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혼을 위해 10년을 드린 선교사
사와야나기 할머니는 열일곱 살 때 천황을 위해 죽을 각오로 군병원 간호사에 지원했다. 나라를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전쟁이 끝나고 천황이 항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더구나 일본이 일으킨 전쟁이 침략전쟁이었다는 사실과 조선인 위안부들의 참혹한 실상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게 되었다.
훗날 할머니는 자신의 무지를 한탄했다. 자신과 같은 또래였을 조선의 소녀들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며, 그런 전쟁에 도움을 주려 했던 자신을 깊이 반성했다. 그녀는 크리스천이 된 후 실제로 MBC, YTN, KBS 카메라 앞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진심 어린 용서를 구했고, 사죄의 편지를 전달하였다.
할머니가 크리스천이 된 것은 의사이며 목사였던 병원 원장의 인도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교회를 다니던 중 자신이 존경하던 젊은 목사가 중병에 걸려 죽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믿음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교회 집사가 근무하는 노인시설을 이용하게 되었고, 그 집사가 따라서 교회에 나오게 되었다. 그 교회가 바로 한국 선교사가 담임하고 있던 노조미 교회였다.
할머니는 첫날부터 은혜를 받았다. 일본인인 자신이 과거의 전쟁을 생각할 때 한국인이 일본을 용서할 수 없을 것으로 단정했다. 그런데 자기 앞에서 말씀을 전하는 목사가 한국 선교사라는 사실이 큰 감동이 되었다.
사와야나기 할머니가 노조미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때가 86세였다. 그때부터 하나님 나라에 갈 때까지 10년 동안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예배에 참석했다. 설교문을 받아 정성껏 쓰고 정리했으며, 말씀을 배우는 일을 기쁨으로 삼았다.
그런데 더욱 감동적인 것은 따로 있다. 하성해 선교사는 이 할머니 한 사람을 위해 매주 한 번씩 집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10년 동안 성경을 가르쳤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한 구절 한 구절 읽어가며 말씀을 나누었다. 10년 동안 한 사람을 위해 매주 한 번씩 찾아가 성경을 가르친 것이다.
사와야나기 할머니 역시 매주 하 선교사와 성경을 공부하는 날을 사모했다. 그날 배운 말씀을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꼼꼼하게 기록하고 차곡차곡 정리했다. 그렇게 쌓인 말씀의 기록을 보면 할머니가 얼마나 말씀을 사랑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누가를 생각하게 된다. 의사였던 누가는 한 사람 데오빌로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기록했다. 한 사람을 위해 기록한 복음서와 사도행전이 오늘날 수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귀한 말씀이 되었다.
하성해 선교사도 한 사람을 위해 10년을 바쳤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효율적인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복음은 사람의 수로 가치를 계산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하나님을 알고, 한 사람이 말씀 안에서 살아가며, 한 영혼이 구원의 기쁨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귀한 일이다. 한 영혼은 결코 작지 않다. 한 사람을 위해 바친 10년의 시간은 낭비가 아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의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신다.
사와야나기 할머니는 천국에 가셨지만, 하 선교사는 여전히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며 성경을 가르치고 있다. 노조미교회 성도들도 이 할머니를 본받아 열심히 성경을 배우고 있다. 지금도 주중에 일대일로 성경 공부하는 4명의 성도들도 사와야나기 할머니를 모델로 삼은 결과다. 한 알이 밀이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니 더욱 감동스럽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에게 묻게 된다. 나는 한 사람의 영혼을 위해 얼마나 정성을 기울였던가? 한 사람을 위해 내가 기꺼이 내어놓을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한 영혼을 위해 10년의 세월을 아깝게 여기지 않은 선교사가 참으로 존경스럽다. 특히 그가 한국 선교사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내가 동생처럼 여기는 선교사라는 사실이 더욱 감사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