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다/좇다 and 결단/결딴 맞춤법
점역교정사 노트 제15회가 됐다. 오늘 정리하며 익힐 맞춤법은 ‘쫓다/좇다’와 ‘결단/결딴’이다.
먼저 화제의 그 단어 ‘쫓다/좇다’를 보자.
점역교정을 보면서 꽤나 많이 헷갈렸던 단어이기도 하다. ‘쫓다’든 ‘좇다’든 무언가를 따르다는 의미가 있어서 더욱 그랬다.
사실 창작 소설 연재하면서도 많이 틀렸더라고, 내가.
그럼 일단 쫓다/좇다 이 두 단어의 사전적 의미부터 외우고 간다.
1. 쫓다
1) 어떤 대상을 잡거나 만나기 위하여 뒤를 급히 따르다.
2) 어떤 자리에서 떠나도록 몰다.
3) 밀려드는 졸음이나 잡념 따위를 물리치다.
2. 좇다
1) 목표, 이상, 행복 따위를 추구하다.
2) 남의 말이나 뜻을 따르다.
3) 규칙이나 관습 따위를 지켜서 그대로 하다.
4) 눈여겨보거나 눈길을 보내다.
5) 생각을 하나하나 더듬어 가다.
6) 남의 이론 따위를 따르다.
어떤가? 이 글을 읽는 여러분 가운데 딱 보고 구분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천재가 분명하다. 당장 TV 프로 ‘우리말 퀴즈’였나? 여하튼 그 비슷한 명칭이었는데, 그 프로그램에 출전을 권하고 싶다.
반면 이 노트 정리하는 본인은 이게 아리송해서리, 예문과 함께 공부할 예정이다. 혹시나 까먹을까 기록도 남긴다. 나중에 업무하다가 막히면 이 글 참고해야지.
우선 1번 ‘쫓다’는 어떤 눈에 보이는 대상일 때 쓴다. 사물이나 대상이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2번 ‘좇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동사인 셈이다.
(ex) 사색하며 선인들의 발자취를 좇다가 파리가 날아와 손을 휘저어 쫓았다.
위의 예문을 쭉 좇다 보면 이해가 좀 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 방법이 100% 완벽한 것은 아니라서 말이다.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2번 ‘좇다’의 뜻 중에서 “눈여겨보거나 눈길을 보내다”라는 뜻이 있다. ‘눈길’이라는 것이 따라가고 있는 것은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대상일 때가 많다. 어째 ‘쫓다’로 표기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이 함정에 잘 빠진다. 즉, 아니라는 거!
(ex) 라드가 지그시 바라보던 체스판에서 시선을 뗐다. 어느새 그의 눈길은 창문을 향해 있다. 퀘이샤 또한 그를 좇아 고개를 돌렸다.
연재 중인 창작 소설 약칭 LF 4권의 문장 일부분이다. 원고에 보면 1번 ‘쫓다’로 썼었다. 여기서는 라드의 눈길을 따라서 퀘이샤가 고개를 돌린 것이기 때문에 2번을 써야 맞는 거였다. 개인 소장용 원고는 고쳤지만..... 연재방에 등록된 글은 오탈자 수정을 아직 못했다.
추가적으로 ‘뒤쫓다/뒤좇다’도 똑같은 규칙이 적용된다.
(ex) 탕, 공이 강하게 바닥을 때렸다. 소년의 시선이 볼을 뒤좇는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눈빛이다.
이 지문은 연재된 창작 소설 LF 5권에서 나온 문장이다. 이 역시 실수해서 개인 소장용 원고 수정이 있었다.
여하튼 이것을 헷갈리지 않기 위해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달리며 뒤를 직접 쫓아가거나 따라가거나 손을 저어 물리치거나 등을 떠밀어 쫓아내거나 하는 행동을 나타내면 1번 ‘쫓다’, 그런 움직임 없이 생각하거나 가치관이나 뜻 등을 추구하거나 바라보면 2번 ‘좇다’로 쓰자.
다음으로 보너스 맞춤법 ‘결단/결딴’을 보자.
1. 결단
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림.
2. 결딴
어떤 일이나 물건이 망가져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게 된 상태.
사실 이 맞춤법은 덤이다. 최근 신간 점자도서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교정했는데, 거기서 ‘결딴’이 나왔다. 처음에 이거 뭐지 하다가 인터넷에 찾아보고 알게 됐다. 나는 1번 ‘결단’은 많이 봤어도 2번 ‘결딴’은 처음 접했다.
좌우간 예문으로 구분하고 넘어가자.
(ex) 나는 심사숙고 끝에 결단을 내렸다. 오늘에야말로 저 자식을 결딴내기로!
이상 오늘의 점역교정 노트 정리 끝~! 언젠가 16탄에서 계속!