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를 제대로 하지 않기에 한번은 그를 불렀다.
' 권사님 요즘 십일조 생활을 영 게을리 하시는것 같은데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
" 제가 무슨 십일조 생활을 게을리합니까? " 그의 말은 곱지 않았다.
' 얼마전에 더덕을 출하하신걸로 아는데 영 십일조를 안 하시니까 드리는 말씀이예요. '
" 그거 밑졌습니다! 밑졌는데도 십일조 합니까? " 나는 어이가 없었다.
2천여평이나 되는 밭에 더덕을 심을 때 나와 아내가 그 더덕씨 붙어 있는 비닐을 사러
권사님 부부와 함께 삽교에까지 가서 교회 봉고차로 그의 부탁에 의해 운반해 주었었는데
그 더덕농사가 잘 되어 가세(家勢)가 올라서기를 얼마나 기도했는데....
' 그러면 하나 물을까요? 그 더덕 그냥 갖다 내 버렸습니까? 얼마라도 받았을꺼 아녜요! '
나의 꾸중은 준엄했다. 그렇게 하면서 무슨 장로에 대한 꿈을 꾸느냐고 호통을 쳐 댔던 것이다.
1997년 봄이었다.
주택에 전화벨이 울리기에 받았더니 느닷없이 한 여인의 따발총같은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바로 최용수권사님의 부인인 송숙자집사님이었다.
당시까지 그는 옷샘골농장을 운영하면서 비록 옛 처남의 땅이지만 그곳에서 농사도 지으며
오리요리를 주로 하는 가든을 경영하고 있었던 때다.
" 목사님! 큰일났어요. 빨리 빨리 와 보세요. 이걸 어떡해 어떡해..... "
' 집사님! 왜 그래요? 무슨 일이예요? 흥분하지 말고 자세히 얘기 좀 해 봐요 '
" 우리 권사님이 쓰러졌어요. 지금 일어나질 못하구요. 한 쪽이 마비가 와서 침만 질질 흘리고 있어요."
' 알았어요 제가 금방 갈께요. '
나는 급히 서울에서 목회하면서 침을 잘 놓는 한창돈목사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 목사님! 초기 중풍환자가 생겼는데 어떻게 응급조치를 해야 하나요? '
" 아! 그거, 민목사님! 이렇게 하면 돼. "
나는 한목사님이 가르쳐 준 대로 이불 꿰맬때 사용하는 큰 바늘을 하나 찾아가지고 급히 농장으로
올라갔더니 농장 입구에 쓰러져서 정말 완전 반신불수가 되어 있는 권사님을 볼 수 있었다.
최권사님은 경운기를 운전하고 송집사님은 뒤에 타고 밭으로 올라가는중에 그만 경운기가
도랑으로 빠지더라나? 그러자 최권사님이 내려 경운기를 꺼내려고 삽질을 하는데 삽질은 되지않고
헛손질만 하고 있기에 보니 이미 얼굴이 이상해진체 침을 흘리고 있더라는 것이다.
나는 한목사님이 가르쳐준대로 흙바닥에 앉은 그대로 우선 바늘로 머리를 사정업이 찔러 피를 내고
양 손가락과 양 발가락 끝을 찔러 피를 내고, 양 쪽 귓바퀴를 여러번 찔러 피를 내었는데
한쪽은 감각이 있어 움찔거리는데 한 쪽은 감각이 없어서인지 반응이 없었다.
나는, 그가 무슨 돈으로 샀느냐고 못마땅해 했던 크레도스 승용차로 언덕에 있는 그의 앞에까지
후진으로 올라가는데 경운기를 꺼내는 작업중에 파 놓은 곳이 많아 쉽게 올라가지지않아서
디스크 삼발이 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이런때가 오리라는걸 그가 짐작이나 했을까!
핸드 브레이크를 잡고 시동을 끈 후 후진기어까지 놓은 상태에서 내려, 나는 80키로가 넘는 체구의
최권사님을 두 손으로 번쩍 안았다. 그리고는 차에 태웠다.
그리고 아내는 앞자리에 뒷자리에는 권사님 부부를 태우고 이천으로 내 달렸다.
우선 이천 의료원으로 가기로 하고 원두리를 지나 소고리쯤 가는데 뒷자리에 앉아 있던 최권사님이
갑자기 사지를 쭉 뻗고 바르르 떨면서 동물적인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는 이제 죽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어쩌겠나! 계속해서 달렸고 이천의료원에 도착해서
응급실로 가서 진찰을 해 보니 한의원에 가는게 좋겠다고 해서 이천 경희한의원에 갔더니 거기서는
급히 서울 경희의료원으로 후송을 하란다.
비상깜빡등을 켜고 고속도로 갓길을 내달려 순식간에 차는 의료원에 도착하여 입원수속을 마쳤다.
내가 그 큰 몸을 어떻게 반짝 안고 번번히 들어 옮길 수 있었는지....
아마도 너무 긴장을 해서 내게서 초능력이 나갔었나보다.
그는 두 주간동안 입원후에 퇴원을 했는데 정상적인 모습으로 퇴원을 했고, 담당의사가 하는 말이
이런 상태로 쓰러진 경우에는 거의 모두가 반쪽 마비가 오는데 이 경우는 초기 조치가 잘 되어서
혈관이 막히는 걸 막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나? 내 차안에서 동물같은 소리를 내면서 온 몸을 쭉 뻗을때
막혔던 血이 돌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깨닫지 못하는건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의 생명을 살려 준 은인에게 사례하는것은 차치하고라도 속이나 썩이지 말아야 하는데 그는
그 해 6월 첫주까지만 교회에 나오고 장로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한채 이웃교회인 진가교회로
가 버리고 만 것이다. (계속)
첫댓글 목사님! 참. 허망하네요.. 그래도 목사님의 마음은 하나님이 아시겠지요.. 화이팅!
결국 그는 다시 돌아오더군요.^^
목사님이 세게 나가니 아니 돌아오고 베길까? 지방에서도 망신 톡톡히 당했는데 그런데 십일조 안하면 그렇게 불러다 혼내는 것입니까? 그래도 가만 있나요. 하나님 빽이 대단하긴 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