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퍼온 그곳에서 가져왔습니다. 문제가 되면 알아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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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관련 커뮤니티들을 보면, 아주 해묵은 주제가 고속철도의 유용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게 되네 마네 하는 것 부터 시작해서, 왜 하필 프랑스의 "고속도 열차"를 골랐느냐, 노선은 왜 그모양이냐 등등... 아주 해묵은 논쟁이 많이 존재합니다. 뭐, 소.레.다.케.나.라.바.마.다.이.이.가. 몇몇 찌질한 모 국의 철도광들은 상당히 악의적인 반응을 보이죠. 매니아가 되면 좀 그런 경향이 생기기 쉽지만, 대개 안그런 편인데, 좀 심각한, 대개는 우국충정에 불타는 케이스들이 문제죠.
하여간 낚시질 하고 게시판에서 깽판치는 족속들은 굴라그에서 강제육체노동이나 시켜야 하는데 말이죠.
대충 그런 "폄훼"는 대개 KTX와 얽힌 한국철도시스템 까들이 많은 편인데, 그래서 까는 것도 뒤죽박죽으로 까대죠. 대개의 비난들은 기계적 결함 사항 몇가지와, 쓸데없이 긴 편성, 낡은 시스템이라는 식의 빈정댐, 기존선 활용 등을 종종 까죠. 물론, 사실인 부분도 많지만 일본 시스템에만 익숙한 나머지 삽소리 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이런거에 열받으면 이미 낚시질에 당한 셈이지만(피식), 한번 정도 까 보고는 넘어가야겠죠.
우선, KTX도입이 21세기에나 이루어졌다면서 비웃는 부분.
한국의 고속철도 도입 논의 자체는 70년대에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물론 그게 구체적인 계획으로서 나타난 건 80년대 중반 이후, 그리고 확정된게 90년대 초반이었죠. 태평양전쟁때 "탄환열차" 이야기가 나와서, 60년대에 상용화한 일본에 비하면 확실히 후달리게 마련입니다. 이유야 한가지입니다. 돈이 없으니까. 그러나, 거기에 더 한가지 이유를 붙이면 필요가 없었으니까... 를 더할 수 있습니다. 즉, 당시의 관점에서는 투입 대비 이익이 안나왔다는 것이죠.
우선 한국에서 철도는 의외로 인기가 없는 시스템이었는데, 간선교통 수단으로서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는 70년대에 들어서야 추진되고(중앙선의 전화가 68년이던가... 의외로 늦습니다), 또한 새마을 같은 장거리 특급도 보편화 된게 상당히 늦은 시점(80년대)였죠. 인프라 투자에 있어서도, 그렇게 많은 돈을 박을 수 있는 여력도 없었고, 그럴 기술도 없었죠. 또한, 낮은 소득은 그만큼 "덜 빡빡한" 시간 가치를 가지는 고로, 고속철도를 비싼 요금을 내고 쓰려는 유인도 적었습니다. 아예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버린 건 여기에 비하면 별다른 원인이라기도 어렵죠.
더욱 결정적인건 지리적 조건의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국토 크기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고, 또한 그 덕에 과밀 수준도 상당합니다. 또한, 한국은 기본적으로 장방형(남한을 기준했을 때)에 가까운 도시 배치가 이루어져 있어서, 일본과 같은 일렬형의 배치와는 구분이 많이 되죠. 당장에 서울-부산이 5시간에서 6시간일때, 일본은 도쿄-오사카가 9시간 이상 소요되었죠. 한국은 저정도면 횡단이지만, 일본은.... 까마득하죠. 그러다 보니, 속도에 대한 요건은 덜 결정적인 것이 되어버렸고 말이죠. 서울-부산이 10시간 끊었다면 80년대에 고속철 도입 이야기가 나왔을테지만... 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었죠. 또, 이런 장방형의, 축선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시스템은, 철도같은 직렬 대량 수송형의 교통수단 보다는, 차량과 같은 개별 수송형의 수단이 더 경쟁력을 가지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죠.
덕분에, 일본에 비해 도로교통 지향적인 발전에 유인이 강했고, 이는 고속철도에 대한 유인을 약화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됩니다.
덤으로, 협궤를 쓰는 일본은 70년대에 상용으로 120km/h~130km/h구간에 도달했고, 여기서 더 고속을 내기 위해서 틸팅 기술 개발을 하는 등의 많은 노력이 소요되었지만, 한국에서는 경제성장이 이루어진 시점에서, 기존 인프라 상에서도 150km/h를 간단하게 내 버렸죠. 92년에 시작차를 만든 681계던가... 이 녀석이 기존선 최고속도를 자랑하는데, 160km/h라고 하죠. 일본이 기존선 고속화에 대한 요구가 나중에나 대두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인프라 차이는 철도 시스템 구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셈입니다. 누군 죽을동 살동 해야 150km/h를 내는데, 누구는 그냥 고출력 차량에 대차 교체로 150km/h를 때리니 말이죠.
특히, 한국의 새마을 동차(86년 데뷔던가)는 영국의 HST랑 동급을 이루는 걸작 차량인 셈인데, 이게 또 고속철도 수요를 상당히 갉아먹은 케이스기도 합니다. 150km/h로 내뺄 수 있고, 좌석도 상당히 편한한 열차가 4시간 반 정도면 서울-부산을 끊어주는데, 더 빨리, 대신 좀 외각으로 나가야 하고, 좁은 열차를 타려 들까요. 이건 정말 한국 철도 문화에 영향이 큰데, 새마을의 초 고급 좌석과 서비스, 지역밀착성은 고속철 인식에 별로 안좋은 영향을 끼쳤죠.
또, 한국의 고속철이 기존선을 이용하니, 사이비 고속철이라는 주장을 종종 하죠.
이건 자주 반박되는 부분인데, 일본은 기존선을 절대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화적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칸센은 전압도 다르고, 궤간도 다른데다, 차량한계도 다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전압 동일, 궤간 동일, 차량한계는 오히려 고속철 차량이 작기까지 해서, 얼마든지 직결 운행이 가능하죠.
이는 엄청난 장점인게, 전용선로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큰 비용추가 없이 서비스 영역에 넣을 수 있다는 겁니다. 비록 기존선에서 고속을 낼 수 있는 건 아니긴 하지만(이라고 해도, 다른 열차랑 동일한 속도 주행이 되죠), 이를 통해서 과도한 건설비 소요도 줄일 수 있고, 같은 돈으로도 접근성을 엄청나게 올릴 수 있죠. 그만큼 융통성 있는 시스템이 되는 셈이니 말이죠. 사실 일본"만", 고속철을 위해 기존선 공유를 안하고 새 선로를 열심히 깔아왔었는데, 요즘은 돈이 후달리니 궤간변경과 신칸센 차량한계를 변경해서 기존선을 재활용 하고 있죠. 덕분에 궤간이 다른 차가 못다니지만.
뭐, 그래서 일본은 신칸센과 기존선 사이에는 넘지 못할 벽이 있는 셈이고, 그게 고속철=별도의 궤도교통 개념을 박아놓은 셈이죠. 자신들의 인지가 국제적 동향과 좀 거리가 있다는 걸 모르고 떠드는 케이스라면 케이스죠. 나름대로 장점은 있지마는.
그리고, TGV가 오래된 시스템이라는 이야기를 잘 합니다. 오래되기는 했죠. 81년 데뷔에(20년 정도 늦은 셈이군요. 일본에 비하면) 260km/h로 데뷔, 91년에 TGV-A나 94년 유로스타쯤 되면 300km/h으로 달리죠. 그것도 동력차 2량으로 말이죠.
한국이 시스템 도입 결정을 내렸던 시기가 92년이던가 93년일텐데, 이 당시에 일본이 제안했던게 100계던가 그랬죠. 230km/h최대의. 물론 기존선 직결은 어림도 없는 것이었고, 그나마 제안한게 180km/h였다는 기억이 나지만, 뭐 이건 확인된 근거가 아니니 넘어가 줘야겠죠. 기술문제도 상당히 짠돌이었다고 악평이 있었죠. 비슷한 동력분산형 시스템인 독일의 ICE가 당시 270km/h를 내 줬던가 그랬는데, 덕분에 신칸센은 "옆동네"에서 쓴다는 점을 뺀다면, 당시로서는 "아웃 오브 안중"이었죠. 차량이 20cm넓고 TGV보다 길어서 2-3좌석이 가능하다는게 그나마 장점이었는데, 차량한계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큰 장점이랄 것도 없죠. 덤으로, 한국에서 2열-3열 좌석 무궁화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생각한다면, 저게 메리트가 되기는 힘들죠(먼산).
나중에 500계 나오는 시점에서야 신간센이 본격적인 속도경쟁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지만, 한국의 선택 시점에서는 기술적으로도 큰 장점은 없는데, 조건은 열악하고, 덤으로 주는 기술이전에는 지독히 짜기까지 하니... 그런 걸 왜 쓰겠습니까?^^; 덤으로, 당시 제안된 180km/h 차량이라면, 새마을 보다 30km 빠른 녀석인 셈이군요. 90년대 이후에 나오기는 했고, 당시에도 고속철의 "적"인 틸팅은 아마 200km/h를 이야기 했었죠. 요즘은 최대 250km/h보장까지 말하고요. 한국이 도입하면 머리에 총 맞은 거였죠. 당시 시점에서 신칸센의 기술혁신을 예측했으면야 좀 다르지만, 기술이라는게 당시 관점에서(그리고 지금 관점에서도) 투기적인 요소인 만큼, 그리고 당시 도입계획은 20세기 이내였던 만큼 의미가 이기는 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 그리고 고속신선 규격도 문제군요. 지금이야 일본도 270km/h~300km/h에 맞는 선로 설계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도카이도선은 250km/h 최대 규격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고 하죠. 만일, 도입했을 때 이 규격으로 했었다면? 350km/h이야기하는 마당에 손가락 빨고 있었겠죠. 뭐, 구배도 제대로 못오르는 동력분산 차량이라고 까지 까면 너무 비참해지고, 역으로 비난의 수준까지 가니 빼도록 하죠. 한국이 고속선 공사가 늦어진게 300km/h규격을 350km/h으로 올리고, 부실공사 조지느라 그랬다고 하죠. 아마.
그 외에 또 기계적 결함 이야기를 많이 하죠.
실제로 크고작은 사고가 자주 있기는 합니다마는, 대개는 전기공급에 관련된 사고였죠. 즉, 급전선 단전이나, 사구간 조작 미스 같은 케이스였고, 대개의 경우 신규 시스템 도입이나 신규 노선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입니다. 완벽하면 좋지만, 에러가 난다면 중대하게 발전하지 않는게 좋은 거고, 한국은 적어도 이 점에서는 그런대로 해 내온 셈입니다.
물론, 기계적 결함이 몇군데 존재하기는 합니다. 터널 통과시의 공명음 발생이나, 차륜 이상마모라던가, 기밀 유지의 취약함 등이 있기는 한데, 더 두고볼 부분이죠. 라이선스 도입에, 여러모로 도입과정이 햏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인 셈이니. 앞으로 나오는 국산 후속기종들을 더 두고 볼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여압 부분을 빼면 문제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긴 편성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건 기계적 결함과 함께 욕할 건수긴 한데, 하여간 별 생각없이 도입 결정을 내리고,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다가 한 삽질인 셈이죠.
관절대차가 뭐가 좋냐고 까대는 것에는 걍 왜사냐건 웃을 수 밖에요. 오다큐는 바보인가 보군요. 로망스 카 같은 특급에 관절대차 도입하던데 말이죠. 관절대차가 축중이 느네 어쩌네 하고, 편성이 어렵고 차량 길이가 짧아지고 등등 말은 많은데, 뭐 그건 취향의 문제이니 말하면 웃을 수 밖에 없죠. 조차장에서 차량 끼워넣기라도 하고 싶은가 본데, 고속철에 그런 케이스가 얼마나 되는지 참 궁금하더군요. 무슨 화물열차도 아니고 말이죠.^^
그 외에 저상홈을 서서 뛰어내려가야 하네 어쩌네 하는 걸 보고 있자면 여러모로 귀엽기 까지 합니다. 그쪽 철도는 고상홈 주제에 휠체어 탑승이 안되어 시설 하고 별 짓 다하던데 말이죠. 시스템 인신비난 가면야 뭐 별 소리가 다 나올 수 있죠. 협궤 주제에 차폭 3m로 만들어서 캔트 좀 빡세게 주면 자빠지겠더라 라던가, 인간을 뭘로 보고 6비차나 만들어서 우겨넣고 다니냐 라던가, 규격만 디립다 만들어서 돈만 때려박는게 잘난거냐 라던가, 차량 40년씩이나 쓰니 참 돈 절약도 오지게 한다 라던가.... 인간적으로 이정도쯤 가면 막하자는 이야기니까, 교양인이라면 해선 안될 짓이죠. 훗훗훗.
늘 그렇지만, 수준 이하의 인종들이 말하는 게 다 그렇고, 대개 교언영색인데, 거기다 화낼 필요는 사실 없기는 합니다. 일본의 "키보드 워리어"들이야 저번에 반중 시위 떠들 때 아주 뽀록이 났고(무슨 미겔 오프모임도 아니고 말이죠. 피식), 낚시질 전문가들이 저런 짓꺼리를 하는거야 유명하지마는. 그래도 이렇게 까대면서 포스팅 하나 따먹을 수 있으니 해볼만한 짓거리죠. 허허허.
개인적으로는 일본애들의 철도굴리기 시스템은 참고할 사항이 많다고 보고 있기도 하고, 정말 한국 철도공사가 좀 배워 쳐먹었으면 하는 것들도 많은데다, 처음 철도쪽을 파기 시작한게 그동네 철도망 때문이었으니 나름대로 애정이 있는 편인 셈인데, 아뭏든 간에 그래도 한번 정도는 까 볼 필요는 있겠죠. 애정이 있어야 존내 패듯이 말이죠. |
첫댓글 절대동감..더이상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군요.
잘 읽었습니다. ^^
평소에 어렴풋이 생각하던게 잘 정리되어있어서 좋았습니다^^. 생각만 하는것과 이렇게 글로 정리하는것과는 천지차이죠 정말 좋습니다~
또 하나... 일본 재래선이 협궤인 이유가 당시 관계자들의 무지함 때문이었다죠~ 1435mm와 765mm, 이 두가지 궤간만 보고 중간쯤인 1067mm를 선택했다는...
음. 긴글 잘 읽었습니다. 헌데 중간에 오류인 듯 싶군요. 일본이 제안했던 녀석은 100계가 아니라 300계입니다...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