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리적 충돌까지 선동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장 격리해야 / 1/4(토) / 한겨레 신문
내란 주모자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 윤석열이 관저 앞에 모인 탄핵 반대 시위대를 독려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구속영장 집행이 임박하자 이를 막아 달라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거부하는 것도 어이없지만 법을 집행하는 수사기관을 향한 물리적 충돌을 사실상 선동한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윤 대통령은 1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시위대에 편지를 보내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대한민국이 지금 위태롭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위헌적인 계엄령으로 군대와 경찰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 기소되고 있는데도 반성의 빛이 전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을 지켜 달라고 호소함으로써 나라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무책임하고 후안무치하며 비열하기 짝이 없다.
변호인들이 늘어놓는 궤변도 선을 넘고 있다. 석동현 변호사는 1일 관저 앞 집회 연단에 올라 "여론전을 벌이면 이길 수 있다"며 "구속영장은 위법하고 무효"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도 입장문을 내고 경찰 기동대가 공수처를 대신해 체포수색영장 집행에 나선다면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죄의 현행범으로 경호처는 물론 시민 누구에게나 체포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 사실상 시위대에게 경찰을 공격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폭동 선동을 언제까지 내버려 둬야 하는가.
윤 대통령과 변호인단의 이 같은 선동으로 시위대는 갈수록 과격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유튜버는 "100L의 휘발유가 든 드럼통에 심지를 넣고 불을 붙인 채 굴리고, 터지면 반경 30m는 불바다가 된다", "고무총이나 쇠파이프, 화염병, 돌 등 모든 방어적 자원을 확보해둬야 한다"고 했고, 또 다른 유튜버는 "민병대를 조직해 결사의 각오로 저지하자"고 주장했다. 군을 동원해 국회를 침탈하는 내란을 일으킨 데다 이번엔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발판 삼아 2차 내란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리적 충돌 등 돌발 상황을 우려해 2일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공수처를 비롯한 공조수사본부는 윤석열이라는 내란용의자를 즉각 체포하고 하루빨리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한다. 선동을 멈춰야 한다. 한국 사회가 노출된 위험이 너무 커 더 이상 (격리를) 미룰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