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
별 얼고 바람 부는 추운 겨울,
새들이 먹을 것을 찾아 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습니다.
나무엔 먹을 것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먹이를 찾지 못한 새들이 다른 곳을 향해 날아가는데
저 멀리 달팽이 한 마리가 새들이 떠난 나무를 향해 힘겹게 기어 오고 있습니다.
날아가던 새가 그 모습을 보고 소리칩니다.
“달팽아, 나무 위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으니 수고하지 말고 돌아가.”
그러자 달팽이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응, 그건 나도 알아. 그런데 내가 저 나무 위에 올라가 있을 때쯤이면 열매가 달려 있을 거야.”
성어에 繩锯木断(승겁목단)이란 말이 있습니다.
연약한 줄로 나무를 자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연약한 것이라도 세월을 투자하면 강한 것을 이길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노력은 힘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요.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양치기는 황무지에 쇠막대로 구멍을 내 떡갈나무가 될 도토리를 심습니다.
도토리 심기는 하루 이틀이 아니고 10년 20년 동안 지속되지요.
도토리가 싹을 틔우고 황무지가 서서히 푸르게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양치기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무너진 집들만 있었던 황무지에 풀이 자라고 나무가 자라고
물이 흐르고 숲이 되살아납니다.
새들이 오고 벌레들이 자라니 숲은 더욱 비옥해지고 더 무성해지지요.
사람들이 떠난 황무지가 아름다운 숲으로 변하니 사람들이 돌아오고 희망도 다시 돌아오지요.
한 사람의 꾸준한 노력이 이루어 놓은 결과입니다.
성공이란 화려하게 주목받는 며칠이 아닙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꾸준함을 지켜온 순간이 모여 이룬 결과이지요.
한 번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어제 프로야구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한 방의 홈런에는 남들이 모르는 무수한 땀방울이 녹아 있습니다.
단지 홈런은 결과일 뿐이지요.
우린 결과에 함몰되어 과정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꾸준함은 모든 것을 이기는 것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