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이제 채 10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각종 세계대회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뽐내며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김연아 선수에서 부터 영화 국가대표를 통해 진한 감동을 준 스키점프 대표팀과 동계올림픽 전통효자종목인 쇼트트랙 대표팀의 땀방울까지. 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눈여겨봐야할 또 다른 이유, 이번 대회가 또 하나의 '그린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 올림픽의 성찰, 환경을 품다
친환경관광, 친환경음식, 친환경건물까지. 친환경이라는 말은 이제 우리 생활의 모든 부분들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는 올림픽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닌데요. 이렇듯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올림픽에도 친환경적인 요소들을 도입하자는 논의와 행동들이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그린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는 1992년 제16회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대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우리에겐 이 대회에서 정식 경기종목이 된 쇼트트랙 종목에서 김기훈선수가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것으로 더욱 익숙한 대회이죠.
그러나 환경적인 면을 생각할 때 이 대회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습니다. 올림픽 개최를 위해 대규모 콘도 및 리조트를 건설하면서 산림과 하촌 등의 자연환경이 심하게 파괴 되었고, 이에 따라 지역경제 또한 이후 침체를 거듭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개최국에 너무 많은 재량을 주다가는 올림픽이 환경파괴의 온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기 시작합니다. 이에 따라 올림픽 개최도시를 선정함에 있어 주요한 자료로서 활용하기 위한 환경가이드라인이 제작되고, 1995년 부터 '스포츠와 환경'이라는 주제로 2년마다 회의가 개최되면서 스포츠와 환경은 이제 불가결한 것이 되게 됩니다.
# 환경친화의 가치를 살린 대회들 - 릴레함메르, 시드니, 베이징까지
이러한 친환경적이념을 잘 살린 첫 대회는 1994년에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에서 개최된 제17회 동계올림픽대회인데요. 이 대회에서는 철새도래지를 피해서 건물을 짓고, 시상대를 얼음으로 제작하였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인쇄물에 재활용 용지를 이용하면서 성공적인 그린올림픽으로 평가 받게 됩니다.
2000년도에 호주에서 개최된 시드니 하계올림픽 역시 올림픽의 위상을 전반적으로 한단계 격상시킨 대회로 평가 받는데요.
먼저 대형쓰레기매립장이 위치한 '홈부시'라는 곳에 올림픽파크를 건설하였으며, 휘귀종인 골든벨 개구리 서식지 보존을 위해 테니스코드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올림픽스타디움 천장에는 빗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스테인레스 홈통과 전력공급을 위한 태양광발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그야말로 올림픽 전체를 친환경적인 축제로 이끌어냅니다. 올림픽의 성공과 환경보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죠.
지난해에 개최된 베이징 하계올림픽 역시 그린올림픽의 명맥을 이었습니다. 중국은 세계최대의 탄소가스 배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에너지자급 및 환경오염 억제라는 이미지 형성에 주력했는데요. 베이징 인근에 43개의 대형풍력터빈을 조성하여 올림픽에서 사용될 에너지를 충당했고, 하이브리드카를 올림픽 이동수단으로 선보이는 등 그린올림픽의 이상을 제시하면서 국가이미지까지 동반상승하는 효과를 얻게되었습니다.
# 밴쿠버는 어떨까? - 전자폐기물로 메달을 만들다
그렇다면 내년 2월에 올림픽이 개최될 밴쿠버 어떨까요? 밴쿠버올림픽 또한 '지속가능성', 다시 말해 환경친화적인 올림픽개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밴쿠버가 그린올림픽을 주요한 슬로건으로 내걸고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바로 올림픽 메달인데요.
캐나다의 예술가인 코린 헌트와 오머 아벨이 디자인한 올림픽 메달은 납작하지 않는 물결을 닮은 오동통한 모습입니다. 바다의 파도, 펑펑 쏟아져 여기저기 쌓인 눈, 그리고 산악 지대의 설경을 본 따서 제작하였다는 것이 올림픽조직위 측의 설명인데요. 이 모두가 밴쿠버를 비롯한 캐나다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메달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제작과정에서 오래된 컴퓨터의 전자회로판이나 TV브라운관에서 추출된 금속이 이 메달에 사용되었기 때문인데요. 금속폐기물을 재활용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고 이를 메달에 이용하였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김연아 선수를 비롯한 한국의 선수들이 저 메달을 자랑스럽게 목에 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 환경에 있어서도 페어플레이를...
2012년에 개최될 런던하계올림픽 또한 올림픽의 주된 목표를 환경에 관련된 것들로 내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인류가 하나가 되는 축제의 장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올림픽이 단순히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만의 축제가 아닌 우리의 후손들, 그리고 그들이 누릴 자연을 위한 배려의 장이기도 하다는 것이아닐까요.
페어플레이는 올림픽 경기장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환경을 위한 페어플레이는 언제 어디서든 필요하고 또 가능하기 때문이죠.
Posted by 김주원 (tedkim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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