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네가 돌아가고 그 뒤치다꺼리 하느라 소진된 몸이 더욱 지쳐있었다가
마침 도착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으며 보내는 하루, 여전히 그의 책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도대체 왜 그를 보고 대중적 작가라 칭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냥 술술 읽어낼 수 있는 통속적인 소설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말이다.
그는 늘 주변의 상황과 꺼리를 쉽게 말하는 듯 하여도 읽히는데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본래의 의미와 행간에서 말하고자 하는 뜻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의 많은 책에 낚였던 어느 누가 "하루키적인 근사한 이야기" 라고 칭한 사람도 있으니까.
그를 일컬어 "허구를 지어내는 일상을 가진 사람"이라 했고
홀린 것은 "그의 허구였으니 굳이 진위를 캘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의 책을 읽으며 동감하거나 공감하는 것 역시 각자의 몫이니 그에 대한 평가에 시시비비를 가릴 이유도 없긴 하다.
2023년 노벨문학상에 여전히 혹시나 하였던 일본인들의 하루키 애정론은 대단하였어도 불발.
한때 우리도 고은 시인을 두고 혹시나 혹시나 하면 기대치를 늘이던 시기가 있었다.
이즈음에는 늘 기자단들과 관련인들이 고은 시인의 집 앞에서 진을 치며 기다리면서
그 영광의 상자락을 거머쥐는 모습을 기대하곤 했다.
그러나 노벨상이라는 것이 만만할 리도 없고 그런 상자락 뒤에는 숱하게 많은 요소가 작용을 하며
그 작용요인 중에는 국가 자체의 관심과 능력이 함께 부여되기도 해서 그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확연하게 공과 성과를 드러내어 받게 되는 과학적인 상은 혁혁한 가치가 눈에 보이니 패스.
어쨋거나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업으로 치자면 노벨상만한 것이 있겠는가 싶긴 하다.
물론 맨부커상을 비롯하여 기타 등등의 세계적인 거창한 문학적 가치를 지닌 상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러나 불발이 되었거나 말거나 하루키의 책을 읽는 재미는 쏠쏠하다.
도착한 책을 받아들고 처음에 하는 일은 눈으로 대강 훑는 일이다.
목차와 대강의 내용을 눈으로 살피며 그중에 눈에 들어오는 대목을 발견하는 재미와
저자가 얘기하는 작가의 말을 읽으며 그가 말하고자 하는 취지를 살피는 것,
당연히 작가와 개인적으로 읽어내는 개요는 다를 수 있지만 말이다.
암튼 개인적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매니아이기도 하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편편한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이어도 그는 여전히 그만의 매력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 연유로라도 다른 책들은 이미 숱하게 남의 손으로 넘어갔지만 하루키 책은 나름 보존하고 있다.
혹시 누군가 집어갔다면 다시 돌려받기도 하면서 그의 책에 애정을 지니고 있다.
작가 하루키 책을 읽다보면 이 남자, 대중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쉽지 않은 글발과 생각들 속에서
그 속을 헤집는 재미는 언제나 쏠쏠하므로 기꺼이 읽어내는 것이기도 하다.
역시나 책의 두께는 장난이 아니다.
이번 신간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벽 바깥의 너는 누구냐?" 고 묻고 있다.
답정너 라고 하기에는 애매모호 한 질문인가 싶어도 상당히 많은 의미가 내포된 그런 질문이다.
실체적으로 보이는 것과 그 뒷면의 다름을 알고자 하는 것과 허상과 실상의 경계 속에서
어느 쪽을 더 자신이라 생각하는지....같은 숱한 질문이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
진정한 자신을 포함한 외연과 내면을 파악한다는 것,
보이는 것과 보여지지 않음에 대한 생각들과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제 3자가 보고 느끼는 것에 대한...
아주 많은 실질적인 자신을 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통해 짚어낸다는 것.
결국은 읽는 독자 자신을 성찰하는 의미이기도 할 터.
아직 다 읽지 못했으므로 완결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한줄 휘리릭 가늠을 해보고 싶었다.
하루키, 그에 대한 또다른 생각이 행간 속에서 보여지므로.
이 책을 마저 다 읽고 나면 오늘의 일상 정리가 끝나는대로 짐을 싸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일본으로 날아간다.
한주간 내내 카페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마음자락을 내려놓은 채
자유로운 영혼으로 남의 나라의 시공간을 즐기고 돌아올 예정이다.
그동안 다들 편안하시길.....
" 이 작품에는 무언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처음부터 그렇게 느껴왔다" / 무라카미 하루키
첫댓글 잘 다녀오시고 여행 후기
기대하고 있을라요.
무라카미책은 그때 빌려보기
로 하고~!
ㅎㅎ 잘 다녀왔습니다.
그냥 휴식 차원이라
후기는 총체적인 내용.
즉 오키나와에 대한 느낌만으로
대신 할까 합니다.
@햇살편지 좋지요 갈때마다 디테일한
후기 , 것도 피곤한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