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간밤의 화재로 목숨을 잃은 4명의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들이 부모와 같이 있었지만 갑작스런 화재에 미처 함께 탈출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어머니 A씨가 한 살짜리 막내는 가까스로 구출했지만 나머지 자녀들과 함께 집을 나서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28분께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다세대주택 2층에서 불이 나 나이지리아 국적의 어린이 4명이 숨졌다. 목숨을 잃은 어린이들은 각각 11세 여아, 7세·6세 남아, 4세 여아로 모두 남매 관계이며 해당 빌라 건물 2층의 한 호실에서 부모 등 가족과 함께 거주 중이었다.
다만 이들 4남매와 함께 있던 나이지리아 국적 부모 30대 여성 A씨와 50대 남성 B씨 그리고 한 살짜리 막내 딸은 화재가 발생하며 집 밖으로 탈출했으나, 나머지 4남매는 집 밖으로 나서지 못해 변을 당했다.
탈출 당시 거실에 있던 B씨 그리고 다른 한 방에서 다섯 자녀들과 함께 있던 A씨가 막내 딸은 데리고 집을 나섰으나 나머지 4남매까지 함께 구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거실에서 화재가 시작한 걸로 파악되는데, 갑작스레 치솟은 불길을 발견한 부모가 다른 자녀들까지는 미처 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은 약 48분 만에 완진됐다. 화재 발생 후 출동한 소방 인력 59명과 장비 23대 등이 오전 4시 16분께 불을 모두 껐다.
한편 A씨 등 가정은 주변 이웃과도 원활한 소통을 이어왔었다. 맞은편 주택에 거주하는 A(73) 씨는 "1살 막내가 있는 줄은 몰랐고 애들 넷에 어른 둘 집으로 안다"며 "애들이 많이 있는 집이라 옷도 주고 인사도 아내와 많이 나누며 지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