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시에 일 접었습니다. 어렵게 잡아 놓은 환상의 귀가콜을 내팽겨 치고 말이죠.
내막은 이렇습니다. 3시쯤 서대문-연수동 30k, 잡았습니다. 기분 째졌죠.. 문제는 번개같이 택시타고 도착한 이후입니다.
도착후 손에게 전화하니 손, 정중한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목소리가 좋았기에 흔쾌히 10분 기다려 줬습니다.
10분후 대여섯명의 일행이 나오더군요. 기사 한명 더오기로 했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더군요.. 된장
뭐 집방향 환상콜이고 막콜이었기에 걍 기다려 줬습니다. 그런데 다른 기사.. 안오는 겁니다.. (좀 후미진 곳이었거든요)
술취한 일행의 시시껍절한 농담 따먹기 옆에서 들으면서 10분이 더 지났을 무렵.. 얘기를 꺼냈습니다.
나: 웬만하면 먼저 출발 하시죠?
손: 바쁘세요? 저희 상사님이시라 기다려 드려야 되는데.. 30000원 짜리잖아요 (울컥)..
나: (목소리는 정중한데 양아 기운이 감도는군) 그러죠..
손일행1: 바쁘시면 그냥 가세요~
나: 허허..벌써 20분 넘게 기다렸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됩니까?
손일행2: 아니 그러시면 안되지..지금껏 기다리셨는데..낄낄..
손: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손일행3: (손에게) 먼저 출발하지 그래?
손: 저는 괜찮아요. 기사님 조기 차 끌어 오세요
나: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죠..
차 끌고 나온후 다시 10분 경과.. 내 존재를 전혀 신경 안쓰고 웃고 떠듬. (음 오늘 상당히 감정적이 되는 나를 느낀다)
전혀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차에서 내렸습니다. 현재 30분 경과
나: 택시비와 대기료 계산해 주시고 캔슬 하시죠?
손: (생글생글 웃으며) 운행 못하시겠다는 말씀인가요? 그럼 가세요
나: 그냥은 못갑니다. 택시비와 시간손실 계산해 주셔야 합니다.
손: (역시 생글생글) 못가신다면서요. 3만원에 가시든지.. 아님 그냥 가세요..
나: (음..상당한 내공의 양아군) 지금 그냥은 못가는 상황한거 알고 계시죠?
손: (무시하고 상황실로 전화건다) 아..여기 기사님이 못가신다는데요..다른 기사 불러 주세요..
상황실에서 나를 바꾸란다. 자초지종 설명하고 다시 손 바꿔줬다.
상황실이랑 대기료 어쩌구 못준다 어쩌구 통화하더니 다시 나 바꾼다..
상황실: 손님이 참 거시기 하네요.. 기사님.. 안타깝지만 어쩌겠어요.. 빼드릴테니 더 좋은 콜 잡으세요..
나: 일단 알았습니다. (오늘 너 집에 가나 보자)
오냐.. 끝까지 함 가보자..
나: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흘낏 본다) 나보다 어려보이는데 그대가 세상에서 젤 똑똑한 거 같지?
손, 무시한다. 얼굴에 아무 표정 없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조소하는 듯한 엷은 미소
한참후 대리기사 도착. 영감님이다. 에이 신발. 잘 안먹히겠는데 (죄송합니다.)
나: 기사님. 죄송한데 못가십니다. 제가 먼저 도착한 기사인데 손님이랑 요금 시비 때문에 못 가구 있습니다. 택시비 얼마 드셨어요? 만원 드릴께요
기사: 뭐요? 무시기 소리? 그건 상황실이랑 풀어야지. 얼른 비켜요
나:(문 막아섬) 아뇨.. 제가 풀어야 되거든요.. 정말 죄송합니다. 여기 만원..
기사: 무신 소릴 하능겨? 상황실로 전화해 봐야되긋네.
나: (에이 안 도와주네)
상황실이랑 한참 통화
기사: 안 가기로 했다며.. 그럼 비켜야지
나: 자초지종 말씀드렸잖아요. 운행하고 싶으세요?
기사: 오기로 될 문제가 아녀..어여 비켜
나: (진짜 오기 발동) 그럼 삼만원 드릴께요.. 가셔서 한 삼십분 있다 완료 처리 하세요..
기사: 그러면 안돼.. 뭐 대리 하다보믄 이런 일 한두번인가?
그러는 도중 양아손, 계속 상황실로 어딘가로 전화함
나:(양아손 바라보며) 오늘 너 집에 못간다..
기사: 이러면 안돼..오기를 부릴께 따로 있지.
결국 손, 경찰에 전화했더군요..백차 등장~~
경찰: 무슨 일입니까?
손: 저분이 못가게 막고 있어요
나: 손님께서 시간 손실과 택시비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해 주시지 않아 그렇습니다.
경찰: (차 넘버 적어주며) 그럼 민사 소송 하세요. 이러시면 안됩니다. 기사님 언능 가세요
기사: 그럼 출발~
나: (이런 된장.. 새됐네) 야! 양아치 새끼야..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니 옆에 후배한테 쪽팔리지도 않냐?
나: (기사에게) 기사님도 같은 동료끼리 이러시면 안됩니다. 이걸 그냥 운행하셔야 되겠습니까?
차는 붕~
경찰: 이해합니다. 대리운전 힘 많이 드시죠? 어쩌겠습니까? 그럼 수고하세요~
상황종료.
참고로 옆의 후배란 친구는 기다리는 동안 내 옆에서 계속 안절부절..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했던 친구였습니다.
내가 "제가 지금 생떼 쓰는 것 같아요?" 했더니 "아닙니다.. 아니니까 암말 못하구 가만히 있죠.. 제 여친두 대리랍니다. (오잉~)
결국 처절한 응징도 못하고 저만 새 됐죠. 그 상황이 되니 돈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놈 참 영리하더군요. 바로 경찰 신고. 나는 졸지에 불량배처럼 돼 버렸구.
하다못해 시비 붙어 파출소라도 가길 기대했는데 싱겁게 저만 새 됐습니다.
그거 있죠.. 나 죽어도 좋다.. 대신 너랑 같이 죽자.. 이런 각오였는데
글쎄요.. 정신 올바른 그 후배란 친구만이 이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고 무언가 판단하겠죠. 뭐 그걸로 위안 삼으렵니다.
제목을 막장 기사라고 달았는데. 제가 막장이라고 쓴 이유는 최소한의 동료의식도 없는 그런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양아치와는 약간 의미가 다르죠.
좀 슬프더군요. 좀 얘기가 통하는 기사분이 오셨으면 했는데.. 놈 끝까지 대리기사님들 좃밥으로 볼껍니다. 욕먹으면서도 실실 쪼개더군요.
다른 회원님들이라면 어떻게 대처 하셨을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참 제가 왜 이리 띨띨하게 느껴지는지..
양아손 전번 공개합니다.
011-9750-8602
맞어유~대기료는 도착후3마넌 받은후에 주머니에 넣구 또요구 하시는것이 "대리부르시는 분이 기사 기달리게 하면 대기료 발생하는 것두 모르냐?"며 쪽두 좀주면서..안주면 키 어따가 버려버린다구..ㅎㅎ
전화 백통 째 ㅋㅋㅋ
같은편이 되주지 못하는 그 나이먹은 기사나, 되지도않는 훈계쪼 댓글 다는 인간들이나........ 님이 넓은아량으로 이해하시고 랜디음악들르시면서 다음을 기약하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