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섭 칼럼 CEO 힐링포엠 (29)
프레임의 법칙 Frame law
(월간현대경영 2024년 1월호)
“신부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성당 마당에서 고요한이 신부님께 물었다. 신부님은 정색을 하면서 대답했다.
“형제여, 기도는 하나님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입니다. 기도 중에 담배를 피우다니, 절대로 그럴 수는 없어요.”
이번에는 안안나가 물었다.
“신부님,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신부님은 환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자매여,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 없어요.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얼마든지 기도는 드릴 수 있어요.”
금, 은, 동메달에서 왜 은메달은 기뻐하지 않았을까?
똑 같은 상황이라도 어떠한 틀을 가지고 상황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ㅍ레임의 법칙(frame law)’이다. 프레임이란 말 그대로 무엇을 담아내거나 한계 지우는 일종의 ‘틀’을 일컫는 개념이다. 철학적으로 접근하면 사물이나 사건 또는 사태를 인식하거나 규정하는 ‘인식의 창’ 같은 것이다. 프레임(frame)은 창틀 정도의 의미를 가진 단어지만 여기서는 ‘관점, 혹은 생각의 틀’ 정도의 의미다. 생각의 틀을 바꾸면 불행도 행복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삶으로서의 은유’를 쓴 미국의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는 프레임을 ‘특정한 언어와 연결, 연상되는 사고이 체계’라고 정의한다. 프레임은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언어에 연결되어 존재하는 것으로, 우리가 말하고 듣고 생각할 때 무리 머릿속에는 늘 프레임이 작동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프레임이란 현대인들이 정치 사회적 의제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본질과 의미, 사건과 사실 사이이 관계를 정하는 직관적 틀을 뜻하는 것이다. 정치계에서 선거 전략상으로도 프레임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데, 정치적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 때에도 프레임은 유용한 도구가 된다. 전략적으로 짜인 틀을 제시해 대중의 사고 틀을 먼저 규정하는 쪽이 정치적으로 승리하며, 이 제시된 틀을 반박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해당 프레임을 강화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코넬 대학(Cornell University) 심리학 교실에서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의 표정을 분석해보니, 기쁜 표정을 짓는 선수이 순서는 금, 은 동이 아니라 금, 동, 은이었다. 분석 팀에서는 그 이유를 프레임 이론으로 풀이하고 있다. 물론 금메달을 딴 선수는 기쁜 표정이다. 그러나 은메달을 딴 선수는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텐데…” 그러면서 금메달의 시각으로 자신의 은메달을 생각한 반면, 동메달을 딴 선수는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이 관점에서 자신이 메달을 보게 된다. 동메달을 딴 선수가 은메달을 딴 선수보다 더 환한 표정을 짓는다는 분석이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 코끼리를 더욱 생각하게 된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서로 간에 불협화음이 일어나곤 하는 것은 자기의 고정관념에서 나오는 선입견이나 편견 때문이기도 하다. 선입견은 자아이 성찰 없는 알 수 없는 자만심이나 오만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모든 오해와 분쟁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레이코프는 “어떤 사람에게 또한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그 사람은 은연중에 코끼리를 떠올릴 것”이라며 “상대편의 프레임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은 단지 그 프레임을 강화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프레임에 따라 시각과 관점이 정해지고, 그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며 평가하기 때문에 그 틀에서 빠져나오지 않고서는 그 틀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생각의 덫인 이 프레임에 따라 시각과 관점이 정해지고, 똑 같은 상황이라도 어떠한 생각의 틀을 가지고 상황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동일 사건에 대해서도, 어떤 위치에서 어떤 시각 및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평가는 사뭇 달라지며 호불호가 크게 엇갈릴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선입견이나, 고집하고 있는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나’라는 우물을 벗어날 때 비로서 우리는 균형 잡힌 사고와 마음으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변덕스러운 세상에서 당신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뜻밖의 능력자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