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휴식과 뷰티 케어라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마스크다. 비록 잠시나마 <13일의 금요일>에 등장하는 제이슨처럼 무시무시한 얼굴을 하고 있어야 하지만 마스크가 주는 즐거움은 의외로 다양하다.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고, 모공을 청소해주며, 유분을 없애주고, 화색이 돌게 한다. 뿐만 아니라 고무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얼굴과 눈가를 신속하게 가라앉혀주고, 묵은 각질을 감쪽같이 사라지게 하는 요술을 부리기도 한다. 이렇게 말하면 마스크가 무슨 만능 리모컨이나 호랑이 연고라도 되냐며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낼 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마스크가 이 모든 효과를 낸다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마스크마다 정해진 역할이 따로 있다는 것이니 너무 미심쩍어하지 말자. 피부가 더 이상 무적천하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마스크는 그 상황을 탈출하게 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 이제 마스크에 대한 불신이나 무관심이 사라졌다면 다음 사명은 올바른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집중 케어의 산실 마스크 각종 마스크들은 저마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유익한 성분을 얼굴에 듬뿍 바르고 잠시 앉아 있는 것만으로 피부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 강조한다. 뉴트로지나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마스크를 하는 것만으로도 긴장 완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내용인 즉 코르티솔(스테로이드계의 복합물로 스트레스와 비례적으로 생성된다. 부신피질에서 생기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 분비 측정을 통해 마스크를 착용한 피실험자들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약 20%의 감소율을 보였다는 것. 굳이 수치로 환산한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밀지 않더라도 많은 여성들은 마스크를 얼굴에 바르고 있는 동안 잠시 후 달라질 피부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분 좋은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하든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한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마스크는 효능이 있는 유익한 스킨 케어 성분과 그로 인한 이익들을 재빠르게 전달한다. "마스크는 다른 트리트먼트에 비해 집중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클라란스 교육팀 김찬경 씨의 설명이다. "매일매일 사용하는 주름 방지 크림처럼 결과를 얻기 위해 몇 주를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이 마스크의 장점이죠. 사용한 후 바로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 샤워를 한다고 해도 일주일에 한 번쯤은 사우나에 가거나 디프 클렌징을 해주듯이 피부도 마찬가지다. 에센스와 데이크림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한 면을 마스크가 채워주는 것. 혼자서도 손쉽게 피부에 집중적인 트리트먼트를 해주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고 하면 과언일까?
즉각적인 반응과 시너지 효과 일단의 피부과 전문의들은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마스크 제품들이 주름이나 건조함 같은 일시적인 문제 해결에는 효과가 있지만 피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마스크의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지적도 틀리지는 않다. 수분 팩은 6~9시간, 각질 제거 마스크는 3일간 그 효과가 지속된다. 하지만 즉각적이고 집중적인 반응에 있어서는 그 어떤 아이템도 마스크를 따를 자가 없다. 뉴트로지나에서 하이트레이팅 클로스 마스크 제품을 테스트한 결과 피부의 매끄러움과 탄력이 평균 40%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고, 크리스챤 디올은 새로운 프리스티지 라인의 리바이탈라이징 마스크를 테스트한 결과 88%의 여성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듯 피로한 기색이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물론 마스크를 떼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의 일이다. 뿐만 아니라 마스크는 피부의 상태를 빠르게 원상복귀시키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기 때문에 피부가 그 다음에 바르는 스킨 케어 제품을 보다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든든한 여건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따라서 마스크를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준다면 매일매일의 일시적인 결과가 쌓여 장기적으로 피부가 바뀌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억지처럼 들리지만은 않는다.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의 마스크는 세안을 마친 후에 바로 사용한다. 그러고 나서 물로 씻어낸 다음 기초 제품을 발라줄 것. 하지만 습관적으로 스킨을 먼저 발랐다고 해서 다시 세안을 할 필요는 없다. 수분과 각질 제거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두 번 그리고 피지 제거 마스크는 일주일에 한 번이 적당하다. 극심한 건조증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수분 마스크는 매일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똑똑한 피부는 자기가 필요한 양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따라서 좋다고 많이 발라도 어느 순간 피부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될 테니 로션보다 조금 많은 양만 사용하면 된다. 얼굴이 땅겨 웃기도 힘들 정도로 건성인 경우라면 클라란스의 하이드라 밸런스 마스크 또는 아모레 퍼시픽의 바이탈라이징 마스크처럼 수분 팩을 얇게 펴 바르고 그대로 잠을 잘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스킨 혹은 에센스까지 바르고 팩을 하면 된다. 에센스는 피부 속까지 침투하기 때문에 마스크가 피부에 흡수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로션은 에센스를 바른 피부 위의 방패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략하는 것이 좋겠다. 시트 타입 마스크라면 떼어낸 후 나머지 잔여물이 흡수되도록 가볍게 두드려준 다음 물 세안 없이 곧바로 토너로 닦아준다. 마스크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싶다면 각질 제거와 스팀 타월 단계를 곁들이자. 또 좀더 부지런을 떤다면 페이스 오일과 같이 사용할 수도 있는데, 세안 후 스킨을 바르고 눈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오일(페이스 전용 오일)을 얇게 바른 다음 그 위에 수분 마스크를 얹어놓는다. 10분쯤 지나고 물 세안을 하면 촉촉하고 보드라운 느낌이 또 다를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르는 마스크는 눈가를 피해 바르고, 주름이 생길 수 있으니 되도록 말을 하거나 웃는 일은 피하자. 밀어내거나 뜯어내는 경우에는 무리를 줄 수 있으니 피부결을 따라서 벗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간단한 주의 사항을 무시하다가는 마스크의 효과를 보기도 전에 늘어난 잔주름을 먼저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에디터 | 박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