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백두대간 종주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또한 낙동정맥 답사 또한 마지막 구간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요령을 피우는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어떻게 같은 날짜에 겹치게 되어서 할수없이
전날 낙동 무박답사를 마치고는 서울 양재에서 허겁지겁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곤 다시 화이트 관광버스에
오르니 신형관광버스까지는 좋았는데 기대했던 김기사가 안나오고 새로운 기사분이 나오다보니 정거장을
알려주느라 몇분씩 늦더니 마지막 장수고가에서는 거의 15분 늦게 도착하여 인원파악을 해보니 36명
이였다.
백두대간의 마지막 구간이라 약간은 설레기도하나 오늘도 역시 출입금지구간 아닌가?
버스는 홍천휴게소 그리고 된장찌개가 맛있는 내설악광장에서 정차하였다.새로오신 기사에게 미시령휴게소
도착하기 1Km 전방에서 라이트를 끄라하고는 대남침투작전을 방불케하듯 펜스를 넘어서 무조건 산속으로
한명씩 튀라고 말하고는 동분서주했는데 두명이 아직 펜스를 넘지않았는데 휴게소 방향에서
라이트를 비치며 우리쪽으로 내려와서 순간 긴장하지 않을수 없었는데 우리가 넘는 펜스앞에 서는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국립공원 직원차가 아닌 울산에서 온 산악회버스여서 다행이였다.이때
시간은 3:45 이였다.
아무래도 밤중에 샛길로 오르다보니 노면상태가 썩 좋지않아서 조심스레 걷는데 중간마다 웬 젊은 여인의
괴성이 칠흑같은 설악의 밤을 울리는데 자세히 가보니 다름아닌 강남 연애부 김기자인 프린세스였다.
후미로 쳐진 프린세스 왈 3주동안 운동을 안했더니 힘들다며 슬슬 오르막이 나오자 앙탈하듯이 앙칼진
목소리로 " 왜 이렇게 힘든거야" 하더니
"대장님 오늘은 절 버리지 말아 주세요" 한다. 젊은 여인과 야심한 밤에 단둘이 쳐져서 가는데
버릴게 없는데 버리지말라고 하소연 하여 같이 천천히 가다가 첫 너덜지대를 지나서 넓은 암반위에
섰는데 이내 뒷퉁수를 때리는 한마디 "혁~아 보고싶어 ,지금 어디쯤에 있니?
그래서 나온 노래가 장철웅의 이룰수 없는 사랑인거다,부디 깨몽 하세요.
암반지대에서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걸으니 이내 헬기장에 도착한다(5:15).이곳을 지나서 십분더가니
돌탑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상봉이다.아마도 프린과 혁의 운명적인 상봉을 예고한단 설이 있고 아니면
상봉동 주민이 탑을 쌓아서 그렇다는 설이 있는데 열혈애독자께서 댓글로서 심판해주세요(5:25).
상봉을 지나니 암봉이 나타나고 어제 비가 와서 바닥면이 미끄러워서 잘못 착지했다가는 부상으로 이여질수
있는곳이여서 긴장하며 한명씩 조심스레 내려간다.30여분을 더 진행하니 화암재에 도착했는데 옛날
목나무로 세워져있던 이정표는 온데 간데 없고 빼버린 처사가 심통맞다.건너편 삼각형의 봉우리인 신선봉을
향하여 다시 발길을 돌려본다.잡목길따라 이리저리 굽여도니 어느듯 신선봉 삼거리에 도착했다(6:30).
배낭을 두고 너덜지대를 지나니 앙징맞은 돌위에 신선봉이라고 써있어 후미팀 모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시계는 6:40 이니 십분가량 소요된것이다.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서 내려가면서 선두 염대장의 재산목록 1호인
GPS 찾으려고 이리저리 봤으나 허사였고 같이 산행했던 울산팀들에게 협조를 구하며 아침 먹기로 한 헬기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배고파 못가겠다는 프린을 데리고가 아닌 모시고 큰바위옆의 가느다란 로프에 몸을 의지하여
어렵게 내려간다. 이제는 서서히 단풍이 눈에 띄기 시작하고 슬러쉬 막걸리 그리고 대간 종주 축하주인 더덕주
와 축배용 1,9리터 핏쳐를 배낭에 싸온 임진방은 서둘러 그 자리를 빠져서 홍어를 찾으러 헬기장으로 향했다.
얼마쯤 구불구불 한 대간길을 지나왔을까?50여분 가량을 걸어오니 반가운 경인식구들이 헬기장 바로밑에서
잘 삭힌 홍어회를 입안 가득히 넣고 미소를 함박 머금은채 반가이 맞이한다.이 홍어는 여해님께서 전남 목포보다
한수위라는 나주 영산포 홍어라며 아무리 먹어도 배탈이 나지않는다며 백두대간 완주하느라 힘들 깨나 썼다고
흔쾌히 기탁한 것으로 20여명이 둥그렇게 둘러앉아서 보기좋게 시원한 막걸리에 김치얹혀서 입에 넣으니
그야 말로 별미인데 홍어 냄새에 익숙치않은 회원은 진저리를 친다.여기에 불청객 즉 초대하지않은 손님 몇마리가
자꾸 홍어를 껄떡거리는데 제법 몸짓이 큰 검정색 그랜저급 왕파리가 자꾸 같이 먹자며 들러붙어서 좌판옆에서
파리 쫓아가며 술먹기는 산중에서 처음이였다.
산해진미를 맛보고는 8:20분에 자리를 박차고 오르니 헬기장이였다(8:25).대령이 수면부족하다며 그늘에서 쉬고있고
홍어로 배채운 후미팀들은 무거운 배를 부여잡곤 대간령 골짜기를 향하여 곤두박질 치듯이 내려간다. 25분 가량
내려가니 이정표도 없는 대간령에 도착했는데 대간꾼들이 오며가며 하나씩 쌓은 돌탑만큼은 국립공원측에서도
그냥 내둔것 같았다.가을철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2시간 가량 내려가면 창암농수산물 센터앞으로 하산하는데
하산로길이 가을 풍경에는 딱 맞는 코스이다.예전에는 화암사-신선봉-대간령-창암 이렇게 다녔는데 다 옛이야기
인것 같다.
이제부터는 다시 눈앞에 보이는 무명암봉을 향하여 오르막을 오른다. 식사후 오르막은 너나할것없이 힘드나 유난히
프린은 엄살을 부린다.대간령 떠난지 30여분 오르막을 오르니 암봉에 도착했고 그 위에는 군시설인 참호와 돌탑이
반긴다(9:20).능선위로 걸어서 보니 좌측방향봉이 보이고 대간길은 내리막으로 변하기에 이번에 오르면 마산봉
이겠지 생각하는데 그리쉽게 내어줄 마산봉이 아니다. 이윽고 너덜지대를 지나고 삼거리안부에 도착하니 다시
오르막길로 변하고 등로옆에는 멧돼지가 여기저기 파헤쳐놨다.계속 오르막을 40여분 가량 오르니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했다(10:55).미리 올라왔던 처음처럼이 여기가 마산봉같은데 정상석이 없다해서 가보니 우측에 무수히 많은
대간 리본이 달려있고 좌측으로 가서 보니 우측 건너 이 봉보다 낮은 봉이 눈에 띄는데 우측봉이 마산봉이다.
아붓다,처음 이 둘은 생생한데 프린세스에게 이봉이 아니다고 하면 뒤로 벌렁나자빠지며 BJR(배째라)를 외칠 분위기라
깊은 고민에 빠진뒤 해결책을 고안해낸것이 이사였다.즉 옛날엔 이자리인데 개발되면서 마산봉이 이산갔다는 긴가
민가 하는 이솦우화의 양치기소년 전략을 써 먹었다 ㅎㅎㅎ.
역시 프린은 실망의빛이 역력했다.예상은 적중했다.어찌하리 아무도 업어줄 양반들이 없늘걸 ...
우측 낮은봉인 마산봉을 향하여 내려간다.쭉욱 내려가다가 바로 앞 무명봉 보다 완만한 오름을 오르니 반가운
이정표를 만난다.좌측 알프스 스키장 2Km 그리고 마산봉 100 여미터인 마산봉삼거리에 도착했다(11:30).무명봉인
1,080고지에서 삼십분 온셈이다.배낭을 벗어두고 마산봉으로 가서는 대간 종주를 증명하는 기념촬영을 하는데
알프스스키장위의 봉답게 정상석은 이동형인데 스키바인드 앞머리를 잘라 놓아서 그걸 가슴앞에 미스코리아 대회때
리본 두른것 처럼 찍으면 효과 만점인데 역시 젊은 프린세스가 돋보였다.
이제는 스키장으로 하산이다.산죽밭을 지나서 조금가니 알프스스키장인지 아닌지는 모르나 백두대간 등산로 라고
쓴 하얀 팻말따라서 내려가니 초급인코스가 나오고 그 코스옆으로 누가 뚫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몸통이 빠져 나갈
크기의 큰 구멍을 넘고 펜스안쪽으로 따라가니 솔밭사이로 대간 리본이 펄럭인다. 이 리본길은 알프스콘도 공사현장
에서 끝나고 임도 우측으로 다시끔 붙어야하나 후미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판단하여 히치 하이킹으로
나머지 대간길 완주키로 하고 미모가 뛰어난 프린 과 처음에게 대남성 대화술을 지도하여 정문으로 들어오는
포터차량을 말 붙여서 진부령까지 차량종주에 성공했다.이때 아붓다의 역할은 전혀 관계없는 타인처럼 하다가
포터를 잡는즉시 짐칸으로 타는 아프가니스탄반군역 이였는데 훌륭하게 해냈으니 차후 공직에서 일손을 놓더라도
엑스트라일감은 넘쳐날것으로 보인다. 십분여를 달려서 골인 지점인 진부령에 도착했다. 시계는 12:50 이였으니
후미 기준 9시간 종주로서 2006년 5월 26일 웅석봉 출발하여 2년 4개월만에 진부령에 도착했으니 이 얼마나
장한 쾌거인가? 말없이 믿고 따라준 선두대장 계양산 이하 전 대원에게 감사를 드리며 경인의 자체힘으로
1 대간 9정맥으로 한걸음씩 나아갑시다.
2008년 9월 23일 진부령 구간을 마치며 무중 올림
첫댓글 주연은 역시 후미의 프린세스야.. 낙동가서 오리알 주웁시다.
최대장님의 대단한 필력 영원하시기를..
이제는 소재가 바닥나서 그만 제대해야 되는데 후임을 정해야지
지나온 길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언제 이렇게 많은 기억들에 기록까지 대단합니다..역시 경인의 대장답습니다...수고하셔습니다..........
대간 마지막후기를 보니 4년전 마지막 구간을 몰래하던 기억이 스쳐지나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