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소개
성경 묵상 글 쓰기를 통한
마음 치유 솔루션
성경 묵상 글 쓰기를 통해,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삶을 더욱 폭넓게 이해하고, 일생동안 알게 모르게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게 하는 책. 서울대교구 정순택 대주교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 홍성남 신부가 ‘마음 치유 솔루션’으로 적극 추천한다. 성경 묵상을 글로 쓰면서 글 쓰기가 지닌 치유와 회복력을 경험한 저자는, 자신의 성경 묵상 글 쓰기 체험담과 성찰한 내용과 더불어, 5장에서는 특히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되돌아보는 데 적절한 심리학적 질문들을 제시한다. 이 질문들은 대표적 발달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의 이론을 중심으로 지나온 자신의 전 생애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인생 시기 단계별 질문들이다. 이를 통해 스스로가 치유되는 체험과 더불어 자기 일생을 되돌아보는 자서전적 글 쓰기를 준비시킨다.
👩🏫 저자 소개
배성연
저자 배성연은 연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아동의 지능과 창의성에 대한 연구로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박사 후 과정연구 인천대학교에서 과학 영재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본당에서 어린이 주일학교 교리 교사, 천주교 노인 사목 위원회 연구위원으로 교회에 봉사했다. 옮긴 책으로 『지능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 목차
추천사 4
머리말 10
Ⅰ 성경 묵상 글 쓰기
글을 쓴다는 것: 심리적 자아 통합의 길 18
묵상 글 쓰기 과정 21
심리학과의 연결성 26
Ⅱ 자기 사랑
자아 정체성: 나는 누구인가? 32
온전한 자기 이해: 무의식 36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기본은 자기 사랑 43
자아 존중감: 약은 집사의 비유 50
자신을 버리고: 자아에서 자기로 55
하나 되게 하소서: 칼 융의 개성화 과정 61
Ⅲ 성경 속 심리 현상
고독, 침묵 그리고 테메노스 68
기억과 망각: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73
선택과 자유 의지: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78
불안: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83
질투와 시기심: 시기심에서 감사로 89
우울: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지켜라 95
의미의 추구: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101
보고 배우는 신앙: 와서 보아라 108
Ⅳ 성경에서의 관계
공감: 눈물 흘리시는 예수님 114
투사: 내 안에 있는 타자 바라보기 119
부모 자녀 관계: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124
부부 관계: 아니마와 아니무스 131
공동체에 의한 치유: 아들러 심리학 137
Ⅴ 에릭슨의 발달 이론과 영성
에릭슨의 심리 사회적 이론 144
신뢰 vs 불신 148
자립심 vs 수치심과 의심 160
주도성 vs 죄의식 171
근면성 vs 열등감 184
자아 정체성 vs 정체성 혼란 196
친밀감 vs 고립감 209
생산성 vs 침체성 220
자아 통합 vs 절망감 230
Ⅵ 자아 통합에 이르는 길
준비하고 만들어 나가는 노년기 242
노년기의 떠남: 내면으로의 여행 246
죽음에 대한 이해 250
통합적인 관점으로 인생 돌아보기 254
에필로그 261
참고 문헌 264
📖 책 속으로
이 글을 읽고 나니, “말씀은 읽은 이와 함께 자란다.”라고 하신 그레고리오 대교황(540-604년)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분명 배성연 박사님의 삶도 말씀과 함께 더 풍성히 자랐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는 말씀의 씨앗이 좋은 땅에 떨어져 백 배의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 열매는 주위 사람들에게 생명력이 담긴 사랑으로 전달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이 책이 많이 읽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우리 각자에게 말을 거는 성경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묵상하며,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의 내면과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고 성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순택 대주교님 추천사」중에서
글 쓰기 전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나는 성경 한 구절을 정하고 그 구절을 가지고 마음속 침묵의 방으로 들어갔다. 성경을 반복하여 암송하고 그 의미를 생각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불필요한 말이 줄어들게 되었다. 나의 경우엔 이런 침묵의 시간을 거쳐야 생각이 정리되고 진실한 글을 쓸 수 있었다. 우리가 적은 글이 진실한 내용을 담고 있기만 하다면, 그 글을 쓸 당시의 생각과 감정은 고스란히 우리의 깊은 내면에 닿고 오래 기억된다. 그리고 자기 성찰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와 갈등을 이겨 낼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글을 쓴다는 것: 심리적 자아 통합의 길」중에서
그런 내게 한줄기 빛이 비쳤다. 창세기 1장 1절을 오랫동안 여러 번 입으로 되뇌이면서, 나 자신이 세상의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피조물이라는 것을 어느 순간 깊이 깨달았다. 나는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하느님께서는 내 인생의 모든 순간을 함께하시고 이끄신다. 내가 어둠 속에 주저앉아 있을 때도 그분께서 창조하신 한줄기 빛은 나를 환하게 감싸고 있었을 것이다. 내게 좌절과 고통을 허락하신 하느님께서는 유난히도 자아가 강했던 내게 당신의 존재를 깨닫게 해 주시고 당신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신 것이다. 결국 내가 겪은 힘들었던 시간이 주님 계획 속에 있었던 은총의 시간이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자아 정체성: 나는 누구인가?」중에서
한나는 테메노스에 자신의 서러움, 분노, 원망, 미움 등 마음을 무겁게 하는 모든 것을 담아 하느님 앞에 올렸을 것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한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더 이상 그의 모습은 이전과 같이 어두워 보이지 않았다. 납이 변화되어 금이 되듯이 그녀의 부정적인 감정도 변화되고, 그 안에서 치유가 일어났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심리적인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테메노스를 갖기 위해서는 먼저 그 열기가 그릇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고독과 침묵 속에 조용히 머물러야 한다. 그 시간은 현존하는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다
---「고독, 침묵 그리고 테메노스」중에서
좋은 일과 감사한 일이 한둘이 아니었을 텐데 우리는 왜 그렇게 자신이 받지 못한 것, 서운했던 일을 더 많이 기억하게 되는 것일까? 자이가르닉 효과로 인해 해결되지 못한 서운한 감정이 마음속에 긴장 상태로 남아 우리 안에 자리 잡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기억의 원리에 따라 우리가 받은 도움과 배려는 당연하게 여겨져 망각 속으로 흘러 들어가고 만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것을 의식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가 섭섭한 것은 그저 무심하게 흘려보내고, 우리가 받은 도움이나 배려는 감사하면서 오래도록 잊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
---「기억과 망각: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중에서
모든 것이 풍부하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언제나 모자라다고 느끼며 살았고, 내가 더 갖는 것이 주님 은총의 징표라고 믿었다. 지금도 역시 내가 좀 더 기도하고 하느님과 가까워지면 주님께서 내게 온갖 풍요로움을 더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난 이미 충분히 받았음을 깨닫는다. 모든 것이 풍부하다. 하느님께서 얼마나 더 해 주셔야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 때로는 받은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는 내 마음은 온갖 굶주림과 목마름과 궁핍으로 허덕일 때도 있다. 내 마음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과 그것을 얻지 못해 생기는 좌절로 황폐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엔 그런 내 마음을 바라보면서 모든 것이 풍부하다는 주님의 말씀을 깨닫는 것은 내 마음속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큰 은혜임을 알게 된다.
---「우울: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지켜라」중에서
나 역시 판관기의 기드온과 같은 질문을 드렸다. “주님, 지금 이 고통이 저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오랫동안 몸담았던 일과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가 되는 외로움과 좌절을 겪는 것이 내게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삶의 현장에서 나는 다른 사람보다 능력 있고 돋보여야 했으며 다른 사람이 내게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그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였다. 그것이 당시 세상을 잘 사는 나의 방법이었다. 돌아보면, 나에게 있어서 고통은 세상 일이 내가 계획한 대로 내 뜻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하나의 과정이었고, 내가 최선을 다해서 얻었다고 생각하는 성취마저도 나의 것이 아니었음을 알아 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고통이 있는 곳에 충만한 은총으로 하느님께서 내 삶에 함께 계시고 나를 위해 많은 판관들을 세워 주시어 내가 지금까지 잘 살 수 있게 하셨음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겪었던 고통에 대해 나름의 의미를 찾게 된 순간 나는 현재의 삶을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더 잘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의미의 추구: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중에서
로버트 존슨은 프시케가 등불을 들어 에로스의 얼굴을 확인하려고 하는 것을 아니무스의 지배를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 의식의 확장으로 보았다. 또한 여성이 등불을 들 때 남성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신적인 속성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게 된다고 한다. 남성은 대부분 여성 즉 어머니나 아내로부터 자기 확신의 가치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부부 관계에서 이는 그대로 적용되어 남편이 하고있는 일에 가치를 부여해 주고 인정해 줄 때 남편은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일에 더 매진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아내가 남편을 존경해야 한다는 말씀은 이처럼 여성이 내면의 아니무스를 인식하고 등불을 들어 남편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남편 역시 이 과정에서 그 빛으로 자신 안의 아니마를 인식할 수 있다.
---「부부 관계: 아니마와 아니무스」중에서
작은아들에게 아버지는 자신의 가산을 나누어 주었고 그가 떠나도록 내버려 두고 그 가산을 탕진할 기회를 허락한다. 그리고 그가 참회하고 돌아왔을 때에는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며 환영한다. 자립심이 강한 아들이 세상에 부딪히면서 중요한 가치를 깨달을 때까지 기다려 주고 참아 준 것이다. 아버지는 작은아들이 겪은 도전의 가치를 인정해 주었고 그 실수로부터 얻은 교훈을 소중하게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러니 그가 돌아왔을 때 진정으로 즐기고 기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큰아들에 대해서는 조금은 다른 태도를 보인다. 성실하게 가정을 지켜 온 큰아들에게는 그 신뢰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작은아들에 대해 관용을 베풀 것을 요구 한다. 두 아들을 다른 방식으로 대했던 아버지를 통해 성경은 두 아들 모두를 신뢰하고 사랑하는 하느님의 모습을 보여 준다.
---「자립심 vs 수치심과 의심」중에서
은총이 내 신앙의 목표나 지향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미 그것은 내 노력과 상관없이 주어졌기 때문에 나는 더 이상 은총에만 매달려서는 안 될 것이다. 더 많은 물질적인 풍요와 명예, 안락함만이 은총은 아니다. 그것이 내 인생의 목표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하느님께서 내가 어떠한 모습으로 살기 원하시는지를 알고 실천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부르심과 응답, 나의 일, 이제는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 자식에 대한 걱정, 미래의 건강과 경제적 상황에 대한 걱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하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며 나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한다.
---「근면성vs 열등감」중에서
노년의 초월은 성숙과 지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진다. 초월한 노인들은 물질적인것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홀로 머물면서 명상한다. 삶의 분주함과 긴장에서 자신을 해방시키고 고독 가운데서 자신의 존재를 들여다보고 일상적인 삶에서 물러나 조용하게 머문다. 이 단계에서 노인은 이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어 맡길 수 있다. 자신의 육체는 쇠하고 평생 동안 함께한 자아를 비워 내며, 그 빈 공간을 하느님의 뜻으로 채워 나간다. 이것이 인생의 시간 끝자락에서 우리가 맺을 수 있는 새로운 열매이다.
---「자아 통합 vs 절망감」중에서
하느님께서는 노년기에 해야 하는 여행의 방향을 정확하게 알려 주고 계신다. 노인이 가야 하는 여행의 방향은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보여 주는 땅이며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방향인 것이다. 매튜 폭스Matthew Fox는 자아 실현에 이르는 방법으로 인간이 살아가면서 잃었던 신비주의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노년기에는 젊었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던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논리가 아닌 직관으로, 과학의 영역이 아닌 신비의 영역으로 그리고 의식의 영역이 아닌 무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가 상반된 두 개념을 통합할 수 있어야만 온전하게 건강할 수 있다.
---「노년기의 떠남: 내면으로의 여행」중에서
요셉은 형들에게 괴로워하지도, 자신에게 화내지도 않기를 간구한다. 요셉이 이러한 용서와 관용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그가 언제나 하느님 편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느님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모든 일은 모두의 목숨을 살리시려고 하느님께서 미리 계획하신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 목숨을 살리시려고’ 하는 부분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오랜 삶의 퍼즐이 생명을 추구하시는 하느님의 뜻 하나로 해결되고 짜 맞추어진다. 내 삶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들, 내가 받았던 고통, 실패, 좌절이 괴로워하고 화낼 일이 아니라 내 삶에서 생명을 완성하시려는 하느님의 뜻이었다는 것이다.
---「통합적인 관점으로 인생 돌아보기」중에서
하느님께서는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나를 이 자리로 부르셨을까? 나는 그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을 것 같던 나에게 경고하시고, 한없이 부족하다고만 여기던 나를 격려하고 일으켜 주시는 나의 하느님께서는 삶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도록 이끌어 주신다. 나의 약함과 부족함은 하느님께서 나에 대해서 가지고 계셨던 계획의 일부였으며 그것이 지금 내 삶을 더 풍요롭게,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가까이하며 살게 된 계기가 되었다. 힘들었던 기간에 봉사를 통해서 내가 하느님의 일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셨고, 내게 허락하셨던 지식과 경험이 하느님의 일을 추진하는데 바탕이 되도록 하셨다. 꾸준히 열매 맺는 삶을 위하여 부족한 나를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을 느낀다.
---「통합적인 관점으로 인생 돌아보기」중에서
🖋 출판사 서평
성경이 심리학자에게 말을 건네다
성경은 사람에게 말을 건넨다. 꼭 성경과 관련 있는 이만이 아니라 그가 누구라도 상관없다. 직업, 학식, 나이, 신분 등에 상관없이 성경은 늘 누구에게나 말을 건네는 중이다. 그러다가 어느 누군가와 눈이 딱 마주치고 그가 어떤 대꾸를 하기 시작하면, 이윽고 성경과 그의 대화는 시작되는 것이다. 『성경, 내게 말을 걸다』의 저자배성연 박사가 그 중 한 사람이며, 그 대화의 대상은 어느 순간 독자인 ‘나’ 자신이될 수 있고, 또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면 응당 그래야 하기도 하다.
『성경, 내게 말을 걸다』의 저자 배성연은 박사 학위 받기, 결혼 생활, 연구, 강의 등으로 무리한 일정을 진행함과 동시에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가정에 대한 책임에도 소홀할 수 없다고 여기던 시절, 자신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결국 주저앉아 버렸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그때 그는 하느님을 다시 찾게 되었고, 특히 지난 4년여 동안 성경 공부를 하면서 말씀을 배우고 이해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마음에 와닿는 말씀을
마주하고 깊이 묵상하며 그것을 기록한다. 그런 과정에서 심리학자답게 그는 성경 말씀에서 인간 심리의 내면을 밝히는 깊은 뜻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상처를 하느님의 시선으로 다시 돌아보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품어 안고 사랑하게 하며 살아갈 힘을 실어 주는 영적 치유를 체험한다.
“매주 성경 말씀은 피하고 싶은 나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부족함을 드러내 보여 주었다. 그러나 결국은 그런 나를 보듬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게 하였다. 그리고 관계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게 해 주고,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준비하고 살아가야 할지도 알려 주었다. 성경은 내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답을 주었고, 나를 심리적 자아 통합의 길로 인도하였다.” (머리말 11-12쪽)
에릭슨의 발달 이론을 따라가며
치유의 자서전 쓰기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 홍성남 신부는 『성경, 내게 말을 걸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대표적인 발달 심리학 이론인 에릭 에릭슨의 이론을 영성과 관련지어 설명한 부분을 꼽는다. 특히 5장에서 독자들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인생의 단계별로 적절한 심리학적 질문을 제시해 주어 누구나 어렵지 않게 글 쓰기에 접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며 개인적인 성찰이나 교회 내 공동체 활동을 되돌아보는 데 이 프로그램이 널리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이렇듯 『성경, 내게 말을 걸다』에서 제시한 바에 따라 글 쓰기를 하다 보면 자신의 전 생애를 돌아보는 치유의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누구나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자서전을 적어 나갈 수 있다. 자신에 대한 탐색을 하면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나’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고, 에릭슨 이론을 근거로 해서 앞으로의 삶을 준비할 수 있다면 각자의 마음에서 심리 통합과 치유 작용이 이루어질 것이다.” (심리학과의 연결성, 28쪽)
자신이 체험한 은총을 함께 나누길 원하는 저자는 에릭 에릭슨의 발달 심리학 여덟 단계를 통해 자신이 성찰한 바를 진솔하게 나누면서 각 단계별로 성찰을 이끌어 줄 질문을 제시한다. 지나온 인생 전체를 되돌아보는 과정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거나 기억이 잘 나지 않기도 해서 쉬운 작업은 아니다. 그래서 선뜻 시작하기 어려운데, 『성경, 내게 말을 걸다』가 마련한 여덟 개의 프로그램은 누구와 비교의 대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더 깊이 알고 사랑하기 위한 글 쓰기와 성찰을 시작하는 마중물이 되어 줄 것이다. 긍지가 넘쳐나거나 부족하다는 자의식으로 위축되거나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본다면 현재 자신의 모습을 잘 알고
받아들이는 여유를 갖게 될 것이고, 과거에 상처와 고통의 의미도 깨닫게 되어 자신만의 고유함으로 자아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하느님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듯 함께하는 이웃도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글 쓰기를 통한 특별 치유 체험
『성경, 내게 말을 걸다』의 저자 배성연은 말씀 묵상을 글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글을 쓰는 행위 자체의 치유력을 깨닫게 된다. 글 쓰기를 통해 과거의 자신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신으로 변화하는 기쁨을 느끼며 하느님의 창조가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꾸준한 글 쓰기를 통해 자신의 지나온 삶을 정리하면서 심리적 자아 통합의 여정에로 발을 내딛는다.
“묵상 글을 계속 쓰다 보면 글을 쓰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 글 쓰는 것을 어색하게 생각했더라도, 한 장 두 장 묵상 글이 쌓여 가면 글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서 글 쓰기를 멈추지 않게 된다. 마치 운동을 하는 사람이 하루하루 목표를 성취해 가면서 체중이 변화되고 건강해져가는 것을 느끼게 되면 더 열심히 운동하고 운동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글을 쓰는 두려움과 약간의 게으름을 이겨 내고 묵상 글 쓰기에 성실하게 임한다면 점차 자기 자신을 잘 알게 되고 사랑할 수 있으며 그 사랑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역량이 자신 안에서 쌓여 갈 것이다.” (심리학과의 연결성, 28-29쪽)
자아 통합의 여정,
아름다운 인생의 마무리를 위한 준비 작업
『성경, 내게 말을 걸다』는 성경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심리적인 주제를 제시하고 심리학적으로 쉽게 설명한다. 심리학의 프레임을 통해 성경을 이해하여 몇 가지 범주로 정리한다.
즉 자신에 대한 생각들, 우울, 불안 같은 현대인들에게 더욱 절박해지는 심리적인 문제들과 기억, 자유 의지, 의미 추구 등 신앙을 체화하는 데 관련된 여러 가지 인지 과정에 대한 이론들을 성경에서 찾아 정리한다. 또한 가장 이슈가 되는 타인과의 관계 부분을 자세히 다룬다. 부모, 부부, 자녀, 형제자매의 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공동체적 관계에서 투사를 버리고 진정으로 타인과 공감하는 것이 참된 신앙에 이르는 길임을 보여 준다. 나아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은 물론 자아 통합에 이르는 길을 고민하고, 노년기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 방법까지 나눈다.
사랑의 시작은 자아 존중
『성경, 내게 말을 걸다』는 낯선 심리학 이론과 용어를 쉽게 설명하면서 그 이론을 적용하는 예를 저자의 삶과 성찰을 통한 경험에서 찾고 보여 주기에 이 책을 읽다보면 심리학을 성찰에 활용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성경, 내게 말을 걸다』에는 성경에서 문자 그대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심리학적 관점으로 명쾌하게 풀어내는 부분이 매우 참신하다. 예를 들면 ‘약은 집사의 비유’(루카 16,1-8)와 같은 성경 해석이 그러하다. 약은 집사는 누가 보아도 비양심적인 인간인데, 비유에서는 칭찬을 받는다. 왜 일까? 저자는 심리학적인 통찰을 통해 자신에 대한 존중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 자아 존중이 곧 이웃에 대한 사랑과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의탁으로 커져 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스스로를 잘 돌보라고 한다.
“우리는 주님 앞에서 모두 소중한 존재이다. 어느 누구도 나를 비난하거나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으며, 약은 집사처럼 자신의 자아 존중감self-esteem을 지켜 내기 위해서 머리를 쓰고 안간힘을 써야 한다. 자신이 힘에 부치는 일을 억지로 감당하게 해서는 안 되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창피한 일을 당하게 해서도 안 된다. 자기를 지켜내는 힘은 자신 안에 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자신을 존중하기 위해서 드러내는 약지만 당당한 모습을 보시고 집사의 주인처럼 칭찬해 주실 것이다.” (자아존중감, 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