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비바암 화상이 항상 나무 집게 하나를 들고 있다가
매번 중이와서 절을 하면 목덜미를 잡고 이르기를
"어느 마구니가 너를 중을 만들었으며 어느 마구니가 너를 행각하게 가르쳤는가?
말을 하더라도 집어서 죽이고 말을 못하더라도 집어서 죽이리라.
속히 말하라, 속히 말하라" 하자
그때 곽산 스님이 와서 품안으로 뛰어드니 선사가 그의 등을 세차례 문질러 내리자
곽산이 튀어나와 손을 들고서 말하기를
"삼천리 밖에서 나를 속였도다"하였다.
문) 어째서 '삼천리 밖에서 나를 속였다' 한 것인가?
들풀: 매가 창공을 날으니 자취 하나 일지 않는다, 하겠습니다.
장군죽비: 그런데 어찌 속았다 하는것이오?
들풀: 나무 집게에 구멍이 뚫려 있는 줄 알았다면 용 잡는 금그물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장군죽비: 어째서 나무집게에 구멍이 뚫려 있다 하시는것이오?
들풀: 마구니 마구니 하니 마구니가 아니요 죽이고 죽인다 하니 죽임이 아님이니, 마치 수레에 차축을 빼버린 것과 같다 하겠습니다.
장군죽비: 하하...아직 명료하다고는 하지 못하리다.
들풀: 스스로 속은 것이니, 제대로 크게 살려주셔서 은혜에 감사한다는 것입니다.
장군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