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래 배두렁이 비뚜름히 걸쳐 입고
선창이 벌렁 누워 선하품을 하고 있다
전마선 세찬 물결에 아침노을 뒤척이고
다시마도 미역귀도 숨이 가쁜 이 하루에
더러는 재두루미가 먹구름 물고 날지만
뒤덮인 적조(赤潮)의 띠가 황금어장 옭죈다
어느새 눈물이 맺힌 배다릿집 늙은 아재
덩어리져 식어가는 늦은 밥상 받아든다
헝클린 반백의 머리 소금버캐 열리고
바지선 엔진소리 결계(結界)를 푸는 안개
자린고비 어부 조 씨 짠 냄새만 거머쥐고
저 멀리 낭장망 너머 뛰는 숭어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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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네 선생님. 이글도 워싱턴으로 가져 갑니다.
낭장망 : 양쪽 날개의 앞 끝에 닻이 있어 강한 조류에 어구(漁具)가 밀려가지 않도록 고정이 되어 있는 그물. 끌그물과 비슷하여 멸치, 새우, 밴댕이 따위를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