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2 자판을 잠시 사용해 보니, 조금 불편한 점이 보이길래 그것에 관해 적어보려 합니다.
자꾸 단점 위주로만 글을 적게 되는데, 오래 사용하다 보니 장점보다는 단점이 눈에 더 잘 보이는 것 같네요.
장점도 많지만, 장점들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랄까요?
3-D2 자판은 '읊', '훑' 등 살짝 복잡한 조합이 보이지만, 잘 쓰이는 받침도 아니고 익숙해지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뀐 받침 ㅂ의 자리가 생각보다 불편하게 느껴지네요.
=바뀐 ㅂ의 자리=
받침 ㅂ의 위치가 3에서 E로 바뀌었는데요.
ㅓ(T)와 조합하기 생각보다 불편합니다.
'덥' 등 ㅓ와 ㅂ의 조합:
ㅓ와 겹합되는 받침 ㅂ의 검지(T)+중지(E) 조합
'넓' 등 ㅓ와 ㄼ의 조합:
ㅓ와 결합되는 받침 ㄼ의 검지(T)+약지(W)+중지(E) 조합
ㅓ(T)와 받침 ㅂ이 결합될 경우, 손가락 길이가 서로 다르기에 ㅂ이 같은 줄에 있는 것이 더 불편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줄에 있으면 손가락 길이 차이로 인해 중지를 접어서 각도를 조절해야 하고, 부족한 부분은 손목을 틀어서 각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그게 아니면 손목을 아래로 내리는 위치 이동이 필요합니다.
그로 인해 손목의 각도가 더 틀어지거나, 빠르게 손목을 이동하면서 손목에 더 무리가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지로 T를 누르고 중지로 3을 누르는 것
검지로 T를 누르고 중지로 E를 누르는 것
이 두 가지 경우를 반복해서 눌러보면 어느 경우가 더 편한지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검지와 중지를 T와 3에 놓고, 그 모양 그대로 중지만 끌어서 E의 위치로 옮겨보면 손목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더 많이 틀어집니다.
거리가 줄어들면서 각도 역시도 좁아진 겁니다.
그러니 T와 3에 손가락을 놓았을 때와 똑같은 손목의 각도를 유지하려면 중지를 최대한 많이 접어야 합니다.
그리고 중지를 적게 접을수록, 그만큼 손목을 더 비틀어 각도를 조절해야 하죠.
물론, 다른 방법 역시 존재합니다.
ㅓ(T)를 검지로 먼저 누른 다음, 재빠르게 손목의 위치를 아래로 내려 중지의 위치(E)를 잡는 방법이죠.
하지만 이 역시도 그만큼의 위치 이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위치 이동을 빠르게 할수록 손목에 더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즉, 중지를 최대한 접거나, 손목의 각도를 틀거나, 손목의 위치 이동이 필요하니, ㅓ(T)와 조합할 때 받침 ㅂ이 같은 줄 E의 자리에 있으면 피로도는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넓'의 경우는 ㅓ(T)를 검지로 누르고 받침 ㄼ을 약지(W)+중지(E)로 연계해서 누르게 되는데, 특히 더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검지를 ㅓ(T)에 약지를 받침 ㄹ(W)에 동시에 올린 다음 최대한 편한 자세를 취해보세요.
아마도 중지가 3이나 4에 올려져 있을 겁니다.
이러한 예로 봤을 때, 좁은 위치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것이 반드시 편한 것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