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팔만대장경 조성의 의미와 공덕 선양
국민 화합과 세상의 안녕과 평화 기원
총무원장스님 "평화의 길로 힘차게 나가자"
제64회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날 기념 행사가 대적광전 앞마당 특별 무대에서 봉행됐다.
해인총림 해인사(주지 혜일스님)가 제64회 고려팔만대장경의 날(정대불사) 기념행사를
4월26일과 27일 양일간 해인사 일원에서 봉행했다.
‘해인사 고려팔만대장경의 날(정대불사)’ 기념행사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에 담겨 있는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선양하고
조성과 보존에 헌신한 선조들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법보종찰 해인사만의 전통의식이다.
해인사에서는 이번 행사에 기념식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4월26일(금)과 27일(토) 이틀 동안 해인사 일주문을 비롯해
성보박물관과 경내에서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참가자가 직접 경판에 먹물을 입혀 인경할 수 있는 ‘인경 체험’과 ‘에코백 만들기’,
‘레고블럭 만들기’ 등 남녀노소, 가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행사 둘째 날인 27일 오전 보경당 앞마당에서 열린 법요식은 시작을 알리는 명종 5타와
청다회의 육법공양, 해인총림 방장 원각 대종사와 조계종 총무원징 진우스님의 헌향,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의 헌다, 산중 원로스님과 내빈의 헌화, 고유문 낭독,
봉찬법요, 법문, 축사, 정대불사 발원문 순으로 진행됐다.
오후에는 대적광전 마당과 보경당 앞 특별재단에서 법보전 합장순례 및
정대 요잡, 팔만대장경 공덕주 헌다례가 봉행됐다.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의 헌향.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헌향.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은 고유문에서 “2600여 년 전 부처님께서는
고해에 빠진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팔만대장경을 설하셨고,
800년 우리 선조들은 전 몽골의 침략으로 백성들이 도탄에 빠졌을 때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팔만대장경을 목판에 한 자 한 자 새기고
종이에 찍어내어 세상에 유포했다”면서
“이제 팔만대장경에 새겨진 부처님 말씀은 인경 되어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온 세계에까지 널리 전해져 우리나라의 국보를 넘어서서
세계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평가받아 세계인의 기록유산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고려팔만대장경의 날 기념행사를 통해 팔만대장경에 새겨진 부처님의 가르침과
대장경을 조성했던 뜻을 기림으로써 이 시대의 모든 재난을 극복하여
국민화합을 이루고 세상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고자 한다”고 부처님 전에 고했다.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의 고유문 낭독.
해인총림 방장 원각 대종사는 ‘산벚나무에 꽃이 피었으니
- 제64회 팔만대장경 정대불사에 제(題)하며’라는 법어에서
“가사정대경진겁假使頂戴經塵劫 설사 머리에 경전을 이고 억만 겁을 지낸다고 할지라도,
신위상좌변삼천(身爲床座遍三千) 몸은 법상(法床)이 되어 온 세상에 두루 한다고 할지라도.
약불전법도중생(若不傳法度衆生) 만약 전법하지 않고 중생들을 제도하지 않는다면,
필경무능보은자(畢竟無能報恩者) 결코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
아님이로다”라는 법문을 내렸다.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이 팔만대장경의 날 법어를 내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팔만대장경은 이기적 다툼의 극대화가 아닌
자비공동체를 지향합니다. 평화는 약한 자의 구두선(口頭禪)이 아닌
강자의 넘치는 자비심(慈悲心)입니다.
평화는 미혹(迷惑)한 자의 길이 아닌 지혜로운 자의 길입니다.
평화는 소극적 삶이 아닌 적극적 도전의 삶입니다.
평화는 분열된 이기심이 아닌 통일된 이타심입니다.
평화는 분열된 혼자의 자족(自足)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공영(共榮)입니다.
평화는 질병의 괴로움이 아닌 건강한 즐거움입니다.
평화는 양극단의 절충이 아닌 양극단의 한계를 인식하는 조화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팔만대장경은 선명상법의 지남(指南)입니다.
우리 다함께 그 길을 따라 가십시다.
팔만대장경은 마음의 평화와 행복의 길을 열어줍니다.
우리가 선명상을 하는 목적은 몸도 마음도 자유롭기 위함입니다.
편안하기 위함입니다. 전정으로 행복하기 위함입니다.
이 세상에는 원래 좋고 나쁨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선명상의 길로 함께 가십시다. 우리 다함께 팔만대장경의 가르침을 따라
선명상의 길로 그리고 평화의 길로 힘차게 나아갑시다”라는
팔만대장경 평화 메시지를 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평화의 메세지를 전했다.
이경훈 문화재청 차장은 축사를 통해 “국난의 시기에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고려팔만대장경의 조성 정신과 선조들의 헌신을 조명하고 되새기는
팔만대장경의 날 기념행사를 축하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오전 행사를 마친 대중은 오후에 법계탑 마당에서 호국금광명경을 합송했으며,
법보전 합장순례와 정대요잡, 팔만대장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한
13분의 공덕주께 올리는 헌다례와 소전 및 회향의 순서로
이날의 행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보경당 앞마당에 마련된 특별재단에서 공덕주 헌다례가 봉행됐다.
공덕주 헌다례에서 해인사 방장 원각스님이 헌향하고 있는 모습.
한편 해인사에서 매년 행하고 있는 ‘정대불사’에서 ‘정대’는 존경의 뜻으로
대장경판을 머리에 이고 받든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정대불사는 불교의 삼보(三寶) 중에서 법보(法寶)인 대장경을
1년에 한 번씩 햇빛을 받게 하며, 신성한 경전을 머리에 임으로써
우러나는 경건한 신심을 발하기 위하여 널리 행해져 왔다고 전한다.
오늘날의 해인사 정대불사는 조선 태조 7년(1398년) 장경판을 강화도 선원사에서
해인사로 이운할 때 신도들이 경판을 머리에 이고 옮긴데서 유래됐으며,
일제 강점기에 팔만대장경판을 지키는 모임인 '해인봉찬회'를 조직했던
영암스님이 팔만대장경에 담긴 호국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 1961년부터
매년 음력 3월10일 또는 양력 4월 둘째 토요일에 봉행해왔던
‘팔만대장경 정대불사’를 2016년 5월부터
‘해인사 고려팔만대장경의 날 기념행사’로 개명하여 봉행해 오고 있다.
장경각 참배 형렬이 대적광전을 지나고 있다.
장경각 참배.
정대요잡 행렬이 해인도를 따라 돌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