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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angle、※
[01]
"꺄아- 너무 잘생겼다!!"
"완전 킹카야, 킹카!!"
도쿄[東京]대 앞.
한 남자가 여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벽에 기대 서 있었다.
어깨까지 머리를 기른 여자를 발견하자, 기쁜 듯 웃으며 말하는 남자.
여자의 표정이 묘하게 굳어진다.
"세키-!!"
……
"화났어?"
근처 식당에서 밥을 사주며 남자가 물었다.
세키에는 여전히 뾰로통-한 표정으로 스파게티를 먹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이 바보야! 얼마나 쪽팔린줄 알아? 다들 너랑 나의 관계를 물어본다구!"
"그럼 남자친구라고 말하면 되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하는 남자를 보자, 세키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세키에를 빤히 바라보는 남자. 세키에는 포크를 내려놓으며 말한다.
"하여간 랑이 너는. 시우라면- 자동차 안에서 이벤트 만들면서 기다릴텐데…. 그 성격상으로. 뭐- 저녁 사줬으니깐 용서해주지."
……
-부아아앙
"……."
"……."
20분째.
집으로 데려다 주는 동안, 그들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세키에가 말을 걸어보려고 했지만, 너무나도 싸늘하게 식은 은랑이 왠지모르게 멀게만 느껴졌다.
'내가… 무슨 말 실수라도 했나?"
왼손으로 핸들을 잡고, 오른손은 창턱에 팔꿈치를 올려놓고 턱을 괸[일본 차는 우리나라의 반대] 은랑의 옆모습….
?모습이 너무나도 낯설면서도 슬퍼보인다.
"들어가라. 내일 연락할게."
평소같으면, "내꿈꾸다가 너무 좋아서 계속 자지 마라!" 라는 멘트를 남겨주었을 텐데….
오늘은 딱딱하게 할만만 딱 하고는 차를 타고 가버리는 은랑이다.
……
다음날.
강의 시간 내내 자던 세키에가 일어나 교문 밖으로 나가니… 은랑이 없었다.
약간 놀라면서도 시원섭섭하게 느껴진 세키에가 걸어가려고 발걸음을 올리는데, 누군가가 클랙슨을 울려댄다.
-빵_빵_
응?
누구…?
"야, 타."
"정은랑!!"
……
"으휴~ 오늘은 또 무슨 바람이 불어서 차 안에서 기다렸어~?"
"……."
"야?"
"아니다."
"싱겁긴."
계속 멍- 하게 있는 랑이.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은랑에게 묘하게 신경이 쓰이는 세키에다.
"콜록-"
은랑의 기침소리에 은랑을 바라보는 세키에.
"야, 너 감기야?"
"그런가 보다. 콜록- 콜록-"
"미친.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를 걸리냐?"
"……."
은랑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은랑이 너무나도 낯설게만 느껴지는 세키에….
한동안 아무런 말이 없다가, 세키에의 집에 다다르자 빨개진 얼굴로 세키에에게 묻는 은랑….
"내일-…. 데이트… 하자…."
그런 은랑의 모습에, 덩달아 얼굴이 빨개진다.
하지만 빨개진 은랑의 얼굴엔… 왠지모를 단호함이 있었다.
"으이구! 야! 뭐 그런거로 얼굴이 빨개지냐? 조, 좋아…."
세키에의 승락에 은랑은 활짝 웃으며, 세키에를 꽈악 안는다.
그리고 부동자세가 되어버린 세키에.
"하핫. 정말 고맙다. 내일 아니면… 정말 안 됐거든. 11시까지 도쿄 디즈니 랜드 앞에 있는 Kei의 빵집 앞에서. 오케이?"
"오케이. 잘가!"
"그래."
세키에는 활짝- 웃는 은랑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쳇. 늑대자식. 얼굴 하나는 잘 생겼다니까."
……
그날 밤. 세키에는 첫 데이트 때문에 이것저것 옷을 대 보았다.
은랑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외모로 따지면 자신이 쪼달리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삐빅.
문자가 도착했다는 음과 함께, 세키에는 흥얼거리며 문자를 확인했다.
「키에야! 우리 내일 놀러가자!! 낼은 일욜이잖어. ^─^ㅋ」- 보낸이 : 날개♡
세키에의 가슴이 두근- 거렸다.
시우와의 데이트!!
시우는 세키에를 '세키'가 아닌, 그만의 애칭, '키에'라고 부른다.
시우와의 데이트란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자, 세키에는 자신도 모르게 OK문자를 보내고 말았다.
「그래앵. ^ㅇ^」
「낼 11시까지 키에네 집 앞에서 기다릴께!!」 - 보낸이 : 날개♡
"앗싸!"
세키에가 기쁨에 겨워 만세를 부르고 있는데, 은랑의 얼굴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리고는 아차! 싶은 세키에….
시우와의 데이트 때문에 은랑의 데이트를 잊어버린 것이다.
얼굴까지 빨개져가며 좋아하는 은랑과, 방금 오케이 문자를 보낸 시우….
세키에는 고민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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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미안해, 나 못 갈꺼같아.」
정말정말 힘든 마음을 추스리고 보낸 문자.
세키에는 손톱을 물어 뜯으며 답을 기다렸다.
「나 낼 아님 안돼. 밤 11시에 놀이동산 문 닫으니까, 그때까지 기다린다.」 - 보낸이 : 늑대♡
세키에는 고개를 푸욱- 수그렸다.
은랑에겐 미안했지만, 시우와 꼭 한번 데이트를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로 은랑의 문자가 다급하게만 느껴지는 세키에 였다.
마치 앞으로 은랑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그런 느낌….
복잡하고 씁쓸한 마음을 추스리며 세키에는 자신의 침대 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리고… 새벽동이 틀 무렵에 눈을 감았다.
……
"……키."
으음.
세키에가 잠꼬대를 하며, 몸을 뒤척였다.
누군가가 자신을 마구 흔들기 시작하자 눈을 번쩍 떴다.
"세키. 밖에 시우 기다리던데? 안 나가도 돼?"
세키에의 오빠, 카즈에가 살짝 웃으며 묻자, 그대로 절규하는 세키에….
카즈에는 그런 세키에를 보면서 흐믓한 미소를 짓는다.
'그래…. 그렇게… 「평범」해지는 거겠지.'
"오빠!! 나 갔다올게!!"
어느새 옷을 다 갈아 입었는지, 카즈에와 하이파이브를 짝- 하고 한 뒤, 허둥지둥 나가는 세키에였다.
카즈에는 그런 세키에가 나간 문을 보면서 중얼거린다….
"방은 좀 치우고 가지…."
……
"미안!! 시우야!!"
40분이나 늦은 세키에가 울상을 지으며 미안하다고 하자, 시우가 싱긋- 웃으며 말한다.
"괜찮아~ 나도 금방 나왔어. 많이 피곤했나봐? 얼른 가자!!"
진심인 듯, 세키에의 손을 꼬옥 잡고는 놀이공원으로 가는 시우와 세키에.
세키에의 얼굴이 잘 익은 토마토 같다.
……
"와아─ 미키 마우스다!"
신이 나는 듯, 미키 마우스 옷을 입은 사람에게 달려가 악수를 하는 세키에.
시우는 그런 세키에를 보면서 맑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시우야! 저것 봐. 수정구슬이다!"
"엇?! 저기 도마뱀 인형!"
즐겁게 웃고 떠들며, 놀이기구를 타니, 점심시간.
아침도 못 먹고 나온 세키에는 배가 고파 죽을지경이었다.
"시우야~ 우리 밥먹자. 나 배고파."
"그래. 뭐 먹을래?"
"……음……. 치킨버거!"
세키에가 신난다는 듯이, 말하자 시우가 싱긋 웃으며 치킨버거를 사러 갔다.
곧 콜라와 치킨버거를 사오는 시우.
배가 고팠는지, 세키에는 콜라를 마시기 시작한다.
점심을 다 먹자,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 비온다."
"그러게…."
다행이 놀이동산이 내부에 위치해 있어서 비에 젖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비가 신경쓰이는 세키에였다.
왜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않은거지…?
……
"우와아!! 멋지다!!"
열기구를 타고 천천히 놀이공원 위를 날아다니는 두 사람.
세키에는 아래를 보며 감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래에는 별의별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엇-"
갑자기 자신의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풍선을 잡는 세키에.
핑크빛 하트모양 풍선에는 필기체로 이렇게 씌여 있었다.
「Forever Love♡」
"풋-"
"킥-"
왠지 모를 기분 좋은 분위기에, 세키에와 시우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시우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너와 난 운명인가 보다."
"풋- 장난?"
세키에의 말에, 한 순간 진지해지는 시우….
"글쎄-…."
Chu.
세키에의 입가에 살짝 베이비 키스를 하는 시우.
그리고 빨개지는 세키에의 얼굴.
한동안 두 사람이 탄 열기구 안에선 두 사람의 얼굴에서 나오는 열로 엄청 뜨거웠다는 후문이….
……
"오늘 고마웠어, 시우야."
세키에가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하자, 시우가 고개를 숙여 세키에의 왼쪽 뺨에 입을 맞추었다.
Chu.
화악.
아까 열기구에서의 일이 떠올라서인지, 세키에의 얼굴이 빨개졌다.
"나, 나 먼저 들어간다!! 벌써 10시 30분이야!"
쾅.
세키에가 빨개진 얼굴을 감추며 집으로 들어가자, 시우는 숨죽여 쿡쿡거리며 웃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집쪽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
"후아."
세키에는 카즈에와 눈도 마주치지 못한 상태에서 인사를 하고는 얼른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밖에서는 아직도 거센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위잉.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는 진동소리가 들리자 플립을 여는 세키에.
곧 안색이 창백해진다.
「올꺼지? 난… 니가 꼭 올꺼라고 믿어….」- 늑대♡[200x. 07. 13. 10:31:09a.m]
「늦잠 자는거지? 꼭 와라. 여기 시원하다.」- 늑대♡[200x. 07. 13. 11:42:19a.m]
「비온다. 차가 막혀?」- 늑대♡[200x. 07. 13. 13:24:27p.m]
「......나 오늘 아니면 안 됀다고 했잖아...」- 늑대♡ [200x. 07. 13. 20:18:19p.m]
「11시 되기 20분전... 존나 비참하다.. 쿡... 그래.. 내가 너 포기할께.」- 늑대♡[200x. 07. 13. 22:42:57p.m]
「영원히 Good Bye.」- 늑대♡ [200x 07. 13. 22:45:48p.m]
세키에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세상에… 그럼 9시간 가까이 비를 맞고 있었던거야?!
"세키! 오빠 나갔다 올께! 집보고 있어!!"
다급하게 나가는 카즈에의 목소리를 들으며… 세키에는 말없이 울고 있었다.
미안해….
미안해 은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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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
인간은 '희망'으로 살아가는 동물이야….
그녀가 시우를 좋아하는걸 알면서도…
어리석게 '희망'을 가져봤어….
[The Wolf]
늘 나는 동경[東京]대 앞에서 세키에를 기다린다.
나를… 조금이라도 기억해 달라고.
언젠가 여자에게 목매는 남자를 드라마에서 봤다.
삼류 드라마라고, 세상에 여자가 반인데 왜 저런 여자 하나에 목을 매냐고 많은 비난을 했지만….
내가 그 삼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세상에 여자가 반이라도…. '세키에'라는 여자는… 단 한명이라는 것.
오늘도 동경대 앞에서 기다렸다고 세키에에게 욕을 얻어먹었다.
그래도… 언제나 기뻤다.
세키에와 드라이브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저녁으로 스파게티를 사 주며 화가 났냐고 묻자 당연하댄다.
그러면서 시우와 나를 비교하는데… 정말 화가난다.
20분 내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입을 열면… 세키에에게 상처를 줄 것만 같았다.
……
다음 날.
감기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 의사를 찾아 갔더니…
"간암 말기에 가까운 중기입니다. 어서 수술을 하셔야 합니다."
의사의 말에 약간 허무한 느낌도 들었다.
하. 암 말기에 가까운 중기라….
"살 확률은요?"
"30%. 내일 당장 입원하세요."
입원.
하- 입원이라.
30%라면… 어차피 죽을 확률이 더 높잖아.
이때에도 세키에의 얼굴이 떠올라 죽을것만 같았다.
어째서 나는 그녀석이 아니면 안 돼는 것일까…?
하연이도 극복했는데….
어째서 녀석은 잊을 수가 없는거지…?
"내일 모레, 월요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입원할게요…."
……
부우우웅.
차가 빠르게 달리는데도 착찹했다.
왠지… 허무했다고 해야하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새 녀석의 집앞이다.
지금이 아니면 안됀다는 압박감에,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리고는 OK 사인을 받아냈다.
……
난생 처음으로 '데이트'를 하고, 처음으로 이것저것을 몸에 대보았다.
한참을 그렇게 들떠 있는데 도착하는 메세지 하나.
「미안해, 나 못 갈꺼같아.」- Mine
하-
장난하냐…? 세키에?
나 내일 아니면 정말 안 됀다고…!
나 두번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고…!!
11시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더러운 기분을 뒤로 한 채, 나는 잠에 빠졌다.
……
다음날.
녀석은 오지 않았다.
1시쯤부터 비가 쏟아져 내리는데…
왜 그렇게 비참하던지….
고개를 푹 수그린채로, 밤11시까지 기다렸다.
이렇게 얽히고 섥힌 인연이였냐, 우리…?
이젠… 내가 지쳤다, 키사라 세키에.
핸드폰을 꺼내놓고 수도없이 문자를 보냈다.
영원히 GoodBye 라고….
누군가 말했다.
너무나도 힘든 인연은… 끊어버리라고….
자신의 손으로… 더 늦어서 상처주기 전에… 끊어버리라고….
떨리는 손으로 카즈에에게 전화했다.
「왜, 임마.」
다정한 목소리.
그래… 이게 니 목소리였지….
"쿡- 키이-…."
「아, 왜그래~? 나 세이랑 러브모드에 들어가려 했는데.」
"추워-…. 하아…. 바람… 맞았어…."
「……!! 거기 어딘데!」
"도쿄 디즈니 랜드 앞에 있는 Kei의 빵집 앞."
「시발. 곧 갈께. 거기 있어.」
달칵. 띠띠띠띠.
멍- 하니 앉아있었다.
추위에 온 몸이 떨렸지만….
이젠 정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헉…헉…! 정은랑!"
녀석의 말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사람의 마음이란건… 참으로 묘하다.
비참하게만 느껴졌던 비가…. 처음으로 고마웠다.
내 눈에서 흐르는 것을 가려주고 있으니까….
"야! 너 뭐하는 짓이야?! 너 비오는 날에 두 시간 있으면 감기걸리잖아! 어서 들어가자."
싫었다.
오늘로 녀석들도 마지막으로 볼 텐데….
"……나… 배고프다? 헤헷… 아무것도 못 먹었어…."
"……. 가자."
……
"헤에~ 비참해. 비참하다, 정은랑."
"야, 그만 마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는 은랑을 보며, 카즈에가 술잔을 빼앗으려 했지만, 잔에 남아있는 술을 원샷하는 은랑이었다.
"이게 몇 도인줄 알어?! 사십도야, 사십도! 그만 마셔!!"
"사십…도…?"
"그래!"
"……. 하아~ 미쳤구만, 정은랑. 내일이 입원인 주제에…."
"뭐?!"
은랑이 작게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는지, 카즈에가 마시려던 잔을 놓고는 되물었다.
은랑은 그런 카즈에의 모습에 눈가가 찡- 했다.
그래….
그래도…친구구나.
"아니다. 이제 가자."
"앉아."
젖어버린 외투를 집어들며, 은랑이 말했지만, 카즈에가 작게 읊조리자, 그만 앉아버리는 은랑이었다.
"무슨 말이야. 입원이라니…. 어디 아파?"
한동안 은랑은 말이 없었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씁쓸한 담배가 은랑의 폐부 깊은 곳으로 침범한다.
"암…. 말기에 가까운 초기로, 내일부터 입원해. 살 확률 30%"
"……!"
카즈에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의 두 눈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본 은랑은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래서 말인데…. 나 부탁좀 들어주라."
이젠….
아주 연[緣]을 끊어야 하니까….
나만 상처받으면 돼….
사랑해….
Kisara Se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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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옷!!
두편 올렸어요!!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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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째깍째깍.
세키에는 멍- 하니, 자신의 무릎을 끌어 안은 채, 침대에 앉아 있었다.
은랑이… GoodBye란다.
그 문자에, 심장이 철렁- 한 것도 사실이다.
복잡했다.
모든것이 짜증이 날 정도로 싫었다.
"!#(*@_)($&)_"
"?!!(#)@&$_)@*_$#!!"
멍하니 있던 세키에가 밖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에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정은랑, 정신차려, 이 새꺄!"
"닥쳐! 니가 뭔데 명령이야?! 부탁하나 못 들어주는게!!"
술에 취해 만신창이가 된 은랑을 부축하는 카즈에….
세키에는 허둥지둥 그들에게 달려갔다.
"오빠! 은랑아!"
세키에의 목소리에 슬픈 눈으로 세키에를 쳐다보는 카즈에와, 멍하게 흐릿한 눈으로 고개를 드는 은랑.
그런 은랑의 눈빛이 싸늘하다.
"쿡…. 이게 누구야아~? 나 차버린 키사라 세키에 님 아니셔~?"
혀가 꼬인 발음으로 비꼬는 은랑.
세키에는 왠지모를 죄책감으로 고개를 숙여버렸다.
"정은랑!"
"닥쳐, 이 개새끼야!"
퍽.
카즈에가 화가 난 듯, 은랑의 얼굴을 주먹으로 쳐버렸다.
툭.
빗물에 섞여 들리진 않았지만, 은랑의 입가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서늘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은랑….
입가엔 시니컬한 미소가 가득하다.
"하- 너 지금 나 쳤냐?"
"……."
은랑은 상당히 짜증난다는 듯, 젖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남매가 아주 쌍으로 날 갖고 노는구만. 키사라 카즈에, 키사라 세키에. 오늘부로 우리 연[緣] 끊자. 쿨하게. 그럼……. Good Bye."
지끈.
Good Bye란 말에, 세키에의 가슴이 심하게 욱신거렸다.
쏴아아아.
세차게 내리는 빗물에 의존하며, 카즈에가 입을 열었다.
"……. 병신…."
툭.
카즈에의 눈에 위태위태하게 걸린 비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이, 끝끝내 떨어졌다.
빗물에 섞인 슬픈 그 말은… 끝끝내 세키에에게 들리지 않았다.
……
밖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거야….
기다리고… 있을거야….
세키에는 자기암시를 하며 교문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루-! 놀자니까!!"
"방송국 구경 시켜줘!"
익숙한 이름에 세키에는 그 쪽을 쳐다보았다.
카즈라… 루-?!
"루-!!"
세키에는 루-에게로 뛰어가며 외쳤다.
익숙한 목소리에, 루-는 자신을 부른 상대를 찾는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듯, 살짝 미간을 좁히며 묻는다.
"누구…?"
"뱃가죽이 지랄하면, 꼭 밥 먹으라고 충고해 줬던 애. 벌써 잊었냐?"
그의 말에, 동공이 커지는 루-
세키에의 손을 덥석- 잡고는 방방 뛰며 좋아한다.
"하야니 신!! 신이지!! 반갑다!! 근데… 너… 여자였냐?"
……
탁.
"주문하신 녹차와 우롱차 나왔습니다."
근처 카페에서 녹차와 우롱차를 각각 시킨 채, 침묵을 유지하는 그들….
"그러니까-… 집안 사정으로 남장[男裝]을 했다고?"
"……으, 응…."
그간의 사정을 전부 말하자, 루-는 조용히 우롱차를 한 모금 마셨다.
하지만 세키에의 신경은 다른곳에 가 있었다.
교문을 나섰지만, 은랑과 그의 차는 없었다.
정말… 연[緣]을 끊은 걸까…?
"뭐…, 그래. 「하야니 신」이건, 「키사라 세키에」건, 두 사람은 동일인물이니까."
은근히 배려있는 말에, 세키에는 감동을 받았다.
자신을 속였다며 화를 낼 줄 알았는데….
"뭐- 상관 없어. 나랑 같이 어디좀 가자."
루-가 세키에의 팔을 잡아 끌며 말했다.
"어디가는거야?!!"
"가보면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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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를 등장시키려고는 했지만,
이런 용도[-_-!!]는 아니었는데..ㅜ_ㅠ
어째서 스토리가 자꾸 이렇게 되는지...ㅜ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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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여긴…."
세키에가 커다란 눈으로 루-를 바라보았다.
루-는 그런 세키에를 보며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일하는 방송국."
난생 처음 방송국에 와 본 세키에는 놀라서 눈이 커졌다.
은회색의 건물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사실 세키에는 루-가 리아의 묘지를 알고, 그 쪽으로 가는 줄 알았다.
세키에는 몰랐지만, 리아가 뿌려진 강가와 방송국은 거의 700m 부근에 위치해 있었다.
"♩♪♬ 아! 하이! 아저씨!"
알 수 없는 노래를 부르던 루-가 경비를 보며 밝게 인사했다.
그에 아저씨 역시 환하게 웃으며 인사한다.
"루- 오늘은 스케쥴 프리[Free]아니냐?"
"아아- 친구랑 놀라구요! 아저씨 파이팅!"
"어어?! 루- 그래도 외부인은…!"
경비는 허탈하게 사라져버린 루-와 세키에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
"그런데- 이런데 나 함부러 들어와도 되는거야?"
"뭐- 괜찮아. 나랑 아는 사이니까."
헤에.
세키에가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루-를 쳐다보자, 루-의 얼굴이 빨개졌다.
"왜, 왜애?!"
"아니…. 난 그냥 신기해서."
너무나도 태연하게 말하는 세키에를 보자, 루-는 할 말을 잃었다.
지나치게 많은 평정심.
그것이 세키에의 매력이었다.
"넌 근데 무슨일 해? 모델? 가수?"
"가수. 그룹으로 하는데, 이름은…「아이렌」이야."
아이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단 한사람이란 뜻이었다.
"근데… 그룹이면 '단 한사람'이 아니잖아."
"말이 그렇단 얘기지. 이래뵈도 내가 리더야. 내가 좀 똑똑해야 말이지."
자뻑의 증세가 약간 있는 루-를 보며, 세키에가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나가 죽어라, 죽어."
"어어?! 야아! 그래도 내가 인기가 얼마나 많은데!!"
"그래, 그래. 너 일하는데는 어디냐?"
"야!!"
……
"키사라 세키에 입니다."
"난 쿄츠케 다이스케야. 일렉."
"난 시즈카미 아사야시. 베이스"
"난 아이로마 테이. 드럼이야."
"이코토 준이치. 키보드."
세키에는 알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누가 누군지, 그리고 일렉은 무엇이며,
베이스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쿡. 야야, 얘 악기 모르나보다. 직접 연주해주자."
루-의 말에 제각각 악기로 가는 그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악기앞에 서지 않는다.
"야아! 넌?"
세키에가 묻자, 루-가 싱긋 웃으며 말한다.
"난… 「아이렌」의 최강 보컬. 카즈라 루-라고."
경쾌하게 드럼이 울리고, 짜릿한 일렉과 베이스가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은은하게 울리는… 키보드의 소리.
루-의 맑은 목소리가 그 음악을 더욱 아름답게 조화시킨다.
벌컥.
한참을 노래하고 있는데, 갑자기 열리는 문.
모두들 동그래진 눈으로 그쪽을 쳐다본다.
"아라시[嵐]다!!"
"형!!"
"쇼 형! 사토시 형!"
갑자기 연주가 멈추고, '아라시'란 그룹에게 뛰어가는 그들….
세키에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형들 스케쥴 언제?"
"아- 한 20분 있다?"
소란스럽게 떠들고 있는데, 그 중 한명이 세키에를 발견한다.
"에? 저 숙녀분은 누구?"
"아아- 루-녀석 친구요. 준형! 있잖아요-"
준?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에 세키에의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나 형이 고쿠센 찍었을때의 사진 있어요!"
다이스케의 말에, 준이란 사람이 누군지 기억을 해 낸 세키에.
바로… 그녀의 친구, 리아가… 너무나도 좋아했던…연예인.
"혹시… 당신이 마츠모토 준?"
"네. 제가 준입니다만."
세키에가 흔들리는 두 눈으로 그를 응시하다가,
그의 팔을 세게 잡고는 어디론가 달리기 시작했다.
물론 이 말을 남긴 채.
"잠깐만요!! 이 사람좀 빌려갈게요!"
──
"여긴 어디죠?"
리아가 뿌려진 강에 도착하자, 준이 궁금한 듯 물었다.
갑자기 따스한 바람이 느껴졌다.
"왠지… 따뜻하네요, 이곳은."
준이 살짝 웃으며 말하자, 세키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준이씨의 팬 하나가 뿌려진 곳이에요."
"……!!"
준의 눈이 커지기 시작했다.
"아마… 고…쿠센? 그 드라마를 볼 때부터, 준이씨한테 빠져 있었던 애죠.
저랑 있어도 늘 준이씨 얘기였어요. 제가 질투가 날 정도로."
"……."
"그런데…. 그런데…."
세키에가 자신의 옷깃을 힘껏 잡았다.
아직은… 너무나도 아픈 과거였다.
"하하…. 저를 싫어하는 사람이… 절 죽이려다가… 그만…. 이 녀석을 죽이고 말았던 거예요…."
"……!!"
"전… 왕따였거든요. 렌즈를 껴서 모르시겠지만, 사실 제 눈은 빨간 피빛 색이거든요."
"……!!"
"늘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죽으면… Breeze, 바람이 되겠다고.
그래서 저랑 준이씨 곁에 있겠다고."
"……아."
준은 그제야 세키에가 왜 자신을 이 곳으로 데리고 왔는지를 알게 되었다.
세키에가 싱긋 웃으며 강가를 쳐다보았다.
"가끔…. 힘들면 이녀석한테 털어 놓으세요. 아마… 위로가 될거에요."
세키에가 일어나며 바지를 툭-툭- 털었다.
준 또한 따라 일어났다.
"아. 근데… 그 옷 안 비싸요? 방송국 일때문에 비쌀것…. 합."
세키에가 당황한 듯, 손으로 입을 막았다.
준 또한 상당히 당황한 듯 하다.
"아앗!! 어떡해! 벌써 10분 초과다! 준씨 뛰어요!"
……
서둘러서 방송국에 도착한 준이 허둥지둥 안으로 들어가자 세키에가 크게 외쳤다.
"루-를 부탁해요! 그녀석 제 베스트 프렌드니까요!"
준이 말없이 오케이 사인을 하고 방송국 안으로 들어갔다.
어느새, 해는 세키에의 눈 색과 같은… 아름다운 붉은 색으로 물들어져 있었다.
'리아야…. 나 잘 한거 맞지? 그치?'
살랑-
따스한 바람 한 줄기가, 세키에의 얼굴을 쓰다듬고 있었다.
───
어느새 마츠모토 준의 팬픽이 되어버린.-_-;;
오늘은 한개 올리네요^ㅇ^!!
꼬릿말 많이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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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ːº男裝少女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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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말]날린거 다시써요오;ㅁ;!!
[06]
해가 모습을 감추려 하며, 붉은 빛을 하늘에 깔아 놓는다.
그 붉은 빛을 받으며, 카즈에는 소파에 누워 있었다.
그의 손에 들린 핸드폰.
카즈에는 한참동안을 고민한다.
'이걸 보내야 하나?'
계속 고민을 하던 카즈에가 '전송'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달칵…하는 문 여는 소리에 재빨리 핸드폰을 덮어버리는 그였다.
'보내지 말라는 신의 계시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왠지 모르게 추욱- 쳐져있는 세키에를 맞는 카즈에였다.
"세키. 오늘은 왜 그렇게 힘이 없어? 무슨 일 있었어?"
"……."
"세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카즈에.
단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
"왜그래? 어? 무슨 일이야?"
카즈에의 부드러운 음성에, 세키에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카즈에는 그런 세키에를 보면서, 흠칫 놀라고 말았다.
세키에가… 운다?!
예전처럼 소리조차 내지 않고, 입술을 꽉 깨문 채, 눈물만 흘리는 세키에.
그 모습이… 10년 전의 모습과 겹쳐 보여서… 너무나도 안쓰러워 보이는 카즈에였다.
숨죽여 우는 세키에를 품에 안는 카즈에.
변함없는 사과향이 코끝을 시큰하게 한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숨죽여 울지 마라, 세키. 너한텐 이 듬직한 오빠가 있잖냐."
카즈에의 말에, 세키에의 어깨가 조금 더 심하게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흑…으윽….' 하며 눈물을 삼키는 소리가 들리다가 결국은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카즈에는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의 어깨까지 오는 세키에의 등을 토닥거려 줄 뿐이었다.
알 수 없는 그 '사람'에게서 분노를 느끼면서.
──
"자, 진정이 좀 돼?"
"으, 응…. 고마워, 오빠."
세키에가 훌쩍이면서, 카즈에가 타 준 녹차를 조금씩 마시고 있었다.
뜨거운 녹차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자, 정신이 조금은 드는 느낌이었다.
'왜 그렇게 우는거니…? 왜 그 때처럼 상처받은 모습이니?'
카즈에가 세키에를 안쓰럽게 보며 생각했다.
세키에의 녹차가 반 정도 남았을때 카즈에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왜 그렇게 운거야? 응? 세키. 무슨 일 있어?"
카즈에의 말에, 녹차잔을 놓고 고개를 푸욱- 숙여버린 세키에였다.
잠시동안의 정적, 그리고 침묵.
그러다가 세키에가 고개를 들며 말한다.
"……오빠. 나 왜이래?"
"뭐?"
"……내가, 내가 먼저 나쁜 짓 했는데…. 내가 왜 이러지?"
……
사거리 앞.
세키에는 마츠모토 준과 헤어진 후, 리아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길을 걷고 있었다.
"은랑씨!! 오래 기다리셨죠?"
갑자기 세키에의 귀에 들리는 말소리에, 세키에는 걸음을 멈추고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헤맸다.
"아…!!"
커다란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있는 은랑과… 그런 은랑의 옆에 앉아 웃고 있는 한 여자….
세키에의 가슴 속이 조금 메스꺼워 지는 것을 느겼다.
"죄송해요, 하지만 줄이 너무 길더라구요."
"괜찮아요, 혜연씨. 오늘은 어디로 갈까요?"
"글쎄요. 그건 제가 정할게 아니잖아요, 헤헷."
너무나도 다정해 보이는 그들….
세키에는 입술을 꽈악 깨물고 마음을 굳세게 먹었다.
"정은랑!!"
혜연이란 사람과 대화를 나누던 은랑은,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세키에와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차갑게 외면한 채,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혜연과 대화하는 은랑이었다.
"은랑씨, 누군가가 은랑씨를 부르지 않았나요?"
"모르죠, 저는. 가요 혜연씨. 시간이 거의 없어요."
은랑이 일어서자, 혜연이 재빨리 은랑의 팔에 팔짱을 꼈다.
세키에는 내심 은랑이 그런 혜연을 뿌리치길 바랬다.
'정은랑…. 너 항상 그랬잖아. 나 말고 다른 여자가 손이라도 잡을라 치면… 뿌리치려 했잖아….'
어느 새, 세키에의 눈에선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세키에를 차갑게 스쳐 지나가는… 은랑이었다.
……
"오빠…. 나 정말 알고싶어. 나 누굴 사랑하는거야? 어? 제발 말 좀 해줘…."
세키에가 약간 어지러움을 느끼며 말했다.
카즈에는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세키에에게 되물었다.
"시우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들어?"
"그냥 좋아. 심장도 두근두근하고."
"은랑이는?"
이번에는 왠지 쉽게 말을 하지 못하는 세키에였다.
은랑이? 그러고 보니… '정은랑'은 내게 어떤 존재였지?
"모르겠어…. 그냥… 복잡해."
세키에의 말에 한참동안 고민하는 카즈에.
그러다가 굳게 결심 한 듯, 입을 연다.
"……은랑이가 사랑이네."
"……!!"
그 말을 하는 카즈에의 눈엔… '고통'이 서렸다.
세키에의 눈이 커졌다.
갑자기 심장이 아플정도로 빠르게 뛰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시우는…. 동경이다. 사랑과 가장 가까운 감정인… 동경."
그러자 갑자기 떠오르는 시우의 모습….
웃는 모습과 화내는 모습, 그리고 장난치던 모습….
하지만… 심장은 아프게 뛰지 않았다.
그저 기분좋게 두근거릴 뿐.
"……흑. 나, 나, 어떡해…. 흐윽… 나 어떡해, 오빠…. 늦었지? 흐윽…. 나 늦은거잖아…."
세키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자, 카즈에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갑자기 '은랑이 사랑' 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준 자신이 저주스러웠다.
차라리 시우라 할것을….
아무리 상처받았던 녀석이라도….
죽을 날이 가까워 오는 녀석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지 말것을….
시우랑 행복하라 할것을….
한참동안 세키에의 울음소리 이외엔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스르르- 쓰러지는 세키에.
너무 많이 운 탓에, 탈진상태로 이르게 된 것이리라….
카즈에는 그런 세키에를 가뿐이 안아, 세키에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세키에를 침대에 눕혀, 이불을 덮어주고 눈물을 닦아 주었다.
눌러붙은 앞머리를 뒤로 쓸어 넘겨주면서 카즈에가 중얼거렸다.
"왜 하필이면 지금 안거니…? 조금만….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서로 조금이라도 더 행복
했을텐데…. 그랬을 텐데…."
카즈에가 말했지만, 방안은 조용했다.
세키에의 눈에서 또다시 한 방울의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꿈에서라도… 행복해라…."
카즈에가 조용히 세키에의 방문을 나오며 중얼거렸다.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아 아까 세키에가 한 말을 되뇌이는 카즈에….
그리고는 3번 버튼을 꾸욱 누른다.
「As Time goes by♪ 난 그게 두려운 걸─♬」
은랑의 컬러링이 오늘따라 서글프게만 들렸다.
한참동안의 신호음이 가고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하지만… 은랑이 아닌 어떤 여자가 받는 소리에… 카즈에는 처음으로 은랑을 죽이고 싶어졌다.
세키에가 귀찮아, 병[病]을 핑계로 버리고, 다른 여자를 만난거냐, 정은랑?
비릿한 미소와 살기가 카즈에에게 잡혔다.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여자의 목소리에 카즈에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정은랑 바꿔."
정은랑….
너가 세키에의 사랑이라고 말한 나에게… 실망을 주지 말아라, 부탁이다.
만약… 니가 그 여자 때문에 간신히 사랑을 알아버린 세키에를 버린 거라면….
세키에를 울린 거라면….
내가 너를 죽이겠다….
-----
시험 끝났어요>_<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가네요^ ^
이거 끝나면 바로 2탄 들어갑니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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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말]아아;ㅁ;
10편도 안돼서 완결이 날것같아요….
불안한 少女;;
[07]
[The Wing]
I knew who your lover is…. [나는 당신의 사랑이 누군지 알고 있었어요.]
I just wanted to ignore it…. [그냥 무시하고 싶었죠.]
Was I bad…? [제가… 나쁜건가요?]
"아아─ 하늘 열라 푸르다…."
정말 푸르다.
눈이 부시도록….
"세키에 한테나 가볼까?"
며칠 전부터 세키에의 얼굴만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책을 펴도, 티브이를 보아도, 온통 세키에밖에 보이질 않는다.
"♪♬♩~"
노래를 흥얼거리며 세키에의 집으로 가는데, 랑이의 차가 선다.
뭐… 랑이랑도 같이 놀면 돼겠지, 뭐.
"우리 내일 데이트 하자."
뭐?
세키에… 안 갈꺼지?
아무리 은랑이 좋아해도, 허락하지 마라….
난 어떡하라구….
"그래."
넌… 나를 가끔 너무나도 슬프게 만들어.
──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마음을 굳게 먹고는,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썼다.
몇번이고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면서….
정말… 나의 마음, 전부를 걸고서….
데이트 신청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놀랄 만한 문자가 왔다.
데이트 신청을 해 주겠다고….
Trrrrrrr─….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나는 후다닥- 뛰어가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시우야, 나 정림이!」
세키에의 친구… 정림이.
그러고보니 고등학교때 옥상사건때는 정말 자살하려는 줄 알고 무서웠는데.
"어, 정림아, 왜?"
「아─ 너 리포트 쓴거 두고갔더라고. 즁요한거 아니었어?」
"에에? 맞아!! 그거 A학점짜리란 말야~"
「으이구! F학점이나 면해라!! 이거 내가 보관할꺼니까, 니가 낼 내 기숙사로 찾아와.」
"그래. 근데 낼은 안돼! 낼은 나 우리 키에랑 데이트 해야돼!"
「…….」
갑자기 조용해지는 정림이….
왜 그러지?
"정림아?"
「응? 아, 아냐…. 그, 그럼… 월요일날 와.」
"응!! 정림이 좋은 꿈 꿔."
「응. 시우 너도.」
달칵.
정림이랑 통화하면 묘하게 긴장이 된다.
키에랑 통화하면 언제든 심장이 뛰고.
──
"하아─ 덥다아."
세키에의 집 앞에서 기다리는데…
11시가 지나도 키에가 오지 않았다.
…….
키에…. 나 가끔은 너무 무섭다?
니가… 니 진정한 마음을 깨닫고… 나 버릴까봐.
은랑이 한테 갈까봐…. 나 조금은 무섭다…?
떨리는 손으로 세키에의 집에 전화를 했다.
신호음이 가고, 키이가 전화를 받는다.
「왠일이냐?」
"응~ 나 오늘 키에랑 데이트 할라고 하는데… 키에 있어?"
「뭐? 켁. 이녀석 바보 아냐? 야야, 시우야. 잔다, 자. 조금만 기다려라. 깨워서 보낼께.」
키이의 말에 바보처럼 웃음이 나왔다.
쿡쿡…. 내가 싫어서 안 나온건 아니란 말이지?
전화가 끊어진지 5분만에 나온 키에.
얼마나 급하게 준비를 했는지 척- 눈에 보였다.
고마워, 키에.
──
"꺄아아아!!"
"으아아아!!"
실컷 소리를 질렀다.
키에야, 아니 세키에.
이걸로 만족할께.
이걸로… 너 포기할께.
둘이 같이 기구를 타는데, 갑자기 풍선이 올라왔다.
재빠른 키에가 얼른 그것을 낚아 채서, 유심히 들여다보자, 얼굴이 엄청나게 빨개졌다.
Forever Love─….
빨개진 얼굴의 키에가 귀여워, 키에의 뺨에 베이비 키스를 했다.
그리고 키에의 집 앞에서도.
비가 내리고 있다.
나는 키에의 방문 앞에서 한참동안 그녀를 봤다.
가슴은 아프지만, 죽을만큼 아프지만….
이게 정말 마지막이다.
키에….
아니… 세키에.
이젠… 「친구」로 남을께.
남자로썬… 영원히 Good Bye….
-----
시우는 옛날부터 세키에가 은랑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_-;
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자꾸 커저가는 것을 두려워 해, 데이트를 마지막으로 세키엘 포기 한거죠. -_-;;
아아, 좋은하루 보내세요;ㅁ;)/
少女는 지금 열이 40도랍니다. ㅜ_ㅠ
크리스마스인뎅….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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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말]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크리스마스♥
[08]
쾅─
카즈에는 병원문을 부술것만 같은 기세로 문을 열었다.
어젯밤의 통화가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너 어디야?!」
「토시다 병원 11층 03호.」
「뭐?! 병원인 놈이─ 여자랑 시시덕거리면서 데이트 하냐?!」
「…….」
「야!!」
「잘 알고 있는 놈인 너에게, 할 말은 없다. 그리고… 내 심장은 한개다.」
그렇게 끊어져버린 전화가 마음에 걸렸다.
"문 좀 살살 열고 다녀요. 항상 파워가 넘친다니까."
카즈에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이 자식이 지금 무슨소릴 하는거야?!
"오늘은 어디로 안내해 줄꺼에요? 수술때까진… 바깥바람 쐬기로 했잖아요. 비록 볼 수는 없지만."
"……!!!"
"혜연…씨?"
아아.
카즈에는 비소로 깨달았다.
혜연이란 여자는… 은랑이 고용한 도우미 라는 것을….
그리고… 은랑의 눈은 지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왜 그래요? 오늘따라. 어서 가자니까요! 오늘은… 내가 늘 말하던 세키에랑 카즈에 녀석의 집에 가기로 했잖아요."
털썩.
은랑의 말에, 카즈에는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워 하고 있었던거니…?
남에게 의존해… 우리 집 앞만 지나친 거였니…?
세키에를… 그렇게 못 잊겠니?
와락─
카즈에가 은랑을 세게 안았다.
당황한 은랑….
아마 누군지 짐작은 갔으리라….
"뭐야~ 쭉쭉빵빵 혜연씬줄 알았는데… 근육맨 카즈에 아냐? 이새꺄, 놔-. 사람들이 오해해~"
"미친놈…, 나쁜놈…. 개새끼…. 왜… 항상 너만 아파…? 우린 친구도 아니란 거냐…?"
보이지 않는 은랑의 눈이 크게 떠졌다.
절대로 울지 않던 놈이었다.
잠시동안 이지만 세이와의 이별에서도 울지 않았다.
그런 놈이… 지금 울고 있었다.
"카즈에… 너… 울어?!"
"울긴 누가 울어!! 이 개쉐야!!"
"하하!! 야, 이순간 내가 눈이 보였다면… 너 우는거 봤을텐데…."
"뭐야?!"
"하하하. 화내지 말라구~"
다시 화기애애해진 분위기.
카즈에가 심각하게 은랑에게 말한다.
"어쩔꺼냐?"
카즈에의 질문에 천연덕스럽게 되묻는 은랑.
아니… 사실 질문의 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리라.
"뭐가?"
카즈에가 준 녹차를 홀짝거리며 마시는 은랑이… 너무나도 귀엽다.
"세키에… 널 사랑한다는 거… 알게됬다."
"……!!!"
챙캉─
은랑의 손에 들려있던 물컵이 자유낙하하면서 산산히 부숴졌다.
"……뭐?"
떨리는 목소리로 카즈에에게 묻는 은랑….
그러다가 고개를 푸욱- 수그리며 애써 웃어보인다.
하지만… 은랑은 감출수가 없었다.
자신의 새하얀 시트에 자꾸만 떨어져 번지는 투명한 물방울을….
"병신…. 세키에 졸라 병신…."
은랑이 떨리는 목소리를 그대로 드러내며 말했다.
이번에는 카즈에의 고개가 숙여졌다.
"좀 빨리 눈치채지. 병신같이. 녀석이 둔한건 알아 줘야 한다니까. 하하."
"……."
한참동안의 침묵.
은랑이 천천히 눈을 감으며 말했다.
"수술이 성공하면… 난 정상인이야. 눈도 보일꺼고. 하지만 실패하면… 그대로 가겠지."
"……."
은랑이 계속 말을 이었다.
"신경쓰지 않았어. 세키에의 사랑은 시우녀석인줄 알았으니까. 죽어도 상관은 없다고 생각했었어."
"……!!"
은랑의 말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는 카즈에.
은랑이 싱긋- 웃으며 다시 말을 한다.
"야, 카즈에."
"……?"
"그래도 고맙다, 새꺄."
카즈에가 궁금하다는 듯, 무슨 말이냐는 듯, 은랑을 쳐다보았다.
"그래도… 살아갈 희망을 줘서… 무쟈게 고맙다."
"……그래, 이 새꺄. 얼른 일어나라. 난 간다."
"그래. 나중에… 꼭. 꼭 보자."
"……그래."
타악─
카즈에가 병실 문을 닫고 나가자 은랑의 눈에서 엄청난 눈물이 쏟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꼭 말해주고 싶었는데…. 녀석이 보는 앞에서… 사랑한다 말해주고 싶었는데…!!"
──
"무슨일이야?"
"……."
정림, 시우, 세이가 소파에 앉아 카즈에에게 물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말하는 카즈에.
"……정은랑이… 암으로 입원했다. 토시다 병원에 1103호. 성공률이… 30%래."
"……!!"
"세키에 모르게 해야 돼. 그녀석… 지금 눈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야…."
털썩─
갑자기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에 모두 그 쪽을 보았다.
"……!!!"
"세, 세키─"
"키에야─"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의 세키에가… 현관문 앞에 서 있었다.
-----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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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ːho-wl@hanmail.net
출 처ːcafe.daum.net/Cens
※º불펌 도용 성형 팬픽 금지º※
──────────────────
[작가말]완결입니다!!
정확히는 완결이 담편인데, 에필로그 비슷하게 하려구요. ^ ^;;
[09]
"하아─ 하아─"
달리고 또 달렸다.
혼자 얼마나 괴로웠을까….
난 그것도 모르고… 병신같이 뭘 한걸까….
괜한 오해에 질투나 하고!!
세키에, 넌 머저리야! '타인'을 사랑할 자격도 없는 년이야!
자신을 자책하며, 세키에는 뛰었다.
숨이 턱까지 몰리고, 땀이 비오듯 흘렀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다리에 힘이 풀려 몇번이고, 넘어졌지만….
'무언가'가 그녀를 멈추게 하지 않았다.
11층 03호.
세키에는 정은랑[貞銀狼]이라는 이름이 보이자, 두말할것 없이 문을 세차게 열었다.
콰당─
깜짝 놀라며 몸을 움찔- 하는 은랑을 보자, 왠지모르게 세키에는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형편없이 마른 은랑의 모습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저 사람이….
너무나도… 아파하는 저 사람이…
내가 '이성'으로써 사랑하는 사람이다….
"문 여는 소리 보니깐 카즈에 네놈이구만. 야! 병원문 좀 살살 열어라. 나한테 손해배상 청구 오겠다, 야."
"……."
세키에는 입을 틀어막고는 눈물을 흘렸다.
손을 떼면… 소리가 나올것만 같았다.
너무나도 마른 '그'를 끌어안고… 미친듯이 오열할 것만 같았다.
"야? 여기와서 앉아라, 좀. 어색하게 왜 그러냐?"
"……."
앞이 보이지 않아 갑갑한 은랑이었다.
갑자기 빛과 차단돼, 너무나도 두려웠다.
그런데 카즈에가 이상하게 행동을 하니, 너무나도 갑갑하게만 느껴졌다.
"……. 세키에는… 잘… 지내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바보같은 남자….
한달음에 은랑에게 뛰어가, 은랑을 꽉 안아주는 세키에였다.
"그래! 나 잘 지냈다, 이 나쁜놈아!! 흐으윽…!!"
은랑의 눈이 눈에띄게 커지며, 몸이 살짝 떨렸다.
자신의 품안에서 우는 사람이… 세키에가 아니길 지금은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세…키…에…?"
은랑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세키에는 오열을 하며 은랑을 꽈악 끌어 안았다.
그런 은랑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남자들은 울지 않는다고 생각해?
남자들은 울어선 안됀다고 생각해?
만약 그렇다고 생각하면… 넌 참 잔인한거야.
누군가가 그랬지.
남자는 태어나서,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나라가 망해서.
그 때만 우는 거라고….
하지만… 난 그게 너무나도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해.
그들도… '슬픔'을 느낄 수 있으니까.
하지만 가끔 공감은 가.
자신의 품 안에서 울고 있는 '여자'때문에…, 자신마저 울면 무너질것 같은 '여자'기에….
그저 속으로 눈물을 애써 삼키고 있을 뿐. [아버지의 우는 얼굴을 보고…. by. º男裝少女º]
은랑이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자신의 후각을 자극하는 사과향이 느껴졌다.
비록 땀에 쩔어 조금밖에 나지 않았지만….
미치도록 그리웠던… 세키에의 향기였다.
한참동안 울던 세키에의 눈물소리가 조금씩 잦아졌다.
그리고 잠시 후, 세키에의 입에서… 은랑이 그렇게 듣고싶어 했던 말이… 나왔다.
"사랑해…. 사랑해, 은랑아…. 시우가 아닌… 널… 너무 사랑해…. 흐윽…!!"
"……."
은랑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키에는 은랑의 대답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자신을 품에 안은 은랑의 팔에, 조금더 힘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은랑아…, 정은랑…."
"……."
"대답… 안…해 줄꺼야…?"
"……어."
"나… 소원 한 가지만 들어주라…."
"……."
"우리… 데이트 하자…."
"……!!"
"근데… 난 쑥맥이라, 어디가 데이트 코스인지 몰라. 은랑이 니가 나 데리고 어디든 가줘…."
"……그래."
서로 두 손을 꽈악 잡은 채, 눈을 감았다.
서로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나른하게만 들렸다.
"전에 갔던 스파게티 집도가고…, 놀이공원도 가고… 극장도 가고…."
"……응."
"니가 데려 가는거야…. 알았지…?"
"……그래."
잠시 후, 세키에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나를 위해… 뭔가를 해 줄수 있니?"
"당연하지."
자신감이 가득 한 은랑의 말.
세키에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살아줘…. 나를 위해… 살아줘."
──
그 후로, 세키에는 매일매일 은랑의 곁을 지켰다.
그 언젠가 은랑이 세키에를 지켜줬듯…
세키에 자신도 은랑을 지키기 시작했다.
피를 토하며 괴로워하는 은랑의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미어지듯 아파왔다.
저렇게 아파했었다….
자신이 없는 동안에도… 은랑은 괴로워하며 아파했었다.
하지만 피를 토하고, 독한 약품들을 은랑의 몸 속에 넣을때에도, 은랑은 늘 자신을 보며 웃었다.
너무나도 힘들게… 하지만… 진심으로….
하루가 다르게 은랑은 초췌해 졌다.
자유분방한 그를 가둬놓은 병원도 단단히 한 몫을 했겠지만.
어느 새, 내일이 은랑의 수술일이었다.
은랑의 목숨을 건… 커다란… 수술일….
자고있는 은랑의 머리맡에서, 세키에는 가지런히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는… 조용히 중얼거리듯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 나는 교회에는 가본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사랑을 몰랐고, 정을 몰랐습니다. 저는 늘… 혼자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제 소중한 친구… 아직도 사랑하는 친구….
무엇보다 '하나님'이라는 분의 존재를 알려준 친구… '리아'를 만났어요. 오빠가 학교에 간 날이면… 리아를 만나서 재미있게 웃고 떠들었었죠…."
그 말을 하는 세키에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의 입가엔 부드러운 미소가 서렸다.
"하지만… 당신은 그런 그녀를 제게서 데리고 갔습니다…. 너무나도 슬프게…. 너무나도 고통스럽게…. 그러다가 한국에 가서 오빠를 지키라는 부모님의 명령을 받았구요…. 사실은… 두려웠습니다.
너무나도 무서웠습니다. 너무나도 변해버린 오빠의 모습이… 낯설었구요…. 하지만 극복했습니다."
세키에가 잠시 기도를 멈추었다.
"그 곳에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정은랑이라는 사람과 한시우라는 사람….
그리고 한정림이라는 사람과 미야모토 세이라는 사람을…. 그리고… 그 곳에서 행복했습니다.
정체가 발각된 뒤에는… 과분할 정도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들에게 준 것은 '상처'뿐이었구요."
세키에가 맞잡은 두 손을 더욱 꽉 쥐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나약합니다. 상처받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상처밖에 주지 못한 저지만… 제발… 그들에게 힘을 주세요….
가장 많이 상처를 받은…은랑에게… 제발… 축복…을…주소…서."
세키에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하지만 곧 세키에는 눈물을 그쳤다.
"그녀를 만나 행복했습니다. 제가 남자를 좋아하는 변태가 아닌가 하고 진지하게 생각도 해 봤지만요.
상처투성이가 되어 홀로 외롭게 살아갔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고 달라졌습니다.
상처를 받아도 그녀가 내 곁에 있기에… 행복했습니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십시오….
항상 웃게 해 주십시오…. 늘 행복하게 해 주십시오…. 충분히 상처를 받아온 그녀에게… 평안을…."
세키에가 은랑의 손을 꽉 잡았다.
은랑 역시 세키에의 손을 꽉 잡았다.
그렇게… 수술 날짜는 다가왔다.
──
띠─ 띠─ 띠─ 띠─ 띠─
일정한 간격의 기계음….
지독한 약물냄새….
두려울 정도로 새하얀 색의 벽지들….
8시간에 걸친 수술….
세키에는 초조하게 앉아 있었다.
하루종일 굶은 채,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은랑을 위해 기도 할 뿐….
그러나….
띠- 띠- 띠- 띠- 띠-
다급하게 점점 빨라지는 기계음의 소리….
점점 분주하게, 당황한 듯, 빠르게 움직이는 의사들….
"은랑아! 정은랑!!"
세키에가 유리창을 쾅쾅- 치며 은랑의 이름을 불렀다.
띠-띠-띠- 띠──
심장박동을 측정하는 기계가 일(─)자의 직선을 그렸다.
"은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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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한 완결. -_-;
곧이어 반전이 나옵니다. -_-;;[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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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ːº男裝少女º
이메일ːho-wl@hanmail.net
출 처ːcafe.daum.net/Cens
※º불펌 도용 성형 팬픽 금지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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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말]완결입니다!!
석 달만에 완결을 짓는군요. ^ ^;;
시우의 번외 딱 1편만 쓰면 남장보디가드는 정말 굿바이네요. ㅠ ㅠ;;
[10]
"세키, 준비 됬어?"
"응─"
은랑이 곁에서 없어진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봄이 오고, 여름이오고, 가을이오고 겨울이 오고….
또다른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왔다.
지금은 3월….
세키에의 가족들은 오랫만에 분주해졌다.
가깝고도 먼 곳에 가버린 은랑을… 근 2년 3개월 만에 찾아가는 세키에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은랑은 곁에 없었지만, 그에대한 그리움은 달이 기울때마다 커져만 갔다.
"가자, 오빠!!"
"그래. 어서가자. 세이, 가자."
은랑이 가고, 1년 9개월만에 결혼식을 올린 그 둘이었다.
씁쓸함은 어쩔 수 없었지만, 세키에는 그 둘을 축복해 주었다.
버스를 타고 한참동안 달리자, 어느 한적한 산이 나타났다.
호수가 있는 벤치에 세키에가 앉아 멍-하니 있었다.
세이와 카즈에는 세키에를 위해 자리를 피해 주었다.
"저기… 시간 있으세요?"
"……!!"
익숙한 목소리에 놀라 뒤를 쳐다보자… 그 곳에는….
"정은랑!!"
"은랑아!!"
"하하하~ 잘 지냈어?"
───
2년 3개월 전….
띠── 하고 멈춘 기계음은 두 번 다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술은 대성공 입니다. 참 특이한 환자분이더군요. 성공을 해도 죽은척 한것처럼 꾸미라니."
콰직.
세키에의 이마에 힘줄이 하나 돋았다.
"크아아아악─!! 정은랑─!! 너 죽었어!!!"
세키에의 커다란 목소리가 병원을 가득 울리고, 마취에서 깨어난 은랑은 세키에에게 맞아 죽을뻔 했다는 후문이 있었다.
───
"왜…. 왜 이제왔어…."
"내가 아무리 일본에 있어도… 난 대한의 건아잖냐. 군 생활좀 빨리 하고 왔지."
은랑이 싱긋- 웃으며 세키에를 꽈악- 안자 세키에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바보… 좀 보러 오지…."
"야야, 휴가때라도… 일본까지 날아오기엔 시간이 걸리잖아…."
은랑이 부드럽게 말하며, 세키에의 눈에 맺힌 이슬을 닦아 주었다.
세키에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일본에 잘 왔어."
"……그래."
"이젠…헤어지지 않을꺼야…."
"……기다려줘서 고마워…."
"사랑해…."
"나도…."
카즈에와 세이는 붉어진 얼굴로 그들에게서 돌아섰다.
한동안 조용해진 호수….
그러나 곧 그들에 의해 활기를 띄게 된다.
"자아─ 카즈에, 세이! 우린 데이트하러 간다─!!"
"뭐?! 야!! 기다려!! 차는 두고가야지!!"
밝은 그들의 웃음 소리가 맑은 하늘 가득히 울려 퍼졌다.
3월의 따스한 햇살이 그들을 말없이 축복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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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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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ːº男裝少女º
이메일ːho-wl@hanmail.net
출 처ːcafe.daum.net/Cens
※º불펌 도용 성형 팬픽 금지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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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말] 사실 은랑과 세키에의 번외는 1, 2부로 나눌려고 했는데….
사정상 plus한 편으로 짧게 나갑니다. ㅠ ㅠ
[plus]
"우리는 애기 언제 가질꺼야?"
"푸웃─"
모닝커피를 마시던 세키에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커피를 다시 토해냈다.
켁켁거리는 세키에의 얼굴이 빨갛다.
"야아~ 대답좀 해봐."
은랑의 말에, 세키에는 고개를 푹- 수그리며 말한다.
"……나중에…."
"도대체 왜 그러는건데?"
세키에는 두 눈을 꽈악 감았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말하고 싶지 않은거야? 그럼…, 됐다."
은랑이 약간 상처받은 표정을 짓자, 세키에가 움찔- 하며 은랑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러기를 30분….
세키에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만약…."
"……?"
"아주 만약에 말야…."
"……."
"우리 애 눈이 빨강색이면… 어쩌지?"
세키에의 말에, 아무런 말도 못 하는 은랑….
눈 때문에 많이 아팠구나….
혼자서 괴로워 했구나….
그래서… 너의 아기도 너처럼 멸시받을까봐….
두려웠던 거구나….
은랑이 말없이 세키에의 어깨를 꽈악 안았다.
"그럼 나도 병신이네?"
"……??"
"내 눈도 은색이고, 머리도 은색이니까."
"……!!!"
몰랐다.
은랑의 머리색과 눈 색은 그저 렌즈와 염색이라고만 생각했던 세키에였다.
"어때? 진실을 아니까, 내가 싫어? 무서워?"
도리도리-
세키에는 부정의 의미로 고개를 저었다.
"내가 사랑해 줄 수 있어.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게, 내가 지켜줄 수 있어."
"……."
"세키. 거짓말이 아냐. 니 눈은 아름다워…. 꼭… 아름다운 붉은 장미같아…."
"……!!"
은랑이 잠시 고개를 수그렸다.
그러다가 고개를 들며 세키에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런 은랑의 얼굴이 빨갛다.
"나… 사실은 너한테 두 번 반했다. 남장했을 때랑…. 니… 눈을 봤을때…."
"……!!!"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
"……!!"
"사랑해 세키. 너의 있는 그대로를…."
은랑의 고백에 세키에는 눈을 감았다.
투명한 눈물이 세키에의 눈에서 흘러 내렸다.
"이 세상에 여자는 많지만…. '키사라 세키에'라는 여자는… 너 하나야. 너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와락-
세키에가 은랑의 품에 안겼다.
"이건… 허락의 의미지? 오늘부로 당장 아기 갖는다!!"
"뭐? 야, 야─! 정은랑! 이 늑대 자식아─!!"
"나 늑대 맞아. 그래서 한 사람만 보잖아."
그날은 유난히도 날씨가 맑고 평화로운 날이었다.
최고급 호텔의 한 방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캬아아아악─!! 정은랑!! 내려놔아!!"
반 드 시 오 고 야 말 행 복 이 야 。
더 이 상 아 파 하 지 말 고 기 대 。
너 의 작 은 가 슴 에 더 이 상 상 처 를 쌓 아 두 지 마 。
너 는 내 가 반 드 시 지 켜 줄 테 니 까 。
복잡하게 얽히고 섥혔던, 은랑, 세키, 시우의 사랑.
이제는 정말 안녕─♡
─────
"오빠- 같이가아!"
양갈래로 땋은 여자아이가 뒤뚱거리며 가족들을 따라가기 여념이 없다.
"아앗-"
따스한 바람에, 소녀의 리본이 바람을 타고 저만치 날아가 버린다.
떨어진 리본을 주우려 하는데, 리본이 누군가에 의해 들려진다.
"자-"
한 쪽눈은 머리카락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눈은 맑고 깨끗한 파란색의 소년이 리본을 주워든 채 싱긋- 웃는다.
소녀도 덩달아 싱긋- 웃으며 소년에게 고맙다고 인사한다.
"미카- 얼른 오렴-"
소녀의 어머니가 소녀를 부르자, 소녀는 재빨리 리본을 주머니에 넣고는 손을 흔들며 가족들에게 간다.
"읏차- 은령아. 왜 그렇게 얼굴이 빨개졌니?"
"……."
은령, 혹은 미카는 아버지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소년의 눈을 떠올리며 소녀가 두 볼을 빨갛게 물들이며 속삭이듯 중얼거린다.
"호수…."
"응? 미카,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이것이 우리들의 작은 만남.
너무나도 소중한… 너와 나의 만남.
또다른 인연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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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번외 ]
[보디가드 번외] ※Triangle、※ - 세키에, 은랑 시우번외 [1] ~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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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0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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