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주 바다, 아직은 백상아리에게 너무 차가워
기후 변화로 태평양 수온 오르면 상황 바뀔 것
영화 '죠스'가 개봉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영화 속 공포의 대상이었던 백상아리가 BC주 연안에도 나타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현재 BC주의 바다가 너무 차가워 백상아리가 서식하기는 어렵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이 미래에는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1975년 6월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는 여름 해변가의 피서객을 공격하는 거대한 백상아리와 이에 맞서는 경찰서장의 사투를 그리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이 영화의 영향으로 백상아리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바다의 공포로 각인되어 있다.
현재 BC주 연안에는 이미 10여 종의 상어가 서식하고 있으며, 사냥 금지 등 보호 조치에 힘입어 그 개체 수가 회복되는 추세다. UBC 해양수산연구소의 앤드루 트라이츠 교수는 "상어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특정 종이 과도하게 번성하는 것을 막아 생태계의 자연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상어 개체 수가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4년 10월에는 하이다과이 해안에서 백상아리 사체가 발견되는 등 BC주 연안에서 백상아리가 목격된 사례가 드물게 존재한다.
밴쿠버 아쿠아리움의 어류 큐레이터인 대니 켄트 씨에 따르면, BC주에서 가장 흔한 상어 중 하나는 곱상어로, 세일리시 해에서 조업하는 어부들의 그물에 종종 걸려 올라온다. 또한 하우 사운드 지역에서는 잠수부들이 여섯아가미 상어를 마주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어는 육지에서 떨어진 먼바다에 서식하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 외에도 BC주 해역에는 연어상어, 청상아리, 환도상어 등이 살고 있다.
과거 BC주 연안에 풍부했던 돌묵상어는 현재 거의 자취를 감췄다. 최대 12미터까지 자라는 거대한 몸집으로 플랑크톤을 먹고살던 이 상어는 남획으로 인해 거의 전멸 상태에 이르렀다. 켄트 큐레이터는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다른 해양 포유류가 돌아오는 것처럼, 만약 돌묵상어가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면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백상아리의 주 먹이가 되는 물개나 바다사자의 개체 수가 BC주 연안에서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상아리가 정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차가운 수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트라이츠 교수는 "백상아리는 BC주에서 정말 보기 드문 존재"라면서도, "하지만 50년 뒤 '죠스'의 100주년을 기념할 때쯤이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바닷물이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