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붉은고추 첫 번째 건조 시작
2023년 8월 25일 금요일
음력 癸卯年 칠월 초열흘날
가장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했던가?
때늦은 폭염에 제발 비가 좀 내리길 원했던
마음이었는데 사흘씩이나 비가 추적거리고
있어 이젠 제발 그쳤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이번 비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시작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꽤나 많이 내렸다.
아마 사흘간 내린 강수량이 120mm 이상은
족히 내리지 않았을까 싶다. 오늘도 내린다.
파종을 한 배추, 무우, 쪽파 등 가을채소에겐
더 없는 단비였을 것이다. 제대로 활착을 한
것 같아서 일단은 안심이 된다. 청갓 씨앗을
뿌리게 되면 가을채소 파종은 마무리 되는데
연일 비가 내리고 있어 기다려야겠다. 해마다
청갓이 너무 크게 자란다고 하여 올해는 파종
시기를 좀 늦춰보려던 것인데 너무 늦은 것은
아니겠지? 이맘땐 어쩔 수 없이 농부 마음은
이중성, 양면성이 작용하게 된다. 비가 내려서
좋은 것은 가을채소인 반면에 지금은 한창 잘
익어가는 고추에게는 아무래도 지장이 좀 있을
것 같아 하는 말이다. 허나 자연의 이치에 따라
비가 내려도 고추는 잘 익겠지?
어제 드디어 붉은고추를 말리기 위해 첫 번째
건조기 작동을 시작했다. 아내와 함께 이틀전
따서 숙성을 시켜놓은 붉은고추 손질을 했다.
고추 하나하나 일일이 꼭지를 따고 물수건을
사용하여 닦았다. 고추농사가 많은 집은 물로
세척을 한다고 하지만 아내는 물세척 보다는
일일이 닦아야 안심된다며 전부터 이 방법을
고집하고 있다. 이서방까지 와서 도와주었고
수월하게 빨리 일을 마칠 수가 있어 고마웠다.
우리는 저온으로 오랜 시간을 말린다. 그렇게
천천히 저온으로 말려야 타지않고 고추가 잘
건조되고 색깔도 아주 곱게 나온다는 아내의
경험에 의한 방법이다. 앞으로 한동안 우리집
건조기는 쉴새없이 계속 작동하게 될 것이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딱히 할 일이 별로 없다.
빈둥빈둥 놀다가 심심하면 우산을 바쳐들고
단지 곳곳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이
비오는 날의 소일거리라고나 할까? 단지에서
즐기는 취미활동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한가롭고 여유로워 아생화를
비롯한 꽃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살피고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이런 좋은 시간을
즐기는 것을 시도때도없이 하고는 있지만 특히
비가 오는 날은 더 운치가 있고 더 재미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비오는 날은 농부의 휴일,
이 휴일에는 별 것 아닌 아주 소박한 소소함을
즐긴다. 이런 재미에 푹 빠져사는 산골살이...
첫댓글 야생화와 고추건조기에 있는
고추들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요
수확한 고추, 잘 말리고 마지막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파는 농사가 아닌
자급자족을 위한 농사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합니다.
감사합니다.^^
짱이네요~ㅎ
오늘도 멋진 하루 만들어 가세요
최고의 찬사입니다.
구름 사이로 햇볕이 나오는군요.
오늘도 좋은 결실을 향해 밭에 나갑니다.
감사합니다.^^
하늘도 푸르고
햇빛도 반짝이는데 비가 온다해서 순간 깜놀했어요.
함께 둘러 앉아
고추 닦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평화로워요.
물봉선 확실히
알게되어 좋으네요.
감사합니다 ^^
여긴 오전까지 비가 내렸답니다.
고추농사는 손이 참 많이 간답니다.
고추를 따기전의 일도 많지만
하나씩 따야하고 또 일일이 꼭지를 따고 닦아야 하는 일이 만만찮습니다. 그래도 작황이 좋으면 뿌듯하지요. 첫수확이 좋아 은근 기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