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을 사람이 특정의 음성소리로 변환하여 표현하는 것이 말,
뜻을 특정의 문자로 변환하여 표현하는 것이 글 이라고 -이 글에서- 정의해 두고자 합니다.
말은 청각적 접촉이 가능한 욋적인, 객관적인, 형식적인 측면과,
두뇌 속에만 있는 뜻 이라는 실질적인 측면이라는 양면이 있어야 성립되고 존재합니다.
뜻이 없고 형식만 있는 음성은 헛소리, 뜻만 있을 뿐 형식(소리)이 없으면 -침묵과는 다른- 무언(無言)이라고 하지요.
자, 그렇다면 말의 형식과 실질(뜻) 중에 어느 것이 먼저(先)이고 나중(後)이며, 주(主)와 종(從)일까요?
"(말)뜻이 먼저 있어야 그걸 표현하는 (말) 소리가 있을 수 있다"고 해야 맞는건지,
"(말) 소리가 먼저 있어야 그 (말)뜻이 있을 수 있다"고 해야 하는건지....
또, 말 소리를 그대로 두고 뜻을 바꾸면 어찌 되고, 말 뜻을 그냥 두고 말 소리만 바꾸면 어찌 될까요?
예컨대 "능금"이라는 말을 그대로 둔채 그 뜻을 배(梨)를 지칭한다고 바꾸면 어찌 되고,
지금까지 능금이라 칭하던 그 과일(뜻)을, "사과"나 "애풀"이라 칭하기로 하면 어찌 될까요?
이 질문의 의도는 말의 형식과 실질중에 어느 것을 주(主)로, 어느 것을 종(從)으로 함이 두루 쓰기에 편할까를 확인하기 위해섭니다.
결론적으로 말의 중요도, 그 핵심은 형식보다는 뜻이라는 것 입니다.
그렇게 중요한 뜻을 정확히 표현하기 위하여서(목적적) 형식을 정확히 해야(수단적) 한다는 것 입니다.
아무리 겉으로 간결운운, 정확운운, 깔끔운운 하다는 말이라도 그 뜻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말(글)은 가치가 떨어지는 것 입니다.
자, 그렇다면 말의 뜻은 어디에, 어떻게 있을까요?
(두뇌에서) 나오는 말의 뜻은 표현자의 두뇌 속에 있고, (두뇌 속에) 들인 말의 뜻은 들은 사람의 두뇌 속에 있습니다.
어떻게 있느냐 하면 생겨 난 그대로 있지만, 내(그 사람의 정신)가 그걸 알기가 참 쉽고도 어렵습니다.
쉽다는 것은 (두뇌속의 정신인)내게 아주 가까이 있으니 두뇌 바깥에 멀리 있는 것에 비하여 알기 쉽다는 뜻 이고,
어렵다는 것은 감각기관(눈, 귀,코, 혀, 피부)이나 보조적 기구를 이용하여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감각기관의 간여가 차단될 수록 -혼자서 조용히- 말 뜻을 아는데 도움이 되니까요.
사람과 사람의 사이에 하나의 말이 나왔을 때 그 뜻이 각 자의 두뇌에 있기 때문에 말(정확히는 그 뜻)이 제대로 통하느냐 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 입니다.
표현자의 뜻을 말(글) 속에 담아 낸다지만, 실제로는 말 에다 담아 낼 수가 없고,
말(글) 그 것에는 있지도 않는 뜻을 수용이니, 이해한다지만 사실은 제 두뇌에 있던 뜻들이 반응하여 형성되는 것 이니, 정확히 말 하자면 들은 사람의 말 뜻은 제 두뇌에서 만들어진 제 말 뜻인 것 입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나는 이런 뜻으로 하였다", "나는 아무리 들어도 그런 뜻이 아니라, 이런 뜻 이다" 하고 다투기도 합니다.
저마다의 딴 뜻이 서로 유사할 수도 있고(그럴 땐 말이 통한다 하고), 매우 다르거나 상반될 수도 있습니다.(그럴 땐 말이 안 통한다 하지요)
말과 뜻이 다른 차원에 따로 있다는 것을 알면, 같은 말에 관한 각 자의 뜻이 다른 것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그걸 같게 하는 일에 협력하여 말이 통하게 하면 서로 편하고 좋을텐데 그걸 제대로 모르면 어쩌리오.
이상으로 여기서 확실히 구별해야 할 것은 말(형식), 뜻, 사실(말로 지칭하려는 실제의 사물이나 현상)은 차원이 따로라는 것 입니다.
말(소리)에는 소리만 있고 그 뜻이 공존하지 않으며, 그걸 지칭한다는 사실과는 실제로는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말(형식)과 뜻이 같은 것 처럼 여겨지고, 말과 실제 사실이 같은 것 처럼 오해가 사람들에겐 오래고 광범위 합니다.
남의 말을 들으면, 가정적(假定的)으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내 스스로 확인하기 전에는 섯불리 단정하지 말자고 경계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더러 있지 않을는지요...
남의 말 자체에 경중이 아니라, 내가 그걸 잘 소화하여 다루느냐 여하로 내 인생에 경중이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예컨대 "내 손 안에 살구가 있다"는 말(소리)을 들으면, "(실제로) 저 사람(이 몸) 손 안에 살구가 있다"고 아는 것 입니다.
"너는 나쁜 놈이야" 하는 소리를 들으면(글을 읽으면)그 말(글) 때문에 "내가 나쁜 놈"이 된 것 처럼 여겨져서, 그렇게 만든(?) 사람을 향해서 화가 나는 것 입니다.
어차피 그냥 잠시의 소리(짧은 단문)일 뿐 인데도 말입니다.
참, 저 또한 지가 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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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 이라는 형식적 기호는 적어도 같은 국민들끼리는 같아도, 그 것을 매개로 하여 표현하려는 뜻과 그 것을 매개로 알아차리려는 뜻이 각자의 두뇌 속에 (의식으로) 있고, 그걸 아는 정신 또한 각 자의 두뇌속에 있기 때문에 그걸 서로 통하게 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래서 -특히 종교적 가르침 같은 것 에서는- 비유를 많이 동원할 필요가 있지요. 아무 딴 의도없이 주고, 받는다는 말도 그러할진대 서로의 의도가 -드러난 말과 다르면- 다를 수록 서로의 소리만 소란스럽지 않을 수 없겠지요. 말이 많은게 좋으니, 적은게 좋으니 하기보다는 서로 뜻이 통하는 정도에 따라서 판단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