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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선씨를 만나자고 한 건 말이죠."
에휴, 이 놈의 이휘준이 또 사고를 쳤구만.
어쩐지 한동안 뜸하다 했어.
이휘준이 누구냐고요?
바로 3년 된 제 남자친구입니다.
이 일대에서 유명한 바람둥이로 이름 난 그녀석은 나로 만족하지 못하고
늘 여러여자들과 스캔들을 만들어 나가죠.
처음에는 이런녀석에게 지쳐 깨지자라는 말을 수없이도 해댔어요.
그때마다 그녀석은 갖가지 뇌물공세와 달콤한 말들로 날 자신의 꼬임에 넘어가게했죠.
바보같이 저는 계속해서 그녀석의 꼬임에 넘어갔고
계속 반복하다보니 3년이라는 세월 속에 미운정이 들어버려서
이제는 깨지자는 말은 커녕 제 선에서 깨끗하게 마무리를 지어버려요.
뭐, 사실 그녀석에 대한 제 사랑이 커져서 이기도 하지만요.
"저 휘준씨랑..."
"사귄다고요?"
아까도 말했듯이 전 이런 일들이 수없이 일어났기때문에
자랑은 아니지만 눈을 감고도 이런 일들을 헤치울 수 있어요.
분명, 사귄다는 말을 하려는 거였겠죠.
그러면서 휘준이가 자기밖에 없다고 말했으니까 이제 떨어져달라, 아님 헤어져 달라는 말을 하겠죠.
뻔한 스토리.
전 3년 차 바람둥이 여자친구.
이정도 짐작 쯤이야 식은 죽 먹기죠.
"아! 네.. 그리고..."
봐요, 뒤에 무언갈 덧붙이려고 하죠.
그런데 왠지 오늘은 제가 말했던 것들이 아닌 것 같아요.
그 보다 더욱더 강한게 나올 것만 같은...
거칠게 머리를 쓸어넘겼어요.
불안할 때 나오는 제 버릇이죠.
"그리고요? 혹시.. 뭐, 휘준씨가 당신밖에 없다고 하던가요?"
여자가 덜덜 떨면서 이야기 하는데 얼마나 답답하던지.
예의에 어긋난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말을 가로챘어요.
아니, 사실 제가 뻔히 아는 스토리로 이끄려는 생각이었어요.
"아니요."
"그럼요?"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그만 떨고 말았어요.
여기서 목소리를 떨게 되면 기선제압이 힘들어지는데 말이죠.
이런, 어떡하죠?
"저.. 휘준씨 아기 가졌어요."
..........머릿 속이 혼란스러워졌어요.
아기라니.. 거짓말 일거예요.
아무리 여자를 좋아하는 휘준이라지만 그런 짓은 안한단 말이예요.
그건 무엇보다 제가 더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저 여자가 말하는 거짓말이예요.
휘준이의 아이라니요?
이건 분명, 저와 휘준이를 떼어놓기 위한 계략 일거예요.
"믿지 않으시는 눈빛이시군요."
물론이죠, 제가 이걸 믿으면 당신의 거짓말에 깜빡 속아 넘어갈 걸 뻔히 아는데 이런걸 어떻게 믿어요?
라고 속으로 외치기는 하지만 계속 불안한건 왜 일까요?
"이젠 이런 거짓말까지 들어보는군요."
"거짓말 아니예요! 이걸보면 믿으실 수 있겠죠."
여자가 당당히 꺼내놓은 건 초음파 사진과 휘준이와 다정히 찍은 자신의 사진이었어요.
...휘준이는 사진 찍는걸 싫어하는데... 그래서 저와 찍은 사진도 없는데….
"2...개월 이라네요. 정 이걸보고도 못 믿겠다면 휘준씨에게 전화해보세요."
.
.
.
.
아까 있었던 일들을 제 친구들 불러놓고 말해줬어요.
"그런거 조작일 수도 있잖아!"
제 친구 유리가 거칠게 맥주잔을 내려놓으면서 말했어요.
네.. 조작이라 그 생각 저도 안해본게 아니예요.
하지만.. 아까 만났던 여자의 눈빛이 너무나 당당했어요.
'이건 자신과 휘준이의 애다.'라고 눈빛이 말하는데…
"그래, 유리 말이 맞을 수도 있어."
하은이의 말에 난 고개를 저었어요.
왜 여자직감이라는게 있잖아요.
자꾸만 그 초음파사진에 있던 애가 휘준이 애 같아요.
그리고 게다가 그동안 뜸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던 것 같고...
"휘준이 녀석한테는 전화 해봤냐?"
묵묵히 술만 마시고 있던 서영이가 입을 열었어요.
나는 고개를 저었어요.
"아니, 무서워서 전화를 못하겠어."
'응, 미안해. 이선아. 그 아이 내 아이야.'라는 휘준이의 말이 제 귓가에 들려와요.
아니라고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휘준이의 말이 더욱더 또렷하게 들려요.
"후- 그럼 내가 대신 전화 해줄까?"
하은이가 자신의 폰을 꺼냈어요.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어요.
어차피, 제가 하지말라고해도 하은이는 할 기세였으니까요.
하은이가 버튼을 몇 번 꾹꾹 눌렀어요.
"여보세요? 이휘준. 뭐하냐?"
-나? 그냥 TV보고 있는데. 왜?
우리가 다 들릴 수 있도록 최대한 소리를 높여놨어요.
옆에 있던 유리가 입모양으로 '평소와 같은 목소리인데?'라고 했어요.
난 고개를 끄덕였어요.
"너, 별일 없냐?"
-무슨 별일?
"...어, 어.. 흐음...."
아무일 없다는 휘준이의 목소리에 하은이가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망설이고 있어요.
거짓일 확률이 높다라는 거겠죠?
에잇! 괜히 술로 속만 베렸네.
나중에 시간내서 아까 만났던 여자를 다시 만나야겠어요.
어딜 휘준이와 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기분 나쁘게 듣지 말길 바래. 너 애 있냐?"
결국 하은이가 그 말을 꺼내버렸어요.
-.......
어? 왜 휘준이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는거죠?
또다시 불안해지면서 '응, 미안해. 이선아. 그 아이 내 아이야.'라는 휘준이의 말이 또다시 귓가에 맴돌기 시작했어요.
내 눈에는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심장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어요.
"야! 이휘준! 왜 아무말도 안해?"
내 친구들의 표정이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 너 어떻게 알았냐?
뭐야.. 이휘준.
그 말은.. 너 정말로 그 여자랑 하아-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어요.
-혹시 이선이도 이거 아냐?
난 하은이에게 모른다고 대답해달라는 표시를 했어요.
하은이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난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잡아보고 싶었어요.
"아니, 몰라."
-그럼 아직 말해주지마라. 내가 말할게.
하은이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어요.
서영이의 얼굴은 마구 일그러졌죠.
그리고 유리는 날 조용히 끌어안았어요.
흡.. 나 어떡하면 좋죠?
"야, 이 미친놈아!!! 네가 이선이를 두고 어떡해!!!!"
-..... 미안하다. 미안. 정말 미안하다.
"미안? 미안? 이게 그런 말로 되는거야?"
-.... 할 말이 없다.
결국 하은이는 폴더를 거칠게 닫아버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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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3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전 그 긴 시간동안 많은 것을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어요.
사실 작은 희망을 품고 있어요.
그 아이를 제가 대신 맡아 키운다는 그 작은 희망에
저는 쉽게 휘준이를 떠나보낼 수가 없어요.
'♪'
벨소리가 울렸어요.
액정화면에 뜨는 '우리자기♥'
.... 휘준이는 마음을 정했나봐요.
아니, 하은이의 전화통화에서 말한다고 했으니까 예전부터 정했나봐요.
그저 제가 연락이 없으니까 먼저 연락한거 겠죠.
"네, 김이선입니다."
-....나야.
"어."
저도 모르게 평소와 다르게 받았어요.
-오늘 시간있어?
"어."
-그럼 3시에 늘 만나는 까페에서 보자.
"어."
폴더를 닫았어요.
이런, 눈물이 또 올라오네요.
이렇게 울어서 눈이 부어버리면 안 이쁠텐데..
오늘은 제가 제일 이뻐보여야 하는데
전 그렇게 또 1시간을 울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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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않으려는 마음이 더 커서인지 약속시간에 10분이나 늦어버렸어요.
하지만 걸음을 재촉하지는 않았어요.
1분이라도 연장하고 싶은 마음에 까페 문 앞에 왔지만 차마 들어가지가 않네요.
그렇게 까페 앞에서 서성이고 있을 때 저멀리서 그 여자의 모습이 보였어요.
저는 저도 모르게 까페 앞에 주차되어있던 차 뒤로 몸을 숨겨버렸어요.
아.. 제가 믿지 않을까봐 휘준이가 와달라고 부탁한 걸까요?
이미 저 여자한테 모든 사실을 들었는데...
차마 저 여자와 나란히 앉아있는 휘준이를 볼 수 없었어요.
3년동안 여자 옆에 있던 휘준이를 몇 번 보긴했지만 오늘은 달라요.
휘준이의 아내가 될 사람이잖아요.
여태껏 제가 여자친구로서 그 여자들을 봐온거지만 오늘은 그 반대잖아요.
저는 발걸음을 돌렸어요.
폴더를 열고 조심스럽게 문자를 써내려갔어요.
'아이는 널 닮아서 예쁠거야. 안녕.'
-
여자의 마음을 더 애절하게 표현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군요ㅜ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첫댓글 음 뭔가 결말이 좀ㅠ.ㅠ 번외있나요?
아, 결말이 좀 그렇군요ㅜㅜㅜㅜㅜ 번외를 고려하면서 쓴거긴 하지만... 좀 그런가요??? 흐윽ㅜㅜㅜ 아, 아무래도 이별을 표현하는게 좀 힘드네요ㅜㅜㅜ 지적 감사드리구요, 댓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댓글 무한히 감사드립니다!! 번외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헐...남자재수없다 메친! 번외편! 고고싱~!
맞아요, 맞아요! 에잇! 바람도 핀 주제에ㅜㅜㅜ 번외편 빠르시일내에 올려드릴게요^^ 댓글 너무너무 감사드리구요, 행복하세요^^
히히 잘봤어요!움 군데,번외편이 있으면 더 좋을거 같은데ㅜㅜ번외 어떻게 안될까요?좋은글 보구갑니다!
번외편을 고려해서 쓴거라ㅎㅎㅎ 빠른 시일내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글이라니요 ㅎㅎㅎ 부끄러워요.../// 댓글 정말 감사드리구요! 즐거운 시간되세요^^
음...어떻게된건가요??ㅠㅠ잘모르겠어요ㅎ남친이 여주를 안조아하는건지...번외해주실꺼요??>_<ㅋㅋ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요,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남친이 여주를 좋아하긴하는데 어떤 여자가 나타나서 남친의 아이를 가졌다고 하는바람에 이 상황까지 오게 된거예요.. 번외는 빠른 시일내에 해드릴게요^^ 이번 댓글도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좋은 시간되세요^^
번외요!!
댓글 너무 감사드려요, 번외는 빠른 시일내에 올리도록 할게요! 좋은 시간되세요^^
ㅋㅋ S양양 님도 저처럼 누구 욕먹게 만드는데 탁월한 기질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번 소설에서도 남주 처음에 못됬었는데 ㅋㅋㅋㅋ 이번에도 약간..?ㅋㅋㅋㅋ 번외 꼭 써주세요 ㅠㅠ 그리고 번외 쓰면 불러주세요 ㅋㅋㅋ
하하하하하;; 그러게요, 이상하게 쓰다보면 어느새 욕먹게 만드는..... 허허허허;;; 아이님하고 저 이상한 기운이 서려있는건가요??? 누구 욕먹게 만드는.... 허허허허허;;; 네네 번외 꼭꼭 써서 아이님 부르겠습니다! 그때까지 좀 만 기다려주세요ㅎㅎㅎ 댓글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매력있어요 근데번외부탁해요!! 여주너무나불쌍하군요 ㅠ.ㅠ S양양 님 소설처음보는데 되게 재밌는거아세요? ^_^ 잘보고갑니다. 번외나오면업쪽부탁해요 !!
안녕하세요~ 프동님!! 처음 뵙겠어요ㅎㅎㅎ 매력있다는 말에 좀 쑥스러웠는데 재미있으시다는 말에 더더욱 쑥스럽다는 하하하하하;; 번외 나오면 바로 바로 날리겠습니다! 제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번외는 지금 준비 중이예요! 남주 나쁘죠, 그동안 여주가 얼마나 많이 봐줬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다니ㅜㅜㅜ 마지막 문자내용 쓰면서 여주의 마음이 얼마나 쓰라렸을까 흑ㅜㅜㅜ<어느새 제가 동화가 되어 버렸네요;;; 하하하하하하;;; 어쨌든 댓글 너무 너무 감사드리구요! 좋은 하루 되세요^^
번외번외 번외 꼭 번외 보고 싶엉요 재밌어요 꺄울
번외번외 꼭 꼭 올려드릴게요!! 재미있으셨다니 너무너무 다행이예요!! 번외도 많은 관심, 사랑 부탁드려요!! 댓글 너무너무 감사드리구요, 좋은 하루 되세요^^
저도 번외요!!!!ㅎㅎ
아란님 안녕하세요??? 번외 올려드릴게요!! ㅎㅎㅎㅎ 이렇게 댓글 남겨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리구요, 언제나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읽으면서 휘준이목따고싶은거 참느라죽는줄알았습니다......여자의마음이참애절하네요.....휘준이같은놈들은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