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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ːº男裝少女º
이메일ːho-wl@hanmail.net
출 처ːcafe.daum.net/Cens
※º불펌 도용 성형 팬픽 금지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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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1
눈 을 뜨 면 항 상 어 두 워 눈 을 뜨 고 싶 지 않 았 어 。
정 신 이 들 면 드 는 한 기 에 항 상 서 러 웠 었 어 。
나 를 … 누 군 가 가 따 뜻 하 게 감 싸 줄 수 있 을 까 。
By. Kisara Sekie
"하암─!!"
세키에가 찌뿌둥- 한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한잠도 자지못한 세키에….
'혼자'라는 생각에… 또다시 불면증에 시달리는 세키에다.
…너무나도… 외롭고…, 쓸쓸한 영혼.
"아…."
세키에의 오른쪽 눈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련이라도 일어나는 것 처럼….
뭐 신경쓰이는 일이 있나?
세키에가 인상을 찌푸리며 생각한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아침을 때우고, 다시 호텔에 온 세키에….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비 때문에, 나갈 수도 없었다.
-Trrrrrrrr
갑자기 걸리는 전화에, 세키에는 핸드폰 액정을 쳐다본다.
세키에의 눈이… 질끈 감긴다….
"여보세요?"
『빨리 찾아!!! 카즈에 빨리 찾으라고_!!!』
"키사라 요코 상?"
『그래!! 나야!! 카즈에가 사라졌어!! 빨리!! 빨리 찾으란 말야!!!!』
질끈-
세키에의 눈이 고통으로 감겼다.
적어도… 내 안부를 물어볼 줄 알았는데….
어머닌… 항상 오빠군요….
나 같은건… 아무런 소용 없다는 건가요…?
하지만 곧 핸드폰을 방바닥에 던져버리고는 밖으로 나가는 세키에다….
뭐가 그렇게 급한지… 우산도, 비옷도, 비에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카즈에 도련님─!! 카즈에 님─!!!"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은 채, 벌써 몇 시간째, 세키에는 카즈에를 찾아 헤맸다.
옷이 흠뻑 젖어, 세키에의 몸을 차갑게 얼려갔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세키에의 세포 하나, 하나는 카즈에의 걱정 뿐이었다.
"콜록─!!"
거친 기침이 세키에의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온 몸은 뜨거웠고, 머리는 띵- 하며 어질어질 했다.
"카…즈에… 님…!!"
온 몸을 쥐어짜듯, 힘겹게 외치는 세키에….
그러다가 온 몸에 힘이 빠져, 털썩- 하고 쓰러져 버린다.
"쿨럭…. 하아…. 으…."
세키에가 바닥에 쓰러진 채로, 거칠게 신음소리를 냈다.
하지만 부들거리는 몸을 간신히 일으켜 세우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아…!!"
세키에의 눈이, 걸음이, 한 곳에 멈추었다.
그녀의 눈 앞에 보이는 사람은… 카즈에였다.
"하악…, 카… 즈에… 님…."
카즈에는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흠칫- 놀라며 자신을 부른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커지는 카즈에의 동공….
"……신?"
믿기 어려운 듯, 카즈에가 세키에의 가는 두 어깨를 꽉- 잡고는 물었다.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세키에….
문득, 카즈에의 손에 들린 작은 곰인형을 본다….
"……쿨럭…. 그, 그건…?"
보나마나 세이를 위한 거겠지….
세키에가 멍- 하니 생각했다.
하지만 카즈에가 약간은 힘겹게 웃자, 세키에는 자신이 뭔가 실수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열리는 카즈에의 입…, 그 속에서 나오는… 충격적인 말….
"……. 내 동생…. 키사라 세키에꺼."
"……!!!"
세키에의 눈이 커졌다.
하지만 빗물때문인지, 카즈에는 그런 세키에를 잘 볼 수가 없었다.
"그녀석… 10년동안 냉대받고 자랐어…. 너무 미안하게…. 내가 나빴지…, 내가."
자꾸만 자신을 학대하는 카즈에…. 세키에는 그런 카즈에를 보면서 동공이 크게 흔들린다.
…… 뭐?
그게 왜 오빠 때문인데…!!
…그게, 그게 왜 오빠 때문이냐구!!
그거 알어?
10년동안은 냉대받고 자랐지만, 6년간 내게 웃음을 준건, 행복을 가져다 준건….
오빠랑… 리아…, 둘 뿐이란 말야….
"그녀석이 10살때… 생일을 알면서도 그냥 지나친 적이 있어…. 그 후에… 녀석 일기장을 보게 됬는데….
슬픈 듯, 카즈에의 목소리가 떨렸다.
세키에의 눈에서 눈물이 툭- 떨어졌다.
물론 그게 빗물인지 눈물인진 모르겠지만.
"너무 미안하더라…. 너무… 외롭게 놔 뒀더라…. 내가…. 걘 날 지켜줬는데…. 난… 도대체… 오빠로써… 해 준게 없더라…."
세키에는 그 자리에 더 이상 있을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
어째서….
어째서 자신같이 저주받은것 때문에 괴로워 하는 것일까…?
어째서….
"그저 레몬맛 사탕 몇 개 쥐어준거 빼놓고는… 말야…. 그 다음에… 한국에 와서… 미친듯이 돈 벌었어…."
"……."
"부모란 자식들한테 손 벌리지 않고, 그 녀석 빼올라고…. 그 녀석이랑… 꼭 같이 살려고…."
"……."
세키에는 말없이 듣기만 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말했다.
"……. 이거 아나요…?"
"……?"
"제가… 한국에 오기 전…. 눈이 붉은 피빛색인 분을 만났어요…."
"……!!"
"그분이 제 손을 잡으며 말하더라고요…. '오빠 덕분에… 내가 6년간 웃을 수 있었어. 오빠랑… 내… 소중한 사람 덕분에…. 오빠가 떠난 후, 며칠 있다… 나 때문에… 죽어버렸긴 하지만….' 이라고요…."
카즈에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툭
위태롭게 들려있던 곰인형이 떨어졌다.
황급히 곰인형을 집어들고는 세키에에게 묻는 카즈에….
"정말이야? 세키를 만났어?! 만났냐구!!"
"……. 네… 한국에 오기 전에요…."
"… 그녀석… 건강해 보이냐?"
카즈에의 질문에, 세키에는 밝게 웃으며 대답한다….
'응'이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것조차 허용이 되지 않는다….
"……네…."
세키에의 말에, 안심이라는 듯, 피식- 웃어보이는 카즈에….
그 모습이… 너무나도 쓸쓸해 보인다….
"돌아 가셔야죠…."
"……. 그래야지…."
……
"카즈에!! 카즈에!!"
"야! 카즈에!! 이 미친놈아!!"
"흐에에엥- 키이!! 시우 많이 걱정했어요!!ㅠ0ㅠ!"
"키이!! 괜찮아? ㅜ_ㅜ?"
빗물에 젖은 카즈에를 꽈악- 껴안은 채, 눈물을 흘리는… 세키에의 어머니, 요코.
은랑과 시우, 그리고 세이도 걱정스럽게 그를 바라본다.
세키에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애써 외면한다….
어머니… 저도 좀 봐주세요….
저한테도… 걱정했다는 눈빛으로… 한 번만…. 딱 한번만… 봐 주세요….
그걸로 만족할께요….
더는… 더는 바리지 않을께요….
하지만… 이런 세키에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 지, 다시 한 번 세키에의 심장을 잔인하게 밟는… 요코….
"감사합니다. 그리고… 아까는 죄송했어요…. 소리쳐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싸늘한 눈빛… 이라기 보단…, 남을 대하는 눈빛으로 세키에를 보며 말하는 요코….
세키에의 입가엔 허탈한 웃음이 맴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중얼거리 듯, 괜찮다고 말한 후, 밖으로 나가버리는 세키에….
그리고… 그날 밤…, 세키에는 끙끙 앓았다.
온 몸에 열이 가득한데도 앓았다.
불면증과 열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세키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아까는 죄송했어요…. 소리쳐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그들의 어머니, 요코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그리고… 표정도….
하지만 곧 카즈에의 말이 세키에의 머릿속을 떠다니기 시작하자… 행복한 미소와 함께 스르르- 잠이 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키에의 방에는, 세키에가 자는 숨소리 이외에는 들리지 않았다….
『부모란 자식들한테 손 벌리지 않고, 그 녀석 빼올라고…. 그 녀석이랑… 꼭 같이 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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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2
-pi!pi!pi!pi!
핸드폰에 맞추어 놓은 알람이 울리자, 세키에의 눈이 부시시- 떠졌다.
"콜록-"
기침이 약간 났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이 정도 쯤이야….
세키에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벌떡- 몸을 일으키고는 8시에 도착하도록 길을 나섰다.
상쾌한 바람 한 줄기가… 세키에의 몸을 감싼다….
제 시간에 맞춰 집에 들어가니, 모두들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너무나도 우아하고 기품있어 보이는 말투….
세키에는 말없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포기할래.
부모란 작자들에게… 사랑받는거… 다 포기할래….
부모를 보는 눈이… 너무나도 차가운 세키에다.
……
휘이이잉-
비행기 안.
비지니스 클래스에 앉아 음악을 듣는 은랑과 일본에서 산 게임기로 게임을 하는 시우.
그리고 뭐가 즐거운지, 신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카즈에와 세이.
갑자기 세키에를 부르는 시우.
"신! 신아!! 이거봐아!! 내가 피카츄 잡았어!! 귀엽지, 귀엽지?"
포켓몬스터 게임을 하고 있었는지, 게임기를 세키에의 눈앞에 가져다 대며 오바를 하는 시우.
하지만 세키에의 입가엔, 세키에도 모르는 따뜻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신. 이리 와봐."
낮은 저음으로, 세키에를 부르는 은랑.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는다.
세키에가 가자, 자신의 귀에 꽃혀있던 이어폰 하나를 빼서, 세키에의 귀에 꽃아준다.
순식간에 커지는 세키에의 눈.
그리고… 세키에의 귓속을 파고드는… 아름다운 멜로디….
『한 남자가 있어….』
-김종국 <한 남자>
슬퍼보이는… 멜로디….
슬픈 가사….
세키에의 눈이 저절로 감겼다.
너무나도 애절하고 슬픈… 노랫소리에….
세키에의 마음도 덩달아 슬퍼진다.
"노래 좋지 않냐? 목소리가 병신같은거 빼고는 말야."
은랑의 목소리가 세키에의 귓속을 파고들었지만… 세키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곧 <한 남자> 노래가 끝나고 나오는… KCM의 <흑백사진>
『아주 먼 옛날, 눈이 커다란… 소녀를 봤죠…』
-KCM <흑백사진>
역시 슬픈 가사….
"…… 소년…."
은랑이 뭐라고 중얼거렸지만, 세키에는 듣지 못했다.
그저… 음악속에… 빠져 있을 뿐.
……
"신, 신!! 우리 집에가서 게임하자, 게임!! 나 사파이어, 루비, 골드, 실버, 옐로, 레드, 블루, 그린버젼 다 샀어!!"
시우가 세키에의 팔에 매달리며 조르자, 세키에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까딱거린다.
괜스레 굳어지는 은랑의 표정….
세키에는 갸우뚱- 하며 그를 빤히 쳐다본다.
……
-벌컥, 벌컥
"야야, 정은랑. 그만 좀 마셔라. 그거 독한거야-"
"맞아, 맞아!! 랑이, 이 개놈아!!"
"……. 닥쳐."
"……."
"그리고 한시우. 누구더러 개놈이라. 씨파놈아."
집에 가는 내내 저기압이던 은랑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독한 양주를 꺼내 마신다.
한병이 비워지고, 두병. 이윽고 세병… 네병….
모두가 걱정스러워 말리지만, 은랑은 여전히 마셨다.
-탁
"그만… 마십시오…."
세키에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렸지만, 은랑은 그런 세키에를 보고는 피식- 웃으며 세키에의 손을 뿌리쳤다.
"꺼져…. 니까짓 놈이랑 상관 없잖아."
"……!!"
세키에의 동공이 커졌다.
이렇게… 차가운 모습의 은랑은… 처음이다.
여전히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술을 마시고 있는 은랑….
세키에의 마음이 왠지모르게 불편하다.
……
모두가 잠들었지만, 세키에와 은랑은 거실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잔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은랑과 그런 은랑을 걱정스레 보고 있는 세키에….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하지만 곧 깨지는 적막감….
"쿠쿡…, 야. 들어가 자라. 니 면상 안 보고 싶으니까, 좀 꺼져라."
"……!!!"
세키에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표정으로 독설을 내밷는… 은랑의 모습이 낮설다.
배신감에… 눈물이 날것만 같다.
눈물이 나올까봐… 약한 자신의 모습을 들킬까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세키에.
그녀는 듣지 못했다.
너무나도 슬픈… 은랑의 목소리를….
"시우랑… 웃는… 니 모습 보기 싫다…. 병신같이… 정말 병신같이…."
……
세키에는 두리번거리며 칼을 찾았다.
피가 잔뜩 묻는… 커터칼….
그 누구의 피도 아닌… 세키에의 피가 묻어 있었다.
또다시… 자신의 피를 묻히려 하는 세키에….
한 번… 두번… 그리고 또 한번….
세키에의 오른손이 움직일때마다, 왼쪽 손목에는 피가 흥건이 적셔갔다.
슬프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 느낌이랄까…?
-벌컥
갑자기 문이 열리며 들어온 은랑.
그의 표정이 굳어진다.
"너 뭐하는 짓이야!!"
세키에의 손목을 꽉- 잡으며 소리치는 은랑….
세키에가 순간적으로 움찔- 한다.
손목을 빼내려 하지만… 은랑의 힘은 너무나도 셌다.
"……. 혹시… 내가 한말 때문에 그런거…냐…?"
착찹하게 묻는 은랑의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이는 세키에….
은랑은 아무런 말없이 지혈을 한 후, 세키에의 왼쪽 손목에 붕대를 감아준다.
그리고는 세키에를 자신의 품안에 꽉- 가두어 버린다.
숨도 쉬지 못할 만큼 꽉-
"……. 난… 너 죽어도 안 놓쳐… 그럴린 없겠지만… 만약… 아주 만약… 니가 여자라면… 난… 너 죽어도 안 놓쳐…."
-두근_ 두근_
세키에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아니….
저놈은 술을 과하게 먹었어.
내일이면… 내일이면 잊을텐데….
"전에… 내가 그랬지? 너 좋아한다고…."
"……!!"
어떻게…!
세키에의 눈이 충격으로 커졌다.
"기억 못 할줄 알았어? 아니… 어색해지는게 싫었을 뿐이야…. 니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 이상…. 난 널 놓치지 않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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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3
"헤… 엑."
아직 7월 중순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날씨가 꽤 덥고 느끼는 세키에….
더위는 잘 타지 않지만, 그래도 한국은 더웠다.
"시우 아이스크림 사가지고 올께~"
"난 커피."
"나도."
"신이는? 헥헥-"
갑작스런 시우의 질문….
세키에는 놀라서 허둥대다가, 자신도 모르게 대답한다.
"전… 딸기요…."
리아가 살아생전에 좋아하던 맛.
꼭 한번 먹어보라고 권해줬던 맛.
세키에 그녀는 리아의 잔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첫번째 진실한 친구니까.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의 진실한 친구일지도 모르니까.
"안 어울리게 놀기는."
세키에의 대답을 들은 은랑이 한마디 톡- 쏘아붙였다.
하지만 세키에는 은랑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대답하지 않았다.
"……."
세키에는 아직까지 은랑을 볼 수가 없었다.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은랑을 보면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일지도 모른다.
"갔다올께~"
발랄하게(?) 인사를 날려주며, 밖을 나섰고, 카즈에는 세이와 문자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색하게 남겨진 둘….
은랑이 세키에에게 가까이 다가가 세키에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어깨를 꽉- 잡는다.
"어색해지려고 고백한거 아냐. 우린… 그저 의뢰인의 친구야. 알았지?"
슬픈 목소리로 세키에의 귀에 속삭이는 은랑.
세키에는 은랑의 슬픈 목소리에 살며시 고개를 끄덕인다.
-벌컥
"얘들아아! 아이스크림 사왔어!! 키이랑 은랑이는 커피! 나는 초콜릿! 신이는 딸기맛! 맛지?"
"어."
"아우~ 맛있어. 역시 아이스크림은 초콜릿 맛이야!"
세키에는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벗겼다.
연한 핑크빛의 아이스크림이 나오자, 세키에는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문다.
딸기만의 달콤하고 향긋한 향이, 세키에의 입안을 가득 메운다.
이게… 리아가 좋아하던 맛이구나….
세키에의 눈이 살짝 감겼다.
……
"헤엑- 헤엑- 더어워어!"
시우가 나시티만을 입은 채, 투덜거렸다.
에어컨을 틀었지만, 26˚ 이하로 내려가지 못하게 된 에어컨이라 더운건 안이나, 밖이나 마찬가지였다.
"점심… 뭐 먹지?"
은랑이 짧게 묻자, 모두들 침울해진다.
아마 더워서 해 먹기도 싫었고, 시켜먹기도 싫었나보다.
"냉면! 우리 냉면 먹으러 가자!"
시우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야, 시켜먹는것도 아니고… 먹으러 가자고?! 싫어!"
카즈에가 불만스러운 듯, 투덜거렸다.
그 때, 울리는 카즈에의 핸드폰.
"여보세요? 어? 세이야? 응. 나야 뭐… 그렇지. 응? 냉면? 좋─지!! 그래. 응!"
카즈에가 통화하는것을 얼핏 들은 세 사람.
카즈에가 전화를 끊자 밝게 말한다.
"냉면 먹으러 가자!"
"이 우정을 배신한 새끼!!"
"히엥! 키이 미워!! 시우가 가자구 할땐 안 가구!!"
"시끄러! 3분 내에 준비하지 않으면, 집에서 쫓아낸다!"
……
"그러니까… 두 분다… 가출하셨다고요?"
한 가족처럼 지내서 몰랐지만, 그들은 엄연한 남이었다.
그래서 세키에가 왜 같이 사냐고 물었더니, 카즈에가 '저 새끼들, 가출했어.' 라고 짧게 말했다.
"시우놈은… 부모님과의 트러블고…, 저 은랑놈은… 좀… 복잡해."
"왜죠?"
궁금한 듯, 묻는 세키에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하는 카즈에.
그 미소가… 너무나도 슬퍼보인다.
"그건… 나중에 걔네들한테 물어봐. 내가 대답해 줄 수 있는건 여기까지."
계속 카즈에와 세키에가 수근거리자, 시우와 은랑이 그런 그들을 못마땅하게 봤다.
"쳇쳇. 만날 카즈에는 신이만 좋아해."
"저놈은 무슨 비밀이 저렇게 많다고, 저 지랄이냐?"
계속 투덜거리다가 도착한 한 냉면집.
맛도 좋고, 시설이 좋아 사람이 많았지만, 그들은 그들의 권력으로 주문을 했다.
"난 비냉."
"난 회냉. 세이는?"
"나두 키이랑 같은 거. 저… 은랑이는?"
"물냉면. 신이 너도 물냉면 먹어라."
"뭐야~ 정은랑! 왜 갑자기 물냉이야~ 너 매운거 좋아하잖아. 믈냉 싫어하는 놈이~"
"오늘은 별로다."
세키에와 함께 물냉면을 시키은 은랑….
시우가 그런 그들을 의심쩍게 처다본다.
"더워서 그래! 더워서! 그리고 이놈은 매운거 못 먹잖아."
은랑이 말하자, 수긍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놈들.
아마도 접때 신(辛)라면 사건 때문인가보다.
하지만… 세키에 말고는 은랑이 작게 말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 이 병신은… 물냉면 처음 먹어보잖아…, 나라도 먹어야 어떻게 먹는지 알거아냐…."
세키에의 얼굴이 빨개질 틈도 없이, 들리는 세이의 목소리.
"여기~ 비냉 한개, 회냉 두개, 물냉 두개, 그리고 수육 5인분이요!"
"예!"
주문을 받자 신이 난 듯, 훨훨 날아가는 주인 아줌마.
굉장히 기뻐보인다.
"세이. 어디 아파? 표정이 딱딱하네?"
"응? 아, 아냐~."
한참동안 이것저것 얘기를 하다가 수육이 나오자, 서로들 정신없이 집어먹는다.
그 와중에도 카즈에는 세이를 챙겨주었지만.
수육이 거의 동이날 무렵 등장하는 냉면들.
"비냉 하나, 회냉 두개, 물냉 두개요!"
"감사합니다!"
"잘먹겠습니다!"
그리고 들려오는 후루룩- 하는 소리.
세키에는 은랑이 하는대로, 노란 겨자와 식초를 알맞게 넣어 섞고는 한 젓가락 먹어보았다.
"후룩-"
세키에에게 집중되는 이목….
세키에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을 처다본다.
"어때? 맛있어요?"
"아… 예…."
"은랑아~ 괜찮아? 너 물냉은 디게 싫어하잖아~"
"괜… 찮다."
약간은 거북해 보이는 표정으로 냉면을 먹는 은랑….
세키에는 은랑에게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미련한 놈….
그냥 말로 냉면 먹는거 가르쳐주면 되지….
"저어… 은랑 님은 왜 냉면을 싫어하시는 거죠?"
"그게~ 쟤 물냉먹다 죽을뻔 했거든."
"예?"
"물냉면 먹다가… 목에 걸렸었거든~. 비냉은 얇아서 잘 안걸리는데. 얘는 회 별로 안 좋아하고."
세키에는 은랑을 다시 쳐다보았다가 앞을 보았다.
안색이 창백한 세이….
카즈에는 그런 세이를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세이… 어디 아파?"
"아, 아니~ 저기~ 보디가드 분도 많이 드세요."
세키에는 말없이 냉면을 먹기에 몰두했다.
은랑의 마음과… 세이에게서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이… 세키에의 머릿속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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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4
미나모토 세이 Special☆ - Liar [후회는 아무리 빨리해도 늦는것.]
"예-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
-달칵.
난…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일에 휘둘려야 할까….
……
난 미나모토 세이.
올해로 고3이 되는 일본인 혼혈아다.
엄마는 병으로 돌아가시고, 아빠는 도박꾼이셔서, 내가 아빠의 빚을 갚는다.
하지만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 중학교에 다니는 동생이 셋이나 있어, 아빠의 빚을 갚기가 쉬운게 아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빠는 3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빚을 남긴 채, 사망하셨다.
그런 나에게 다가온 빚쟁이들….
거기서… 나는 지금의 보스[Boss]를 만났다.
이름은… 아직 모른다.
그가 대기업 사장의 아들이라는 것과, 어떤 학교에 선생으로 있다는 것, 그리고 상당히 젊고 멋지다는 것. [사실 이걸 설명할 때는 아니지만.]
"넌… 돈이 필요하지? 내 이름은… 하쿠에 준. 준이다."
그 사람이 나에게 처음으로 꺼낸 말이다.
그래… 난 돈이 필요해….
돈을 요구하는 빚쟁이들도-
늘 배가고파 우는 동생들도-
더이상은 버티기가 힘들다.
그래서 밝았던 내 성격이 어두워진 것일지도.
"…… 네…."
"그러면… 내가 3억 2천만원을 주지. 어때, 계약 하겠나?"
3억 2천.
그 돈이면… 빚을 갚고도 2천이 남아, 동생들은 굶주리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나는 계약을 허락했다.
그 일이… 나중에 어떤식으로 나의 발목을 잡을진…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말이다.
……
-툭
내 앞으로 떨어지는 사진 한 장.
<Kisara Kaz-e> 라고 적혀있다.
키사라 카즈에? 누구지?
"키사라 카즈에. 성별 남, 나이 19세, 취미는 검도와 저축, 특기는 싸움. 좋아하는 음식은 냉면과 갈비. 싫어하는 음식은 단 것. 가족관계는 부모님과 여동생 하나. 부모님은 KS 회사 사장."
갑자기 키사라 카즈에란 사람의 프로필을 읽어주는 준.
갑자기… 왜지?
"이 놈을 꼬셔라. 너에게 푹- 빠지게 해. 그게… 3억 2천만원 짜리 일이다."
……. 이 애를?
너무나도 멋진… 이 아이를?
하고 싶지 않다….
이 애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에겐 선택권이 없다.
"……. 예."
……
KS그룹이면… 세계 서열 2, 3위 정도 되겠네.
한국에선 EN그룹이 제일이자, 세계로는 3, 4위정도 하는데.
그나저나… 어떻게 꼬시지?
준이란 인간이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가[사실 키사라란 놈도 같은 학교였다] 키사라를 찾으러 다녔다.
정신없이 달리다가 누군가와 부딫혔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빙고! 키사라였다.
일단은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밝게 웃고는 발걸음이 가자는 대로 가버렸다.
……
그 후론, 매일 나를 찾아오는 키사라.
녀석에겐… 묘하게 사람을 매혹시키는 능력이 있다.
어쨌든 일은 빨리 끝내야 하는데….
이렇게… 정들면 안 돼는데….
녀석과 너무 친해진 탓인지, 여자애들이 깡패같은 놈, 몇명을 구해다가 나를 강간하라고 시킨것 같다.
분하게도 힘이 없는 나는 소리를 지를 뿐이다.
그때 등장하는… 키사라의 보디가드.
하야니… 신이었나?
순식간에 놈들을 때려 눕히고는, 가려는 하야니를 붙잡아, 치료해 주고는 우리 반으로 갔다.
왠지모르게… 그의 눈이 너무나 슬퍼보인다.
약 15분 뒤, 갑자기 키사라가 내 손목을 꽉- 잡고는 씩씩대며 옥상으로 갔다.
그리고… 고백….
1차… Mission은 성공한건가?
하지만… 너무 슬프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나를 꽉- 끌어안은 놈을… 나도 꽉- 끌어안았다.
미안해…. 날… 용서하지마….
……
그 뒤로, 우리는 여러군데를 갔다.
노래방에서 정림이라는 애와 친해지기도 했고- 이곳저곳을 함께[정확히는 삼인방과 보디가드도.]다녔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애의 매력에 점점 빠지게 되었다.
……. 내가… 그 앨… 좋아하는 건가?
나는 매일매일을 보스 준에게 보고했고, 그럴때마다 준은 흡족한 얼굴로 씨익- 소름끼치게 웃었다.
불길해….
……
여름방학이 된 지, 하루만에 일본에 있는 카즈에의 집에 가게된 우리.
일본… 엄마의 고향, 일본이라….
일본에 도착하자, 카즈에의 엄마인 듯한 아주머니가 반겨주신다.
하야니 신. 카즈에의 보디가드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일본 집에 있는 동안… 카즈에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키이- 왜 그렇게 슬퍼보여?"
내가 묻자, 슬픈 얼굴로 대답하는 카즈에….
그런 카즈에를 보자, 나도 슬퍼졌다.
"동생…. 2년만에… 만날 줄 알았는데…."
"동… 생?"
"응. 키사라 세키에. 세키라고 부르는데- 눈이 빨개서… 애들이 피해다녀…. 나도 처음엔 그랬고."
…….
이 애도… 나와 비슷하구나.
동생을 위해, 몸을 버려가면서 싸워 돈을 버는 카즈에.
그리고… 가난과 동생들 때문에… 거짓말을 하며, 돈을 버는… 나.
우린… 너무 닮았다….
일본을 떠나기 하루 전, 카즈에가 동생에게 줄 인형을 사러 행방불명 되었을 때, 난 내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
설마… 준이?!!
하지만 카즈에는 무사히 돌아왔고, 나는 그와 동시에 안도감을 느꼈다.
……
일본에서 돌아온 후, 내가 냉면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나 냉면 알레르기 있는데….
나 미나모토 세이가 못 먹는 것이 네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냉면이고, 둘째는 회, 셋째는 콩, 넷째는 갈비다.
하지만… 할수 없지, 뭐.
어느 유명한 냉면집에 들어서자, 회냉면을 시키는 카즈에.
이럴땐… 좀 밉다.
수육을 먹고, 억지로 회냉면을 먹었다.
속이… 뒤집히는것 같아….
하지만 서로 같은 것을 좋아한다고 좋아하는 카즈에의 모습은… 어린애 같다.
그 모습에… 나도 기분이 좋다.
은랑이라는 애와, 시우라는 애. 그리고 카즈에의 보디가드는 집으로 가고, 카즈에가 나를 데려다 주며, 나에게 말했다.
"세이! 오늘… 네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게 되서 기뻐. 거기가 취향이 비슷한걸 아니까, 너무 기쁘더라. 사랑한다!!"
그 말을 남기고, 내 입술에 작게 베이비 키스를 한 뒤 도망가는 카즈에….
카즈에….
미안해…. 거짓말 해서… 미안해….
만약, 만약에 말야….
내가 너에게 거짓말 했던게 들통나도… 날… 사랑해 줄 수 있겠니…?
많은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후회는 빨리해도 늦는다고 했는데… 전 이미 늦었나봐요….
카즈에… 사랑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세이의 Special☆ - Liar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는것.]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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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5
오싹-
요즘들어 세키에는 자주 한기를 느낀다.
왠지모를 불안감이 그녀를 덮친다.
"우리 롯데월드 가자, 롯데월드!"
시우가 카즈에와 은랑의 팔에 메달리며 말했다.
그의 애교는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싫어."
"더워."
"세이도 부르자."
"가자, 준비해. 난 연락할게."
"카즈에─!!!"
……
결국은 롯데월드에 오게 된, 삼총사와 세키에, 그리고 세이.
은랑은 여전히 뭐 씹은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제길… 인간들 많은곳은… 질색인데."
은랑의 투덜거림과는 반대로, 시우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키이!! 키이는 세이랑 같이 놀다가, 5시에 시계탑에서 만나요─! 나는 은랑이랑 신이랑 놀래요~"
시우가 카즈에에게 말하고는 은랑과 세키에의 팔을 한쪽씩 잡고는 마구 달리기 시작했고, 그들은 보신탕집의 개처럼 끌려갔다.
"자아─! 첫 번째로 저거타자, 저거!"
"윽…! 야, 난 바이킹 싫다."
"타자아~ 타자아~"
은랑의 팔에 메달리며 애교를 부리는 시우….
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핸드폰 카메라로 그들을 찍는다.
아마도 당분간 그들은 여자들의 핸드폰 초기화면으로 활동할 것 같다.
"아오, 씨팍!! 매달리지 마! 타면 돼잖아!"
……. 늘 시우의 승리로 끝나지만 말이다.
……
"으아아아─!"
"꺄아아아─!"
바이킹 안.
사람들은 모두 소리를 지르기에 바빴다.
은랑은 무표정으로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기에 바빴지만. [작가가 하는 짓-_-]
사실 세키에도 그 사람들 처럼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높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바이킹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갑자기 느껴지는 양 손의 따뜻한 기운.
시우와 은랑이 세키에의 손을 각각 잡아주고 있었다.
세키에는 두려웠던 마음이 싹- 가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시우가 잡아준 왼손에 모든 세포와 신경이 몰려있는 것 같았다.
……
"여기서 너희 둘 다, 기다려. 금방올게."
바이킹을 타고 난 후, 은랑이 말했다.
은랑이 사라지자, 시우가 벌떡- 일어나 세키에의 손을 잡고는 말했다.
"자아─! 우리 랑이 몰래 도망가자!"
"네?! 하, 하지만…"
"괜찮아, 괜찮아~ 그냥 가자! 빨리~!"
세키에는 못 이기는 척, 시우에게 끌려갔다.
은랑이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시우와 단 둘이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일이… 은랑에게 걸리는 일이 될 줄도 모르고 말이다.
……
"신, 신! 이거 이쁘지?"
"아? 네에-"
악세서리 점.
이 곳에서 시우는 세키에에게 이것 저것을 몸에 대주며, 어떤 것이 잘 어울리나 비교하고 있었다.
"이게 낫겠다! 이거 주세요!"
"예. 5000원 입니다!"
"5000원요? 에이~ 1000원만 깎아주세요~"
"하, 하지만- 소, 손님-"
"정말 안돼요오-?"
직원은 시우의 필살애교에 못 이겨, 시우가 고른 악세서리를 4000원에 샀다.
그리고 좋아하는 시우의 모습이란.
"자!"
시우가 웃으며 체인에 걸려있는 S자 목걸이를 세키에에게 걸어주었다.
세키에는 당황해, "어?"라는 말 한 마디만을 말했다.
"이거 선물. 팬던트는 만날 옷 안에 집어넣어서 안 보이잖아. 그러니까 이 목걸이 꼭 해~, 알았지?"
"……. 네…."
세키에의 얼굴이 빨개졌다.
갑자기 세키에의 얼굴을 돌려, 세키에의 왼쪽 뺨에 베이비 키스를 하는 시우-
"아?!!"
세키에의 얼굴이 아까보다 더욱 빨개졌다.
"……. 신. 이건… 진심이니까 잘 들어."
갑자기 진지해진 시우의 모습.
그 모습이… 너무나도 멋있게 느껴지는 세키에다.
"난…, 신이가 좋아. 이성이라고 해야할지, 동성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난 신이가 좋아."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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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ːº男裝少女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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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6
옛날 옛날에, 한 나무와 소년이 있었대.
나무는 그 소년을 사랑했고, 소년에게 모든것을 주었지.
사람들은 모두 소년을 부러워하며, 소년이 되고 싶어하지.
하지만 난 그 반대야.
곁에서 널 지켜보며… 내가 가진 모든것을 너에게 주고싶어.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By. º男裝少女º
-웅성, 웅성
-시끌, 시끌
세키에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좋아해? 나를?
그것도… 이성으로?! [결코 이성만은 아닌듯-_-]
"하아- 가자…. 그냥… 잊지만 마. 시우란 사람이, 너란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거 말야."
시우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은랑이 때보다 세키에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너무나도… 기분좋게…, 가슴 설레게….
한편으론… 은랑의 고백때문에, 마음이 갑갑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
"아? 시우야! 신!"
시계탑 근처로 가자, 크게 시우와 세키에를 부르는 세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조금은 쪽팔리다고 느끼는 그들이었다.
"근데, 랑인?"
"헤헷- 시우가 버리고 왔어요~. 아? 저기 온다. 랑아~!"
시우가 밝게 부르지만, 은랑은 그런 시우와 세키에를 차갑게 지나친다.
예상 밖이라는 듯, 은랑을 바라보는 시우지만, 은랑은 그런 시우의 시선을 무시한다.
"뭐 먹을거야? 빨리 말해."
"음~ 햄버거, 햄버거 먹자!"
"좋아, 좋아, 좋아요~ 신이두 가자! 랑이두!"
"……."
시우가 분위기를 Up 시키려고 애를 썼지만, 은랑은 그런 시우를 무시하고는 먼저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런 은랑의 뒷모습이… 조금은 지쳐보인다.
"여기 치킨버거 5개랑, 콜라 Small size 4개, Medium size 1개요."
은랑이 카운터에 주문하자, 얼굴이 빨개지며 알았다고 하는 알바생.
곧이어 콜라가 컵 가득 나온다.
작은 컵은 은랑 자신과 시우, 세이, 카즈에에게 주고, 약간 큰 컵은 세키에의 앞에 갔다놓는 은랑.
세키에의 눈이 커진다.
"아까 사러갔는데 없더라. 바이킹 때문에 속 안 좋은것 같던데, 먹어라."
그런 은랑의 배려에 내심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드는 세키에다.
곧이어 치킨버거가 나오자, 허겁지겁 먹는 아이들.
유독 은랑만이 잘 먹지 않는다.
"야, 랑아. 뭐 신경쓰이는 일 있냐?"
"아니."
카즈에가 묻자, 짧게 대답하는 은랑.
카즈에가 걱정스런 말투로 말한다.
"근데 왜 그렇게 못 먹어. 조금이라도 먹어야지."
"……. 그래. 역시 너밖에 없다."
피식- 웃으며 힘없이 대답하는 은랑….
세키에는 죄책감에 고개를 푸욱- 숙인 채, 조용히 햄버거만 열심히 먹는다.
나… 때문인가?
아무리 그래도…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인데….
세키에 역시 햄버거를 잘 먹지 못하고, 콜라만 연신 들이켰다.
톡- 쏘는 따가운 콜라가… 맘에 들지 않지만, 시원한 향에 반해 꿀꺽꿀꺽 마셔버린다.
……
놀이공원에 갔다온 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
그 동안 은랑은 깨작거리며 잘 먹지도 않고, 무언가를 멍- 하니 생각했다.
"씨팔, 정은랑! 너 도대체 뭘 그렇게 신경쓰냐고!!"
"……. 아무것도 아니다."
"근데 왜 그래?!!"
"여름이라 입맛이 없나보지, 뭐."
그런 은랑을 보며 갑갑해하던 카즈에가 은랑에게 화를 냈지만, 너무나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은랑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은랑이 변한 것일까….
"야, 나 들어가서 좀 잔다."
"그래라, 그럼."
은랑이 들어가자, 시우는 세키에와 대화를 하고, 카즈에는 세이와 문자를 하다가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러다가 뭔가가 생각난 듯, 은랑의 방에 들어가는 카즈에….
"야!! 은랑! 정신차려, 이 새끼야!!"
카즈에의 외침에 놀라, 은랑의 방으로 들어가는 세키에와 시우.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거칠게 숨을 내뱉고 있었으며, 옷과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으… 하아-…."
은랑의 입에선 거친 신음소리가 은랑의 입술 사이를 비집고 새어나왔다.
재빠르게 핸드폰을 꺼내 119를 부르는 시우.
"여보세요?!! 119죠! 여기 ○☆동 ☆★번지 301혼데요! 구급차 빨리 불러주세요, 빨리요!!"
"은랑! 랑아! 정신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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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7
"그냥 신경성 위경련입니다. 조심하십시오."
신경성 위경련.
은랑이 쓰러진 이유이다.
안그래도 하얀 피부가 더욱 창백해 지자, 왠지모르게 안타까운 느낌을 주는 은랑.
모두가 침울하다.
"키이- 랑이 왜 그래? 응?"
"뭐 신경 쓰이는 일이 있나보지-. 나중에 저놈 깨면 물어보자. 미친놈. 신경성 위경련에 수면부족, 영양부족은 또 뭐야?"
카즈에가 불만에 찬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하지만 모두들 그가 얼마나 은랑을 걱정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약 4시간이 지나고, 은랑이 부스스- 눈을 떴다.
"으-"
"어?! 랑아!!"
"은랑!"
"……."
은랑이 신음소리를 내자, 세키에를 제외한 나머지가 저마다 은랑의 이름을 불러본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들을 보며 묻는 은랑.
"……. 여긴… 어디냐?"
"병원이다, 이 새꺄."
은랑의 말에 투덜거리며 말하는 카즈에.
왠지모르게 그런 그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 에이, 씨바. 존나 쪽팔려. 퇴원 할래."
"안돼. 너 3일은 푹- 쉬어야돼."
"맞아, 맞아! 의사 선생님이 그랬어!! 바보 랑이!"
"……."
모두가 수다를 떠는데 들어오는 두 명의 간호사.
모두 얼굴이 빨개져 있다.
"자아~ 주사맞을 시간이에요~."
"엉덩이 대세요~"
왠지모르게 음흉한 눈길로 삼인방과 세키에를 쳐다본다.
은랑은 그런 간호사들이 짜증나는지 한마디 한다.
"팔·에·놔."
"예?"
은랑의 말에 눈이 둥그래지며 되묻는 간호사들.
눈이 커지니깐 이티같이 보이는 그들이다. [눈 커서 안 어울리는 사람도 세상에는 많다.]
"팔·에·놓·으·라·고."
한마디, 한마디 힘주어 말하는 은랑을 보면서, 무언가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 간호사….
하지만 곧 팔에 놓고는 은랑의 병실밖을 아주, 아~주 천천히 나간다.
"존나 싫어. 호박년들."
은랑이 투덜거렸다.
카즈에는 말없이 은랑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말해."
"뭘?"
"말하라고. 니가 뭘 그렇게 신경쓰는지."
카즈에가 문책하자, 한동안 아래를 내려보는 은랑.
그러다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들고는 말한다.
"정은류가 찾아왔다."
"뭐─?!"
카즈에의 말이 끝나자마자, 놀라는 카즈에와 시우.
단 한사람. 세키에는 멀뚱-멀뚱- 할 뿐이다.
"아- 신. 넌 모르지? 은류는… 내 동생이야. 이복동생."
"무슨… 일로…."
"아- 그거? 존나 엿같은 과거가 있었지. 들어볼래? 내 과거? 싫으면 말고-"
은랑의 말에, 잠시 고민을 하던 세키에지만, 곧 듣기로 결심한다.
"듣…고… 싶어요…."
"그러니까~ 내가… 한- 7살쯤…."
※ ※ ※
은랑의 과거 - Hatred
"랑아, 랑아─"
앗? 우리 엄마가 부르네요?
헤헷. 내 이름은 랑이에요. 정·은·랑.
이름 이쁘죠?
제 이름을 번역하면, 은빛이리. 즉 은빛늑대가 된대요. ^ㅇ^
늑대. 늑대라… 정말 멋진 이름 아닌가요?
저는요-
세상에서 엄마랑, 아빠가 제일 좋아요.
엄마의 머리카락은 은색인데- 저도 엄마랑 같은 은색이에요. ^ㅇ^
참… 예쁘고도 멋진 색이죠.
엄마는 눈도 은색인데, 저는 아빠의 검은 눈을 닮았죠.
"엄마? 왜요?"
"이리 와봐."
제가 엄마한테 달려가니까 엄마가 더 가까이 오래요.
무슨 일이지?
-찰랑
갑자기 제 목에 서늘한 것이 닿았어요.
앗, 차거!
제가 움찔- 하니까 엄마는 싱긋- 예쁘게 웃으시면서, "차가웠어?" 라고 물어봤어요.
저는 "아니요!" 라고 씩씩하게 대답했구요.
"엄마는 세상에서 랑이랑, 엄마의 머리카락 색인 은색이 제일 좋단다."
"응, 응! 랑이도 제일, 제일 좋아요."
사실 아빠도 좋은데.
왠지모르게 엄마가 슬퍼보여요.
그러고 보니깐 요즘 아빠도 굉장히 화난것 처럼 보이는데….
집에 잘 들어오지두 않구. ㅇ_ㅇ^
쳇쳇.
하지만 랑이는 아빠를 안 졸라요. ^ㅇ^
아빠는 많이많이 바쁘니까요. ^ㅇ^
+ + +
그렇게 2년이 지나, 난 초등학생이 되었다.
아이들은 내 머리가 신기한지, 잡아당기고, 괴롭혔다.
그러다 어느날, 귀찮게 하는 놈을 죽도록 패서, 두 번다신 괴롭히지 않지만 말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안녕? 형아?"
집에 오니… 아빠를 꼭 닮은 꼬마애가 서 있었다.
갈색눈에 검은 머리.
눈매는 나처럼 날카롭진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날카로워 보이는 꼬마.
누구지?
친척중엔 이런 애가 없는데.
"니가 은랑이니?"
거실에서 나오는 한 아줌마.
검은 생머리에 하얀 피부, 오똑한 코에 붉은 입술-.
모든것이 예쁜 아줌마였다.
아니… 하지만 내 눈에는 엄마가 제일 예뻤다.
그런데… 오늘따라 엄마가 없다.
나를 째려보는 검은머리 아줌마와 아이.
사악해 보인다. 싫다, 싫어.
"다녀왔소-"
"준현씨, 아니. 여보!! 왔어요?!"
"아빠~"
우리 아빠, 내 아빤데.
우리 엄마의 남편인데.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 아빠에게 다가간다.
우리 아빠는… 그 사람들을 향해 웃어준다.
그러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웃으며 내게 말한다.
"은랑아. 인사해라. 은랑이의 새 엄마, 이현지랑, 아빠랑 새엄마의 아들, 정은류야."
"은랑이가 아주 씩씩하네요-"
"형아, 안녕?"
가증스럽게 웃으며, 나를 보고 인사하는 둘.
역겨워… 너무… 역겨워….
"아빠… 엄마는요?"
내 말에 눈이 살짝 날카로워 보이는 엄마.
고개를 홱- 돌리고는 말한다.
"엄마는 도망갔다. 이 분이 앞으로 너희 엄마니까, 그렇게 알아라. 은랑아. 알았지?"
"아녜요!! 우리 엄마는 저 두고 안가요!! 엄마 찾으러 갈꺼야!! 엄마-! 엄마─!"
-퍽!
-쿠당탕─
"꺄아악-! 여보!"
"아빠!!"
"못난놈. 늬 애미는 돌아오지 않아!"
내 뺨을 주먹으로 내리 치자, 연극을 하며 말리는 척, 하는 그 둘.
아냐… 엄마는… 절대로 나를 두고 갈 사람이 아냐….
그렇게 7년이 지나, 내가 16살 때, 모든 진실이 밝혀졌다.
애초부터, 엄마는 아빠에게 쫓겨난 것이라고.
그리고… 쫓겨난 날… 울면서 가다가…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그리고… 아빠는… 엄마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엄마와 아빠의 결혼은… 단순한 정략결혼일 뿐이었다고.
하지만 엄마는 아빠를 사랑했다.
아빠는… 엄마가 아닌, 나를 사랑 했었다.
현재는 과거형이지만.
그 사실을 안 후부터, 나는 미친듯이 비뚤어져 나갔다.
동생 은류란 놈은 그런 나를 보며 즐거워 했다. 새엄마, 아니 새아줌마란 년도.
그렇게 아빠와 나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고, 마침내 나는 집을 나오기까지 이르렀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당시, 나는 후연고-상당한 명문고이자, 일진도 유명한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그 곳에서 키사라 카즈에를 만났다.
녀석도… 부모가 싫댄다.
뭐든지 자기에게 기대를 거는 부모가 부담스럽고, 자신의 동생을… 학대하는 그들이 싫다고 했다.
뜻이 맞은 카즈에와 같이 살기로 한 날, 나는 집을 나왔다.
내 아버지, 아니. 정준현은 묘한 눈길로 나를 보았다.
언젠간… 후회할꺼야.
그렇게 2년이 지나, 신과 시우를 만나고 잘 지내는데, 롯데월드에서… 은류를 만났다.
비열한 미소를 지은 채, 나에게 말한다.
"쿡- 아버지가 한번 보잰다. 그렇다고 너무 기뻐하지는 마, 형."
그 날 뒤로, 나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 구역질나.
모든것이 싫다.
어머니를 죽인 아버지도….
새아줌마와 이복동생도-
그저 모든것이 증오스럽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By. Eun-Rang[銀狼]
은랑의 과거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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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8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는 법。
다만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By. ???
"……."
싸늘하게 식은 병실-
피식- 웃으며 말하는 은랑이… 힘겹게 보인다.
"존나 화나는건… 존나게 슬펐던건… 내가 집을 나갈 때, '너 같은 자식새낀 필요 없다!' 고 말한… 아버, 아니… '그 인간'이야…."
'아버지' 아니, '아빠'라고 얼마나 불러보고 싶었을까.
신[新] 홍길동전도 아닌데 말이다.
자신이 필요 없다는 말을 들었을때… 얼마나 비참하고 슬펐을까….
세키에는 은랑의 말이 이해가 갔다.
자신도… 어쩌면 비슷한 존재일지도-
。+ 。+ 。+ 。
"……."
세키에의 표정은 (-_-)이렇게 되어 있었다.
은랑의 병실에 들어가니, 옆 병실에 계신 할머니를 자신의 병실로 끌고와 화투를 치고 있는 은랑이 보였기 때문이다.
"피박에, 광박에, 포고~ 아싸~~ 돈 내놔, 돈!!"
신이 난 듯한 할머니와, 뭐 씹은 표정으로 돈을 주는 은랑.
할머니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돈을 꼬옥- 쥐고는 밖으로 나간다.
"여- 왔네?"
"웅, 웅!! 랑아! 몸 괜찮아?"
"그럭저럭-"
"읏차-"
시우가 은랑과 간단한 인사를 하는데, 카즈에가 무언가를 가득- 들고는 들어왔다.
무슨 상자도 있었고, 꽃다발, 그것도 바구니로 몇 개나 있었다.
"자."
이 한 마디를 남긴 채, 몇십개, 아니 몇 백개가 넘는 상자를 은랑에게 쏟아 붓는 카즈에.
덕분에 은랑은 선물상자 밑에 깔려야만 했다.
"크앗-! 이게 뭐야?!!"
목만 선물상자 밖으로 빼꼼히 뺀 채, 말하는 은랑.
카즈에는 그런 은랑을 보며 덤덤히 말한다.
"니 선물. From 우리학교 가스나들-"
"다 치워!!"
"우와~ 시우 줘, 시우! 쿠키도 있다아-"
……
"우물- 우물-"
"병실 지루하지 않냐?"
"존나게."
"쿠쿡…. 천하의 정은랑 님께서… 신경성 위경련…, 쿠하핫-!!"
-퍽!
시우는 열심히 쿠키를 먹고 있었고, 카즈에는 은랑을 살살 약올리다가 가까이에 있는 선물상자를 카즈에에게 냅다 던졌다.
하지만 간단하게 막아내는 세키에.
역시 카즈에의 보디가드 답다.
"에이씨바. 기분 드럽네. 한시우!! 그만 좀 처먹어!"
"우에에엥~ 시로, 시로!!"
한참을 떠들고 있는데, 갑자기 병실 문이 열리며, 아까 은랑과 화투를 열심히 치시던 할머니께서 들어오셨다.
양손 가득 과자와 음료수를 힘겹게 든 채로.
"할멈…! 안 무거워?!"
은랑이 얼른 할머니의 짐을 받았다.
힘든지 의자에 털썩- 앉으시는 할머니.
이마엔 땀방울이 가득하다.
"이게 다 뭐야, 할멈?"
"니 먹으라구~ 아까 고도리로 딴거. 느그 내 죽은 손자 닮았어~"
그리고는 나가버리는 할머니.
할머니의 눈가엔 눈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은랑은 감동한 듯, 한참동안 할머니가 놓고 간 과자와 음료수를 보고 있었다.
……
다음날은 날씨가 무척이나 맑았다.
은랑은 심심해서 옆방 할머니에게 갔는데, 할머니가 없었다.
"저- 302호 할머니… 어디 계세요?"
은랑이 묻자, 얼굴이 빨개진 채로 대답하는 간호사.
나름대로 잘 보이고 싶었으리라.
"기, 김춘자 분 말씀이시죠? 그, 그분… 오늘 중환자실 갔는-"
"─뭐라고요?!!"
"어젯밤에… 호흡곤란과 여러가지 질병증세가 보였-"
"─제길!!"
주먹을 꽉- 쥐고 허둥지둥 중환자실로 달려가는 은랑-
그런 은랑의 모습이… 너무 슬퍼보인다.
-쾅쾅쾅─!
"할멈─!! 문열어!! 얼른 문 열라구!!"
미친듯이 중환자실 문을 두드리는 은랑….
은랑의 눈엔… 산소호흡기로 목숨을 지탱하는 할머니만이 보일 뿐이다.
-띠-띠-띠-띠-
일정한 간격으로 들려오는 기계음….
은랑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의 돈으로 산 과자를 주는 할머니와, 「니 먹으라구~ 아까 고도리로 딴거. 느그 내 죽은 손자 닮았어~」라고 말하던 할머니.
그리고… 무엇보다, 「정[情]」을 느끼게 해 주었던 할머니가… 죽어간다….
"제발 살아라… 응? 나 챙겨준 사람… 엄마 죽고, 친구들 빼고 처음이야… 할머니…. 제발…."
일정하게 들려오던 기계음이…
어느순간 멈추어 버린다….
-띠─
"아악─!! 아니야!! 아니라구─!!!!!"
……
할머니가 죽은 후, 은랑은 할머니의 가족들과 함께 장례식을 치뤄 주었다.
자신의 할머니는 아니지만… 처음으로 자신을 생각해 준 할머니….
어쩌면… 은랑은 생각보다 마음이 여린지도 모르겠다….
장례식이 끝나고 병실로 들어가는데, 누군가가 은랑의 침대에 앉아 있었다.
카즈에와 시우, 그리고 무엇보다 은랑이 심하게 그 자리에 못 박힌듯 굳었다.
설마… 설마…!!
"쿡-… 오랫만이야…,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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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9
"……뭐야…."
"킥-… 나 안 보고 싶었어?"
은랑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카즈에와 시우 역시, 차가운 얼굴로 은류를 바라보았다.
"뭐야- 왜 그런 눈으로 날 봐? 내가 뭐 잘못했어? 난 단지, 아버지의 말을 전해준것 뿐이야-. 그럼 몸 조심해, 형. 조만간 보자."
은랑의 어깨를 두어번 툭툭- 치면서 말하는 은류.
은랑은 기분이 나쁜듯 자신의 어깨를 손으로 털어낸다.
무슨 벌레라도 닿은 것 처럼….
"랑아-"
"정은랑-"
"됐다-,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난 잘란다. 다들 잘 자라-"
은랑이 환자복으로 갈아입고는, 자신의 침대로 벌렁- 드러누워 버렸다.
카즈에와 시우는 할 수 없다는 듯, 밖으로 나갔다.
세키에는 그런 은랑을 흘낏- 보다가 짧게 뭐라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
"어?!! 야, 정은랑 이새끼 어디갔어?!"
"응? 랑이 없어졌어?"
"아, 여기 쪽지 써있네. 「잠깐 나갔다 올게. 볼일이 있어서 말야.」?"
"어디 봐봐~. 에이~. 시우는 랑이 글씨 못 읽겠어~. 랑이 글씨 너무 꼬불꼬불해."
카즈에와 시우의 말을 듣던 세키에는 피식- 웃었다.
그런 세키에를 카즈에와 시우가 빤- 히 처다보았다.
……
[은랑 +ver+]
-딩동─딩동─
『누구세요?!』
"정은랑 입니다."
은랑은 어느 커다란 집의 벨을 눌렀다.
은랑의 눈에는 엹은 살기가 실려 있었다.
『도, 도련님─!!』
철컥.
문이 열리고, 은랑은 말없이 집안으로 들어갔다.
"회장님, 은랑 도련님께서 오셨습니다!"
"……뭐…? 랑이가?!"
은랑의 이맛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자신을 '랑'이라고 부를수 있는 사람은 단 네 사람이다.
첫째는 자신의 어머니, 둘째는 카즈에, 셋째는 한시우, 그리고… 넷째는 세키에[신]였다.
방문이 열리고, 나오는 사람을 보자, 은랑의 동공이 살짝 커졌다.
아버지….
당신이… 정말 제 아버지가 맞나요?
준현의 모습은… 옛날과 달랐다.
옛날의 모습은, 자신감 있는 눈에, 적당한 사이즈였는데, 지금은 폐인과 같았다.
비정상적으로 빠진 모습에, 약간 멍- 한 눈….
그런 그의 모습은 은랑을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앉아라…."
아직도 약간은 딱딱한 서무적인 말투에, 금방 은랑의 미간이 좁혀졌다.
가정부 중 한명이 녹차를 가져오자, 준현은 녹차를 한 모금 들이키며, 은랑에게 권했다.
"은류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뭔가요?"
은랑 역시, 아직은 딱딱하고 서무적으로 물었다.
그런 은랑의 말에, 준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 뭐라고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구나."
마시던 녹차를 조용히 내려놓으며 준현이 말했다.
은랑은 그런 그를 똑바로 주시했다.
한참동안 아무런 말이 없자, 은랑은 미간을 살짝 좁힌 채, 녹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 미안하다…."
-챙캉!!
갑작스런 준현의 말에, 은랑의 눈은 평소의 3배 크기가 되었고, 컵까지 떨어뜨리는 실수를 했다.
"……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하구나…."
준현의 고개가 약간 떨구어 졌다.
은랑은 그런 준현을 당황한 듯, 쳐다보았다.
"하아-…, 우선 이것부터 보거라…."
준현은 고개를 떨군 채, 자신의 품에서 조그마한 노트를 은랑에게 주었다.
얼떨결에 그것을 받아드린 은랑은 아무 생각없이 노트를 펼쳤다.
"……!! 이건…?"
"……. 그래…. 죽은 네 어미의 일기란다…."
은랑은 약간 떨리는 손으로 일기장을 만져 보았다.
일기장에 적힌 내용은 모두, 자신의 아버지. 정준현에 대한 이야기 뿐이었다.
「기업들의 파티에서 처음만난 멋진남자….
너무나도 멋있어서 첫 눈에 반해버렸다….
이름은… 정준현…, 준현이라고 들었다….」
「오늘 드디어 그와 결혼을 했다.
하지만… 이건 정략결혼….
그는… 나를 사랑할까…?」
「준현씨와 나 사이에서 태어난 예쁜 아들….
준현씨가 '은랑' 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었다.
너무나도… 예쁜… 나의 아들… 은랑….」
「준현씨가 오늘 목걸이를 사다 주었다.
너무나도 기분이 좋다….
준현씨가 가져다준 목걸이 하나가, 나를 이렇게 행복하게 만든다….」
「오늘따라 준현씨가 이상하다.
회사일이 잘 안 풀리나?
걱정은 되지만, 나는 잠자코 있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휴식 뿐일 테니까….」
「준현씨가 점점 나에게 냉소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것일까…?」
「웃어야 한다.
랑이에게 준현씨가 준 펜던트를 걸어 주었다.
며칠 후면… 나는 이 집에서 쫓겨날 테니까….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몰랐다…. 네 어미가 날 사랑하고 있었을 줄은…."
"……!!"
"난… 네 어머니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하고 있었단다…. 하지만… 혼자만의 짝사랑인것 같아, 지쳐서…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지…. 하아-…. 몰랐다…. 정말…."
"……!!"
"결혼 1년만에… 바람이라…. 내가 미쳤었지… 그 땐…. 마음의 휴식터로 만났던게, 지금의 네 새 어머니니까…."
"……."
"지금도… 너무 미안하더구나…. 내가 왜 그렇게 모질게 굴었을까…. 두 가정을 꾸리면서도… 네 어머니와 행복해 지기를 원했었지…. 하지만…, 하아-…."
준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격하게 흐느꼈다.
은랑은 그런 준현을 쳐다보다가, 준현의 곁으로 다가갔다.
"울지 마세요."
은랑이 말했다.
준현은 그런 은랑을 쳐다보았다.
"당신, 아니…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사랑하셨었다면… 더 이상 죄책감은 갖지 마세요. 엇갈린 사랑이니까. 하지만… 다음 생애에선… 꼭 자상하게 대해주세요…."
은랑이 말하자, 준현은 그런 은랑을 향해,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순간 은랑의 눈에 비친 것은… 15년 전의 행복했던 가족의 모습이었다.
은랑의 어머니도, 아버지도, 은랑 자신도… 밝게 웃고 있던… 모습이 보였다.
"그럼… 몸 건강히 하시고…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은랑이 일어나, 문을 향해 가는데, 그런 그의 발목을 잡은 준현의 목소리….
"랑아!"
"……."
"고등학교 3년 내내 학년 톱을 유지했더구나…. 아빠는… 세상에서 네가 제일 자랑스럽다…."
"……."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나는 너를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한다…."
"……."
"……. 가끔… 놀러 오려무나…."
그 말을 끝으로 침묵이 흘렀고, 은랑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 쳇-…. 아버지가 형을 두둔하다니- 난 역정을 내실 줄 알고 기대했는데…."
"……."
방문에서 나오자, 은류가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었다.
은랑은 그런 은류를 보고 피식- 웃으며 어깨를 두어번 툭툭- 쳤고, 은류는 그런 은랑의 팔을 쳐내며 소리쳤다.
"나 아직 복수 안 끝났어! 내가… 내가 더 잘 할수 있어!"
"(피식-) 그래, 그래."
"내가… 형보다 더 나아져서- 내가 주목받을거야!"
"그래라."
"……. 다음에… 내가 형 이기면…. 여기 들어와서 같이 살자…."
"……!!"
"엄마도… 형을… 좋아하니까…. 쳇-!"
말을 내뱉은 은류의 얼굴이 약간 상기되었다.
은랑의 눈이 커졌다.
그래서… 둘 다 나한테 틱틱거린건가?
"그리고… 형 잘못될때마다, 비웃은거 아냐…. 오해하지 마…."
그 말을 마지막으로, 은류는 부끄러운 듯, 밖으로 뛰쳐나갔다.
은랑은 자신의 아버지 집을 나오면서 피식- 다시 웃었다.
…… 어머니… 행복하세요…?
이젠… 저도 행복해 질 것 같습니다….
은랑이 다시 발걸음을 향했다.
…가족이란… 이런거군요….
신. 고맙다.
네가 찾아준 행복… 소중히 할께.
『제 좌우명은 '어차피 해야할 일이면, 부딪혀서 살아남자' 입니다. 은랑 님은 어떠신가요?』
피식-
은랑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와 동시에 주변의 여자들 얼굴이 빨개지며, 어떤 사람은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부딪혀서… 살아남자… 라.
한마디로 '인생은 서바이벌 게임' 이랑 마찬가지구만.
은랑은 즐거운 미소를 걸치며 병원으로 향했다.
밝은 햇살이… 그의 등을 따스하게 감싸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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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40 [자축]
은랑의 아버지. 정준현의 번외 - 미안합니다.
나는 이곳이 싫다.
화려하게 치장한 모습에, 가식적인 미소─
모든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어- 잠시만요-"
멍- 하니 서 있는 나 때문에 길을 지나가기 힘든지, 어떤 여자가 머뭇거리며 나를 불렀다.
목소리가 이쁘네.
"네?"
라고 되물으며 여자에게 몸을 돌렸는데… 그 순간 나는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은빛 머리카락에, 하얀 피부… 순진해 보이면서 맑은 눈─.
"아,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를 하면서 밝게 웃는 여자-….
그 미소가 너무나도 맑고 깨끗하게 보였다면… 내 착각일까?
아무튼 그녀는 나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가식적인 미소가 아닌, 깨끗하고 밝은 미소를 보여준 사람이었다.
……
"예? 결혼이라뇨?!!"
"너도 이제 23살 이지 않느냐?"
"하, 하지만-…!"
"토달지 말거라. 오늘 저녁 7시까지「레버」로 오너라."
"……. 예……."
하아-
그때… 은빛머리 여자는… 못 만나는… 건가?
좀… 씁쓸하군….
……
하지만 무슨 인연인지, 나는 그녀의 집안과 약혼을 하게 되었다.
나야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미칠듯이 기뻐 잠도 제대로 자지 못 하였다.
"현세희에요-. 외국인 혼혈아죠."
세희 란 여자의 어머니 역시 은빛머리였다.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
그녀와의 약혼식이 끝나고 결혼. 그리고 신혼여행 등등….
우리는 부부의 모든 절차를 거쳤다.
하지만… 정략결혼에는… 상처가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내가 다가가면 잔뜩 굳어서, 아무런 말도 제대로 하지 못 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서면 긴장하고, 긴장하면 뻣뻣이 굳어버리면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그녀의 일기에서 봤다.
그리고… 점점 생겨만 가는 마찰….
이래선 안돼겠다는 생각 끝에, 결혼 7개월 만에 나는 그녀에게 목걸이를 하나 주었다.
하지만 역시 반응은 시큰둥-
이것이… 나에겐 상처로 다가왔다.
그리고 어느날은 힘들어서 그녀의 위로를 받고 싶었지만, 그녀의 위로는 듣지 못했다.
그저… 관심 없다는 듯 나를 내버려 둘 뿐.
그 후 2개월 후, 그녀는 나의 아이를 낳았다.
그 때는 정말 뛸듯이 기뻤다.
아이의 이름은 정은랑. [貞銀狼]
머리카락이 은빛이었고, 늑대를 닮으라고 지은 것이다.
늑대는… 평생 한 마리의 암컷만을 사랑한다고 들었다.
자신이 사랑하던 암컷이 죽으면… 따라 죽을 만큼 말이다.
하지만 은랑이 태어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그녀와의 마찰은 점점 심해졌고, 어느 날 나는 우연히 비서 하나를 만나게 되었다.
지금의… 은류 엄마.
나를 '순수'하게 좋아해 주는 또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세희가 있어서,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 못 했다.
내겐 세희가 전부였기 때문에, 그녀는 나의 전부이질 못 했다.
내 심장을 세희에게 주어버렸기 때문에, 그녀에게 줄 심장따윈 없었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그녀를 만나면서 나는 위안을 찾았고, 어느날 그녀도 임신을 하게 되었다.
하하-…. 아이를 지우라고 했지만, 그녀는 완강히 거부해, 아이를 낳았고, 나는 은류[恩留]라고 지었다.
은혜가 머무르길 빈다는 뜻의 이름이었다. [은혜 은 : 恩 / 머무를 류 : 留]
그 뒤로, 나는 왠지모를 죄책감에 그녀에게 잘 해 주었고, 은랑이 4살때까진… 평화롭게 지낸 듯 하다.
하지만… 트러블이 너무 심해 지친 나는… 은랑이 9살이 되선… 이혼을 했다.
그리고… 그녀를 그리워 하는 은랑의 모습이… 나를 너무나도 아프게 했다.
그녀와 너무 닮아서-… 너무나도 괴로워서-….
나는 그 애에게 쌀쌀맞게 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로부터 며칠 뒤, 나는 세희 그녀가 병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날… 나는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장례식에는… 갈 수가 없었다.
내가 한 일은… 고작 근처 호텔에서 밤새도록 운 것…. 그것 뿐이었다.
은랑이 17살이 되던 해, 그 애는 내 품을 떠나 가출했다.
힘들었나보다….
그래도 걱정이 되서 사람을 시켜보았더니, 아주 잘 지내고 있었다.
명문고인 학교에서도 학년 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2년 뒤, 우리는 다시 재회했다.
아직은 어색한 우리였지만….
내가 죄책감에서 울 때, 은랑이 말했다.
엇갈려버린 사랑이라고. 다음 생애에서 자신의 엄마, 세희를 사랑해 주라고….
그렇게 은랑이 가고, 나는 천천히 소파에 몸을 기댔다.
그래…, 다음 생애에선… 꼭… 다시 사랑해야지….
현세희…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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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특명! 남장하고 한국에 있는 오빠를 지켜라!※ <부제 : 남장 보디가드> Vol. 31 ~ Vol.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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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0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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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 님 너무 잘쓰시네요..ㅜㅜ 슬퍼요..
님아~ 너무 잘쓰세요~~ㅠㅜ 존경존경- 너무 재미있어요- !! 근데 슬프네요-...ㅜ
우에에엥너무 슬프잖아요ㅠ^ㅜ
슬프면서 재미 있네여 다음편 빨리여~!
21~29까지는 왜 없져?ㅇ_ㅇ?
마자여...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