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상 존칭 생략합니다. 양해바랍니다)
나홀로 백두대간길 따라걷기 - 네번째(큰재~이화령)
기간 : 2011. 8. 31 ~ 9. 4
걷기구간 : 큰재 ~ 이화령
누구랑 : 나홀로
8/30 18:40 강남터미널 출발
8/30 20:50 상주터미널 도착
8/30 22:00 큰재 도착 후 야영
8/31 03:00 기상, 식사
8/31 04:50 산행 시작
8/31 05:55 회룡재
8/31 06:28 개터재
8/31 07:32 윗왕실재
8/31 08:42 백학산
8/31 10:10 개머리재
8/31 11:05 지기재(30분 정도 지나 산에서 점심)
8/31 13:27 신의터재
8/31 14:22 농장
8/31 15:08 무지개산 갈림길
8/31 16:45 윤지미산
8/31 17:35 화령재
8/31 18:30 화령 문화여인숙 투숙
9/1 03:00 기상, 식사
9/1 04:45 산행 시작
9/1 05:36 산불 감시초소
9/1 06:15 봉황산
9/1 07:41 비재
9/1 08:20 조망바위
9/1 09:32 못제
9/1 10:09 갈령삼거리
9/1 10:32 형제봉, 점심식사
9/1 12:01 피앗재
9/1 12:30 667봉
9/1 14:21 속리산 천왕봉
9/1 16:10 문장대
9/1 17:11 개구멍바위
9/1 18:25 밤티재
9/1 19:50 늘재, 농산품 창고 야영
9/2 04:00 기상, 식사
9/2 05:50 늘재에서 산행 시작
9/2 07:36 청화산
9/2 09:53 갓바위재
9/2 10:38 조항산
9/2 11:18 고모령, 점심 식사
9/2 14:10 밀재
9/2 15:15 대야산
9/2 16:20 대야산(하산길 잘못 들어 회귀)
9/2 17:17 촛대봉
9/2 18:50 버리미기재
9/2 20:00 용추계곡, 정자
9/3 04:40 기상, 식사
9/3 06:00 용추계곡 출발
9/3 06:45 버리미기재 산행 시작
9/3 07:55 장성봉
9/3 08:30 갈림길
9/3 11:00 갈림길(하산길 잘못 들어 회귀), 점심
9/3 13:25 악휘봉
9/3 14:35 은티재
9/3 15:53 구왕봉
9/3 16:30 지름티재, 산불 감시초소 야영
9/4 04:00 기상, 식사
9/4 05:30 지름티재에서 산행시작
9/4 06:10 희양산 갈림길(희양산 30분)
9/4 07:20 은티마을 갈림길
9/4 08:13 이만봉
9/4 08:55 사다리재
9/4 10:33 백화산, 점심
9/4 12:30 황학산
9/4 13:11 조봉
9/4 13:50 이화령
9/4 15:10 문경터미널
9/4 19:00 집 도착
주말에 시골에 다녀오고 또다시 5일간이나 집을 비우는게 미안해 월요일 저녁을 사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집에 오니 10시가 다가온다.
부랴부랴 등산배낭을 하나씩 채워본다. 김치류와 물을 빼고서 무게를 달아보니 16KG정도 나간다. 이렇게 꾸리고 나서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으랴.
70L 배낭을 메고 전철을 타자니 사람이 많을 거 같아서 30분 정도를 일찍 나선다.
사무실에 냉장고가 없어 김치류는 따로 스티로폼 박스를 구해서 얼음과 함께 넣고 따로 들고 나왔다. 업무를 마치기 전에 미리 저녁식사까지 하고서 퇴근과 동시에 터미널로 가서 버스에 올랐다.
밤이라 그런지 기사님이 과속 운전을 하는 거 같지만 난 좋다.
일찍 도착하면 그만큼 시간을 벌기 때문이다.
예정시간보다 20분 이상이나 일찍 도착했으나 옥산가는 버스가 시간이 됐는데도 오질 않는다. 시간이 지나 다시 물어보니 탑승구를 잘못 알고 기다려서 결국 그 시간을 까먹었다.
옥산에 도착해 택시로 큰재로 직행.
정자에 도착해 텐트를 치려고 펼쳤더니 아뿔싸! 이너텐트를 가지고 온다는 게 플라이를 가지고 왔네.
큰재는 지대가 낮아 모기가 있는데 그냥 잤으니 모기들 포식한거지. 나름 봉사한거지.ㅎㅎㅎ
8월 31일
모기에 잠을 설치고 세시에 기상해 식사를 하고 출발한다.
제일 먼저 반기는 게 거미줄이다.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이른 시간에 헤드램프를 끼고 가는데 더워서 입은 반팔, 반바지라 팔다리는 만신창이가 된다. 산이 낮아 바람도 불지 않아 긴팔, 긴 바지로 갈아입고 싶은 생각이 없다.
개머리재를 지나며 과일밭을 지나면서 먹고 싶은 생각에 낙과를 먹는데 제법 먹을 만 하다.
지기재 산장에서 들러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지나쳤기 때문에 산 중간에서 더위와 싸우며 밥을 먹는다.
첫날이라 일정을 길게 잡아서 부지런히 걷는다. 걸을 거리가 35KM니까.
다행히 별 탈 없이 걸어 오후 5:35에 화령재에 도착한다.
야영을 하려고 찾아봐도 좋은 장소가 안 보인다. 더구나 습한 기운이 강해 씻지 않고서는 그냥 잘 수가 없을 거 같아 화령 문화여인숙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전화를 걸어 픽업을 부탁하고 좀 있으니 오신다.
많은 거리를 걸은 탓에 몸은 피로하여 만사가 귀찮다. 근처에서 일하시는 인부들이 욕실을 차지해 한참을 기다려 씻는다.
여인숙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하라고 권하지만 이미 충분한 쌀을 가져온 탓에 밥을 해먹어야 한다. 안 그러면 계속 매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밥을 먹고 동네 한바퀴를 돌고서 돌아오니 막걸리를 마시고 계시면서 한 잔을 권하기에 감사히 마신다. 콜라를 탄 막걸리를.
잠을 자려고 눕는데 보일러를 튼 탓에 방이 덥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잠을 자야지.
전날 잘 못자서 그런지 피곤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행히 숙면을 취했다.
오늘의 일정도 어제와 비슷한 32KM인데 길이 험해서 그런지 거리는 짧아도 소요시간은 한 시간 이상 더 걸린다.
9월 1일
택시를 이용해 화령재로 이동해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은 중간에 물을 보충할 곳이 많지 않을 거 같아서 충분히 챙겨서 그런지 배낭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형제봉에서 점심을 먹고 부지런히 걷는다. 천왕샘을 아무리 찾아봐도 흔적도 없다. 천왕봉에 올라 사진을 찍고 출발하는데 몸이 좀 무겁다. 중간의 매점에 들러 금지구간에 대해 여쭤보려다 그만 두었는데 좀 지나자마자 후회하게 됐다. 문장대에 가서 산장 밑의 샘을 찾았으나 없다. 아까 매점에서 여쭤봤으면 이런 후회는 안 할 텐데.
할 수 없이 그냥 출발한다. 내리막이니까 갈만 할 거 같았다.
조금 지나자 배낭을 메고서는 지나갈 수 없는 곳이 여러 군데가 있다. 힘도 빠진 상태에서 배낭을 올려놓고 통과해 매는데 같이 가는 친구가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개구멍 바위를 어렵게 통과하고 경치를 구경하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위안을 삼는다.
100ML정도의 물로서 2시간을 하산해 밤티재에 도착해 보니 물이 딱 한 모금 남는다. 이제 한 시간 거리의 산 하나를 남겨놓았다.
체력은 거의 바닥상태인데 18:30이니 금방 어두워질 게 뻔하니 걱정이다.
그래도 일정대로 맞추기 위해 힘을 내본다.
정상 부분에 도착해 한 모금으로 입을 씻고 출발하는데 어두워져 헤드램프를 켠다.
서서히 걱정이 든다. 멧돼지가 많기 때문이다. 오면서 숱하게 봐온 멧돼지 흔적을.
다행히 내리막이라 갈 만하다. 그런데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도상으로 봐서 계속 내리막인데 오르막도 나오고.
예정시간 한 시간을 지나도 목적지가 보이지 않자 휴대폰을 꺼내 지도를 보고 싶지만 배낭을 내려서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그냥 빨리 가고 싶은 마음뿐.
지나고 보니 그 때 꺼내서 위치 확인을 했으면 그리 불안하지 않았을 거 같다. 이번 산행에서는 후회할 일을 자주 하는 거 같다.
예정시간보다 20분 이상 지나니 늘재가 나온다. 참으로 반갑다.
갈증이 심해 청화산 농원 근처의 창고에 도착하니 문은 활짝 열려있는데 사람이 없다. 물을 마시고 허락을 구하려고 아무리 전화번호를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야영을 하기로 하고 식사 준비를 한다. 물을 조금 받아 몸도 씻는다. 정말 시원해 좋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이상하게 잠이 오질 않는다. 갈증 탓인지, 야간산행의 후유증인지 모르겠다.
9월 2일.
늦게 도착한 이유 때문에 오늘은 늦게 출발하기로 맘먹고 걸음도 여유를 가져본다.
이틀간 앞만 보고 걸었기에 능선의 바위마다 올라 산경을 감상해 본다.
고모령 밑의 샘은 정말 좋다. 이 역시 암각수인데 1.8L 물병도 금방 채워질 만큼.
여유있게 점심을 먹고서 출발해 밀재에 도착했다. 이 곳부터 악휘봉까지 금지구간이다. 이상하게 금지구간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부담이 온다.
대야산 정상에 올라 젊은 친구들과 얘기를 하면서 있다가 하산길을 신중히 살피지 않고 내려가 또다시 30분 정도를 허비했다. 내 자신이 좀 한심하단 생각까지 든다.
원점 회귀해 좀 쉬었다가 출발하는데 내려가는 구간이 제법 험하다.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데 스틱이 자꾸 걸린다.
하늘은 껌껌해 빗방울이 떨어진다. 잠깐 지나가는 소나기겠지만, 나를 피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희망사항일 뿐이다. 금세 굵은 빗줄기가 내려 배낭커버와 판초우의를 착용한다. 이렇게 하고 산을 오르려니 힘들다. 우선 걸리적거려 걷기가 너무 힘이 든다. 다행히 금세 그쳐서 판초우의를 벗어 걸치고 열심히 걷는다.
버리미기재에 도착하니 어둑어둑해진다. 야영할 곳이 마땅치 않아 마을로 내려가려고 하나 차가 없다. 택시를 불렀는데 조금만 걸어가면 용추계곡의 여관이 나온다기에 걷는 한참을 걸어도 나오질 않는다. 걷는데 갑자기 멧돼지가 후다닥 지나쳐가 깜짝 놀랐다.
30분을 내려가니 용추계곡이 나온다. 여관을 찾아보니 한참 위에 있다. 다시 15분 정도를 걸으니 여관이 나온다.
계산을 하려하니 5만을 요구한다. 현금이 여유가 없었기에 카드는 받을 수 없으니 무통장 입금을 요구한다. 어이가 없고 기분도 상해 입구의 정자에서 야영하기로 맘먹고 발길을 돌렸다.
배낭을 풀어 쌀을 씻고 있으니 차량이 한 대 서더니 잠시 타고 같이 가자고 한다. 아버지께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내가 내려가는 모습이 처량해 보여 그냥 보낼 수가 없으시다면서 나를 데려오라고 하셨단다. 그냥 가시라 하는데도 한사코 같이 가자고 기다리고 계서 할 수 없이 타고 올라갔더니 식사를 하시라며 닭죽을 주신다. 닭죽을 먹으며 맥주도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고 샤워까지 하고 다시 술을 더 했더니 계속 올라와서 자라고 하신다.
다시 내려가 배낭을 정리해 올라와서 말씀을 나누고 결국 여관 마당의 정자에서 한시가 다 돼 잠을 잤다.
9월 3일
피곤한 탓에 술도 한 잔 마셔서 그런지 숙면을 취했다. 게다가 계곡의 시원한 바람이 있어 모기도 없고.
알람을 맞추지도 않았는데 4:45경에 눈이 떠진다. 부랴부랴 식사를 하고 출발한다. 어제 45분을 내려왔던 길을 되돌아가려 하니 막막하다. 혹시나 하고 지나가는 차를 기대했는데 한대도 안지나간다.
오늘 구간도 악휘봉까지 금지구간이라 올라가는 입구에 감시초소가 있는데 혹시나 하고 봤더니 사람은 없다. 힘들게 장성봉에 올라 사진을 한 장 찍고 출발해 본다. 좀 지나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의 금지구간 쪽에는 아무 시그널도 없고 직진쪽에는 시그널이 있다. 게다가 내가 정리한 막장봉이 눈에 띄어 방향을 잡고 가는데 계속 시그널이 없다. 공단직원이 시그널을 제거한 것으로 스스로 생각해 계속 전진한다. 의심날 때 확인을 해봐야 하건만.
한시간 반 가까이 갔더니 산행하시는 분들과 말씀을 나누며 악휘봉을 물었더니 자신도 남진,북진 두 번을 뛰신 분이시란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대간 능선을 한참 벗어난 곳이란다. 그러면서 가민GPS를 켜 보여주신다. 나도 그때서야 전화를 켜보니 아뿔싸!!! 한참을 벗어나 있다.
몇 가지 소중한 정보를 알려주신다. 시그널을 보더라도 아무 시그널을 보지 말고 확실한 백두대간 시그널을 보라고 하신다. 다음날 바로 실감하게 된다.
급하게 원점회귀를 결정하고 함께 산행을 도와주신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짧은 산행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로의 길로 방향을 잡는다.
조금 지나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데 배가 더부룩하다. 원점회귀를 너무 서둘렀던 탓일까?
그래도 건강하게 여기까지 온 거에 감사함을 느끼며 걸으니 금세 악휘봉이 나온다. 정말 반갑다. 후련하다. 드디어 금지구간을 지났기 때문이다.
은티재 근처의 바위가 제법 가파르다. “조심조심”을 되새기며 하산하며 악휘봉에서 만났던 두 분이 제대로 오실 수 있을까 걱정이다.
접속구간을 한참 고려한 끝에 야영장소를 지름티재로 결정한다. 조금만 내려가면 물도 있다고 돼 있으니까. 여건이 안 좋으면 마을까지 하산할 수도 있고.
원래 오늘 산행을 마치고 상경하려고 했지만 내일까지 계획구간을 마치고 집에 가겠다고 전화를 한다. 와이프와 애들한테 미안할 따름이다.
구왕봉의 오르막은 갈 만 했지만 지름티재로 내려가는 급경사가 나를 긴장시킨다. 긴 시간의 산행도 안했지만 체력이 떨어진 탓일까? 바람도 많이 불어 시원함을 지나 추위를 느낀다.
지름티재에 도착하니 산불 감시초소가 있다. 잠자기에 딱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을 열려하는데 잠겨있다. 열쇠구멍을 보니 녹이 제법 슬어있다. 사람의 이용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혹시나 하고 열쇠를 찾아보니 역시나 있다. 횡재다...
여장을 풀고 쌀과 모든 물통을 들고 마을길로 10분 정도를 내려가니 정말 계곡물이 조금씩 흐른다. 나뭇잎을 이용해 물을 받아 쌀도 씻고 물병을 가득 채운다. 세안도 하고. 초소로 돌아가는 길이 멀리 느껴진다. 새벽에 배낭을 메고 올라오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초소에 도착해 있는데 바람이 더 세차게 부는 거 같다. 겁이 날 정도로.
문을 닫으니 그나마 조용하다. 환할 때 식사를 마치고 있으니 할 일이 없다. 내일의 일정을 보고서 일찍 잠을 청한다.
9월 4일
어제의 산행으로 미루어 봤을 때 오늘의 초반 구간도 험할 것으로 판단돼 출발을 늦게 잡았다. 4시에 일어나 식사를 마치고 5:30에 출발한다.
헤드램프를 켜고 출발했는데 금세 밝아온다. 끝부분의 직벽을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데 힘들다. 어제 더 힘들 때 왔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니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다.
희양산을 들르지 말고 그냥 갈까 하다가 그래도 어렵게 온 산이고, 어제 알려주신 분이 정말 경치가 좋다는 말씀도 하셨으니 들르기로 결정했다. 더구나 일출도 볼 수 있을 거 같고.
막상 오르니 금방이다. 속리산 쪽의 산경이 한 폭의 그림이라고 표현하기엔 너무 부족하다.
정상부로 이동했는데 구름이 끼어있어 완전한 일출을 보지 못했지만 희양산에서 아침을 열었다는 기쁨이 더 크다. 폰카로 사진도 찍고 짧은 동영상도 찍어본다.
두고 온 배낭을 다시 메고서 좀 더 가다보니 시그널이 많은 쪽과 시그널이 작지만 백두대간이 있는 길이 있다. 어제 만났던 분의 말씀대로 확실한 백두대간의 시그널을 선택했다. 결과는 정확했다. 만약 시그널이 많은 길을 선택했다면 다시 돌아왔어야 했다.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길로 생각된다.
오늘 구간은 이정표가 제대로 붙어있지 않아 시간을 정확히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제의 일을 거울삼아 길 찾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시그널도 신중하게 보면서.
식사를 준비하는데 단체 산행팀이 지나간다. 아줌마, 아저씨들이 차량 두 대로 오셨다면서.찌개를 끓이는데 바람이 세차게 불어 보조가방으로 바람을 막으며 휴식을 취하고 계신 분들과 얘길 하는데 뭔가 타는 냄새가 난다. 내 보조가방이 불에 너무 가까이 가서 눌어버렸다.
하산하는 길에 한 번의 직벽 구간을 빼면 정말 산책로다. 낙엽송이 잘 자란 널찍한 길. 발길을 빨리 내디뎌 본다. 집데 간다고 생각하니 애들이 더 보고 싶어진다.
금세 가까이서 차 소리가 들린다. 이화령이 가까이 있다는 뜻이다. 발걸음이 가볍다.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가는데 능선길은 내버려두고 옆으로 우회한다. 왜 그럴까하는 의구심은 금방 풀린다. 군부대 시설물이 있다. 계단을 내려서니 이화령이다. 대단원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휴게소에 들러 세안을 하고 수건에 물을 적혀 몸을 간단히 닦는다. 내가 맡아도 냄새가 나는데 어떻게 차를 탈 수 있겠는가? 히치하이크를 하는데 안 된다. 어쩔 수 없다. 택시를 불러야지. 10분 만에 오신다. 터미널에 도착해 집에 가는 버스표를 끊고 TV를 보니 등산의 좋은 점이 방송되고 있다.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의 근육손상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다. 흔히 알고 있지만 내리막에서 발을 삐지 오르막에서 삐진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산행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첫째, 아무리 급해도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점
둘째, 짐 잘 챙기기
셋째, 최신의 정보를 정확하게 체크하기(특히 물의 위치)
넷째, 휴대폰 충전기 챙기기
다섯째, 현금 여유있게 가져가기
여섯째, 교통정보, 숙박정보 미리 전화로 확인하기...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다녀와서 다음 산행을 꿈꾸고 있다는 점이다....
|
첫댓글 홀로 하는 대간길.... 힘들고 어렵지만 꼭 완주 하세요.
고맙습니다. 꼭 완주해야죠~~
열정이 대단하십니다...제 고향상주를 다녀오셨네요...
레온님 반가워요. 고향이 상주셨군요...
와우~대단하십니다~
홀로 하는 대간길의 두려움은 멧돼지도 아니고 아줌마도 아니고
자신과의 싸움 이라고하던데....싸움에서 이기셨군요
아직 한참 남았어요. 이제 절반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