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종류는 참으로 많고 맛있는 커피도 가지가지다. 나
폴리 커피와 에스프레소가 있는가 하면, 터키 커피와 브라
질의 카페시뉴, 프랑스의 블랙 커피, 아메리칸 커피도 있
다. 이 모두가 서로 다르지만 각기 제 나름의 뛰어난 풍미
를 지니고 있다. 아메리칸 커피 중에는 더러 몹시 뜨겁기
만 하고 맛은 지지리 없는 것이 있다. 대개 역의 구내 식당
에서 사람들을 몰살시킬 목적으로 사용하는 보온병 재질의
플라스틱 컵에 따라 마시는 펄펄 끓는 고약한 혼합물 말이
다. 그런가 하면, 가정이나 조촐한 간이 식당에서 베이컨
을 곁들인 달걀 지짐과 함께 대접하는 증기 여과 커피는 아
주 맛있고 향기가 좋아서 마치 물처럼 마실 수 있다. 다
만, 그렇게 물처럼 마시다 보면 심장 고동의 이상 급속이
유발될 수 있다. 그런 커피 한 잔에는 이탈리아의 에스프레
소 네 잔보다 많은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커피 중에는 위에서 말한 것 말고도 구정물 커피
가 있다. 대개 썩은 보리와 시체의 뼈, 매독 환자를 위한
병원의 쓰레기장에서 찾아낸 커피콩 몇 알을 섞어 만든 듯
한 이 커피는 개숫물에 담갔다 꺼낸 발 냄새 같은 그 특유
의 향으로 금방 식별할 수 있다. 이 구정물 커피는 감옥과
소년원뿐만 아니라, 열차의 침대 차량이나 일급 호텔 등에
서도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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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중
커피에 대하여 지독한 독설을 퍼붓고 있는 이 글을 읽으면
서 에코라는 사람은 참으로 커피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
을 했었다. 단지 커피뿐만이 아니다. 이 책을 읽노라면 세
상을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 기분이 유쾌해
진다.
요즘,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하는 캐쥬얼한 커
피 가게들(스타벅스, 시에틀 에스프레소, 세가프레도 등등)
이 여기저기 생겨나서 시내를 걸어다니는 것이 즐겁기까지
하다.
로얄 코펜하겐의 잔에 따라진 커피를 마시면서 좋은 사람들
과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한마디로 살롱 스타일...)
나름대로 기분 좋은 일이다(정말 확실한 서비스를 받으면
서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홍대 앞 '리브로'에 가 보길...7
천원이나 하는 커피 가격이 오히려 너무 싼 게 아닌가 하
고 느껴질 정도...).
그러나 커피의 향과 맛이 온 몸으로 스며드는 경우는, 복잡
한 시내 한 복판에서 피곤해진 다리를 쉬면서 혼자 마시는
한 잔의 커피이다. 그래서 나는 명동 '세가프레도'에서 마
시는 커피가 제일 맛있다. 특히 요즘에는 부드러운 우유 거
품이 얹어진 에스프레소 마끼아또에 집착하고 있다(이 가게
의 우유 거품은 정말 일품이다).
'세가프레도'는 광화문에도 있고, 아셈센터 지하에도 있
다. 그리고 이대 앞에서도 본 것 같다. 어디나 커피 맛은
비슷하지만 내가 명동점을 편애하는 이유는 다른 곳은 열
잔을 마셔야 한 잔을 서비스로 주는데, 명동점은 다섯 잔마
다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카페 게시글
날날2 날적2
시내에서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
이게 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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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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