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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ㅎㅎ
오늘은 올스타전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NBA팬분들이라면 누구나 기억에 남는 올스타전이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98년 올스타전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경기 면에서 다른 올스타전에 비해 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가넷 to 코비나, 조던의 화려한 스핀무브에 이은 핑거롤 등 화려한 장면들은 있었지만 이건 매번 보는 거니까요. 게다가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어서 후반엔 조던이 크게 앞서고 있을때만 하는 장난인 "눈감고 자유투 던지기"가 나오기도 했죠.
다만 이 경기 자체가 경기 외적으로 의미부여할 만한 건수가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에서의) 마지막 올스타전, 코비 브라이언트의 첫 올스타전, 30년만에 열리는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의 올스타전, 그리고 90년대를 주름잡은 스타들과 00년대를 지배할 스타들 간의 세대교체 느낌이 강한 올스타전이었죠.
1. 선수들
1) 푸릇푸릇한(?) 새싹들
당시 로스터를 보면 이 점이 더 극명히 드러납니다. 무려 7명이 첫 출전이었고, 두번째 출전인 선수는 에디 존스, 제이슨 키드, 케빈 가넷까지 세명이었습니다. 이중 "덩킹 더치맨" 릭 스미츠, "Smitty" 스티브 스미스, 제이슨 윌리엄스는 사실 첫 올스타 출전이 늦은 베테랑들이었지만, 코비와 가넷, 키드, 그리고 97년 드래프티 중 최초로 올스타 무대를 밟은 팀 던컨까지 훗날 NBA의 얼굴이 될 선수들로 가득했죠.
존스나 강심장으로 유명했던 닉 반 엑셀은 NBA의 간판까지는 아니었지만 한창 떠오르는 선수들이었죠. 둘 다 레이커스를 떠나면서 공교롭게 성장세가 꺾인게 아쉽긴 합니다만...
2) 굳건한 베테랑들
물론 젊은 피들만 있는게 아니라 90년대의 상징들이었던 선수들도 건재했습니다. 디펜딩 MVP 칼 말론과 "제독" 데이빗 로빈슨, "Rock" 미치 리치몬드와 "밀러 타임" 레지 밀러, 샤프슈터 글렌 라이스와 크로스오버의 달인 팀 하더웨이 등도 자리를 빛냈죠. 물론 "황제" 마이클 조던에 대한 관심은 누구보다 높았습니다.
어찌보면 낀 세대라고 할 수 있는, 위의 베테랑들보다는 조금 뒷 세대로 게리 페이튼, 디켐베 무톰보도 건재했습니다. 이 중 이미 차세대 NBA의 지배자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던 샤킬 오닐도 있었고요.
4) 아쉬운 얼굴들
그러나 그만큼 아쉬움을 주는 인물들도 많았습니다.
새로운 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자리잡은 숀 켐프는 이때까진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예전부터 계속된 약물 중독 문제로 계속 체중이 늘고 있었고, 직장폐쇄 휴식 기간을 기점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됩니다. 사실 시즌 재개 직후까진 그래도 괜찮은 선수였지만 계속 몸이 망가지죠.
90년대의 강호 중 하나 시애틀 슈퍼소닉스는 숀 켐프를 보내고 새롭게 받은 베이커가 페이튼과 콤비를 이루며 97-98시즌에 오히려 팀성적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알콜중독 문제가 있던 베이커 역시 트래이드 대상이었던 켐프와 마찬가지로 직장폐쇄를 기점으로 망가지게 되죠.
페니 하더웨이와 그랜트 힐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 불운 때문에 거꾸러졌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당시 그랜트 힐은 (비록 팀은 부진하고 있었지만)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스탯을 찍으며 리그를 대표하는 포워드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었죠. 연이은 부상으로 출장경기가 대폭 줄고, 98시즌엔 특히나 많이 쉬었던 페니 하더웨이 역시 이때까지 기대감이 높았고요. (이미 두번이나 퍼스트팀에 선정되기도 했죠)
그러나 페니는 결국 기량회복을 하지 못합니다. 힐은 99-00시즌까지 슈퍼스타로서 빼어난 활약을 보이나, 플레이오프에서 발목부상 이후 다시는 리그 정상급의 기량을 보이지 못합니다.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페니에 비해 그나마 힐은 00년대 중반부터 준수한 롤플레이어로 부활해 몇년간이나 좋은 모습을 보인게 위안이 되었죠.
위 언급한 선수들 모두 "낀 세대"의 일원으로서, 베테랑으로서 굳건하게 리그를 지탱해야했을 선수들이란 점에서 더욱 아쉬움을 남깁니다. 이때 올스타전에 나오진 못했지만, 신장병으로 무너진 "Zo" 알론조 모닝도 있었죠.
새롭게 올라오던 신예 중에서는 안트완 워커도 언급할만합니다. 다재다능하고 재능이 넘쳤던 워커는 부상도 없었고, 약물이나 알콜 중독도 없었는데 그냥 성장이 정체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사실 이후에도 올스타전에 또 출전하고 준수한 선수로서 잘 뛰긴 했는데, 슈퍼스타감 재능이 성장하다가 안주해버렸다는 점이 좀 아쉽죠. 워커가 2년 후배인 폴 피어스에게 팀내 위상이나 실력에서 역전당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니 동부선수들이 많네요. 어쩌면 동부의 급격한 몰락에는 세대교체가 그리 매끄럽지 못한 것도 컸을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떠오르는 영건 중 상당수는 서부군요.
3) 퇴장한 전설들
당시 올스타전이 뉴욕에서 열렸지만, 아쉽게도 "뉴욕 닉스"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올스타 단골손님이자 전시즌 주전센터이던 패트릭 유잉이 12월에 밀워키 원정 중 손으로 착지하는 대형부상을 입으며 정규시즌 아웃이 되었기 때문이었죠. 안타깝게 이 때문에 유잉은 커리어 내내 단 한번도 홈팬들 앞에서 올스타전을 치르지 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90년대 올스타 단골 중 이때 얼굴을 비추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유잉 뿐 아니라 "드림" 하킴 올라주원, "Sir Charles" 찰스 바클리, 클라이드 "The Glide" 드렉슬러, 존 스탁턴, "Pip" 스카티 피펜까지... 더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바로 직전 시즌 올스타전에 출전했고, 이 중 드렉슬러를 제외하곤 모두 올스타 주전이었죠.
뒤집어 말하면 98년 올스타전은 전 시즌과 비교해 주전 중 동부 2명 (피펜, 유잉), 서부 4명이 다른 선수로 바뀐 겁니다. 이 중 서부에서 동부로 옮긴 켐프를 제외하면 주전 10명 중 5명이 노화로 올스타 대열에서 탈락한 겁니다.
물론 저 중 대부분은 부상으로 인한 장기결장으로 탈락했습니다. 그러나 저들 중 누구도 다시는 올스타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죠. 이는 90년대를 주름잡았던 저들의 시대가 끝났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최고령 듀오 (63년생)이던 조던과 말론의 존재는 굳건했습니다. 35세를 며칠 앞둔 조던, 오프시즌 중 35세 생일을 맞게 될 말론은 전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MVP투표에서 1,2위를 기록했습니다. 결과는 정반대였지만요.
2. 방송사고
스타들이 많았지만 주인공은 명확했습니다: "라스트 댄스" 중이었던 "The King" 마이클 조던과 "역대 최연소 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당시 마이클 조던이 독감 증세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중계를 시작한 NBC는 초장부터 방송사고를 터뜨렸습니다. 앵커 멘트 이후 리포터 아마드 라샤드로 넘어가야하는데, 방송 위치 때문에 혼선이 있었던 거죠.
라샤드: 고마워요 하나씨, 전 여기.....네, 네? 나 어디 서있어야 돼요? (침묵과 함께 경기장 전경 화면으로 넘어감. 당황하는 라샤드 표정으로 넘어감) 여기요? 여기서 하라고요? 어잌쿠 ㅋㅋㅋㅋㅋㅋ 저기 마이클 조던이 있네요. 그와 얘기해봅시다. 마이클! 마이클! (마이클이 못 듣고 그냥 감)
역주: 라샤드와 조던은 친분이 있는 사이입니다. 방송 사고 나니까 급히 조던을 불러 인터뷰로 때우려고 했나봐요.
결국 누가 얘기해줬는지 조던이 돌아보고, 라샤드가 조던을 붙잡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 민망한 에피소드가 일단락 됩니다.
3. "마지막 올스타전"을 대비하는 조던
역주: 다들 알다시피 조던은 은퇴 후 복귀해 두 번의 올스타전을 더 치르고 은퇴합니다. 그러나 당시 농구계의 대부분은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고, 조던을 포함해 방송사 사람들, 동료들 모두 그가 마지막 올스타전이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라샤드와 조던의 인터뷰)
라샤드: 마이클, 당신이 컨디션이 안 좋은 건 알지만 지난번에 컨디션이 안 좋았을때는 38점을 넣었었죠. (역주: 이른바 Flu game. 97파이널 5차전 당시 고열 증세에도 38점을 퍼부은 경기를 두고 한 얘기) 오늘 컨디션 좀 어때요?
조던: 많이 나아졌어요. 지난 이틀동안 푹 쉬었고, 오늘 참석할 수 있다는게 다행일 뿐입니다. 어제 너무 컨디션이 안 좋아서 오늘 뛸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항생제 좀 맞았더니 오늘 많이 좋아졌어요. (역주: 마이클 조던은 복귀 이후 정규시즌-플레이오프를 통틀어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았습니다)
라샤드: 이번이 당신의 마지막 올스타전이 될 거란 얘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조던: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It very well can be) 현재 시카고에서 코칭 스태프를 교체하려고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제가 큰 영향이 있죠. 그렇게 되면 저도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요. 제가 남아서 새 감독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여기까지야" 하는 거죠.
현재로서 전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샤드: 당신이 저한테 얘기해준 바로는 1년 더 뛰고 싶다면서요.
조던: 1년 더 뛰고 싶죠. 모든 것이 유지되면요. 하지만 새 감독과 새 시스템 등 모든 걸 교체하고 새롭게 시작하라고 하면....특히 전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요. 전 필 (잭슨)이 하는 거나 선수들과 그가 서로 존중하는 것에 대해선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제 커리어에서 지금 단계에서 그런 변화를 받아들이라고 하면...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
역주: 라스트 댄스에서 다뤘을 것 같은데, 당시 제리 크라우스와 필 잭슨 감독 간의 갈등은 극에 달했고, 잭슨과 재계약은 없을 거라고 공언된 상황이었습니다. 후임으로 내정된 감독은 아이오와 대학의 팀 플로이드였고, 실제로 99시즌부터 부임했으며 NBA에선 실패만 맛보다 대학으로 돌아가죠.
4. 첫 올스타전을 준비하는 코비 브라이언트
리포터 짐 그레이: 여기 19세 코비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코비, 대부분 사람들은 (19세에) 전공을 정하거나 여름기간 할 알바자리를 구하고 있을텐데요, 이 순간이 당신에겐 무슨 의미죠?
코비: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하죠. (It means the world to me) 제 첫 올스타전이고, 뉴욕에서 뛰는데다가 이렇게 훌륭한 선수들과 같이 뛰니까요. 믿기 힘들 정도의 느낌이에요. 마침내 이 순간이 왔네요.
그레이: 기분 어때요?
코비: 좀 긴장되죠.
(갑자기 난입하며) 잭 니콜슨: 브라이언트 군. 여기 (공에) 사인 좀 해주겠소? (코비: 그럼요) 방송에 기꺼이 출연해서 이렇게 품위 있게 사인해주는 젊은이를 보니 참 좋구먼. 잭 니콜슨같은 나쁜 놈들은 방송 출연하기도 거부하던데 말이야. (역주: 꽁트이신 가봐요;;;)
그레이: 충고해주실 거라도?
니콜슨: 코비를 위해서 말이오? 코비, 몸 좀 풀게. 그리고 편하게 해.
그레이: 이제 긴장 좀 풀렸겠어요?
코비: 하하 그럼요. LA(레이커스) 가족들끼리만 통하는 그런거에요. (니콜슨과 저) 우리 둘 다 이번 주말을 위해서 뉴욕으로 이민 왔죠.
5. "마지막 올스타전"을 대비하는 조던(2)
조던이 시즌 후 은퇴한다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그의 상황에 대한 여러가지 추측과 의견이 오갑니다.
래리 버드(인터뷰): 만약 마이클 조던이 내 팀에서 뛰고 있고, 그가 특정 인물이 감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으면 저 같으면 받아들이겠습니다. 계속 그가(조던이) 하던 걸 하라고 하는 거죠.
왜냐면 우승하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리고 마이클이 팀을 떠난다면, 다른 사람들도 다 떠나고 싶어하겠죠.
(사전 인터뷰에서)
조던: 지난 13년간 제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우승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던 걸 생각해보세요. 근데 이제와서 저한테 "처음부터 다시 다 시작하자"고요? 그러고 싶진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그런 태도로 나오면 그들이 널 (경기 뛰지 못하게) 몰아낼 거야"라고 하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선택의 문제죠.
만약 경영진이 다른 방향(리빌딩)으로 가고 싶어한다면, 저도 저들을 방해하고 싶진 않아요. 왜냐면 전 지금 그만둬도 괜찮거든요.
라샤드: 과거에는 올스타전은 몇년간 올스타전에 출전해왔던 선수들이 다함께 모이는 자리였죠. 올해는 처음으로 올스타가 된 선수들이 7명이나 있어요.
조던: 젊은 친구들은 다른 슈퍼스타들, 올스타들과 함께 코트에 나서는 것에 대해 매우 긴장하죠. 어떻게 적응해야할지,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요.
그게 재밌는 거에요.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제 첫 올스타전 당시에요.
라샤드: 첫 올스타전 당시 기억하세요?
조던: 그럼요.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인디애나폴리스에서였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들어갔어요. 덩크 콘테스트 당시 스웨터 입고 장신구를 치렁치렁 입고 들어갔어요. 뭘 해야될지 몰랐으니까요. (역주: 첫 덩크 콘테스트 연습 당시 조던은 관례대로 팀 장비들을 입지 않고 나이키에서 요청받은대로 나이키 장비들과 금목걸이 등을 하고 갔는데, 이 점을 고깝게 본 선배 선수들이 다음날 올스타전에서 일부러 패스 안 해줬다는 설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정상에 올라가려고 하는 젊은 선수라고 생각했고, 가장 낮은 위치였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팬투표로 올스타 주전이 됐기 때문에 제가 주목받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묻어가고 싶었죠.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으니까요. 어떻게 행동해야할지요.
라샤드: 가장 기억에 남는 올스타전은요?
조던: 1988년 시카고 올스타전이죠.
(덩크는) 저 특유의 스타일을 갖출 수 있게해준 것 같아요. 창의성 분야에 있어서 제가 누군지 나타낼 수 있게 해줬죠. 그게 슬램덩크의 역할이었어요. 일종의 창의적인 예술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은 그런 걸 직접 할 수 없었지만 우리 (선수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했죠. 슬램덩크, (올스타전) MVP 이런 것들을요.
거기다 아이재아 토마스와 같은 팀에서 뛰는 것, 그가 시카고로 돌아오는 것 (역주: 토마스는 시카고 출신), 매직 존슨이나 다른 위대한 선수들 다 오고요. 당시 전 아직 어린 선수였는데 동료들 사이에서 MVP를 수상하니 저한텐 굉장히 큰 거였죠.
(역주: 당시 조던은 윌트 이후 최다 득점인 40점을 기록하며 올스타전 MVP를 탔고, 덩크 콘테스트에서도 우승했습니다. 이때 조던은 첫 정규시즌 MVP와 두번째 득점왕, 스틸왕, 올해의 수비수 상까지 싹쓸이했죠. 올스타전에서 40점 이상 올린 선수는 한동안 42점을 넣은 선수는 윌트와 조던 뿐이었으나 2010년대 들어 개인득점이 올라가면서 2016년에 폴 조지가 41점을, 그리고 2015년과 2017년에 러셀 웨스트 브룩이 41점을 넣고, 앤서니 데이비스가 17년에 52점을 넣으며 기록을 보유 중입니다. 릭 베리가 38점을 넣은 1967년 이후 70,80,90년대를 통틀어 올스타전에서 35점을 넘긴 선수는 단 한명, 마이클 조던 뿐이었습니다. 00년대엔 아이버슨과 가넷, 코비, 티맥 등이 35점을 넘겼고, 2010년대엔 듀란트와 르브론, 그리핀이 넘겼죠.)
(올스타전 전망)
조던: "마이클 조던이 올스타전을 지배할 것이다"란 기대가 있는 것 알아요. 특히 매디슨 스퀘어가든이 배경이고 제 마지막 올스타전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하고 싶진 않아요. 그냥 경기 중에 자연스럽게 하고 모두가 즐겁게 뛰면서 했으면 좋겠어요. 만약 위닝샷 기회가 온다면 물론 쏘고 싶겠죠.
* 당시 시카고 프런트의 대한 여론이 굉장히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이후 유명 방송인인 피터 벡시가 리포팅하는 것을 정리하면 구단주 제리 레인스도프와 GM 제리 크라우스가 조던을 잃는 걸 감수하고도 둘 다 필 잭슨과 결별하려고 했으며, 경영진이 스카티 피펜에게 계약 이후 재계약을 할 의향이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또한 시카고 불스와 계약할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돌았던 케빈 가넷과 인터뷰를 했는데, 가넷은 "불스와는 계약하고 싶지 않았다. 경영진이 얼마나 피펜과 잭슨을 대할때 얼마나 의리없이 대하는지 봤다"고 언급했으며 5번이나 우승했는데 어떻게 그런 취급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했습니다. 벡시는 이어 다른 자유계약 선수들 여러 명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고 말을 이었습니다.
* 동부팀 감독이었던 래리 버드와 인터뷰) 조던과 레지 밀러 둘 다 있는데 누구에게 클러치샷을 맡길거냐?란 질문에
버드: 일단 마이클에게 맡기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레지에게 킥아웃해주겠죠. (웃음)
란 영리한 답변을 했습니다.
6. 선수 소개
팁오프 시간이 되자 브로드웨이 뮤지컬 "Smokey Joe's Cafe"의 캐스트의 짤막한 축하공연 이후 선수 소개가 이어졌는데, 재밌게도 환호소리를 통해 당시 선수들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뉴욕이니 전반적으로 동부 선수들에게 좀 더 환호가 많이 갔습니다.
일단 올스타 투표 당시 마이클 조던이 유일하게 백만표를 넘기고 2위가 83만8천표인 그랜트 힐, 그리고 서부에선 1위이자 동부부 통합 3위가 61만6천 표인 칼 말론이었습니다. 그러나 97년 주전 센터이자 건강했다면 많은 득표를 했을 유잉이 부상으로 사실상 낙마했고, 공교롭게도 전 시즌에 동부 센터 투표 2위를 한 알론조 모닝도 부상으로 많이 빠지면서 전 시즌 3위였던 디켐베 무톰보가 주전으로 올라왔죠.
소개 순서는 주목도를 기준으로 짠 것 같은데, 첫번째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닉 반 엑셀과 팀 던컨가 가장 먼저 소개됐습니다. 이때만 해도 출중한 실력(루키임에도 올NBA 퍼스트팀 선정)에도 불구하고 비인기팀인 스퍼스 소속에다가 스타일도 크게 눈에 띄지 않던 팀 던컨은 서부팀 통틀어 가장 작은 환호를 들었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처음이라 긴장했는지 던컨 본인도 큰 눈을 꿈뻑거리며 불안한 듯 여기저기 둘러봅니다.
그 다음은 에디 존스, 제이슨 키드, 빈 베이커, 미치 리치몬드, 데이빗 로빈슨으로 이어집니다. 역시나 후보들 중에선 제독이 가장 큰 환호를 받네요.
이후 이어진 선발. 인기가 서서히 올라가던 가넷과 베테랑 말론, 샤크, 페이튼이 소개되는데, 특이하게 막내이자 선발들 중 가장 적은 표를 얻은 코비 브라이언특가 가장 마지막에 소개되고 가장 많은 환호를 받습니다. 당시 코비에 대한 주목도가 크긴 컸나봐요.
역주: 이것도 여담이지만 코비는 아직 당시 식스맨에 불과했음에도 주전 에디 존스를 제치고 올스타 선발로 뽑히는 등 인기를 누리고, 특히 조던과 비교되며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요, 이런 기대감을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가 그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이 출시됐다는 겁니다. 98년 4월에 출시된 Kobe Bryant in NBA Courtside인데요, 보통 이런 게임들은 타이거 우즈나 잭 니콜슨, 매든처럼 엄청 유명한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그만큼 코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는 걸 알 수 있죠. 근데 주인공인데 후보로 나오는 건 좀 그랬던지 코비가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옵니다;;
이어 동부 올스타.
코칭 스태프 소개 도중 재밌는 장면이 나왔는데, 다들 아시겠지만 올스타전 감독과 어시스턴트 코치들은 선발 시점에 동서부 1위를 달리고 있는 팀들의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맡습니다. 그리고 헤드 트레이너는 올스타전이 열리는 도시에 위치한 팀의 트레이너가 맡고요.
보통 팬들은 이들에겐 아무도 환호하지 않는게 일반적입니다만, 인디애나의 코칭 스태프가 소개될 땐 조용하던 팬들이 닉스의 트레이너 마이크 손더스가 소개되자 갑자기 열광을 합니다. ㅎㅎ (체감상 서부 주전들과 비슷한 것 같아요) 이런 관경을 처음 봤는지 옆에서 보던 페이서스 코치진들도 피식 웃으며 박수를 치네요.
게다가 이들의 감독은 바로 "Larry Legend" 래리 버드. 웬만한 현역 슈퍼스타들 뺨치는 인지도를 가진 전설의 등장에 관객들은 박수갈채와 환호로 응답합니다. 반응을 보면 거의 조던 다음인 것 같아요.
동부에서도 초짜 올스타들이 첫 순서대로 배치됩니다. 근데 첫 소개되는 선수는 뉴져지 네츠의 제이슨 윌리엄스. 비록 닉스 선수는 아니지만 뉴욕 근교 선수란 점 때문인지 윌리엄스의 인기와 걸맞지 않는 (올스타 투표 당시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으나 감독 추천으로 뽑힘) 엄청난 환호를 받게 됩니다. 거의 버드 수준인 듯.
또 언급할 만한 선수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릭 스미츠. 플레이스타일 자체도 전혀 화려하지 않은데다가 스몰마켓, 게다가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진짜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반응이 썰렁합니다.
바로 직전 시즌 퍼스트팀에 오른 팀 하더웨이도 반응이 재밌습니다. 직전 시즌 닉스와 히트는 플레이오프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5차전 당시 벌어진 양팀 간의 난투극에서 패트릭 유잉을 포함한 닉스의 주축들이 줄줄이 엮이며 6,7차전을 대량 결장, 결국 한때 3승 1패로 앞서던 닉스는 5,6,7차전을 모두 패하며 탈락하고 맙니다.
이런 히트의 주축이던 하더웨이에게 뉴욕 관중들의 감정이 좋을 리 없겠죠? 쏟아지는 야유에 하더웨이가 씩 웃음을 짓는군요.
그러나 하더웨이에 대한 닉스의 악감정은 이 선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닉스의 오랜 라이벌이자 95년에 닉스를 업셋하며 동부 파이널까지 올라갔던 인디애나 페이서스, 역대급 클러치 퍼포먼스를 하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보이며 뉴욕과 스파이크 리에게 굴욕을 안겨줬던 레지 밀러는 이름이 불리자마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야유소리를 듣습니다.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마친 밀러는 바로 옆에 서서 폭소하는 하더웨이에게 특유의 능청스러운 말투로 "내가 뭐했다고 이러는지 몰라! 왜들 이러는 거야?"라고 농담을 던집니다.
주전 라인업 중 특이한 건 유잉과 모닝의 부상으로 무혈입성한 디켐베 무톰보입니다. 수비 위주 선수인데도 닉스와 엮일만한 별 스토리도 없는지라 주전인데도 릭 스미츠 다음으로 반응이 썰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의 하일라이트. 이름을 부르기 전부터 모습을 보이자마자 엄청난 환호가 쏟아지는 선수는 오늘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마이클 조던입니다. 커리어 통산 닉스와 5번 붙어 5번이나 탈락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농구황제의 마지막 가는 길에 뉴욕 관객들은 떠나갈 듯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게다가 옆에서 있던 뮤지컬 배우들은 마치 황제에게 경배하듯 절을 하는 퍼포먼스까지 보이는 군요.
98년 올스타전은 경기도 경기지만 여기 엮인 스토리가 정말 재밌었습니다. 간만에 보니 추억여행 떠난 것 같아 즐겁군요. 링크는 아래에 있으니 언제 한번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QpOnLhJr8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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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가장 기억에 남는 올스타 전이 98년도인데요.
특히, 자기 팀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게 가장 인상 깊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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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개인적으로, 올스타전은 팀 유니폼을 입고 나오는 것이 더 멋져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재라서 그런가;;)
글 잘 읽었습니다..시간 있을때 유투브도 봐야겠네요ㅎㅎ
재밌게 읽었습니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 동영상파일로도 갖고 있지요^^
아 릭스미스 완전 좋아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시대가 바뀐 올스타전이었네요. 글과 영상 링크 감사합니다.
번역글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98년 올스타전
오랜만에 옛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