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미마을박물관(관장 안여종) 큐레이터들이 지난 19일 중구 대흥동 테미오래 2호 관사 전시실을 찾아 효과적인 전시기법을 연수했다. 최근 넷플릭스(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우리나라의 근현대 놀이에 대한 관심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놀이의 어떤 매력에 전 세계가 이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우리는 이러한 근현대 문화에 대한 반가운 현상을 대전의 근현대 문화유산인 테미오래 2호 관사 테미놀이 박물관을 통해 이해했다.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닌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띠고 있다’라는 ‘호모 루덴스’의 개념으로 우리나라 놀이 역사와 시대별 성격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J.하위징아(1872~1945)는 이전부터 지금까지 유희가 문화 속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뒤집어 문화는 원초부터 유희가 되는 것이다. 유희 속에서 유희로서 발달한다는 주장으로 ‘호모 루덴스’의 개념을 주창했다.
인간의 본원적 특성은 사유나 노동이 아닌 놀이이며, 인류의 문명은 놀이의 충동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런 개념적 시각으로 보았을 때, 한국인은 전형적인 호모 루덴스이다. 우리나라의 놀이문화는 일과 여가, 그리고 신앙 속에서 함께 어우러져 성장해왔다.
우리 놀이의 역사 중 고대사회의 민속놀이는 외적의 침입을 막고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군사적 준비와 연결되었다. 이후 조선시대의 민속놀이는 세시풍속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다. 근대에 와서는 신문물의 유입과 일제강점기의 영향으로 이 과정에서 우리의 전통문화 대부분이 사라지거나 다른 형태로 변했다.
산업혁명 이후 대중오락산업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우리나라도 비디오 게임의 등장으로 놀이의 문화적 형태가 이전과 또 다른 양상을 띄게 된다. 현재는 상업적 대중오락으로 놀이에서 게임으로 발전해가면서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게임은 이제 현실이 아닌 가상현실을 향해 진화하고 있다.
테미오래 김민정 학예사는 “본 전시를 통해 오랜 시간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온 놀이의 역사와 한국인의 놀이문화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삶 속에서 문화를 꽃피우던 한국인의 ‘호모 루덴스’ 놀이 정신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해설했다. <구항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