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난기의 사건과 인물로 보는 대구 이야기](정영진 저, 푸른사상 발행, 2021. 5 1쇄)는 전 언론인이었으며 문학평론가인 저자(전직 매일신문 기자)가 최근 100년 사이(그러니까 20세기 한 세기동안) 있었던 국가적 사건이나 널리 알려진 인물이나 또는 기억해야 할 만한 인물을 통해서 대구의 1백년사를 톺아볼 수 있도록 저작된 책입니다. 그러나 일반적 역사 서술 방식이 아니라 특정 사건을 열거하면서 그 사건과 관련된 대구의 상황을 서민적 시각으로 일반 서민적 시민의 삶을 조명할 수 있도록 집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지금 대구 사회의 밑바닥을 두루 또는 골고루 훑지는 못하고 있지만 특정 지점을 배경삼아 소설로 쓰고 있는 나에게는 아주 진귀하면서도 곧장 활용해야 할 자료도서로서는 제1번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나도 나름 다양한 자료도서를 구입하거나 빌거나 찾아다니면서 확인도 하고 보기도 하고 읽기도 하면서 소설을 구상해서 집필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이렇게 정곡을 짚어 집필해서 저작물로 완성된 자료는 처음이고 유일해 보입니다. 다만 이 자료를 한 10년전 쯤 탄생해서 내 손에 들어와 있었으면 소설이 현재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자료가 바로 며칠 전 졸작 [왜옥동네의 전설]에 깊은 관심을 가지신 친애하는 동기생 몇 분의 애정으로써 몇 손을 거쳐 나에게 전해지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니까 나로서는 이 책의 유용함을 넘어서 이 자료도서를 내가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 그 동기에서부터 전해지는 과정들이 나를 감동하지 않을 수 없게 하기 때문에 그 말씀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내가 가지게 된 이 자료도서의 표지를 넘기면 그 속표지(보통 '내지'라고 하는)에 저자가 저자의 지인(개인적으로 짐작컨대 한 집안의 형제거나 그런 관계를 가진)일 '정◯◯ 원장께- 2021.5.31 丁英鎭 증'이라는 기증 사인이 있습니다. 그 수증자인 정◯◯ 님은 의사이며 우리 동기생 외우 중 한 분입니다. 그런데 그이가 송◯◯ 변호사에게 이 책을 나에게 전해주라고 맡겼다면서 송 변이 이 책을 지참하고 점심 약속의 자리에 나타난 것입니다. 송변은 학창시절부터 동기의 친구로서보다 내가 한참 우러러보고 존경하는 멘토로 생각해온 외우였으므로 지금도 그러한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 그가 나의 졸작을 연재가 시작되던 때로부터 10년여일하게 외면하지 않고 꾸준히 애독해주어 나로서는 영광스럽게 여기지 않을 도리가 없는 이로서 아마도 유일한 독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정◯◯께서 이 책을 송변에게 맡기게 된 연유는 아마도 김◯◯ 학형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김◯◯ 학형이, 송변을 통해서 나의 졸고에 대한 구체적 소개를 들었다면서 이 [대구이야기]가 최 군에게 꼭 필요하겠다면서 나에게 카톡으로 그 책의 표지, 목차 등을 캡처해서 보내주었습니다. 그 책을 구해 보라는 것이었지요. 그러면서 그는 필경 의사인 정◯◯ 학형에게 그 책을 나에게 보게 해주라고 권한 것 같습니다. 김◯◯ 학형에게 그런 말을 들은 정◯◯ 학형이 정말 자기가 기증받았던 귀한 책을 송변에게 맡겨서 나에게 전해주라고 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전달과정은 모두 저의 졸작에 기인한 것이고, 그 졸작을 보다 완미하게 다듬는데는 그 자료도서가 꼭 필요할 것이라고 믿고 의기투합하신 것이라고 믿게 됩니다.
고맙고 감동스런 동기 외우들의 생각과 배려와 사랑을 어찌 보답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온전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다짐합니다. 이미 집필된 원고일망정 다행스럽게도 아직 출판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정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대구이야기]를 숙독하고 검토하면서 내 작품에 잘못된 부분이나 수정 보완이 필요한 곳은 가차없이 시행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 자신이 건강해야 하고, 정신 상태가 온전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저의 졸작을 사랑하시는 동기생 여러분의 기원을 소망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사공선비 여러분 모두 모두 건강하십시오.
코로나가 날이 갈수록 불가사의하게 그 세력이 더해갑니다.
그 세력이 더하다고 보고가 되는 것은 정권 담당자들이 고의적으로 국민을 긴장하게 만들기 위한 정치적 방역대책이라고 의심을 받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예사롭지 않은 괴질의 드센 세력을 무시할 수는 없으므로 모두 하나같은 마음과 슬기로써 이를 잘 이겨내시고 건승하시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폭염, 폭우 그리고 괴질 모두를 묶어서 이겨내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2021년 7월 19일 저무는 시각에
어리석은 끄트머리 동기생 고요 삼가 고개 숙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