑살랑 흔들어가며 송장치뤄주면,그 늙은이 죽으면 엄마한테 얼마나 큰 돈이 돌아오길래?
그런식으로 돈벌어서 어디다가 쓰려고!처음 제약회사 할아버지랑 재혼한다했을때는,아-엄마도 아빠랑 그렇게 되고 외롭겠구나
해서 90살이 다 되는 그 할아버지를 내 새아빠라고 데려왔을때 난 진심으로 축하해줬어.
근데 그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세번째 새아빠 네번째 세아빠 다섯번 여섯번 !
엄마한테… 난 뭐야?적어도!그런식으로 행동하기전에 내 생각 단 한번이라도 했다면!이럴순 없어.없는거야 …'
"이번 정류장은 현대아파트입니다,다음 정류장은…"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벨을 눌렀다.비는 어느새 좀 더 굵어져있었다.
우산따윈 갖고 있지않다.나는 별 거리낌없이 빗 속을 걸었다.
아파트 현관까지 뛰어가면 3~4분으로도 충분하지만 딱히 뛰고싶지않았고 딱히 비를 피하고 싶지 않았다.
"옷 다 젖었다."
누군가의 우산이 하늘을 가렸다.어둡고 슬픈 회색빛 하늘을 파랗고 맑은 우산으로 내 눈을 가려줬다.마치 운명처럼…
고개를 올려 푸른 우산을 잠시 보다가 천천히 그 누군가의 얼굴을 확인했다.
선하게 웃고있는 그 남자는 소탈한 모습이였다.눈가의 주름이 그를 한없이 자상한 남자로 보이게 만들었다.
남자는 왼손에 들려있는 마트봉지에서 빨간 사과를 꺼내 흔들어보이면서 나에게 아는척을 해왔다.
"아…아까 버스?"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데,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그렇게 혼자 울고있으면 큰일 당해."
"…무슨 큰일이요?"
내 질문에 남자는 당황한듯 헛기침을 하더니 '그냥 뭐'하며 얼버부렸다.
"큰일이라도 당했으면 좋겠어요…"
"뭐,뭐?"
"…."
"못하는 말이 없네."
말없이 걸어가는 나를 따라오며 남자는 그런 생각을 갖으면 안된다,사람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다라는 둥의 말을
계속해서 떠들어댔다.아- 오늘같은 날에는 비에 젖어서 이 주책맞게 쏟아지는 눈물 좀 숨겨볼까 했는데
떠들면서도 끝까지 내 머리 위를 우산으로 가려주는 이 남자 덕분에 처음보는 남자 앞에서 못 볼꼴을 보이고 말았다.
"아니 근데,왜 이렇게 울어?"
"아저씨."
"응?"
"어디 살아요?"
"이 아파트."
그는 내가 올라타는 엘리베이터에 같이 올라타며 말했다.
내가 손을 뻗어 15층을 누르려 할때 남자가 먼저 선수쳐서 15층을 눌렀다.
…스토커인가?
우리는 같은 층에서 내려 같은 방향의 복도를 걸어갔다.
남자도 나도 서로를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보며 걸음을 멈췄을때…
"여기 살아?"
"네,그런대요."
"우와-이거 참 기가 막힌 인연이네!나 어제 이사왔거든!"
남자는 반갑다는듯 말했다.나는 대수롭지않게 다시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하며 얼른 집에나 들어가라는 무언의 메세지를 보냈다.
그러자 남자는 소리내어 웃으며 나중에 보자하며 게이트맨을 열고 비밀번호를 눌렀다.
현관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가려 할때 난,
"저기요!"
"응?"
"열쇠를 잃어버려서 그런데,친구올때까지만 아저씨네 집에 있으면 안될까요?"
그의 눈은 열쇠구멍이라고는 찾아볼수없는 나의 현관문 게이트맨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마를 긁적이며 알수없는 눈빛으로 내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안될거없지.들어와,아직 이삿짐이 정리 안되서 복잡하지만."
"…고마워요."
그렇게 나는 있지도 않은 나의 룸메이트를 기다리는동안 머물수있는 그 공간으로 들어섰다.
집안 구조는 내 방과 같았다.우선 심플한 침대와 책상이 방안에 놓여있었다.
나머지 짐들은 아직 풀지도 않았는지 박스채로 구석에 쌓여있었다.
집안을 구경하며 침대 위에 앉았다.그때 내 시선에 작은 액자가 들어왔다.
"결혼…했어요?"
"어.우리 딸이야.예쁘지?"
그는 따뜻한 커피를 내게 건내며 답했다.그리고 손바닥으로 자신의 허리께를 가리키며 저번에 보았더니 벌써 이만큼이나
자랐더라며 흐뭇하게 말했다.사진 속 여자아이는 잘해야 7~8살정도 되보이는 매우 귀엽게 생긴 아이였다.
"닮았네요,아저씨랑."
"그래?내가 제일 듣기좋아하는 말이야,그거."
"부인은요?"
"이혼했어."
"아…미안해요."
"아냐 ,전혀 미안스러워하지않아도 돼.아 근데,우리 서로 이름이나"
"이신혜예요.스물 둘이고 학교는 안다녀요.밤에는 요 앞 편의점에서 알바하구 있어요."
"스물 둘? 애기네-"
"웃기는 소리.아저씨도 얼른 통성명해요"
"아아,그래.이용우 이게 내 이름이고 나이는 … 몇살일것같냐?"
"뭐,딸도 저정도 됐고…서른 다섯?"
"고맙지만 올해 마흔줄로 넘어왔다.아,언제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지."
"와.말도 안돼,뻥 아냐?"
"내가 첫사랑만 성공했다면 너만한 딸이 있었겠지."
"쳇.여기로는 왜 이사왔어요?서울에서 왔죠?"
"응,그냥.생각할것도 있고,정리할것도 있고."
"으으-배부른 소리.난 어여 돈벌어서 서울로 나가고 싶은데-"
"왜?"
"왜긴.그냥 왠지 서울로 가기만 하면 내 인생이 확 필것같거든요."
"그럴까?"
"적어도…숨통은 트이겠죠."
"…아까 왜 그렇게 울던거야?"
"…."
"어라?또 우네?"
"…건들지마요.오늘은 지난 7년간 참고 있던 눈물 한꺼번에 내보내는 날이니까."
"7년이나?왜?"
"난…원래 안 울거든요."
"조그만게.참긴 왜 참아,울고 싶을땐 울어야"
"울면은?울면 뭐가 해결돼?울어봤자,달래주는 사람도 없고 위로해주는 사람도 없어.오히려 진짜 외톨이라는걸 인정할수밖에 없게된다고!"
"……."
"아 씨 짜증나!미안해요- 나 오늘 안 좋은 일 있어서 이러는거니까 이해해줘요,원래 이런애 아니거든요."
"내가 딸같아서 해주는 말인데,그럼 울고 싶을때는 나한테와.달래주는건 해줄수있으니까.뭐,나도 원래 이런 사람은 아닌데."
"참나,아저씨가 뭔데요?"
"이웃사촌?옆집사는 사람끼리 그정도도 못해주겠냐?"
아저씨는 다 마신 커피를 탁상 위에 올려놓고 소매를 걷어부쳤다.
짐정리를 좀 해야겠다며 박스가 쌓여있는 곳으로 향하는 아저씨의 손목을 힘껏 붙잡았다.
그리곤 침대위에 눕힌 뒤 그 위에 올라타 앉았다.놀랄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그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살짝 미소를 띄고 있었는데 마치 재밌다는듯 어디 한번 해보라는듯한 표정이였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데,남자 혼자 사는 집에 여자를 들여요?"
"하- 뭐?"
"솔직히 말해봐요.나 조용히 보낼 생각이였어요?아니죠?가뜩이나 여자도 궁했는데 젊고 이쁘고 어린 여자가 알아서 넙죽
들어와주니 좋아죽을뻔했죠?생각만해도 흥분됐죠?아 - 요거 어떻게 구워먹을까 그 생각밖에 안들었죠?
뭐,아저씨 말대로 딸뻘되는 이 순진무구한 나를 상대로 그런 불쾌한 상상을 했다는거 참 짜증나는 일이긴 한데 …
난 오늘부터 나를 더럽힐 생각이든요?다 죽어가는 노인네들한테 6번째 시집가는 울엄마한테 복수할려구요.
망가지는 내 모습보면 조금이라도 미안해하지 않겠어요?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로 아저씨 좋은 일 시켜줄께요.
우리 서로 손해볼거없지않아요?난 더럽혀지고 싶고,아저씬 몸값도 받지않는 콜걸 부른셈쳐요"
"이봐."
"지금부터 날 더럽혀줘요.아주 너덜너덜하게.쓰레기 냄새라도 나게.울엄마가 날 본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던거 후회할수있도록."
그리고 나는 무작정 윗옷을 벗어제꼈다.밑에 누운채 황당하다는듯 나를 바라보는 아저씨의 입술에 투박스러울 만큼
입술을 부딪혔다.그것은 키스가 아니였다.키스를 모방한 일종의 행위예술이였다.
키스경험이 거의 전무한 내가 억지스럽게 밀어붙이자 그는 우습다는 듯 내 양 볼을 붙잡고 입술에 쪽 소리가 나게 뽀뽀를 했다.
그리고나서 내 몸을 옆으로 밀어내고 몸을 일으켰다.
"비밀번호를 까먹었다고 했으면 몰라도 열쇠가 없어졌다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해대니 요즘 젊은 애들은 옆집사는 사람끼리
안면이나 트자는 말을 저런 식으로 돌려서 말하나 했지,또.와-쪼끄만게 이렇게 당돌하고 깜찍한 짓을 할줄이야…
이래뵈도 내 친구들중에 변호사 많거든?너 내가 얼마전에 이혼한걸 고마워해라.
법정가는거 지겨워서 이번일은 조용히 넘어가는데 또 덮치면 그땐 진짜 합의고 뭐고 없어,형사소송이야 아주."
그는 장난스럽게 내가 벗어던진 티셔츠 목에 내 머리를 집어넣으면 말했다.그리고는 가만히 있는 내 머리를 쓱쓱 정돈해주며
장난기가 가신 진지한 목소리로 무어라 무어라 나즈막하게 말했다.그때 난 꾹 참고있던 눈물을 펑펑 쏟아버렸다.
#
"이신혜!"
"아저씨-"
"편의점 지금 끝난거야?열심이네-"
용우아저씨는 택시 앞유리창을 닦다말고 나를 보며 편안한 미소를 보냈다.
어느새 그와 위태로운 줄 위에 서있는것과도 같은 거리를 유지하며 지낸지 한달이 다 되어간다.
물론 그는 아니지만…
"아저씨도 지금 운전 시작하는거야?"
"어,뭐.늙었는지 아침 잠도 없어져서 이제부턴 일찍 나가려고.나가는김에 니 얼굴도 보고."
"…그동안 안보이더니."
"신애가 아파서 입원했더라고.부지런히 서울 올라가서 병원가봤더니 감긴데 그렇게 심한건 아니래."
"다행…이네."
"응,짜식이 말야 아빠 속은 어지간히 썩혀.하하-"
"…아침은 먹었어?"
"어,대충.아-너도 배고프겠다.얼른 들어가서 아침 챙겨먹고 푹자.그래야 또 이따 밤에 아르바이트나가지."
"응,그래야지."
"근데 여자애가 새벽에 혼자 편의점 지키는건 좀 위험하지 않냐? 차라리 오후타임으로 바꾸는게 나을것같은데 말야."
"밤엔…일해야해."
"왜?"
"…나를 더럽히고 싶거든."
"…뭐?"
깜짝 놀라서 내게 되묻는 아저씨를 향해 최대한 얄미운 표정으로 혀를 낼름거리고는 뒤돌아섰다.
너 일루 와,안와?하며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대는 그를 향해 뒤도 안돌아보고 손을 흔들었다.
병신같이…놀라기는.
#
"아저씨."
"응?"
아저씨는 몇일전부터 물이 안내려가는 우리집 싱크대 밑을 뜯어내며 대답했다.
"저번에 그랬잖아.눈물이 날땐 참지말고 울어야한다고."
"응,그랬지."
"진짜 진짜 슬픈데 울고 싶을만큼 슬픈데 막상 울려고 하면 눈물이 안난다?"
"왜?울고싶어?속상한 일이라도 있어? 이야-여기 물 다 샜네,저기 호스 좀 줘봐."
"여기."
"고마워.으차-무슨일이길래 하루종일 그렇게 힘이 없어?"
"오늘 우리 엄마 결혼하는 날이거든,7번째."
"…그렇구나."
"고마워.아무렇지 않은척 해줘서."
"…."
"그리고 내 22번째 생일이기도 하고."
"그렇…뭐??"
"고마워.아무렇지 않지 않아줘서."
#
"뭐해?"
"일기장봐."
"일기장?누구?"
"이신혜 일기장."
"이신혜?설마 나?"
"응.설마 니 일기장."
"꺄!미쳤어?왜 숙녀방에 들어와서 도둑고양이처럼 남의 일기장은 훔쳐보고 난리야."
"나 방금 이신혜의 새로운 모습 봤거든."
"무,뭘!"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없이 방을 나갔다.
뒤를 쫄래쫄래 따라다니며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거냐고 물어도 그는 대답없었다.
#
"아-드디어 다 끝났다!"
"이사온지 한달 반만에 짐정리를 끝내는 바보천치가 어딨냐?"
"맞먹어,아주."
"억울하면 늦게 태어나지 그랬어.아,근데 전화선은 왜 여기다 연결했대?잘못하면 걸려넘어지겠다."
"어쩔수없어,조심하는수밖에.콘센트가 티비 뒤 쪽으로밖에 없어서."
"그래도 너무 위험해보인다.와-이 책들은 다 뭐야?"
"야야! 건들지마."
"헤에! 건들라해도 안 건들이네요! 알수없는 영문만 가득하고 에휴-보기만해도 졸리네.아저씨 공부 시작했어?
내가 공부를 좀 해봐서 아니, 해보려고 해서 아는데 처음부터 무작정 이렇게 어려운 원서들로 시작하면 금방 포기할껄?
그냥 대형서점가면 영어기초문법 문제집 간단하고 컬러풀한거 많으니까 쉬운것부터 시작해."
"…그럼 같이 가자.가서 너가 골라줘."
"같이?뭐…이 몸이 특별히 가주길 원한다면야…"
"…."
"아,됐거든?"
"신혜야."
"됐어,됐어!자꾸 열라 꼰대같은 말만 할래?나 대학 안 가.안 가요!아저씨가 암-만 꼬셔도 공부할 맘 추호도 없고
대학갈 맘 백번 죽는대도 없거든? 아저씨나 열심히 공부하셔서 꼭 명문대 늦둥이 신입생 되셔요?네?"
"같이 하면 되잖아.아저씨가 옆에서 많이 도와줄께."
"참나.아저씨가 뭘?뭘 도와줄껀데!글구 나 학교다닐때도 전교에서 알아주는 꼴통이였어.둘째 새아빠가 붙여준 연대 공대
수석입학 과외선생도 나 좌표평면 평행이동 가르치다 과외비 전액 환불하고 때려쳤거든?근데 아저씨가 뭘 어쩌겠다고!
그리고 나 내가 새벽에 쌔빠지게 일해서 번 돈 별 의미도 없는 대학 등록금으로 쓰고싶지않아."
"아저씨가 대주겠다고.무슨말인지 몰라?니 써포트 해주겠다고."
"아저씨가?아저씨 그렇게 돈 많아?"
"…그냥 준다는거 아냐.대학 다니면서 니 전공 살려서 열심히 일해.그리고 나중에 갚아."
"…아저씨 나한테 왜 이러는데?내가 대학을 다니던 안다니던 그게 아저씨랑 무슨 상관인데?"
"니 또래 애들 사이에서 너 기죽는거 보기 싫고 남들 다 하는거 너만 못하는것도 보기 싫으니까.니 능력,재주 썩히기 아까우니까.
적어도 너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사람 여기 아저씨도 있다는거 그것만 알아주면 돼."
#
"봐- 싸인 이엔이 마이너스 일보다 같거나 크고 플러스 일보다 크거나 작을땐 리미트 엔분의 일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입다물고 여기 봐,그럼 엔분의 일이 영이랑 같…"
"아저씨.좀만 쉬자,응?나 머리가 반으로 쪼개질것같아."
입을 삐죽거리며 괜히 감긴 눈을 하고 칭얼대자 아저씨는 졌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문제집 사이에 샤프를 꽂아 덮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디가냐고 묻는 내 말에 단답으로 '화장실.'시니컬하게 대답하고 사라졌다.
참 신기하단 말이지.분명 엘리트같아 보이지는 않는데 수학문제를 스삭스삭 푸는 모습은 여느 엘리트들 저리 가라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기지개를 켰다.벌써 몇시간째 자리에 앉아서 리미튼지 시그만지 성격에 맞지도 않는 공부를
하고 있을려니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창문을 열고 고개를 밖으로 쑥 내밀었다.
어느덧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있다.15층이라 창문 밑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새끼 손톱보다도 작게 보였다.
나는 창문에 걸터앉아 두 발을 밖으로 뻗었다.까닥하면 저 아래로 추락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미처 뇌까지 전달되기도 전에
척추에서 경련이 일어났다.그 짜릿함에 배가 간질거렸다.손바닥에서는 땀이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었다.
"너 뭐하냐?"
딱딱하게 굳은 목소리에 고개를 뒤로 재쳐 확인하니 아저씨가 서있었다.몹시 화가 난 표정으로 …
나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는것만으로 내게는 위로가 된다는걸 저 사람은 알까?
난 두 손을 양 옆으로 뻗어 흡사 타이타닉 위에서나 해볼법한 포즈를 취했다.
"이신혜……."
"화내는거야?"
"좋게말할때 내려와."
"처음인거 알아?아저씨가 나한테 화내는거 말야.언제나 늘 자상하고 따뜻한 아빠같은 모습만 보여줬잖아.
전에 아저씨가 딸 신애랑 전화하면서 화를 냈었다?이신애!너 아빠 화나게 할래?뚝 그쳐.이제 너 운다고 다 해주는 사람없어.
아빠 열밤만 자면 갈꺼야.그때까지 엄마말 잘 듣고 있어.아빠 신애보러 갈께.울지않고 엄마말 잘 듣고 기다리면
선물사줄테니까 잘할수있지?그래 , 아빠도 사랑해 신애야.…그리고 전화를 끊고 아저씨는 울었어.그치?난 알수있거든.
아저씨 마음은 너무 슬프게 울고있었어.난 신애가 부럽다.아저씨를 화나게할수도,울게할수도,웃게할수도 있는 아저씨 딸 신애가 부러워.
그리고 아저씨한테 당당하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있는 신애가 부러워.
사랑한다말하면 자기도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아저씨의 사랑을 받는 신애가 부러워."
"너 지금 정말 위험한 짓 하고있는거 알아?그만하고,"
"와- 당황하다가 화내다가 타이르다가 재밌네,아저씨 골탕먹이는것도?
난 지금 여기서 떨어질수도 있어.근데 아저씨가 날 구해준다면 아저씬 평생 내 인생 책임져야해.
이미 난 내 목숨을 스스로 버렸지만 그런 내 목숨을 구한건 아저씨니까."
얼마나 이를 꽉 깨물고 있는지 양쪽 턱이 우직거리는 아저씨의 얼굴을 보고 한번 풉 웃고 나는 양쪽으로 벌린 두 손을 흔들었다.
"선택은 아저씨 몫.강요하진 않아.자-그럼 난 간다!"
"기다려!"
`와장창`
.
.
.
"풉-그러게 내가 그 전화선 위험하다 했잖아."
"넌 지금 이 상황에 웃음이 나오냐?"
"속은 아저씨가 바보지.내가 미쳤다고 아저씨 뭘 믿고 거기서 떨어지려하냐?여튼 뭘해도 코미디야,아저씬.
멋지게 기다려!하고 달려오다가 전화선에 걸려서 자빠지냐?솔직히 아저씨 진짜 추했어.알아?"
"진짜 대책없다,너."
"사돈남말.대책은 아저씨가 없는거지.전화선을 그런식으로 연결해놓는 사람이 어딨냐?전선코드를 하나 사던가 하지."
"됐고 뒤에 서랍장 보면 뿌리는 파스 있으니까 그거나 좀 줘.얼음찜질로는 안되겠다."
"자-근데 병원가봐야하는거 아냐?"
"그렇게 심각한건 아니야.그냥 압박붕대 몇일하고 있음 나아질텐데 뭐."
벌겋게 부풀어오른 아저씨의 발목을 보자 맘이 불편해졌다.
아,괜히 미안하네…
"…미안."
"됐어."
"줘봐,내가 뿌려줄께.집에 붕대는 있어?"
"어,거기 응급상자 안에."
"내가 이래뵈도 가정실습시간에는 졸지않고 열의를 불태우며 수업을 들었다구!가만있어봐,아주 퍼펙트하고 예쁘게 조여줄께."
"내가 할께."
"에헤!가만있으라니까?"
"오늘안에 할수있겠냐?"
"당근!뭐야,지금 나 무시하는거야?"
사십분에 걸쳐 맨 압박붕대의 모습은 결코 아름답진 않았다.
자신의 발목을 덮고 있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붕대를 보며 아저씨는 그저 말없이 웃었다.
그리고 내 머리를 두어번 두드리며 말했다.
"고맙다……떨어지지 않아줘서."
"됐고,어쨋든 아저씨 내 인생 책임지게 생겼어."
#
"합칠까 생각중이야."
"뭐?뭐를?"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대수롭지않게 물으며 시니얼을 신나게 먹고 있었다.
오늘은 수업을 쉬고 영어단어 200개를 암기하라는 숙제를 내준 아저씨도 , 200개는 없어보인다며 300개 외우겠다고
큰소리 떵떵치던 나도, 둘이 같이 퍼져 여태껏 무료하게 TV를 보다가 배가 고파 일어났다.
"신애엄마랑."
"…시,신애엄마?"
"응.아무래도 여자 혼자 애 키우기가 힘든 모양이야.다시 합치는게 어떻겠냐고 묻더라고.
신애도 왜 자기 엄마 아빠는 같이 안 사냐고 하루가 멀다하고 운다고 하고 …"
"…하."
"어떻게…생각해?"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뭐?"
"내가 합치지 말라면 안 합칠꺼야?아니잖아.아저씨 사람 우습게 만든다?"
"그게 무슨 말이냐.이신혜,너 왜 사람 말을"
"아저씨 나 갖고 놀아?난 적어도 아저씨한테 전처도 있고 7살짜리 딸도 있다는걸 알면서도 사랑했어.
결국 이렇게 되리라 최악의 시나리오도 예상하고 사랑했다고!근데 아저씬 뭐야?
맨날 줄듯,말듯,받을듯,말듯 사람 맘 다 알면서 갖고 놀았잖아.재밌어?스물두살짜리 갖고 놀면서 재밌었어?"
"언성 높이지 말고 자리에 앉아."
"싫어!아저씨 말대로 움직이는 인형 아니야,나.아저씨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바보천치 아니야,나.
이제껏 전처랑 나랑 이리저리 재본 결과 아무래도 신애를 책임질 수 있는 전처가 났겠든?
그래,그럼 이제 나만 사라져주면 모든게 예전처럼 돌아갈것같아?"
"이신혜!!!!!!!!!!"
"아저씨도!!!!!!!!!!!!!!!!!!!!!!!똑같아.사람 병신 취급하는 다른 어른들이랑 별다른 차이 없다고 지금!"
"내가 언제 널 병신 취급했다고 그래! 말같은 소릴하란 말이야.내가 미쳤다고 병신 하나 대학 보내겠다고 몇시간씩 고등학생
수리문제집이나 풀고 있냐?미쳤다고 밤마다 편의점 앞으로 데리러 나가?하나밖에 없는 딸이 아빠 보고싶다고 서울 오라고
울어대는데 장염걸린 병신같은 기집애 매끼마다 죽끓여먹이느라 딸한테 울지말라고 ,나중에 가겠다고 화내겠냐고!"
"그럼!그럼 뭔데,난 아저씨한테 뭐냔말이야!!!"
"지…하아."
"대답 못하지?것봐.아저씬 날 딱 그만큼,그만큼 생각했던거야.결국 이 세상에서 내가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던 사람따윈 애초에
있지도 않았어.그것도 모르고 팔자에도 없는 공부하느라 괜히 시간만 날렸네.그 시간에 오후타임도 뛰면 페이가 얼만데.
잘있어.다시는 볼일없을꺼야.아저씨가 원하는대로 우리가 알던 시간 딱 그전으로 돌아가줄께.굳이 사라져주길 바란다면
사라져줄수도 있지만 맨입으론 힘들고 부인한테 돈 좀 쓰라고 해.아아,아니다 혹시 택시기사와 승객으로 만날수도 있겠네.
꼽으면 다른 직업 찾아보던가.그럼 진짜로 잘있어."
#
`띵동`
찾지않으리라 그렇게도 다짐했는데…집에 도착하면 그 사람 현관문은 쳐다보지도 않으리라 맹세했었는데.
어느새 내 미련한 손은 그 사람의 초인종을 누르고 있다.열흘만에 본 그의 얼굴은 나만큼이나 까칠해져있었다.
"…왜울어."
한바탕 소리라도 지를줄 알았다. 모른척하겠다고 큰소리 뻥뻥치고 나가더니 채 열흘이 지나기 전에 왜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냐고 인상이라도 쓸줄알았다. 새벽2시에 왜 모르는 사람 집 초인종은 누르냐고 언성이라도 높일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열흘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따뜻하게 날 받아줬다.잠에 덜 깬 목소리로 왜 우냐고 다정히 물으며
이내 자신의 품안에 나를 끌어당겼다.
"엄마가…엄마가 죽,죽었어."
"!!!!!!"
"…자살해버렸어,짜증나게."
아저씨는 놀란듯 잠시 말이 없더니 곧 내 등을 토닥였다.
소리없는 위로다.눈물이 날적에는 찾아오라며,달래주는거야 어렵지 않다며 호탕하게 웃어보이던 그.우리의 첫만남
"아빠,누구야?"
아저씨 어깨에 묻고 있던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니 여자아이가 눈을 비비적거리며 서있었다.
그는 내 양 어깨를 잡고 조심히 밀어내며 아이에게 다가갔다.
"신애야,왜 일어났어?"
"초인종 소리가 나길래…"
"아빠 친구야.괜찮으니까 들어가서 다시 자."
"잠깼어.재워줘."
"뭐?"
"재워줘,아빠아-"
아저씨는 자신의 바짓다리를 붙잡고 칭얼대는 아이와 , 현관앞에 힘없이 서있는 나를 번갈아가며 난처한듯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아이를 안아올려 마치 아까 내 등을 토닥이던것처럼 아이의 등을 살살 토닥거렸다.
그리고 '기다려,신혜야.'라고 작게 말하고 방으로 들어갔다.난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현관문을 닫고 나왔다.
#
이틀이 흘렀다.그동안 나는 집안에서 꼼짝도 하지않고 누워있었다.먹지도,씻지도,움직이지도 않고 마치죽어버린 엄마의 시체처럼.
몇차례씩 초인종을 누르고 내 이름을 부르며 문을 두드리는 아저씨의 인기척이 느껴졌지만 그것마저 귀를 닫아버렸다.
"신애야,가자."
"엄마!아빠는?아빠는 같이 안가?"
"신애야.아빠는 다음달에 갈꺼야.오늘은 엄마랑 같이 가고 몇일밤 지나면 아빠도 따라갈께. "
"진짜?다음달에 아빠 서울로 올꺼야?"
"응.갈꺼야."
"그럼 이제 신애랑 엄마랑 아빠랑 다 같이 사는거야?"
"응,사는거야."
"와!!!!!!!!진짜지?엄마엄마 진짜지?"
"응.진짜야,신애야.서울 오기전에 연락해,마중나갈께."
"마중은 무슨.늦었는데 조심히 가.위험하게 왜 이렇게 늦게 와."
"김기사있는데,뭘."
"그래.아무튼 다음달에 봐."
"응.같이 서울 올라가면 좋을텐데 뭔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일 마저 정리 잘 하고와."
"알겠어.어서가.신애도 조심히 가고."
남은일…그래,난 이제 너에게 정리하게될 남은 사람인거야?
그렇게 신애엄마 그러니까 아저씨와 재결합한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자와 신애 그리고 아저씨와의 대화가 끝이나고
구두소리가 멀어져갔다.이내 차가 출발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마저 멀어지고 나서야 아저씨네 집 현관이 닫히는 소리도
들렸다.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살갗이 벗겨지도록 온몸 구석구석 깨끗이 씻어냈다.
그런다음 머리를 곱게 틀어올리고 잘 하지않는 화장도 했다.장식용으로 걸어만 두었던 귀걸이 진열대에서 가장 화려한
귀걸이도 끼고 평소 아끼는 원피스도 꺼내입었다.마지막으로 핸드백과 구두까지 코디하고 현관을 나섰다.
`띵동`
최대한 태연한척 그의 집앞에서 그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막상 그가 현관문을 열고 나오자 난 안면장애가 있는 사람처럼 웃지도,울지도 못하는 기가막힌 표정으로 말한마디 못했다.
내 모습을 위아래로 훑던 그는 마치 내가 올것을 알고 있었다는듯 내 손목을 잡고 자신의 택시가 세워진곳까지 끌고갔다.
"저번에 너가 그랬지.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택시기사와 승객의 사이일꺼라고."
"…."
"타-"
그는 뒷좌석에 올라타려는 내 손목을 신경질적으로 잡고 앞좌석에 밀어넣었다.
그리고 자신도 차에 올라탄뒤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시켰다.
"어디로 모실까요,손님."
장난같은데 전혀 장난기가 묻지않은 딱딱한 목소리다.
"…어디든요.아저씨만 곁에 있다면."
"손님-저는 손님이 원하는 곳까지 태워다드리는것밖에 할수없습니다."
"내가 원하는곳이 어딘지 모르는데 , 난 그냥 아저씨만,"
"서울로 모시겠습니다."
"…아저씨"
"우리 이신혜 손님 숨통 트일수있도록 서울로 출발합니다!"
차는 어둠속에서 쌩쌩 달렸다.조금은 빠르다싶을정도로 무섭게 달렸다.
그때 내 눈에 저 멀리 빨간 간판이 들어왔다.
"세워줘."
"?"
"여기야,내가 원하는 곳."
그는 내 말에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그리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내 내가 보고있는 그 무언가를 보고는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아주 예전에,우리 처음 만나서 내가 날 더럽혀달라고 했을때 기억나지?그때 아저씨가 마지막에 그랬잖아.
남자가 여자를 안는건 여자를 더럽히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하기때문이라고,누군갈 사랑하게 된다면 그때 날 더럽혀주세요
이러면 큰일난다고,나를 사랑해주세요…라고 말하라고."
MOTEL이라고 써있는 빨간 간판을 보며 아저씨는 말없이 알수없는 복잡한 표정으로 핸들위에 놓인 손가락을
탁탁 두드렸다.그런 그를 보며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처음이라도 좋아.마지막이라도 좋아."
"…."
"…나를,사랑해주세요."
#
"이 긴 이야기가 이작가님의 실제 경험담이였다니 시청자들한테는 더욱 새로운 충격이 될것같아요-
그런 다음 어떻게 되었는지 미리 결말을 말씀해주시면 안될까요?"
"그건 작가로써 절대!밝힐수없는 비밀이죠-"
"아,역시 무리한 부탁이였군요-근데 드라마속 남자주인공 강석우라는 캐릭터는 실존 인물보다 미화된게 많은것같은데
얘기를 들어보니 그 남자주인공의 실존인물이 아니였다면 이신혜 작가를 볼수 없었을것같아요.그쵸?"
"물론이죠.제가 쓴 일기장을 보고 저를 써포트해준다며 공부시킨 그 분이 아니였다면 아마 전 이 자리에 없었겠죠.
언제나 항상 어딘가에 있을 그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현재 연락조차 안되는건가요?"
"글쎄요.맘 먹고 연락하려하면 할 수야 있죠."
"할생각이 없으신거예요?"
"다리라도 부러지면 해볼까 해요."
"네?"
"정형외과 의사거든요."
"네에???"
"날 서울 방송국까지 태워다준 그 택시기사가 원래는 정형외과 의사였어요.저도 나중에 알았지만.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했는데요.… 잡을껄.의사인 줄 알았으면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늘어질껄- 하하"
.
.
.
"수고했습니다."
"오늘 인터뷰 정말 편하고 재밌었어요.기사 잘 부탁해요-"
"네,이신혜작가님도 마지막까지 드라마 잘 되셨으면 좋겠어요.개인적으로도 무지 팬이라구요."
"네?하하.고마워요!"
그렇게 기자와 인터뷰를 끝내고 차에 올라탔다.
밤낮 시나리오를 쓰다보니 잠이 쏟아지고 눈이 침침해진다.
졸리는 눈을 부릅뜨려 하지만 결국 신호를 못보고 누군가가 내 차에 부딪혀 쓰러졌다.
놀란 마음에 뛰어나가 상황을 파악했다.
"괘,괜찮아요,학생?"
"네-그냥 놀라서 넘어진것뿐이예요."
잘해야 초등학교5,6학년이나 됐을까?내 기억속 저편 누구와 너무나 닮은 미소를 지으며
어린 여자아이는 벌떡 일어났다.그때였다,내 귓속에 파고드는 너무나 낯익고 특유의 달달한 목소리.
"이신애.괜찮아?"
내 앞의 이신애라는 아이와 나 이신혜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곳엔…
"이…신혜?"
우리는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뜨릴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맞닿은 우연이,운명이,숙명이 너무나 재밌었기에.
'넌 내가 지켜주고 싶은 존재야.지켜줘야할 존재이기도 하고.
니 인생 나한테 올인하기엔 너무 아깝지 않냐?
난 너를 서울로 데려다줄거야,너의 숨통이 트일 수 있는 곳으로.물론 데려다주기만 할거야.
그 뒤에는 너가 알아서 올라가.니가 가고싶은 길로.
그리고 정상에 섰을때 그때도 너가 나를 사랑한다면 난 니 옆에 있을꺼야.
부르기만해.앞으로 이 택시는 니 꺼니까.이 시간 이후엔 아무도 태우지 않아.
그리고 … 너 또한 타고싶지 않다면 타지않아도 돼.그냥 지금 이 순간이 이 택시의 마지막이라도 난 웃을수있어.
이신혜.가,정상으로.너가 정상에 서서 날 잊어도 난 널 잊지않을께.그거…내 몫이니까.'
우리의 만남은 끝났지만 너는 영원히 나의 가슴에 남아있었다는걸 알고있을까.
우리 사랑을 잊지말아달라던 내 울음섞인 부탁이 아직 너의 가슴에 남아있을까.
나를 힘들게 할줄 알았던 지나버린 그 시간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서 내 코끝을 간지럽힌다.
누군가의 우산이 하늘을 가렸다.어둡고 슬픈 회색빛 하늘을 파랗고 맑은 우산으로 내 눈을 가려줬다.마치 운명처럼…
소중한 사람들 고마운 사람들 따뜻한 사람들
답글 와 샛별님♥반가워요!왠지 정말 유쾌하신 분일것같군요^^! 글쎄요,아마도 민호는 준희를 많이 사랑한거겠죠?
사실 거기에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서 번외를 쓸까 했는데 그냥 다른 글을 갖고 왔답니다.너무 뒤쪽으로 밀려난
글이기도 하고 해서요ㅠㅠ제 소설을 처음 보셨다구요?아유,이렇게 한참 모자란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언제나 글쓰는 사람이 글쓴 보람을 느낄때는 이렇게 힘을 주는분들이 계실때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구요,샛별님 반가웠고 감사해요^^♥
첫댓글 헐대박.....................소설읽고 댓글달긴 첨......울컥 ㅠㅠ
와 재밌어요ㅠ.ㅠ잔잔한 스토리~♡ 아저씨가 마지막에 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보고 참 멋진 남자라는 걸 알수 있었어요. 정상에 가서 너가 날 잊어도, 난 너를 잊지않을 거라는 말이 참 좋았어요^^재밌게 잘읽었습니다~다음단편소설두 기대할게요^^
오 재밋어요ㅠ_ㅠ감동적이에요!헝헝 남자주인공이 매우 멋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