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극장에 갔다.
破墓가 천만 관객을 앞두고
있다니 궁금도 하고.
첫 장면은 미국 LA로 출발하는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출발부터 보여준다.
기이한 병의 대물림으로 고통 받는 의뢰인(친일파 후손)을 만난 화림은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채고
移葬을 권한다.
여기에 풍수사(최민식)과 장의사(유해진)이 합류하면서 사건은 전개된다.
오컬트 영화가 무엇인지 알아보니 '초자연적 현상,
영혼, 사후을 의미하는 영화'라고 한다.
샤머니즘과 풍수지리, 음양오행에 일본이 박아놓은 쇠말뚝을 제거하는 재료를 골고루 섞은 영화라 할까.
줄거리는 모두가 아는 내용이라 굳이 말하지 않겠다.
친일파를 응징하고 애국심을 고취하자는 거창한(?) 말은 하고싶지 않다.
다만, 실생활에서 지금까지 느껴왔던 객관적 사실을 덧붙이고 싶다.
1, 김고은의 대살굿 장면.
대살굿이란 저승사자가 왔을 때 사람 대신 동물에게 殺을 맞게 해 죽음을 피하는 굿이라 한다.
김고은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압도적이었다.
神을 부르는 휘파람 소리,
경문을 읊으며 말피를 얼굴에 칠하고
칼로 몸을 긋고
시뻘건 장작불에 손을 넣어
神이 몸 속에 들어오는 것을 보여준다.
아쉬운 점은 김고은의 '목소리가 어리다.'는 느낌.
원래 만신의 목소리는 좀 거칠고 쉰듯하면서도 걸걸하다.
MZ 세대 무당이라니 봐줄 수밖에......
액막이로 소금과 찹쌀, 백말 피를 뿌리는데 팥을 사용하지 않는 게 다르게 보였다.
실제로 제주도 고춘자 만신께
굿을 배웠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주위에서 굿을 흔하게 봐 왔다.
해녀들의 안전을 위한 영등굿,
마을제, 토신제, 당제 등.
할머니는 자주 메밥을 지어 할망당에 가서 軍에 간 외삼촌의 무사안일을 빌곤 했다.
샤머니즘이 뭔지 몰랐지만
굿은 예전에는 흔한 일이었다.
2, 동티 나다.
건드리지 않을 것을 잘못 건드려 해를 입는 일이다.
변소를 허물어 동티가 나기도 하고 오래된 나무를
잘라 해를 입었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귀신이 붙었다'는 말은 죽은 영혼이 산 사람 몸에
들어와 억울함과 서운함을 하소연하고
울부짖기도 한다.
특히 장례를 치르고 난 뒤 곧잘 생긴다.
이럴 때는 무당을 불러 푸다거리를 하면 풀어진다.
'엑소시스트'나 '사랑과 영혼'에서도 나오는 장면이다
3, 누레온나(濡れ女).
일본 요괴화담에 나오는 바다에 사는 요괴로 알려져 있다.
몸은 뱀이고 물에 젖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요괴다.
파묘에서는 관을 옮기고 난 후 흙에서 이 뱀이
나온다.
꿈틀거리는 뱀을 돼지 띠 인부가 삽으로 찍어 죽이는데 돼지와 뱀은 상극이다.
인부는 괴성을 지르며 쓰러지는데
하늘이 어둑해지며 폭우가 쏟아진다.
뱀이 나오면 반드시 禍가 따른다.
제주에선 뱀을 모시는 마을도 있었다.
내가 10살 즈음에 겪은 기억으로 할머니 심부름으로
친척 집에 자주 갔었다.
갈 때마다 마당에 뱀들이 기어다녀 혼비백산 했는데 짚으로 마당을 덮어 둔 것 같았다.
트럭(운전석과 조수석만 있는 초록색 트럭으로 결혼식 때 신랑, 신부도 태우고 다녔음)으로 운수업과 정미소를 운영하고 석유도 팔았던 부자 친척인데 한밤중에 불이 나 쫄딱 망했다.
119소방대도 없던 시절이라
기름통이 펑펑 하늘로 치솟는데 불덩이가 날아다녔다.
그 친척은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갔다는데 돌아가신지 오래됐을 거다.
시아버님이 갑자기 뇌종양으로 돌아가셨을 때도
과수원에서 기어나온 뱀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4, 도깨비 불(鬼).
파묘에선 도깨비 불이 날아다닌다.
옛날엔 도채비 불도 많았다.
바닷가 옆에 친구 집이 있어 우린 몰려다니며
놀았다.
밤이 깊어 집으로 가야 하는데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도채비 불을 보고는 겁에 질려
좁은 친구 방에 등을 붙이고 끼여 잤던 추억이 있다.
사람 뼈 속의 인이 날아다니는 거라고 했지만
자세히는 모르겠다.
바다에서 죽은 영혼들이 하도 많으니 어쩌면....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친척 할머니가 도채비 불에 홀려 엉덕 아래로 떨어져 시름시름 앓다 돌아가시는
일도 있었다.
6, 투구.
세키가하라 전투(関ヶ原の戦い)에서 '만 명을 죽였다'는 大名가 썼던 투구와 갑옷이 나오는데
"어디서 많이 봤는데..."
미야기현(宮城県) 센다이 성(仙台城)에서 봤던 투구다.
투구에 지네 모양의 장식을 붙이는데 지네는 앞으로만 나가지 뒤로 가지 못하는 절지동물이다.
"転進!,転進! 을 외치는 大名의 검붉은 얼굴이 나온다.
세계 2차 대전 때 일본군의 카미카제(カミカゼ)
자살 특공대가 나온 것도 필연인지 모르겠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지은 오사카 성(大坂城)에도 누각마다 금칠을 하고 갑옷, 투구를 전시해 놓았다.
전국 유명한 城과 お寺에도 전시 해놓고 넋을
위로한다.
7, 쇠말뚝.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きつねが虎の腰を切った)
여우는 일본, 호랑이는 조선을 뜻한다.
일제 강점기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에 관심이 많았던 일본 스님(실제로는 무라야마 지준)이 친일파
할아버지 관 아래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사망한
장군의 시체에 쇠말뚝을 집어넣은 관을 세로로 세워둔다.
백두대간의 허리를 끊어 우리 민족의 정기를 말살했다는 의미다.
풍수사 최민식은 독립투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피에 젖은 곡괭이로 귀신을 물리친다.
'물은 불을 이기고 젖은 나무는 쇠보다 강하다' 는 음양오행의 상극설이 나온다.
'사람은 죽어 흙으로 돌아간다.
그 흙을 통해 선대와 후대가
순환하며 살아간다.'는 독백이 나온다.
우리 시어머님은 살아 생전에
'조상님을 잘 모셔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그나마 밥 굶지 않고 사는 것도 조상님의 음덕 때문일까?
미래 시대에는 AI가 제사를 지내지는 않을까?
(그나저나 파묘가 흥행할거라 예상하고 제작사 쇼박스 주식을 매수했는데 왜 팍팍 안 올라가는거야....)
첫댓글 오랫만에 제주도 풍습을 듣고보니 저도 어릴때 어머니 미역따러가는데 도우러갔다가 해녀들이 웅성웅성 모여서 한분이 신들렸다고 침 주는 할아버지를불러오라해서 심부름한적있답니다
근데 또 희안한일이 동네어른두분이 간첩혐의로 밤에 잡혀가다가 한분이 바닷가로 도망쳐서 시체를 찾기위해 동네 해녀들이 모여서 찾는데 신들렸다던분이 찾았답니다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는일이 가끔은 있어요네.저도 이 영화봐야겠네요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저의 친정어머니도 좀 심약했는데
한밤중에 갑자기 한숨을 쉬면서
울더라구요.
돌아가신 이모할머니가 들렸다는데
심방(무당)을 불러 푸닥거리 했더니
멀쩡해지더군요.
어린 나이에 겪은 무서웠던 기억입니다.
소설을 읽는듯한 글 잘 보앗습니다
일본어는 어떻게 붙이기 하나요?잘 몰라서
동티나다의 새로운 용어 잘 배웟습니다
일본의 쇠막뚝 테러는 저 남도의 거문도 백도 여행때 절실히 느꼇죠
그 섬에다가 쇠말뚝을 박아 한국인의 맥을 끊어놓아 시뻘건 쇳물이 흐런 자국이 선명히 보이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한국엔 이렇다할 위인이 아직 없다고 생각듭니다만
그래도 대한민국은 잘 굴러갑니다 어쨋던 ㅎㅎㅎ
일본어는 문장이 바꿔질 때만
띄어쓰기 하는 것 같아요.
일부에서는 쇠말뚝이 토지구획표기용이라고도
하는데 아직도 설왕설래 하네요.
나도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느껐어요
일본인들의 악행은 한 세기가 지나도 우리 마음에 지워 질 수 없어요
지구상에 가장 악독한 족이 일본인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것
일본과의 우호를 개선한다고....
어림 없는 짓거리 입니다
역사의 아품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지금은
K 팝과 K 푸드가 전세계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우리가 일본을 앞설 수도
있겠죠.
한국인은 강한 민족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