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축제가 아닌 방조제를 열고 생명의 축제를 벌여야 합니다
새만금갯벌이라고 알려진 이곳은 원래 거전갯벌, 살금갯벌, 해창갯벌 하며 마을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던 곳입니다. 지금은 모두 새만금이라고 되어버렸지만, 육지에서 조금 먼 바다에도 다 이름이 있었습니다. 물의 깊은 곳은 속풀, 고기들이 많이 난다하여 구복작, 삼성풀, 오전풀... 평생을 바다와 함께 살아왔고, 갯벌에 나가면 일은 고되지만 살수 있겠다는 희망도 있고, 그렇게 평생을 그 살금갯벌 조개를 캐고 오전풀에 그물을 넣어 고기를 잡았습니다.
새만금은 원래 없던 것입니다. 바다를 막아 갯벌을 없애고 그 위에 농토를 만들겠다고 사람들이 그 엄청난 방조제, 뚝방을 쌓으면서 생긴 이름입니다.
작년 4월, 총 33km에 이르는 기다란 방조제의 마지막 구간을 기어코 막아버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막으면 안된다, 그것을 막으면 큰 재앙이 될 것이다. 하며 방조제 공사를 중단해 줄것을 호소했습니다. 종교인들과 선생님들, 환경운동하시는 분들과 학생들도 어린이들도 끝물막이공사를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리 주민들도 새만금간척사업이 시작될때부터 바다의 숨통을 끊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서울에도 가고, 국회에도 가고, 전라북도 도청, 해양수산부, 농림부, 청와대도 갔습니다.
하지만 기어코 바닷물을 막아버렸습니다.
3월이면 시라시 잡고, 5월이면 대화, 생합 잡고, 6월이면 새우, 전어, 숭어 잡고, 8,9월엔 꽃게 잡고, 틈나면 피조개, 소라, 쭉기미 잡으면서 살아 왔는데, 딱 끝났습니다.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바다가 어떻게 숨을 쉬겠습니까? 달이 차고 기움에 따라 물도 들고 나는 것이 이치인데, 그 이치가 사라진곳에 어떻게 생명이 살아 노닐겠습니까? 갯벌에서 살던것들이 한순간 죽는 것을 보며 늘은 것은 한숨입니다. 바다에 나가 시름잊고, 재미났던 세월은 저 방조제로 인해 끝났고, 평생 어부였던 사람들 넋놓고 우울증만 쌓여 갑니다.
그렇게 주민들을 한시에 실업자로 만들어 놓고, 갯벌에서 살던 농게, 칠게, 밤게, 백합, 동죽, 가무락, 가리맛, 서해비단고동, 소라, 큰구슬 우렁이, 갯지렁이 들이 그렇게 한순간 죽어 너른 갯벌을 온통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 놓고, 아직도 정신못차리고 새만금 락 페스티벌을 한다합니다.
전쟁터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에서 뭐가 신난다고 춤판을 벌입니까? 공동묘지에서 무슨 콘서트따위를 한답니까?
지금도 똑똑히 기억합니다. 작년 3월 16일 대법원에서 새만금간척사업을 계속해도 좋다고 판결했을때, 만세를 외쳐된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한국농촌공사 직원들과, 전라북도 정치인들, 공사를 맞았던 현대건설, 대림건설, 대우건설의 책임자들이었습니다. 그리고 4월 21일 마지막 남은 물길을 막았을때, 방조제 위해서 흔들리던 깃발들은 태극기와 건설회사들 한국농촌공사, 전라북도의 로고였습니다. 모두 새만금간척사업에 이해관계가 걸린 집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났고, 예상했던 대로 새만금 방조제 내, 외측 해안에는 심각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갯벌이 사막화된것은 물론이고, 조류의 변화, 산란지의 파괴로 인한 어장의 황폐화, 일자리를 일은 어민들... 이런 분명한 문제들 외에도 무수한 문제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일년간 새만금간척사업 지구내에서 조사활동을 벌인 교수, 학자들의 의견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야합니다.
무작정 막아보자! 이제 다 막았으니 우리 만세삼창 한번 불러보자! 했던게 작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나 다시 이제는 크게 잔치한번 다시 벌여보자, 그래서 사람들이 새만금사업이 좋은것이라고 생각하게 하자, 하는 것입니다. 장례식장에서 장송곡 대신 무슨 결혼행진곡 같은걸 트는 꼴입니다. 그런 우스꽝스런 짓을 지금 전라북도의 전 도지사와 한국농촌공사,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대우건설에서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유명가수들이 온다니까? 뭐 재밌는게 있겠구나 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겠습니다만, 참 한심스런 노릇입니다. 저희들이 갯벌을 없애겠다고 해서 조개들을 다 말려 죽여놓고, 그곳에서 갯벌체험을 한다는데 참 재밌겠습니다.
새만금간척사업을 어떻게든 하고야 말겠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켠에는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고 방조제의 배수갑문이 모두 열리고, 두곳이나 세곳정도 3~4km의 방조제를 다시 헐어 해수유통이 되는 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갯벌이 다시 살고, 진짜 갯벌체험을 할수 있을 것이며, 우리 주민들도 다시 물때에 맞춰 바다를 나가고, 군산과 부안의 그 풍성했던 어시장도 활기를 되 찾을 것입니다. 그때를 기다리고 또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희망을 놓지 않고 사는 사람들의 삶을 무시하고 짓밟아버리자는 행사에 그래도 가시겠습니까?
바다와 갯벌, 새들과 물고기, 산과 사람이 아름답게 어울려 살아왔던 곳. 죽음의 방조제를 걷어내고 다시 그런 아름다움을 찾는길에 함께 합시다. 죽음의 축제가 아닌 삶의 소중함을 지켜내는 일에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새만금갯벌을 지키는 계화도 사람들
방송사 주최·건설사 협찬, 새만금락페스티벌 논란
출연진·협찬사도 '잡음'…KBS전주총국 "공동주최 취소"
2007년 07월 03일 (화) 17:37:06 김종화 기자
청소년경제교육재단(이사장 정재윤)과 KBS전주총국(총국장 윤흥식)이 다음달 1일부터 새만금 방조제에서 공동주최하기로 했던 '새만금락(樂)페스티벌'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주최 쪽은 전라북도와 군산시, 그리고 새만금 방조제 각 공구를 나눠 시공한 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 등의 후원을 받아 33km 방조제 위에서 음악축제와 환경퍼포먼스, 길놀이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주최 쪽이 공동주최사, 출연진, 협찬사 모두 확정짓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추진해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새만금사업에 반대하는 모임인 농발게(www.nongbalge.or.kr) 등 네티즌들은 갯벌에 의지해 살던 지역주민의 피해와 환경파괴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대항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영국 BBC가 새만금 방조제 공사로 갯벌이 사라져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굶어죽을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한 바 있어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 새만금락페스티벌 홍보책자.
네이버 블로거 '리건(redist96)'은 "'친환경적인 새만금 개발'은 '수메르어 현대문학', '남극 농경사', '사하라사막의 군중심리학', '스파르타 쾌락주의' 같은 모순어법"이라며 "죽어간 생명과 어민들에 대한 장송곡이 필요할 자리에 페스티벌이란 무엇을 축하하는 자리인가"라고 지적했다.
환경문제 외에도 행사 곳곳에서 파열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주최 쪽은 대외적으로 KBS를 공동주최 및 협찬사로 알렸다가, 3일 조직위 홈페이지에서 KBS 이름을 삭제했다. KBS전주총국 유경열 문화사업부장은 이날 "전북 현안사업에 참여할 생각은 있었지만 환경문제나 국민정서를 감안했을 때 잘못된 계획이란 데 인식을 같이 하고 공동주최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직위 홈페이지 내 홍보책자에는 확정되지 않은 각종 출연진과 방송프로그램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혼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락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것으로 주최 쪽이 공지한 뮤지션들도 참가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밝히거나 취소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가수 김창완씨의 매니저는 지난달 22일 홈페이지에서 "출연진과 계약이 끝났다는 기사를 보고 황당했다. 본인과 확인 전화도 없이 기사를 낸다는 것은 더욱 황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후 조직위는 홈페이지에 올린 출연진 명단에서 김창완씨를 슬그머니 빼는 모습을 보였고, 유리상자도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다음달 1일까지 혼선은 계속될 전망이다.
수 십억원이 들어갈 이번 행사의 협찬과정도 순조롭지 않다. 조직위는 방조제를 시공한 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 등을 협찬사로 공지했지만 이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 협찬사로 공지된 모 건설사의 홍보담당자는 3일 "협찬 의뢰 공문은 받았지만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협찬금은 물론 협찬에 응하겠다는 언질도 주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조직위 쪽은 공동주최사, 출연진, 협찬사와의 '잡음'은 시인하면서도 억울함을 토로했다. 조직위 나일연 총감독은 "새만금락페스티벌은 송도나 부산에서 여는 록페스티벌과 내용적으로 다를 게 하나도 없다"며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새만금에서 연다는 이유만으로 환경단체에서 편향된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위 홈페이지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땅 새만금방조제에서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겠다"고 밝힌 정재윤 조직위 대회장(이그잼 대표이사)은 수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록음악전문지 '핫뮤직'의 조성진 편집장은 "새만금락페스티벌이 과연 '평화'와 '사랑', '공동체 형성'이라는 페스티벌 원래 의미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정치·경제적인 이익과 배경에서 자유롭지 못한 새만금락페스티벌은 출발부터 절반의 실패를 안고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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